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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운전’으로 사회가 찌그러진다때와 장소, 상대를 가리지 않는 보복운전 갈수록 늘어
김영순 기자  |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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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16  09:4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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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국=김영순 기자] 자동차 도입 110년, 최초의 차 ‘시발’ 자동차가 국내에 첫선을 보인지 올해로 꼭 110주년, 자동차 2천만대 시대가 코앞까지 다가와 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교통 후진국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1년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22만 1천 711건으로 5천 229명이 숨졌다. 자동차 1만 대당 사망자는 2010년 기준 2.64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명을 훌쩍 넘는다. 게다가 2011년 ‘한국인의 사망원인’ 통계로는 교통사고를 포함한 운수사고가 9위에 올랐다.

‘생명을 담보로 한 스릴을 즐기려면 한국에 가서 운전을 해라!’ 타임지에 실린 이 말은 우리나라의 운전 문화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방어운전’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것을 보면 도로는 이미 전쟁터라 보아도 무방할 정도다. 그리고 드디어 그런 막장 운전 문화의 끝판왕, 가장 거칠고 가장 위험한 운전. 보복운전이 사회 문제로 등장했다.

   
 

자동차 선진국, 교통 후진국
자동차 도입 110년, 그리고 자동차 2천만대 시대. 거기다가 거리에는 비싼 고급 외제차들을 쉽게 볼 수 있고, 국산차들의 수준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또한 많은 차들이 사고를 대비해 블랙박스를 달고 다니게 되었으며, 운전자를 대신해 보험회사가 사고를 처리하는 문화도 정착되었다. 하지만 반대로 도로정체의 시간과 길이는 더 길어졌고, 기름 값과 보험료도 날이 갈수록 오르고 있다. 또한 최악의 운전문화는 안전운전을 넘어, 방어운전이라는 말을 만들었고, 결국 운전을 한다는 행위는 점점 피곤한 일로 다가오고 있다.

거기에 최근에는 보복운전이라는 공격적인 운전 양상까지 등장해 가뜩이나 피곤한 도로 위를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실제로 최근 보복운전으로 인한 피해가 늘고 있는데, 2007년부터 5년 동안 보복운전 때문에 일어난 교통사고만 1천 300건, 모두 35명이 숨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이는 경찰에서 보복운전으로 인정된 사건들만 집계한 것이고, 증거가 부족해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된 것까지 합하면 그 숫자는 더 많아 질 것이다.

보복운전은 여러 가지 모습으로 나타난다. 우선 다른 운전자의 운전태도에 화가 나 상대편 차를 추월, 급차선변경이나 급정거로 상대차를 놀라게 만드는 것이 대표적인 경우로 이럴 경우 추돌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상대편 차를 뒤쫓아 가 도로 옆이나 중앙분리대 쪽으로 밀어붙이며 위협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에도 겁을 주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가드레일에 부딪치게 만들거나 심하게는 도로를 벗어나 언덕을 구르게 만드는 2차 사고로 이어질 때도 있다. 그리고 상대차가 앞으로 진행할 수 없게 계속 앞길을 막아대는 경우, 혹은 보복운전을 당한 사람이 다시 보복하려드는 재보복운전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이럴 경우 도로위에서 서로 아찔한 경주를 벌이게 되고 자칫 대형사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심지어는 신호대기하고 있는 차를 향해 뒤에서 들이받거나, 앞으로 끼어 든 후 신호 대기하는 척하다가 뒤차를 후진해 들이받는 등 교차로에서 보복운전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런 보복운전에는 경적을 울리거나 헤드라이트를 깜빡이는 행위가 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갑자기 끼어들어 놀라게 해놓고는 경적을 울리고 항의했다는 이유로 보복 운전이 시작되는 것이다.

또한 보복운전은 트럭, 버스, 택시 등등 차종을 가리지도 않지만 도로위에서 가장 약자인 오토바이와 경차 그리고 여성운전자들이 주로 피해자가 된다. 도로위에서 마저도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한 약육강식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이다.

배려와 양보가 실종된 운전 문화
이처럼 때와 장소 그리고 상대를 가리지 않는 보복운전의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앞서 이야기한 운전 피로도의 증가와 거친 운전 문화를 첫 번째 이유로 들 수 있다. 인내심을 요구하는 심각한 교통정체, 빨리 빨리 문화로 대변되는 우리나라 특유의 조급함, 그리고 현대인들의 습관화된 경쟁심 등을 통해 건강하지 못한 운전 인격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운전면허 시험의 간소화로 양산된 불량 운전자들, 그리고 만약에 사고라도 나게 되면 막대한 수리비나 보험금 인상이 예상되는 값비싼 외제차들도 경계해야 한다. 이처럼 운전 실력과 법규준수만으로 자신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도로라면, 아무리 방어운전을 하더라도 피로도가 높아지고 감정 조절이 힘들어 질 수 밖에 없다.

또한 보복 운전이 소위 김 여사라는 대명사로 비하되고 있는 여성운전자나 소형차에 집중되는 것을 보면, 역시 배려와 양보가 실종된 운전 문화가 보복운전의 가장 큰 원인이라 볼 수 있다.

보복 운전에 대한 처벌과 규제 강화
운전자 부주의로 일어난 단순 교통사고는 사망사고, 뺑소니, 11대 중과실 사고를 제외하면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고 보험처리에도 문제가 없다. 하지만 보복운전으로 인정되는 사건은 단순 교통사고로 처리되지 않는다.

지난 4월 서울중앙지법 송경근 부장판사는 보복운전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의 ‘집단·흉기 등 상해’ 죄목을 적용,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사례 참조) 자동차를 이용한 위협적 보복운전을 폭력을 휘두른 것과 같게 본 것이다. 실제로 보복운전의 경우 가해 운전자는 교통과가 아닌 형사과에서 조사를 받게 된다. 보복운전은 일반 교통사고가 아니라 폭력에 해당한다는 입법 취지 때문이다. 결국 이 법을 적용하면 사람이 다치지 않고 겁만 주거나 자동차만 망가진 경우에는, 벌금 없이 최소 1년 이상의 징역형, 사람까지 다쳤다면 3년 이상의 징역형에 해당한다. 만일 사람이 사망했다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적용, 최고 30년형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고의에 의한 사고는 보험사가 보상해 주지 않는다고 보험 약관에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보험처리도 되지 않는다. 그리고 그동안 보복운전을 한 운전자는 면허취소나 면허정지 등의 처분을 받지 않아왔는데, 최근 이 부분도 법 개정이 진행 중이다. 결국 한순간 욱하는 감정에 보복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형사 처벌로 전과자가 되고 보험처리조차 되지 않아 경제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게 될 수 있다.

배려와 양보만이 방지책이자 대응책
블랙박스는 보복운전을 당했을 시에 유용한 증거가 될 수 있으므로 설치하는 것이 좋으며, 블랙박스 없이 보복운전을 당했을 경우 발생 시각과 장소, 보복운전을 한 차량번호와 차종을 확보하여 112나 경찰에 신고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상대차량이 실수나 잘못을 했다고 하더라도 경적을 울리거나 헤드라이트를 이용해 자극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반대로 상대 운전자를 놀라게 했을 경우 미안하다는 표시로 비상등을 켜주고, 목례 정도로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마음의 여유를 갖고, 경쟁심 보다는 배려하고 양보하는 마음으로 운전 하는 것이 보복운전을 예방하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싶다.
 

김영순 기자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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