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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가인가일] “노래는 나의 인생”제2의 고향 통영에서 ‘노래’로 사랑 전해
김영주 방송작가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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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6  13:4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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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략) 그 모든 욕망들이 시뻘겋게 타오르고 새카만 재로 소멸하는 그날까지 불타지 않는 것은 오로지 노래뿐이라네 정말이지 그러했겠네 노래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생의 완벽을 꿈도 꾸지 못했으리.”

- 심보선의 詩 ‘노래가 아니었다면’ 중에서

여기, 한 남자가 있다. 노래를 만들고, 노래를 부르고, 노래를 전하고, 노래를 나누는 사람. 그런 가인가일(歌引歌日, 57)이라는 가수가 고향도 아닌 타향살이, 정확히 통영 살이를 하면서, 통영 죽림에서 ‘창너머바다’라는 라이브 카페를 하면서 도시의 음유시인처럼 산다.

그 옆에는 역시 가영미영(歌映美映, 50)이라는 옆 지기가 있다.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로 만난 인연. 두 사람은 늘 붙어 다닌다. 옆 지기만 있으면 힘이 난다는 가인가일은 어쿠스틱 포크 음악만 고집하다가 최근 트로트 곡을 발표했다. ‘춘자야 사랑해’. ‘춘자’는 아내 가영미영 씨를 일컫는 말. 노래 사랑, 통영 사랑은 물론 아내 사랑도 일등인 가인가일 씨를 만나봤다.

Q. 안녕하세요? 요즘 근황이 어떻게 되시나요?

A. 늘 그렇듯이 음악을 통한 세상과의 소통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작곡과 편곡을 하고, 외부 공연을 나가기도 하고, 재능기부 활동을 통해 나눔도 하고, 트럭 몰고 버스킹도 하고요.

최근에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면서 제 인생 첫 트로트 곡 ‘춘자야 사랑해’를 발표해서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38년여를 라이브 무대에서 어쿠스틱 포크음악만 고집하다 최근 트로트 곡을 발표했습니다. ‘춘자야 사랑해’의 춘자는 아내(가수 가영미영)인데, ‘미영아 사랑해’보다는 좀 강렬한 제목으로 가사를 만들었습니다.

Q. 통영 지역에서는 꽤 이름 있는 가수로, 각종 행사나 기획 무대를 많이 마련하시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통영에 정착하게 되셨나요?

A. 10여 년 전 통영으로 여행을 왔다가, 지금까지도 여행 중(?)입니다. 그냥 눌러 앉았죠. 아시겠지만 통영의 곳곳이 그림이고, 스치는 바람도 예술이 되는 곳이 바로 통영입니다. 이런 곳에 정착을 하게 된 건 어쩌면 당연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와 예술의 도시가 통영인데 예술 하는 사람으로서 통영을 더 많이 알리고, 통영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한 무대를 만드는 것은 언제나 기쁘게 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하죠. 저나 아내에게 통영은 축복이고, 선물입니다.

   
 

Q. 지금 제가 와 있는 라이브 카페 ‘창너머바다’, 꽤 넓은 공간인데요, 그러면 통영에 오시자마자 이 카페를 운영하시며 여러 무대를 마련하고 계시나요? 카페 운영과, 연주 무대 등 활동 내용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세요.

A. 네, 우리의 베이스캠프이자 음악창고가 바로 여기 ‘창너머바다’ 라이브 카페입니다. 이곳에서 음악 활동의 전반적인 작업을 기획하고, 창작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통영의 유일한 정통 라이브 카페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고요. 이곳에서 저와 같이 오랫동안 음악을 했던 선배 후배 동료 친구들인 70~80시대의 레전드로 당대를 주름잡던 그룹사운드와 가수들을 초대하여 통영과 함께하는 콘서트,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 시대의 최고의 가수들이지만 처음 통영에 와본다는 분들도 많더라고요. 통영 알리기와 통영 문화를 전달하는 그런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음악 하신 지는 얼마나 됐나요? 음악 말고 다른 일을 한 경험은 있으신가요?

A. 오로지 한 우물, 어쩌면 외골수로 살았죠(웃음). 음악 생활은 거의 40여 년 가까이 됩니다. 언더그라운드에서 음악 활동을 하면서 오랫동안 대학에서 실용음악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사실, 다른 일은 생각해보지도 못했고, 할 수 있는 일도 별로 없기도 해요.

Q. 선생님이 추구하는 음악세계는? 싱어송라이터로서, 곡을 쓰는 게 재밌습니까? 노래를 하는 게 더 좋으신가요?,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

A. 노래 부르는 것도 좋지만, 곡을 만드는 게 더 재밌습니다. 곡 만들 때 그러니까 골방에 박혀서 작업할 때가 어찌 보면 가장 행복한 시간일 수 있겠네요. 무에서 유를 만드는, 내가 만들고 추구하고 싶은 음악을 만드는 이 일이 가장 좋고, 또한 내가 만든 곡을 가지고

무대에 설 때 역시 관객과 호흡할 수 있어서 좋고요….

음악은 나의 인생이자 벗이고, 뭐 그렇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그 점이 정말 즐겁고 행복한 일입니다.

제일 좋아하는 제 노래는, 사실 다 애정이 있고, 애착이 가지만, 최근 발표한 ‘통영 가는 길’ ‘통영 연가‘ 등이죠, 통영 노래 음반 수록곡들입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닌 건데 음악인이 본인의 음악으로 이 아름다운 통영을 노래하는 것은 아주 자랑스럽고, 또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번에 발표하신 ‘춘자야 사랑해’도 있잖아요? 은근히 아내분께 고백하시는 곡 같은데… 두 분은 어떻게 만났는지요? 두 분의 만남과 love story를 들려주시죠.

A. 음악을 통해 만나게 되었는데 스승과 제자로 시작한 만남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되는 인연으로 함께 하게 된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할 수밖에 없는 필연이라고 할까요? 이 사람이라면 일생을 같이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죠. 무엇이든 어디든요. 그래서 아직까지도 꼭 붙어 다닙니다.

Q. 선생님 인생에서 음악이란? 그리고, 인생의 동반자이자, 음악 인생으로서 철학이 있다면?

A. 제 인생에 있어서 음악은 ‘숨’ ‘생명’ 같은 거죠. 깊은 산속 이름 없는 무명초도 이름이 무명초지만 자기의 삶을 다하고 조용히 사라지는 것처럼, 제 삶에서 사라질 때까지 이름 없이 다해야 할 일이 음악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가끔 힘들고 외롭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는 것 같아요. 앞으로 계속할 거고요.

Q. 통영은 많은 예술가를 배출한 예향이다. 타 지역 사람들도 통영을 동경하고, 통영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도 있는데… 통영에 살아오면서 느꼈던 점. 통영에서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A. 막연한 동경과 직접 사는 것 하고는 너무나 다릅니다. 10여 년을 살아온 지금도 이곳은 출신 지역이 다르니 상당히 배타적이고 삶을 소통으로 영위하기에는 너무나 힘든 곳입니다. 또한 예술인에 대한 편견도 지나칠 정도로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곳이죠. 어쩌면 그렇기 때문에 제가 할 일이 더 많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예술인은 돈보다 삶 자체가 그저 예술에만 관심과 집중하죠. 통영이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었으면 합니다. 눈에 보이는 산과 바다 하늘과 섬들이 다 제 것인데 다 제 것으로 감성을 채울 수 있는데 그것으로 악상과 감각을 완성해 가기에 좋은 곳이 되어 주기를 소망해 봅니다.

   
 

Q. 그동안 음악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 보람된 점은?

A. ‘무명의 설움’이라고 할까요? 어찌 보면 그게 가장 큰 데요, 한편으로는 무명이기에 더 자유로운 작품 활동이 가능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많은 가수들에게 곡을 주고 레슨을 하고, 제자들이 한쪽 손에 복숭아 한 박스 들고 올 때 집사람이 가장 좋아하고요, 저도 큰 보람을 느낍니다.

요즘 제자와 스승의 위치가 접점 찾기가 어려운 시대 아닌가 싶어요. 물질 만능주의에 워낙 치우쳐 있다 보니 스승의 자리나 제자의 관계가 한두 달, 한두 해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안타깝죠.

Q.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를 말씀해주세요.

A. 결국 곡 만드는 일이죠. 편곡하는 일도 계속할 거고요. 이상하게 꼭 돈 없는 가수들만 절 찾아와요. 물론 무명 작곡가이니까 그렇겠지만 들어보면 안타까운 사연들이 참 많습니다. 저도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가수 데뷔하고 음반 만들어 재능을 보여주고 싶은 예비 가수들을 만나면 가능하면 돈보다 더 귀한 인성을 봅니다. 돈보다 더 활동할 수 있도록 음반 제작도 실비로 해주고 있죠.

저와 집사람 가영미영이 ‘트럭 버스커’잖아요? 요즘은 천안 지역을 중심으로 충남과 전북 지역까지 트럭 몰고 다니며 버스킹을 합니다. 쏠쏠한 재미가 있어요.

Q. 못다 한 이야기가 있다면 한 말씀.

A. 음악 하는 동안 음악은 사랑하는 사람과 속삭이듯이 막 뜨겁고 행복한 이야기들을 밤새 늘어놓는 기분입니다. 때로는 고단하고 고달픈 삶 속에서 우리네 삶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옮겨 쉼 없이 여러분들과 속삭일 수 있는 그런 음악 인생, 라이프 스타일로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고맙습니다.

라이브카페 ‘창너머바다’ (055-644-8686)

에필로그

굵은 선에 예술가의 포스를 그대로 지닌 가인가일 씨가 은근히 접근하기 힘든 인상이었는데, 두 어 시간 이야기를 나누고 보니 그 속은 매우 섬세하고, 고운 심성이 그대로 느껴져 왔다. 함께 음악 하는 동반자가 있기에 그의 음악 인생이 그리 외로워 보이지는 않았다. 다만, 타향에서 10여 년 살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도 그저 묵묵히 자신의 음악과 인생을 갈고닦으며 곡을 쓰고 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이 흡사 노래하는 음유시인 같은 인상으로 박혔다. 계속 솟아나는 샘물처럼, 통영 사람들에게, 관객에게 사랑과 인생을 노래하는 따뜻한 음악가로서 살아가기를 응원한다.

김영주 방송작가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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