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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준연동형 비례제 통과… 총선 스타트비례정당 난립·복잡한 수식에 혼란 우려도
정재형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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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1.06  15:4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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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수험생 ‘18세 유권자’, 선거 새 변수로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지난 12월 27일 본회의 통과로 당장 올해 4월에 치르는 총선에서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일단 유권자 개인당 2표를 행사한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 지역구 의원 선출을 위한 1표와 비례대표 의원 선출을 위한 1표다. 하지만 비례대표 선출을 위해 지지 정당 한 곳을 고르는 ‘정당투표’의 중요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또한 만 18세 국민(내년 기준) 약 50만 명이 유권자로 편입되면서 선거구도를 흔들 새로운 변수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기반 약한 정당에 유리할 듯

개정 선거법은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각각 253석과 47석으로 하도록 했다. 정당 득표의 연동률을 50%로 하되 이를 적용하는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 상한선(cap·캡)은 30석으로 설정했다. 100% 연동률이 아닌 50%만 적용한단 점에서 이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선 이같은 변화는 비례대표 배분 방법을 크게 바꿀 전망이다.

그동안 총선에서 각 정당은 ‘정당투표’에서 얻은 비율, 즉 정당 득표율만큼 비례대표 의석을 가져갔다. 20대 총선을 기준으로 보면 비례대표 의석(47석) 중 33.5%의 득표율을 기록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17석을, 25.5%를 얻은 더불어민주당이 13석을 각각 획득했다. 하지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 득표의 ‘위력’을 더 강화한다. 단순히 비례대표로 떼어놓은 몫에만 정당 득표율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의석(300석)에 이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300석 중 정당 득표율만큼을 계산한 뒤 이중 지역구 당선을 통해 획득한 의석수를 뺀 나머지의 절반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장한다. 산식은 {(300×정당 득표율의 보정값) - 지역구 당선수}÷2이다. 따라서 A 정당이 정당 득표율 20%, 지역구 당선자 10명의 결과를 얻었다고 가정할 경우 A 정당은 300석 중 20%인 60석에서 지역구 당선 10석을 제외한 50석 중 절반, 즉 25석을 보장받게 된다. 다만 ‘연동형 비례대표’ 의석을 30석으로 한정했기 때문에 다른 정당의 선거결과에 따른 추가 조정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같은 산식에 따라 B 정당이 비례대표 10석을 배분받으면 두 당은 30석을 기준으로 ‘1(B 정당)대 2.5(A 정당)’의 비율로 할당 의석수를 다시 조정해야 한다. 이런 계산에 따르면 A 정당은 비례대표 의석으로 21석을, B 정당은 9석을 확보하는 계산이 나온다. 캡을 씌운 30석 외에 나머지 비례대표 의석인 17석은 정당 득표율에 따라 나누던 기존 방식(병립형)을 따른다.

이런 설계는 정당 득표율에 비해 지역구 당선 성과가 저조할시 이를 보정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따라서 정의당 등 정당 지지도에 비해 지역 기반이 약한 소수정당들에 한층 유리한 제도로 평가된다.

선거법 개정으로 ‘만 18세(고3)’도 투표

또 다른 큰 변화는 만 18세 국민이 유권자로 새로 편입된다는 점이다. 정확히는 2002년 4월16일 이전 출생자들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만 17세 인구는 53만 2295명이다. 이같은 변화는 각 정당의 선거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표심에 따라 선거의 성패가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들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정교한 분석이 각 정당의 시급한 과제가 될 수 있다. 그동안 표 행사권이 없던 만큼 적극적인 분석 대상이 아니었지만, 이제는 표와 직결되는 문제가 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의 부모 세대가 86그룹(60년대생·80년대 학번) 등 진보적 성향의 세대층에 걸쳐 있다는 점에서 이들 역시 진보적 성향을 띨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능동적인 정보 수용 성향을 가지는 만큼 다른 분포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동시에 나온다. 각 여론조사기관들 역시 기존 ‘19세 이상 남녀 유권자’이던 분석 대상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비례대표 당선을 겨냥한 정당들의 잇따른 창당도 예상할 수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만 해도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어서 개편된 선거제도에 대비하겠단 계획을 공식화했다.

이 밖에도 지역구 후보를 내지 않고 비례대표 당선을 노린 소수당이 우후죽순 생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선거법이 날치기 처리되면 비례를 노리는 정당들이 우후죽순 생겨날 것”이라며 “총선 전까지 예상하기로는 100개가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정당 창당과 후보 배출을 위해서는 현행법의 높은 장벽을 넘어야 한다.

정당 창당을 위해선 ▲5개 이상의 시도당을 가질 것 ▲각 시도당은 1000명 이상의 당원을 가질 것 등의 조건을 구비해야 한다. 비례대표 후보를 내기 위해선 1인당 1500만 원의 기탁금을 내야 한다. 다만 이런 조건은 헌법재판소의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서 개정돼야 하며, 이에 따라 ‘1인당 500만 원’으로 낮춘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이 밖에도 지나치게 복잡한 비례대표 배분 수식 자체가 유권자에게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 지역구 선거와 정당 투표에서 모두 선전한 당의 경우 되레 정당득표율 부분에서 ‘사표에 따른 손해’를 보게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제1야당 ‘비례정당’ 창당 작업 본격 돌입

자유한국당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적용된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예고한 대로 ‘비례정당’ 창당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이미 실무 작업은 거의 마무리돼 당 지도부의 결정이 나오면 바로 등록이 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은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평화당+대안신당) 공조로 선거법 개정안 수정안이 마련되자 “선거제 개악을 입증하겠다”며 ‘비례한국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가 진행 중이던 지난 12월 24일에는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반(反)헌법적 비례대표제(연동형 비례제)가 통과되면 곧바로 저희는 비례대표정당을 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도 페이스북 글에서 “꼼수에는 묘수를 써야 한다는 옛말이 있다. 선거법이 이대로 통과된다면 비례대표 한국당을 반드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정당을 창당하려면 일단 발기인 2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아 발기인대회를 개최, 명칭을 정하고 대표자 등을 선임해 중앙당 창당준비위원회를 결성해야 한다.

이후 최소 5개의 시·도당 창준위를 결성해 관할 지역 내 1000명 이상의 당원을 확보해야 한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어 정당명과 당헌·당규를 제정하고 대표자와 지도부를 선임해 선관위에 정식 정당으로 등록한다. 이후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면 창당 작업이 마무리된다. 실무를 담당한 원영섭 조직부총장은 “한국당 지지기반을 고려할 때 창당 과정에서 별다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창당 절차에 들어가면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당대회 개최 5일 전 신문에 공고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르면 1월 중순께 한국당의 비례정당이 탄생할 수 있다. 한국당은 총선 전까지 비례정당의 현역 의원 규모를 불려 정당투표(비례대표 투표) 용지에서 한국당과 같은 ‘두 번째 칸’까지 비례정당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한국당과 비례정당의 연관성을 강조하면서 유권자들이 헷갈리지 않도록 ‘올바른’ 투표를 독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의 기호는 의석 순으로 정해지는데 한국당은 일단 비례정당의 의석을 바른미래당(28석)보다 많은 30석 안팎으로 만들어 원내 3당으로 만들 계획이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 경우 비례정당은 ‘기호 3번’을 받게 되지만 ‘기호 2번’인 한국당이 비례대표를 내지 않으면 기호 2번이 공란이 되면서 비례정당이 두 번째 칸으로 올라올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총선 캠페인에서 ‘지역구 투표는 2번, 정당 투표는 2번째 칸’과 같은 구호를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비례정당으로 옮겨갈 의원이 몇 명이나 될지, 또 누가 가게 될지도 관심사다. 불출마 선언을 한 의원들이 비례정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지지만 비례정당이 정치권에서 ‘꼼수’라는 비판을 받는 만큼 이는 누구도 흔쾌히 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당의 정체성을 보여주기 위해 황교안 대표가 비례정당의 ‘얼굴’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당은 당초 비례정당의 당명으로 ‘비례한국당’을 고려했으나 다른 사람이 이 명칭을 선관위에 등록해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김재원 정책위의장은 이 정당을 등록한 인사와 통합을 타진했으나 뜻이 달라 함께 할 수 없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당은 비례정당 당명이 노출될 경우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것을 우려해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고 있다. 

정재형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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