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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올림픽 ‘연기’, 예상 손실 금액만 7조 5000억 원선수들은 내년까지 최고 기량 유지가 관건
이정현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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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4.07  14:3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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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으로 1년 미뤄진 도쿄올림픽이 역대 하계 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돈을 들이는 대회가 될 전망이 다. 올해 7월 열릴 예정이던 도쿄올림픽은 3월 24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합의 에 따라 2021년 여름 이전에 개최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도쿄올림픽이 2021년으로 미뤄질 경우 예상 손실 금액은 우리나라 돈으로 약 7조 5000억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일본경제신문은 “올림픽이 연기되면 일본 국내 경제에 미치는 손실은 6000억 엔에서 7000억 엔 사이 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는 최근 “올림픽이 연기될 경우 5500억 엔 정도 일본 경제에 영향이 생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또 일본 간사이대학 미야모토 가쓰히로 명예교수는 올림픽이 1 년 연기되면 경기장 및 선수촌 유지, 관리비와 각 경 기 단체의 예선 대회 재개최 경비 등을 더해 6408억 엔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결 국 이런 전망 등을 종합하면 도쿄올림픽이 2021년으로 미뤄지면서 생기는 손실 액수는 최소 5500억 엔에 서 최대 7000억 엔 정도로 추산할 수 있다. 이는 우리 나라 돈으로 약 6조 2000억 원에서 7조 9000억 원 사이에 해당한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대회를 치르는데 총 126억 달러(약 15조 7000억 원)의 예산이 쓰 인다고 보고했다. 지금까지 열린 하계올림픽 가운데 가 장 많은 돈을 쓴 대회로는 2012년 런던올림픽이 꼽힌 다. 2016년 옥스퍼드대 경영대학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런던올림픽은 약 149억 달러의 대회 관련 비용 이 들었다는 것이다. 그 뒤를 이어서는 1992년 바르셀 로나 대회가 96억 달러를 지출했다. 올림픽 대회 개최 비용은 크게 3가지 분야로 나뉘는데 먼저 대회 운영 에 관련된 비용이 있다. 이 항목에는 장비와 수송, 인 력, 행정 등에 들어가는 기본적인 비용이 집계된다. 대회 경호와 식음료, 행사 개최비, 의료 서비스 등의 항 목도 이에 속한다.

두 번째는 직접 자본 비용으로 경기장 및 올림픽 빌리지 건설, 국제방송센터(IBC)와 미디어 프레스센터 (MPC) 개설 등에 들어가는 돈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간접 자본 비용인데 여기에는 도로 및 철도, 공항 등 사회 기반 시설에 들어가는 돈이다.

옥스퍼드대 보고서는 올림픽 개최 비용은 대회 관 련 비용인 1, 2번 항목을 더해 산출하고 마지막 항목인 간접 비용은 제외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자료를 구하기 쉽지 않고, 설령 자료가 있다고 해 도 개최 도시와 국가별 상황에 따라 사회 기반 시설 투 자에 들어간 돈을 대회 개최 비용으로 단순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예를 들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의 경우 간접 비용까지 포함한 개최 비용은 무려 450억 달러가 넘는다는 통계 도 있지만 운영 및 직접 비용만 따지면 60억∼70억 달러로 집계할 수 있다.

도쿄올림픽의 경우 대회 연기로 인한 경제손실 액 수 약 7조 원을 달러로 환산하면 약 56억 달러가 된다. 사실상 대회 개최를 위한 사회 기반 시설 투자는 이미 대부분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에 56억 달러 가운데 상 당수가 대회 개최 비용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56억 달러의 절반인 28억 달러만 잡아도 기존 126억 달러와 더해 154억 달러(약 19조 원) 정도에 이르며 이는 런던 대회 149억 달러를 뛰어넘는 액수가 된다.

IOC는 긴급 집행위원회를 거쳐 공식 성명을 내고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2020년 이후로 날짜를 변경해야 하며 늦어도 2021년 여름을 넘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021년에 열리더라도 대회 명칭은 그대로 ‘2020 도쿄올림픽’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또 일본 국가 회계감사 등에 따르면 부대비용까지 더해 일본이 실제로 지출한 비용은 126억 달러의 두 배에 가깝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어 이번 도쿄 올림픽 이 역대 하계올림픽 사상 가장 많은 개최 비용을 쓰게 될 것이 유력하다.

도쿄가 올림픽을 유치할 당시인 2013년에는 개최 비용으로 73억 달러 정도를 예상했으나 그 두 배를 훌 쩍 넘길 가능성이 크다. 한편 동계올림픽까지 더하면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가 개최 비용 218억 달러로 역 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소치 대회는 간접 자본까지 더하면 500억 달러 이상이 들어갔다는 통계도 있다.

일본은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

올림픽이 취소가 아니라 연기되는 건 근대 올림픽 124년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하계올림픽의 경우, 1916 년 베를린대회, 1940년 도쿄대회, 1944년 런던대회 등 이 전쟁으로 완전 취소됐던 전례가 있지만 이번 도쿄 올림픽처럼 전염병으로 문제가 되거나, 일시 연기되는 경우는 최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이 전화회담을 통해 도쿄올림픽을 코로나 사태가 진정 될 때까지 약 1년 정도 연기하는 방안에 합의한 것으 로 알려졌다. IOC는 긴급 집행위원회를 거쳐 공식 성 명을 내고 “올림픽과 패럴림픽은 2020년 이후로 날짜 를 변경해야 하며 늦어도 2021년 여름을 넘기지는 않 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2021년에 열리더라도 대회 명칭은 그대로 ‘2020 도쿄올림픽’을 유지한다는 방침이 다. 정확한 개최일은 추후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불과 한주 전만 해도 올림픽 정상 강행 의지를 고집 했던 일본과 IOC의 입장이 바뀐 이유는 무엇일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데 다 일본정부는 후쿠시마 방사능 사태부터 코로나 대응 까지 개최국으로서의 안전관리 미흡과 투명성에 의혹 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캐나다-호주-뉴질랜드 올림 픽위원회가 잇달아 IOC에 올림픽 연기를 공식 요청하 며 대회 보이콧 가능성까지 내비치는가 하면, 미국 육 상과 수영연맹, 심지어 트럼프 행정부까지 나서서 연기 를 주장했다. 자국인 일본 내에서도 올림픽 정상 개최 에 대한 반대여론이 더 우세할 정도였다.

일본이 울며겨자먹기로 올림픽 연기를 받아들이기 는 했지만, 한동안 경제적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올림픽이 1년 이상 늦춰질 경우 대회 조직위 운영을 비 롯하여 각종 시설 관리와 인건비, 중계권과 스폰서 계 약 등 대회준비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NHK 등 일본 주요 언론들은 전문가들의 의견을 빌 려 도쿄 올림픽이 1년 연기될 경우, 경제 손실이 약 7조 원(6400억 엔) 이상 될 것이라고 추산하고 있다. 다만 올림픽이 취소되었을 경우 그보다 몇 배나 더 많은 37 조 원(3조2000억 엔) 이상의 피해를 전망하는 분석도 있었던 것을 감안할 때 그나마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 한 것만도 다행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출전연령 제한 남자축구 ‘비상’

올림픽 연기는 한국스포츠에도 적지 않은 여파를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했거 나 예선을 치르고 있는 종목들, 대회 개막 예정이었던 올해 7월에 맞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던 선수들 은 4년을 기다려 온 올림픽이 미뤄졌다는 사실이 허탈 할 수밖에 없다.

올림픽 연기 소식이 알려지면서 특히 덩달아 주목받 고 있는 종목은 남자축구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올해 1월 태국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 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역대 첫 우승을 차지하면서 도쿄행 본선 티켓을 품에 안았다. 세계 최초 9 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기록이기도 했다.

올림픽 축구는 다른 종목과 달리 와일드카드(3장) 을 제외하고 23세 이하 선수들로 출전연령 제한이 있 다. 그런데 도쿄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되면서 올해 올 림픽 출전을 기대했던 연령대의 선수들, 특히 23세 이 하 마지노선에 해당되는 원두재, 이동준, 이동경, 강윤 성, 송범근 등 1997년생 선수들의 출전 여부가 불투 명해졌다. 이들은 모두 김학범호의 핵심 전력들이다. 특수한 상황 때문에 올림픽이 연기된 만큼 이번 대 회에 한정하여 올림픽 연령제한을 24세까지 유연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결 정된 것은 없다. 만일 이 선수들이 올림픽 연령제한에 걸려 출전이 불발된다면 2012년 런던 대회 동메달 이 상의 성적에 도전하던 김학범호로서는 큰 타격임이 분명하다.

반면,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상황이 좀 다르다. 현재 KBO리그가 코로나 사태로 개막이 지 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실전감각 저하에 따른 부담이 있었지만 이를 다소 해소할 수 있게 됐다. 장기 적으로 세대교체를 꾸준히 추진해나갈 수 있는 시간적 여유도 얻었다. 특히 어느덧 30대를 넘긴 양현종, 김광현, 류현진같은 에이스들의 계보를 이을 국제용 선발 투수를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12년 만의 본선진출에 성공한 여자농구 대표팀은 현재 후임 감독이 공석인 가운데 여성 지도자인 전주 원과 정선민 코치가 최종 후보로 압축된 상황이다. 올림픽 구기종목 사상 여성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것은 최초다. 다만 전주원과 정선민 모두 감독경력이 없다 는 약점이 있다. 누가 감독이 되든 자칫 올림픽이 사령 탑 데뷔무대가 될 수 있었던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1년 정도 경험을 쌓고 팀을 정비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는 것은 차라리 다행스럽다.

도쿄올림픽에서 마지막 도전을 기대했던 30대 이상 베테랑 선수들에게는 대회 연기는 민감한 게 사실이다.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도전하던 ‘배구 여제’ 김연경을 비롯, 올림픽 최다메달 기록 경신에 도 전하던 ‘사격황제’ 진종오, 올림픽 2연패를 노렸던 골프 의 박인비 등이 내년까지 최고 기량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특히 예선을 거쳐 올림픽 출전권을 이미 획득한 단체종목과 달리, 세계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참가 자격 을 부여하는 개인종목들의 경우, 1년 연기되면 랭킹 포인트가 달라져 있어서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아무 래도 은퇴나 노쇠화 때문에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 도전으로 여겼던 노장급 선수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한국스포츠계도 올림픽 연기가 현실화되면서 달라 진 대응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는 선수촌 운용, 훈련 일정 등 올림픽을 대비 한 플랜을 새롭게 수정해야 한다. 물론 올림픽을 1년 더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선수들에게 힘든 일임은 분명하지만, 준비가 부족했던 일부 종목에는 재정비를 위한 시간적 여유를 벌었다는 점에서 오히려 전화위복 이 될 수도 있다.

팬들의 경우, 국내외 프로스포츠와 국제 대회 등이 코로나19의 여파로 중단돼 스포츠 금단현상에 시달릴 수 있다. 하지만 스포츠보다 중요한 것은 인명의 안전 이다. 한국 스포츠계가 팬들의 오랜 기다림에 보답하는 길은, 이런 인내의 시간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더 성숙하게 도약하는 것뿐이다.    

이정현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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