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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도 및 반월도,퍼플 아일랜드를 걷다
글·사진 임윤식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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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9.21  13: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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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플교.

퍼플 섬은 전라남도 신안군에 위치한 박지도와 반월도를 부르는 새로운 이름이다. 
섬을 잇는 다리 및 마을 지붕, 자동차, 심지어는 식당의 그릇까지도 모두 보라색으로 칠해져 있다.

퍼플 섬은 전라남도 신안군에 위치한 박지도와 반월도를 부 르는 새로운 이름인데, 섬을 잇는 다리 및 마을 지붕, 자동차, 심지어는 식당의 그릇까지도 모두 보라색으로 칠해져 있어 붙 여진 이름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섬을 지나치게 인공적으로 개발하거나 치장을 하는 것을 찬성하지 않는다. 섬은 가능하면 자연 그대 로 살리고 전통이나 문화를 가꾸고 보존해나가야 된다고 본다. 섬 주민들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명분하에 육지와의 사이에 다 리를 놓아 ‘섬의 육지화’를 추진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나는 박지도 및 반월도를 2011년 7월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때는 4박5일의 일정으로 자은도-팔금도-암태도-추포도- 안좌도-박지도 및 반월도 등 다이아몬드 형태의 7개 섬을 돌 아봤다. 당시 섬 고유의 자연과 순수함이 살아있던 박지도 및 반월도. 이들 두 섬이 퍼플섬으로 치장되면서 어떻게 변했는 지 궁금했다. 

   
▲ 퍼플섬 안내도.

박지도에는 퍼플색의 상징인 라벤더정원도 꾸며졌다고 하는 데 기왕이면 라벤더꽃이 지기 전에 다녀와야겠다는 바램도 작 용했다. 그런데 현지에 가보니 라벤더는 거의 지는 단계에 와 있 다. 마을 주민의 말에 의하면 올해는 날씨가 일찍 더워 라벤더꽃이 5-6월에 이미 절정이었다고 한다. 라벤더는 통상 6~7월 에 보라색 또는 흰색 꽃이 핀다. 맵고 화한 독특한 향이 나는 허브 식물로, 향의 여왕이라 불린다. 허브로 이용되는 라벤더 는 약 25종이 있다. 
안좌도 두리선착장에서 박지도-반월도를 이어주는 퍼플교 는 길이가 무려 1462m, 왕복 2922m, 다리 만 걸어도 약 44 분 정도 걸리는 긴 목교이다. 퍼플교 중간에는 사각광장 2개 소, 육각광장 2개소, 팔각광장 2개소가 있으며, 낚싯터도 4개 나 있다. 

박지도 둘레길 4.2km, 반월도 둘레길 5.7km이지만, 박지 도 당산 등산, 반월도 어깨산 등산과 함께 점심 및 카페에서 커 피라도 마시면서 섬여행의 여유를 즐기려면 4~5시간은 족히 잡아야 한다. 
퍼플교를 건너 박지도 선착장에 도착하면 ‘바가지’ 모양의 제 법 크게 만든 조형물이 눈에 띈다. 박지도가 바가지 모양을 닮 아서 만든 상징적 조형물이다. 반월도의 경우에는 ‘반달’조형물 이 세워져 있다. 

   
▲ 바가지 조형물.

퍼플섬 트레킹 코스는 두리마을에서 박지퍼플교를 건너 박 지선착장에서 좌측으로 둘레길을 걷는 게 좋다. 박지선착장- 예덕나무-라벤더정원-박지마을-마을당산-박지선착장  코스 가 가장 대표적인 코스로, 거리 4km, 약 1시간 50분 걸린다. 당산을 오르지않고 박지도 해안산책로 만 돌 경우에는 박지 선착장-예덕나무-라벤더정원-박지마을-대야틀-박지선착장 코스로 거리 3.9km, 1시간 40분 정도 걸린다. 안내도에 따라 거리 및 소요시간이 약간씩 다르다. 박지선착장에서 라벤더정 원까지는 1.6km, 약 30분 소요. 가는 길 중간에 혹붙은 나무 인 예덕나무(이당나무)를 볼 수 있다. 라벤더정원에서 ‘바람의 언덕’을 넘으면 박지마을이다. 박지마을 역시 지붕이 온통 보라 색 일색이다. 마을 중심에는 정자쉼터가 있고, 이낙연 전남도지 사가 2015년에 수여한 ‘가고 싶은 섬 인증서’도 보인다. 박지마 을에서는 마을식당을 꼭 들러볼 것을 권하고싶다. 칡냉면, 황 태국밥, 순두부찌개 등 식사류는 물론, 소주, 맥주, 막걸리, 커 피 등 음료수도 판다. 잠시 쉬면서 식당 종업원들과 섬 이야기 를 나눠보는 것도 섬트레킹의 의미를 높여주는 방법 중 하나이 다. 식당에 여종업원은 보이지않고 남자종업원 2명 만 봉사하 고 있다. 왜 여자종업원이 없느냐고 물으니 섬에는 여자가 귀하 단다. 마을조합에서 운영하는 식당이다. 식당 뒤편에는 예쁜 마을호텔도 보인다. 이 호텔 역시 마을조합에서 운영하는 숙박 시설이다. 비수기 기준 호텔숙박료는 4인실 5만 원, 6인실 8만 원, 8인실 10만 원이라고 한다. 성수기 요금은 유동적이다. 박 지도 주민은 15명, 반월도 주민은 80명이라고 얘기해준다. 식 당 건너편에 작은 섬이 보인다. 부소도이다. 이 섬 역시 유인도 로 주민수가 15명이라고 한다. 노두길로 건너갈 수 있다. 부소 도에는 캠핑장도 있다. 

밖에 비가 많이 온다. 해안둘레길을 계속 걷기가 부담스럽 다. 마침 마을버스 얘기가 나왔다. 버스는 아니고 스타렉스 수준의 공용차가 1대 있다고 한다. 마을 이장이 직접 운전하는데 걷기가 불편한 여행객들을 위해 편의를 제공한다고 한다. 식당 에서 전화를 하니 금방 온다. 승차요금은 1인당 1000원. 호기 심에서 나머지 박지도 해안둘레길은 공용차를 타고 돌아봤다. 박지선착장에는 자전거대여소도 있다. 1시간당 5000원. 이 역 시 마을협동조합에서 운영한다(문의 061-271-3330). 박지당 산(130m)은 전에 올라가봐서 이번엔 비도 오고 해서 생략했다. 당산 정상에는 기바위도 있고, 정상 아래쪽에는 900년 된 우물도 있다. 박지당산은 높지도 않고 완만한 숲길이라 걷기에 좋 은 트레킹 코스이다.

박지도 트레킹을 마치고 반월도로 건너갔다. 반월퍼플교 길 이는 915m. 꽤 길다. 다리 건너 반월도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카페를 만난다. 카페에서 음료수를 마시면서 카페 사장 아주머 니와 몇마디 반월도에 관하여 얘기를 주고 받는다. 
좌측 해안둘레길로 1.5km 가면 당숲과 안마을이 있고 전체 둘레길은 5.7km. 우측으로 0.5km에는 토촌마을과 차도선여 객선선착장이 있다. 또, 카페 바로 옆에는 반월도 최고봉인 어 깨산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어깨산 등산코스는 반월카페-돌 탑공원-어깨산 정상(210m)-만호바위-절골재-안마을 코스 로 약 1.9km 거리이다. 

   
▲ 라벤더 정원.

비가 오는 데도 불구하고 반월도 해안둘레길 트레킹에 나섰 다. 안마을 가는 둘레길 좌측 바다에는 섬 두 개가 보인다. 첫 번째 섬은 푸른섬, 두번째 섬은 노루섬이라고 부른다. 두 섬 모 두 작은 무인도이다. 노루섬은 안마을에서 제방으로 건너갈 수 있다. 안마을 가기 직전에는 ‘인동장씨 제각’이 시야에 들어온 다. 반월마을은 인동장씨가 모여 사는 집성촌이다. 마을 입구 에는 약 600여 년 전 주민이 입도하면서 식재한 수목이 숲을 이루고 있다. 당 주변으로 느릎나무, 팽나무, 후박나무, 동백나 무, 송악 등의 난대수종이 숲을 이루고 있다. 2013년에는 산림청 주관 ‘제 14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공존상’을 수상하 기도 하였다. 마을 주민들은 매년 정월 보름날 이곳 당숲에서 마을의 평안과 풍어를 기원하는 제를 지낸다고 한다. 이 당숲 은 왕매미의 서식지로도 유명하다. 

반월도 안마을 역시 퍼플섬답게 지붕 및 주요시설물들이 모두 보라색으로 칠해져 있다. 어깨산 아래 자리잡고 있어 마 을이 아늑할 뿐 아니라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 경관이 수려하 다. 반월도에도 마을식당이 있는데 식당 이름이 ‘자전거를 탄 풍경’이다. 박지도-반월도 간에는 썰물 때 걸어서 오고갈 수 있는 노둣길이 남아 있다. 노둣길이란 간조시 갯벌 위에 바위 나 돌을 놓아 걸어서 건너갈 수 있도록 한 길이다. 이곳 두 섬 간 노둣길에는 비구스님과 비구니스님의 사랑에 얽힌 슬픈 전 설이 전해온다. 

두 섬 암자에 각각 살고 있는 비구스님과 비구니스님은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지만 멀리서 아스라이 바라만 보고 연모 의 정이 싹터왔다. 두 스님은 썰물 때 마다 돌을 날라 디딤돌을 만들기 시작한다. 중년이 될 때까지 돌을 놓아 마지막으로 노둣길이 이어지고, 서로는 손을 맞잡고 하염없이 눈물 만 흘린 다. 너무 감격한 두 스님은 밀물이 들어오는 줄도 잊고 있다가 이미 돌아갈 노둣길이 없어져 바닷물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퍼플섬에 들어갈려면 입장료 3000원을 내야 한다. 일종의 마을청소비 성격이라고나 할까? 그런데 옷이나 가방, 우산 등 지참물이 보라색일 경우에는 입장료를 면제한다. 퍼플섬의 이 미지를 확실히 부각시키기 위한 아이디어 같다. 박지도 및 반 월도 트레킹을 마치고 퍼플교를 건너오는 도중 우연히 보라색 아오자이를 입은 베트남 여인을 만났다. 퍼플교와 잘 어울리는 퍼플색 아오자이. 우산까지도 퍼플색이다. 사진 좀 찍을 수 있 겠는지 물어보니 흔쾌히 허락한다. 빗 속의 풍경이라 칙칙하긴 하지만 ‘우연’을 찍는 사진은 늘 새롭고 반갑다. 

   
▲ 반월 퍼플교.

퍼플섬 가는 방법은… 
2019년 4월 4일부터 압해도-암태도 간 정식 개통된 천사대교를 이용, 목포나 무안 등에서 자동차로 암태도-자은도-팔금도-안 좌도로 들어갈 수 있다. 또, 안좌도에서는 자라대교를 통해 자 라도, 퍼플교(소망의 다리)를 통해 박지도와 반월도를 돌아볼 수 있다.

글·사진 임윤식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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