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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음악으로 치유받기를 바랍니다”통영국제음악재단 이용민 예술기획 본부장
김영주 방송작가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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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11  11: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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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평소에 클래식을 자주 듣지 않는 사람도 왠지 클래식 음악의 선율에 조용히 빠져들고 싶은 계절이다. 때마침 통영국제음악당에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열린다고 해서 통영국제음악당을 찾았다.

통영국제음악당에서는 매년 통영국제음악제와 윤이상국제콩쿠르가 열린다. TIMF(통영국제음악재단)에서 주관하고 있으며, 통영국제음악당은 최고 수준의 연주장뿐 아니라, 아름다운 주변 경치를 자랑한다. 한창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준비로 바쁜 TIMF(통영국제음악재단)의 이용민 예술기획 본부장을 만나보았다.

Q. 통영국제음악당, 2013년 11월에 개관, 올해 6주년을 맞는다. 통영국제음악당의 설립 취지와 그 간의 족적을 짚어 달라.

A. 통영이 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 선생의 음악과 예술을 기리고 젊은 음악인을 발굴하는 통영국제음악재단은 2014년 설립되어, 통영국제음악제,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TIMF 아카데미 등 전신인 (재)통영국제음악제의 사업과 통영국제음악당, 통영시민문화회관, 도천테마기념관을 수탁 운영하고 있습니다.

통영국제음악제는 현재 아시아에서 가장 유망한 국제 음악제 중 하나로, 1999년에 ‘윤이상 음악의 밤’과 2000년, 2001년 통영현대음악제로 출발한 음악회는 작곡가와 학자들로 구성된 젊은 지식인들과 통영시의 노력으로 2002년 제1회 통영국제음악제를 개최하며 대규모 음악 축제로 발전하게 되었습니다. 젊은 지식인들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의 투자가 결실을 맺어, 윤이상과 그의 음악을 기리는 음악제가 기획되어 열리게 된 것이죠. 대한민국이 배출한 세계적인 음악가지만, 윤이상의 음악사적 의의를 조명하려는 구체적인 활동은 유사 이래 이 통영국제음악제가 처음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2003년부터는 매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열리고 있고, 2005년 이후에는 TIMF 아카데미가 격년제로 열려왔습니다.

명망 있는 세계 음악제들의 모범을 좇아 콩쿠르와 아카데미는 페스티벌과 함께 병행하여 개최되었고 예술과 교육과 등용문이라는 세 가지 시너지를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전 세계의 젊은 연주자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 주고 있으며, 이것이 결과적으로 통영국제음악제 전체에 역동적인 활력소를 불어넣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으로 이어지는 3년 주기 원칙을 따르고 있습니다.

   
▲ 이용민 본부장.

Q. 외관도 아름답지만, 규모와 시설도 세계적이죠? 통영국제음악당만의 특징과 시설, 규모를 알려 달라.

A. 통영국제음악당의 메인 콘서트홀은 5층 규모로 1309석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평소에는 5층을 개방하지 않는 편이고요,

블랙박스는 300석 규모의 작은 공연장이며 클래식 연주 외에 영화관람, 국제회의가 열리는 등 다목적으로 쓰이는 공간입니다. 무료 공연이 자주 열리는 덕에 통영시민들의 문화생활에 기여를 많이 하는 공연장이죠.

또 야외 바다가 보이는 공간에 윤이상 추모공원이 있는데 작년 2월, 독일에서 윤이상 선생님의 유해가 송환되었죠. 통영바다가 보이는 곳에 묻히고 싶다는 생전 윤이상의 유언에 따라 음악당 뒤편 바닷가 맞은편에 유해를 안장하려했지만 통영시는 보수여론이 심한 곳이어서 추모식을 거행하기 어려웠습니다. 원래 3월 30일에 안장식을 치를 계획이었으나 큰 충돌을 피하기 위해 3월 20일, 기습으로 안장식을 가졌고, 추모식도 최소한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통영국제음악당의 가장 큰 특징은 남해안의 절경을 바로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세계적인 음악가 윤이상 선생님과 세계적인 음악가를 꿈꾸고, 세계적인 연주자들이 머무는 곳, 공연을 보러 온 시민 누구나 ‘세계적’인 느낌과 동시에 ‘고향’ 같은 포근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소박하지만 깊은 맛을 느끼는 공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Q. 작년에 윤이상 선생의 유해가 모셔져 왔다고 들었다. 관리는 잘되고 있는지? 윤이상 선생의 정신과 윤이상 기념관에 대해서도 말씀해주세요.

A. 미륵도 북동쪽 언덕배기에 자리 잡은 이곳 통영국제음악당은 음악도 음악이지만 주변 섬의 포근한 풍경을 즐기기 좋은 곳이죠, 음악당의 너른 마당에서 보면 화도, 죽도, 한산도 등 병풍처럼 둘러선 앞 섬들이 능선처럼 이어져 꼭 수묵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음악당 주차장 뒤편으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뜰에 선생님의 추모지가 조성돼 있습니다. ‘처염상정’(處染常淨·탁한 곳에 있어도 물들지 않고 맑은 본성을 간직한다는 뜻) 네 글자와 이름 석 자, 출생·사망연도만 적힌 소박한 비석은 선생의 고결한 삶을 닮았습니다. 지금 윤이상 선생님 가족들이 통영에 거주하고 계시고, 저희 재단에서 꾸준하게 노력하고 있는 만큼 선생님의 음악과 정신은 계속 이어져 가리라고 봅니다. 제 이야기보다는 윤이상 선생의 글귀로 대신하겠습니다.

“나는 통영에서 자랐고, 통영에서 귀중한 정신적, 정서적인 모든 요소를 내 몸에 지니고 그것을 나의 정신과 예술적 기량에 표현해 평생 작품을 써 왔습니다. 유럽에 체재하던 38년 동안 한 번도 통영을 잊어 본 적이 없습니다. 그 잔잔한 바다, 그 푸른 물색, 가끔 파도가 칠 때도 그 파도 소리는 내게 음악으로 들렸고, 그 잔잔한 풀을 스쳐가는 초목을 스쳐가는 바람도 내게 음악으로 들렸습니다.” - 윤이상

통영시 도천동에 건립된 윤이상 기념관은 통영국제 음악제 사무실(옛 통영 군청)에서 직선거리로 150미터 정도 걸어가면 도천 사거리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1917∼1995년)과 그의 음악을 테마로 한 기념공원으로 윤이상의 생가 옆 6745m² 부지에 조성되었고, 윤이상 선생의 음악세계를 조명할 수 있는 지상 2층 연면적 867.5m² 규모의 기념 전시관과 소공연장이 있습니다.

Q. 통영국제음악재단에서 하는 가장 큰 행사가 4월 통영국제음악제, 11월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이다. 두 행사와 곧 열릴 예정인 2019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에 대해 안내해 주신다면?

A. 2019년 통영국제음악제는 ‘운명’이라는 테마로 진행되었고, 2019년 3월 29일에서 4월 7일까지 열렸습니다. 베토벤 출생 250년을 맞아 ‘운명’(Destiny)이라는 주제와 더불어 베토벤 교향곡 5번 c단조 ‘운명’으로 친숙하지만 강렬한 메시지를 던지며 개막한 2019 통영국제음악제는 하인츠홀리거의 1991년 작품 ‘장송 오스티나토’로 묵직한 메시지를 이어갔고,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 피아니스트 베조드압두라이모프, 그리고 미하엘잔덜링이 지휘하는 스위스 명문 악단 루체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탁월한 연주로 찬사와 화제를 불러일으켰죠.

우리 재단의 플로리안 리임 대표는 “2019년은 운명의 해,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운명’은 인간보다 더 큰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올해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우리는 음악을 통해 그 의미를 더 알아가려고 한다.”라며 2019 통영국제음악제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습니다.

통영 출신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이 마지막으로 완성한 세 작품 ‘화염 속의 천사’(1994), ‘에필로그’(1994), ‘오보에 콰르텟’(1994)이 모두 연주된 2019 통영국제음악제에서는 또한 콜로이드 음향(1961), 첼로와 하프를 위한 이중주(1984), 현악사중주 6번(1955), 교향곡 3번(1985), 유동(1964), 밤이여 나뉘어라(1980)와 초기 가곡 등 윤이상 작품이 집중적으로 연주됐기도 했고요, 또한 윤이상의 수제자이자 윤이상 못지않은 세계적인 작곡가이며 2019 통영국제음악제 상주 작곡가인 호소카와 도시오의 다양한 작품이 이번 통영국제음악제 기간에 연주됐고, 특히 일본 전통 가무극 노(能)를 대표하는 ‘후타리시즈카’를 오페라로 재창작한 ‘바다에서 온 여인’은 최근 한국 사회가 직면하기 시작한 난민 문제를 정면으로 다룬 작품이라는 점이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폐막공연에서는 알렉산더 리브라이히가 지휘한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가 베토벤 레오노레 서곡 3번과 더불어 바그너 오페라 ‘발퀴레’ 1막을 소프라노 서선영, 테너 김석철, 베이스 전승현이 협연한 콘서트 형식 무대로 찬사를 받았습니다.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윤이상 선생님의 타계일인 11월 3일을 기점으로 매년 첼로. 피아노, 바이올린 부문을 번갈아 개최하고 있으며, 2019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피아노 부문으로 진행됩니다.

한편,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는 국내 최초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가입 승인을 획득했고, 문화체육관광부 평가 1위(3회), 2014년 WFIMC 총회 유치 등 굵직한 성과를 거두며 세계 클래식 음악을 이끌 차세대 아티스트를 배출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전 세계 19개국 154명의 예선 참가자 중 27명이 본선에 진출하여 우승을 향해 경쟁하게 됩니다. 11월, 통영 바다에 울려 퍼질 열정적인 피아노 소리에 주목해주십시오.

   
 

Q. 이용민 본부장님은 재단 설립 초기부터 통영국제음악재단에서 일해 오셨고, 현재 TIMF 예술기획본부장으로서 계속 몸담고 계신데 TIMF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A. 네. 음악교사 시절을 거쳐 이곳에 몸을 담게 되었습니다. 통영, 고성 등 경남지역 음악교사를 지냈고요, 윤이상 선생을 주제로 교육대학원 논문을 쓰게 된 것이 인연이 돼 초창기부터 TIMF와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만만치 않았고요, 이념적 잣대 역시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심지어 제 어머니까지 윤이상 관련한 일을 한다는 얘기를 듣고 '빨갱이' 얘기를 꺼내실 정도였죠. 우리(통영국제음악재단)는 늘 같은 일을 하는데 사실 주변의 환경이 바뀌면서 냉탕과 온탕을 오갔다고 하면 될까요? 하지만 관객들의 꾸준한 관심은 이어졌고 전문가들의 호평도 큰 힘이 됐습니다.

통영국제음악당이 단지 연주 기능을 갖춘 음악당을 넘어 교육 기능, 나아가 좋은 음악을 듣고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주고 치유해 줬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세상은 많이 풍족해졌지만, 아직까지 클래식은 멀게 느껴지고, 어떤 면에서 요즘 대중문화들이 좋은 기능도 있지만 경박해지는 경향도 있잖아요? 클래식이 조금 접근하기 힘든 점도 있지만, 한 발짝 들여놓으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우리 어린이들, 청소년, 학생들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외면보다 내면을 강화해주고,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에서 좋은 음악을 들으며, 개인의 정신을 고양시킬 수 있으면 더없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통영국제음악제, 윤이상국제콩쿠르를 통하여, 아니, 언제라도, 음악당을 자주 찾고, 아름다운 계절에 클래식 음악을 조금씩 가까이 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심정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Q.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A. 2022년이면 통영국제음악제가 20주년을 맡게 됩니다. 이제 성년이 되는 만큼 뭔가 더 본격적인 음악제로서 내실을 튼튼히 하고 싶고, 통영국제음악당이 설립된 지 꽤 됐지만, 아직 찾아오시기에 그리 원활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에요.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통영까지의 자동차로 올 수 있는 거리는 많이 좁혀졌지만, 앞으로 KTX가 개통되면 더욱 편리할 것으로 보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윤이상 선생의 고향인 통영에서 선생의 음악을 즐길 수 있게 하고 차세대 음악인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것이 TIMF인만큼 시민들은 물론 전 세계인이 찾는 음악당, 윤이상 선생 같은 훌륭한 음악가를 배출할 수 있으면 더욱 좋겠지요.

또한 우리 TIMF는 학생들이 현장에 와서 음악가들과 함께 하는 '스쿨 콘서트' 등의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좋은 음악, 좋은 연주와 함께 교육을 통해 클래식 공연이 가진 대중성의 한계를 넘어서는 것 또한 저와 저희 재단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통영국제음악당을 찾으시고, 관심을 가져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에필로그

이용민 본부장님과의 인터뷰는 차분하면서도 따뜻하게 진행되었다. 음악교사를 한 경험이 있기에 그런지 교육 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계시고, 통영국제음악당은 클래식 음악의 산실이지만, 누구나 찾아와 아름다운 경관과 음악과 예술을 누릴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통영국제음악당을 처음 찾은 필자 역시 음악당을 둘러싼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에 매료되었다. 이런 아름다운 공간에서 꼭 좋은 연주를 듣고 싶다는 열망과 함께… 다음에는 연주를 들으러 꼭 와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윤이상 선생의 묘지에 참배도 하고, 통영이 예향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절감해보는 시간이었다. 통영국제음악당이 통영을 상징하고, 나아가, 세계적인 음악 애호가들이 찾는 아름다운 공연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영주 방송작가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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