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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송악산 올레길] 부담없는 트레킹에 해안 경관도 절경
글.사진 임윤식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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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5.13  15: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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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남코지.

송악산은 제주 최남단에 위치한 오름이다. 제주도에는 총 26구간의 올레코스(우도,추자도 등 섬올레 포함)가 있는데 송악산 해안산책로는 이중 10코스의 일부구간이다. 총길이 2.8km.

필자의 경우 제주 올레길 중 가장 아름답다는 제 7코스를 포함, 추자도, 우도, 가파도 등 7개 코스 정도를 걸어봤는데, 이들 중 짧은 구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경관 코스를 꼽으라면 송학산 올레길을 추천하고 싶다.

송악산 올레길은 송악산 해안길을 한 바퀴 도는 코스로 여유 있게 1시간~1시간 반 정도면 충분하다. 제주여행 중 시간여유가 적은 여행객들에게 특히 추천할 만한 구간이다.

상당구간 데크길로 이루어진 이 코스는 해안절벽 위를 걷는 코스여서 특히 경관이 아름답다. 해안에 조성된 일본군 진지동굴도 볼 수 있고, 형제섬, 가파도 및 마라도 등도 한 눈에 들어온다. 걷다보면 가슴이 뻥 둘리는 기분이다.

제주올레길 대부분이 구간별 풀코스로 4~6시간 씩 걸리고 중간에 짧게 빠져나오기가 애매한 경우가 많은데, 10코스의 일부구간인 송악산 해안길은 독립적으로 여유롭게 1시간 반 정도면 돌 수 있어 부담이 전혀 없다. 올레길 풀코스 트레킹에 부담을 느끼는 가족, 연인 등과 함께 걸으면 좋은 코스이다.

   
▲ 송악산 올레길 안내도.

송악산 올레길은 송악산 휴게소에서 출발한다. 송악산 표지석이 세워져 있다.

해안에는 일본군 진지동굴이 보인다. 일제 말기 연합군 함대를 공격하기 위한 소형 자살폭격 선박을 숨기기 위해 만들어진 동굴진지들이다. 송악산 해안에 17개가 만들어졌다.

송악산 올레길은 초입부터 해안절벽과 바다 경관이 그림같이 펼쳐진다. 바다 위에 형제섬이 보인다, 송악산에서 1.8km떨어져 있는 무인도이다. 길고 큰 섬을 본섬, 작은 섬을 옷섬이라 부르며, 본섬에는 작은 모래사장이 있고 옷섬에는 주상절리층이 아름답다. 보는 방향에 따라 3~8개의 섬으로 보이기도 한다. 형제섬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이 특히 장관이다. 뒤를 돌아본다. 멀리 산방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송악산 올레길에서 최고의 뷰포인트는 부남코지이다. 코지는 ‘곶’의 제주도 방언이다. 바다로 돌출한 육지를 일컫는 말이다. 훤히 트인 바다를 바라보는 조망이 절경이다. 해안산책로가 거의 평지 수준이다. 비취색 바다를 바라보며 걷는다. 해벽이 장관이다. 송악산 분화구에서 흘러내린 용암이 바다로 떨어지면서 생긴 검은 ‘주름절벽’이 특이하다.

   
▲ 해안동굴진지.

송악산 올레길에는 세 개의 전망포인트가 있다. 제1전망대에 오르면 멀리 가파도(앞)와 마라도(뒤)가 보인다. 가파도는 가장 높은 곳의 해발 높이가 20.5m로, 아시아 유인도 중 키가 가장 낮은 섬이다. 거의 수평지형으로 보인다. 마라도는 우리나라 최남단 섬이다. 마라도는 해안절벽이 특히 절경이다. 마라도는 모슬포 운진항과 송악산 선착장에서 배로 25분이면 간다. 하늘에서 빛이 쏟아진다. 바다가 은빛으로 빛난다. 작은 낚싯배 하나 낮잠을 자고 있다. 데크길도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 가파도와 마라도를 바라보면서 계속 걷는다.

우측으로 송악산 오름 분화구가 보인다. 송악산은 초기의 수성 화산활동과 후기의 마그마성 화산활동을 차례로 거친 화산으로, 먼저 폭발한 큰 분화구 안에 두번째 폭발로 지금의 주봉이 생기고 거기에 작은 분화구가 생겨난 이중화산체로 주위에 기생화산이 발달하여 99봉이라 일컫는다. 송악산 이중분화구는 세계적으로 매우 드문 곳으로 지질학적으로 소중한 지형이라고 한다.

정면으로 아름다운 돌출해안이 시야에 들어온다.

용이 바다로 기어들어가는 듯한 지형이다. 숲산책로에는 백마 한마리가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다. 목가적인 풍경이다.

   
▲ 송악산 산책로 초입.

이제 날머리다. 시야가 훤히 트이면서 산방산이 지척으로 다가온다. 산방산은 한라산 백록담에 있는 봉우리가 뽑혀 남쪽해안에 던져져 만들어진 산이라는 전설이 있다. 산방산의 높이는 해발 395m로 산 속에 방처럼 거대한 굴(산방굴사)이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해발 150m쯤에 위치한 자연해식동굴인 산방굴사에는 불상이 모셔져 있다. 길이 10m, 높이 5m, 너비 5m 크기로, 오르는 길은 계단으로 되어 있다. 오르는 중간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용머리해안과 형제섬, 송악산, 멀리 마라도까지 내다보일 정도로 경치가 좋다. 산방산 암벽에는 다른 화산암벽과는 달리 풍란 등 희귀식물들이 자생하고 있어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되고 있다.

송악산 해안 트레킹을 마친 후 시간여유가 있으면 제주도 다크 투어리즘의 대표적 코스인 ‘알뜨르비행장’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송악산 인근에 위치한 알뜨르비행장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대정읍 상모리 아래쪽의 너른 벌판에 제주도민 등을 동원하여 건설한 군용비행장이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자 일본은 이 비행장을 전초기지로 삼아 약 700km 떨어진 중국의 난징을 폭격하기 위해 오무라 해군 항공대의 많은 전투기를 ‘알뜨르’에서 출격시켰다. 그러나 1938년 11월 일본군이 상하이를 점령하자 오무라 해군항공대는 중국 본토로 옮겨졌고, 알뜨르비행장은 연습비행장으로 남았다. ‘알뜨르’는 ‘마을 아래에 있는 너른 벌판’의 뜻을 갖고 있는 제주도 방언이다.

   
▲ 제1전망대.

이곳 비행장 격납고는 패전의 기운이 역력해지던 1944년, 미군의 일본 본토 진공루트 7개를 예상하고 만들어진 일본의 본토방어계획 중 ‘결7호’작전의 가미가제전투기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알뜨르에는 일제의 전투기를 감추기 위해 시설된 당시의 격납고 총 38개소 중 20개소가 현재까지도 콘크리트구조물로 온전하게 남아 있다.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은 전쟁이나 테러, 인종말살, 재난처럼 비극적인 역사 현장을 직접 찾아가 보고 듣고 느끼는 여행이다. 제주지역의 다크 투어리즘 장소로는 이곳 송악산 해안의 일제 동굴진지, 알뜨르비행장 등 일제강점기 일본의 군사기지화를 위한 군사시설과 함께, 4·3사건의 잔혹한 현장 등을 들 수 있다.

제주도에는 유명관광지답게 곳곳에 예쁘고 아기자기한 카페나 음식점들이 많다. 알뜨르비행장을 돌아본 후 가까운 해안도로에 위치한 아름다운 베이커리 카페 ‘수애기’(064-792-7997)에서 커피 한잔으로 멋진 하루여행을 마무리했다.
 

   
▲ 해안데크길.

글.사진 임윤식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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