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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의 골프 에티켓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를 것
글,사진/임윤식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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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03  12: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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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골프 발상지(스코틀랜드 St. Andrews Golf Course) 답게 골프장이 많다. 전국에 걸쳐 3천개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뉴몰든(New Malden)이라는 동네 주변 만 해도 자동차로 30분 이내 거리에 10개 이상의 골프장이 있다.

이중 한국인들이 자주 가는 골프장은 뉴몰든 중심부에서 걸어서 5분 이내 거리에 위치한 몰든 골프코스, 10분 이내 거리에 있는 쿰힐 골프코스 등이다.

몰든 골프코스(Malden Golf Course)는 20여 년 전 필자가 영국 살 때 자주 이용하던 골프장이다. 현재 그린피는 비회원의 경우 25파운드(원화 약 42,000원) 정도, 토요일 만 제외하고는 비회원도 라운딩이 가능하다.

쿰힐 골프코스(Coombe Hill Golf Course)는 쿰힐 언덕 아름다운 숲 속에 있는 골프장으로 비교적 고급스러운 곳이다. 필자가 영국에 살 때는 주영한국대사 등 극히 제한된 한국사람 만 회원이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10여 명의 한국인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다고 한다. 이곳은 그린피 65파운드(약 11만원).

퍼블릭골프장으로는 헨리8세 궁전인 햄튼코트 팰리스 내에 있는 홈 파크 골프코스, 리치몬드공원 내에 있는 리치몬드 파크 골프코스 등이 있다. 두곳 모두 자동차로 가면 뉴몰든 중심가에서 10여 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이다.

   
 
그린 피가 싸고 퍼블릭이기 때문에 특히 한국사람들 중 가정주부들이 많이 이용한다. 남편이 직장에 나간 후에는 운동삼아 친지들과 가볍게 퍼블릭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고 차도 함께 마시면서 친교를 나눈다. 리치몬드 파크 골프코스는 27홀 골프장인데 드라이빙 레인지도 있다.

이곳 그린피는 22파운드(약 3만7천원). 9홀 만 돌 경우에는 12파운드이다. 월-수요일에는 아침식사 제공 포함, 18홀 그린피가 20파운드이다. 영국은 물가가 비싼 편인데 골프 그린피 만큼은 우리나라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싸다. 물론 영국에서도 유명한 골프장들은 몇백 파운드나 되는 곳들도 있기는 하다.

영국 골프장들은 거의 대부분 캐디가 없다. 본인이 직접 골프백을 메거나 트롤리를 끌고 다닌다. 골프장에 따라서는 카트를 이용하는 곳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트롤리를 많이 이용한다. 위 골프장들의 경우 골프셋을 빌릴 경우에는 20-30파운드 정도(쿰힐은 30파운드)이다.

영국의 괜찮은 골프장에서는 라운딩 후 식사나 음료수를 마시기 위해 클럽하우스 식당을 이용할 때는 넥타이와 자켓을 입고 구두를 신는 등 정장을 착용해야 한다. 반바지나 청바지 차림은 골프장 출입이 금지된다.

음료수 만 마시러 바에 들어가는 데도 운동화를 신으면 안된다. 운동하러 와서 정장에 넥타이까지 매야 하다니 번거롭고 너무 형식적인 관습이 아닌가 생각되지만 이에 익숙하다 보면 뭔가 자신을 깔끔하게 다듬고 다스린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여름에는 골프장에서 반바지 차림도 가능하고 청바지도 물론 가능하지만 영국에서는 거의 모든 골프장에서 출입이 제한된다.

두 나라 모두 선진국이지만 격식과 실용 면에서 이처럼 차이가 크다. 필자가 영국에 살 때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한다.

“서울에서 필자가 근무하는 직장 사장님이 오셔서 주말을 이용, 골프장으로 안내했다. 당시 만 해도 필자 역시 영국에 온지 얼마 되지않아 영국 골프장에서의 에티켓에 익숙치않을 때였다. 18홀 라운딩을 잘 하고 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서려는 데 식당 종업원이 넥타이를 맨 정장차림이어야 한다고 출입을 막는다.

당황한 필자는 외국인임을 밝히고 에티켓을 미쳐 몰라서 준비를 못했으니 봐달라고 사정했지만 막무가네였다. 우리 일행은 결국 골프장에서의 식사는 물론 음료수조차 마시지못하고 그냥 나온 적이 있다.”

   
 
또, 이번 방문에서는 뉴몰든에 있는 몰든 골프코스를 방문, 깜짝 실수를 한 적도 있다. 영국의 골프장 에티켓을 알고 있는 필자조차도 비교적 대중적인 동네골프장이다 보니 별 생각없이 무심코 운동화를 신고 클럽하우스 바에 들어섰다가 종업원으로부터 제지당한 적이 있다.

골프화를 신고 바에 들어오는 건 당연히 안되지만(이건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운동화 차림조차도 바에 들어오면 안된다는 것이다. 필자는 순간적으로 실수를 인정하고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나온 적도 있다.

청바지 차림으로 해외여행 중 우연히 골프를 칠 기회가 생겼을 경우에는 임시방편으로 골프장에서 얇은 비옷을 사서 청바지 위에 입고 골프를 치면 입장을 시켜주기도 한다.

이와 같은 골프에티켓은 영연방국가인 호주 등도 마찬가지이다.

호주의 골프장 역시 거의 영국 골프장과 비슷한 기준과 관습을 갖고 있다. 골프장 내 식당이나 바에서의 복장기준은 물론, 골프 라운딩 시의 복장기준도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 예를 들면, 바지는 청바지나 줄이 있는 바지(track pants), 어께걸이가 있는 노동복, 여자의 경우 너무 짧은 반바지, 상의의 경우 과도한 로고가 새겨진 셔츠, 심지어 모자의 경우에도 야구모자는 금지하는 등 꽤 엄격한 기준을 세워놓고 있다.

상당수의 영국이나 호주 골프장에 가면, 골프장 입구에 복장기준(Dress Regulations)을 사진이나 그림과 함께 공지하여 출입자들이 이를 준수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은 이에 영향받아서인지 일부 고급골프장에서는 라운딩 후 정장차림을 의무화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골퍼들도 이제는 그런 추세를 잘 이해하고 협조해준다. 20여 년 전 쯤, 우리나라 일부 골프장에서 클럽하우스 식당 출입시 처음으로 정장차림제도를 도입했을 때 만 해도 골퍼들과 골프장 종업원들 사이에 입씨름이 오고간 적도 있었다.

심지어 어느 유명 방송계 인사는 골프장 측에서 정장차림을 요구하자 “내가 누군줄 알고 이렇게 푸대접을 하느냐”고 실강이를 벌이다가 화가 나서 골프도 치지않고 그냥 골프장을 떠난 경우까지 있었다고 한다.

골프장에 따라서는 각 홀이 지그자그로 되어 있거나 아웃코스와 인코스가 나란히 만들어져 있는 경우가 있다. 이런 홀에서 샷이 빗나가 볼이 다른 홀로 넘어가거나 OB가 나서 볼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라운딩을 하다보면 이런 망실구(Lost Ball)을 발견할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역시 가능하면 줍거나 손을 대지않는 것이 좋다. 서양사람들은 그 볼이 자기 것이 아니면 손을 안대는 것이 상식이다.

혹시라도 다른 홀에서 넘어온 볼인데 그 홀에서 현재 라운딩 중이라면 본의 아니게 다른 사람의 경기중인 볼을 훔치는(?) 실수를 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잘못하면 상대방으로부터 인종적인 모욕까지 당할 수도 있다.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있었다.

외국 유명골프장의 경우 비회원은 원칙적으로 입장이 안되지만 곳에 따라서는 주중의 경우 라운딩을 허락해주기도 하는데, 이 때 핸디캡 증명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초보골퍼의 경우 잔디를 상하게 하거나 진행이 더뎌 다른 골퍼들의 라운딩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 대비, 해외여행을 자주 하는 분들은 한국의 소속 골프장으로부터 영문으로 만들어진 핸디캡증명서(Handicap Certificate)를 발급받아 여행 중 지참하는 것이 좋다.

필자가 영국 살 때 모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홀인원을 하면 캐디에게 특별 보너스(사례비)를 주고 함께 한 동료는 물론 주위 친지들에게 푸짐한 선물을 나눠주는 게 관례다. 심지어는 골프장에 기념수를 심는 경우도 있다.

홀인원이라는 것이 자기가 하고싶다고 쉽게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일종의 천운이라 할 수 있으니 자축의 의미로 선물을 나눠주는 걸 굳이 탓할 일은 아니다. 허지만 그게 도가 지나치면 부담이 될 수 있고 골프가 운동의 일종이라고 볼 때 너무 사치스러운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에서 골프보험이 유행하는 것도 이런 사회현상의 반증이다. 영국 골프장에서 홀인원을 하면 캐디가 없으니 캐디 사례비를 줄 필요가 없다.

클럽하우스에 가서 홀인원을 신고하고 내가 뭔가 해야 할 게 없는지 물어보니 골프장 측에서 축하한다고 말하면서 아무 것도 할 게 없다고 말한다. 본인이 기분 좋으면 클럽하우스에 있는 골퍼들에게 맥주 한 잔씩 돌리면 기뻐할 거라고 말한다. 그게 끝이다. 골프를 결코 사치스러운 운동으로 보지않는 것이 그들의 마음자세이다. 골프장을 영어로 Country Club이라고 부르는 것도 동네사람들이 모여 운동하고 친교하는 장소라고 보기 때문이다.

글,사진/임윤식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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