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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초슈퍼예산’안, 올해는 법정시한 지킬까정당 간 입장차 달라 기한 내 처리 힘들 듯
정재형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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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11.04  15: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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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액 513조 5천억 원 편성

   
 

여야가 제20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를 마무리 지은 가운데 앞으로 가장 큰 이슈는 아무래도 내년도 예산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조국’ 이슈로 얼룩졌던 국감에 이어 예산 정국에서도 ‘강 대 강’ 대치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을 지킬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린다.

국회는 문재인 대통령의 시정연설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관련 공청회를 시작으로 정부가 제출한 ‘2020년도 예산안’ 심사에 돌입한다. 국회는 종합정책질의, 경제부처 예산 심사를 진행한데 이어 11월 5~6일에는 비경제부처 예산을 심사하고, 11일부터 예산 소위를 가동, 29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할 계획이다.

여야 충돌 불가피

정부가 제출한 ‘2020년도 예산안’은 2019년 예산에 이어 또다시 대한민국 역사상 최고액을 갱신했다.

‘2020년 예산안’은 총 513조 5000억 원 규모다. 역대 최고 규모였던 올해보다 43조 9000억 원(9.3%p) 증가한 액수다. 정치권은 선심성·땜질 예산이라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 보건복지·일자리 예산을 두고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역대 최고액 예산안 제출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우리 경제의 체질 개선, 세계 경기 하방성 확대 속 경기 활성화 등을 위해 불가피한 증액이라며 원안을 사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민주당이 ‘재정 중독’에 빠졌다며 이를 포퓰리즘·퍼주기 예산으로 규정하고 대폭 삭감 등 송곳 검증을 벼르고 있다.

보건복지 예산의 경우 160조 9972억 원 규모였던 올해보다 12.8% 증가한 181조 5703억 원으로 편성됐고, 일자리 예산은 올해(21조 2374억 원)보다 21.3% 증가한 25조 7697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여야가 소강상태에 놓인 남북 관계와 정부의 ‘한반도 운전자론’에 대한 시각차를 보이는 만큼 1조 2200억 원에 이르는 남북협력기금에 대한 여야 충돌도 예상된다. 남북기금은 올해보다 10.3% 늘었다. 이번 예산 국회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사실상 마지막 국회라는 점도 예산안 처리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내년 4월 15일로 불과 반년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국회가 겨울 휴지기에 들어감과 동시에 총선 준비에 나서야 하는 현역 의원들 입장에서는 예산 정국을 길게 끌어야 좋을 게 없다는 인식이 있다. 한편 국회는 회계연도 개시일 30일 전까지 본회의에서 정부의 예산안을 확정해야 한다. 즉 회계연도 개시일은 1월 1일이므로, 전년 12월 2일까지는 다음 해 예산안을 의결해야 한다. 만약 새해 예산안이 법정처리시한을 넘기고도 계속 미뤄져 다음 해 1월 1일까지도 처리되지 못할 경우, 정부는 올해 예산 집행액을 기준으로 ‘준예산’을 편성해 헌법기관 운영비, 인건비 등을 우선 지출할 수 있다.

준예산은 급여 등 경직성 경비만 집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국정운영은 사실상 마비되고 행정기능이 축소돼 국민 생활에도 상당한 불편을 초래한다. 다만 국회는 예산안 법정 시한은 종종 넘겼지만 단 한 번도 준예산을 집행한 적은 없다. 지난해의 경우 국회는 법정시한(12월 2일)을 6일 넘긴 12월 8일 새벽 예산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대통령 시정연설 후 각 정당 입장 달라

첨예한 대립은 지난 10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을 한 후 공식 입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문 대통령은 대외 충격의 큰 파도가 몰려오는 상황에서 내년도 예산안이 민생경제의 방파제,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마중물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제는 국회의 시간이다.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국민을 배신하는 국회가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만희 한국당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연설은 대통령이 여전히 독선적인 국정 운영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을 뿐”이라며 “두 달 이상 국정을 마비시키고 국민을 들끓게 만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지명과 임명 강행에 대해 책임 인정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유감 표현조차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불통과 아집으로

국정을 얽히게 한 반성과 사과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시정연설이 협치의 출발이 아닌 정쟁의 불씨가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범여권은 보수야당보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지만, 문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영국 정의당 원내 대변인은 “여러 대목에 동감하지만 몇몇 중요한 부분에서는 아직 대단히 미흡하다”며 “검찰개혁의 핵심으로 언급한 공수처 설치는 적극 찬성하지만, 사법개혁과 더불어 개혁의 양대 산맥인 정치개혁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논평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사회적 분열이 극심한 상황에서 성찰과 다짐보다 자화자찬과 희망에 강조점을 둔 점이 많이 아쉽다”며 “재정이 실효성 있게 쓰이도록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철저히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정숙 대안신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대통령은 국민의 공감을 사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며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국회는 앞으로 정부의 재정확장을 두고 여야의 팽팽한 힘겨루기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북협력 예산과 일자리 예산을 두고 여야의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남북협력 예산의 경우 여당은 문재인 정부가 강조해 온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추진을 위해 원안을 최대한 지킨다는 입장이지만,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은 이를 ‘대북 퍼주기’로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자리 예산 심사 역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여당은 과감한 재정 투입을 통해서라도 일자리 창출은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보수야당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바 있다.

   
 

기획재정부 국감에서 시각차 엿볼 수 있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10월 23일 기획재정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도 여야 간 시각차를 보였다. 야당에서는 확장적 재정 탓에 국가 부채가 늘어난다는 점을 비판한 반면, 여당은 경제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경제의 활력을 살리는 마중물 역할로 확장재정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의원은 국감에서 “경제정책 실패를 메꾸기 위해 재정지출 확대를 하고 있는데, 어제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에서)국가재정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어떤 근거로 말한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윤 의원은 이어 “많은 학자들, 전문가들, 야당들도 대한민국의 급속한 고령화, 저출산으로 급격하게 복지비용이 확대되는 것을 볼 때 국가재정건전성을 어떻게 지킬지 걱정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도 “IMF 총재가 대한민국 정부가 당장은 재정확대를 해야 하지만 재정여력이 빨리 고갈돼서 중장기적으로는 머지 않아 재정건전성 위기가 오니까 증세하든지 덜 써야 한다고 했다”면서 “앞으로는 재정건전성이 급격히 안 좋아진다는데, 이 정부는 증세 등 아무것도 안하는데 무엇을 준비하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반면 여당은 확장재정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정우 의원은 “정책입안자 입장에서 보면 저금리 기조로 봐서 여력이 없고 통화유통 속도가 낮은 상황에서 결국 재정정책밖에 없다”며 “야당도 일부 동의하고 있다. 규모에 관해서 야당 이견이 있으나, (GDP대비)국가채무비율이 40%가 안 되는 등 이런 측면에서 적정하게 예산이 편성됐다”고 말했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도 “정부가 경기하방 리스크에 대해 총력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IMF 등도 확장적 재정정책을 쓰라고 얘기를 하고, 파이낸셜타임스는 독일 예를 들면서 최근에 독일이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데 한국의 확장재정정책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내년 예산을 긴축기조로 가면서 축소로 갈 것인지, 세입여건이 어렵지만 확장으로 가서 성장을 높임으로써 조세수입이 늘어나는 선순환으로 가는 게 맞는지 판단해 후자로 가는 걸로 했다”고 말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제작한 ‘민부론(民富論) 팩트체크’ 자료를 둘러싸고 여야 간 거센 논쟁도 벌어졌다. 기재부가 민부론에 대한 내부 분석 자료를 제출하길 거부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한국당에선 팩트체크 자료를 기재부가 작성한 것으로 의심하면서 자료제출을 요구했다. 한국당 김광림 의원은 “민부론이 소득주도성장을 부정하고 그런 게 아니다. 이 정부가 잘못했던 것 하나, 과거 정부의 잘못 하나로 해서 미래로 나아가는 방향이다”며 “우리도 (여당일 때)민주당에서 자료를 주라고 하면 다 줬다. 자구 하나, 숨소리까지 표현했지만 (자료가)똑같은지 아닌지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추경호 의원은 문성유 기재부 기획조정실장을 증인석으로 불러내 “민주당에게 보낸 자료하고, 팩트체크 자료하고 내용이 동일하지 않느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여당에선 당정협의 틀 속에서 제공했기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조정식 의원은 “기재부가 사실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자료를 만든 건 당연한 책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 여당은 당정협의를 하도록 되어 있는데, 기재부가 만든 자료에 대해 여당 측에서 통상적인 당정협의 틀 속에서 여당이 요청해서 제공받은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김정우 의원은 “민부론 관련한 팩트체크 문건은 정부나 기재부에서 만든 것이 아니고 민주당에서 만들어서 각 의원실에 배포한 게 맞다”며 “기재부가 만들어서 여당이 요구해서 줬다는 게 성립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지난 10월 22일)에서 왜곡된 통계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당 홍일표 의원은 “대통령이 시정연설에서 고용이 좋아졌다고 했는데, 일자리 통계를 연령별 산업별 생산성별로 살펴보면 질적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만 따로 보면 취업자수는 전년보다 증가했고, 청년인구가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의미 있는 성과라고 보여진다”면서도 “고용의 질이 숙박 및 음식점업이 늘어났고, 제조업 청년취업자는 2만 명 이상 줄었다. 이 부분은 그렇게 질적으로 볼 때 자랑할 만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청년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있는 것에 대해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고, 질 좋은 자리로 만들어질 수 있도록 노력을 좀 더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재형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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