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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모델 김주화] “BTS를 키운 모태는 바로 부모세대의 끼와 열정이다”
박관식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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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05  14:3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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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 (주방에서 테이블로 나오며) 야! 여기가 니들 사무실이냐? 주문들은 안 할 거야? 매상에 신경 좀 써야 하는 거 아냐? 친구라면서 도움이 안 돼요, 안 돼!
진숙: 야! 넌 우리가 친구로 보이냐, 돈으로 보이냐?
용성: 여기선 다들 개들로 보인다! 암캐들 월월~. (허리 숙여 특유의 엉덩이 흔들며 개 흉내를 낸다)지원이 아직 연락 없는 거야? 오늘 지원이 오면 무조건 공짜다, 공짜!
선자: (용성 쳐다보며 기막히다는 표정으로) 야, 인간아! 당신이 사장이야? 그리고 왜 하필 지원이야? (의심의 감정으로) 혹시 지원이하고 뭐 있어?
용성: (과장된 몸짓으로 더듬거리며) 이~ 있긴 개~개뿔이 이~있다고~고 해… 뭔 마~말을 못해요.
선자: (찬바람이 일며) 저 봐, 저 봐, 말을 제대로 못 하는 걸 보니 뭐가 있긴 있구만. (모두들 숨죽여 키득거린다)

   
 

이는 지난해 12월 27~28일 대학로 문화공간엘림홀에서 공연한 연극 <58주점>에 나오는 한 대사이다.

이 작품은 58년 개띠들의 회갑 잔치처럼 흥행은 물론 차기 앵콜 공연과 러브콜을 받은 한국시니어스타협회의 장기봉 총감독이 연출했다.

이 연극은 종로노인종합복지관(관장 정관 스님)이 지난 7월 1일 개최한 ‘제3회 서울시니어연극제’에도 참가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제3회 서울시니어연극제’에 참가한 연극 <58주점>에서 선자 역을 맡은 시니어 모델 겸 배우인 김주화 씨를 만나 보았다.

연극 <58주점>에서 연기

“58년 개띠생들은 대한민국 건국 후 전무후무한 출생 베이비부머 세대의 기둥으로 독재와 저항하며 신문화를 창출하고, 중동건설의 신화로 산업발전의 토대를 일군 주인공들이지요. 현재 대한민국 인구의 1/5 가까이 차지하면서도 샌드위치 세대로 주목받지 못하는 세대, 그러나 어느 세대보다 아직도 열정이 넘쳐 낭만을 알고 멋도 아는 그런 세대이지요. 지금 그들의 혈통을 이어받은 다음 세대들이 신(新)한류를 만들어 가고 있지 않습니까?”

김주화 씨는 비록 자신은 58년 개띠 나이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그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면서 58년생들의 우수(憂愁)와 고충(苦衷)을 간접 경험해 많이 이해하고 존경하게 됐다고 술회했다.

그녀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맡은 <58주점>의 첫 번째 역할은 지원 역이었다. 삼청교육대 후유증으로 생을 마감한 태호의 미망인으로 왜소하고 몸과 마음이 허약한 역으로 비중이 크지 않았으나 연극의 정신적인 흐름이어서 꽤나 긴장하여 연기했다.

김주화 씨는 “시니어모델 활동을 한 지 얼마 안 된 데다 한국시니어스타협회에서 처음으로 기획한 연극에 참여해 행복했다”며 “내 기억의 명장면은 추억을 소환하는 우리 세대의 음악들과 그야말로 연극 제목처럼 58년생들의 애환과 암울했던 시대적인 배경과 그네들의 삶이 녹아나는 장면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 준비도 무대 올리기 전 두 달여 일주일에 2번 정도만 한 거라서 미흡하기도 했으나 연극에 임하는 모든 분이 처음으로 시니어들끼리 준비한 거라서 뿌듯했다”며 “그럼에도 관객들이 빈틈없이 자리를 가득 채워 열렬히 웃음과 박수를 주신 데 감동했다. 이 기회를 빌어 연극에 참여하게 해주신 장기봉 감독님과 김선 대표님께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두 번째 무대에서는 역할을 바꿔 연기했다. 엉뚱하고 유머러스한 주인공 태용성의 배우자 선자 역을 맡았는데, 동창 부부로서 주체하지 못하는 성격을 친구들 앞에서 면박을 주고 쟁반으로 내리치는 등 임팩트 있는 역할로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다. 그때 기꺼이 쟁반으로 맞아준 태용성 선배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고….

김주화 씨는 “연기지도는 배우 이경영 선생님에게 열심히 지도받고 있는데 연기는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거 같다. 연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며 “시니어 모델 워킹의 활동 연기는 어떻게 할 수 있는데 감정이 들어가고 그 배역에 몰입되어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 <58주점> 출연 배우들과 함께

처음에 반대했던 가족 적극 지원

가정주부가 난데없이 시니어 모델을 하고 연극까지 하자남편의 반응은 처음부터 응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녀는 “노래를 잘하지는 못하지만 어려서부터 노래를 좋아해 중학교 동창들끼리 모여 음악 밴드 보컬을 맡은 데다 시니어 모델까지 한다니까 의아해하면서 싫은 눈치였지만 내가 하는 모든 것에 대한 믿음이 있기에 지금은 응원을 많이 해줘서 너무 고맙다”며 “대기업에 다니던 남편도 명예퇴직으로 쉬고 있다가 지금은 가정에 보탬이 되려고 불철주야 힘든 일을 하는 게 안쓰럽고 감사하다”고 고백했다.

특히 믿음직한 아들(홍일)과 귀여운 아들(지우), 사랑스러운 며느리(은혜)가 그녀의 열렬한 지원군으로 그녀가 하는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응원해 줘서 든든하다고….

김주화 씨는 잠시 고민하는 듯하더니 에피소드를 전해 주었다.

어느 날 문득 음악 밴드로 활동하면서 가족과 지인을 초대해 공연하던 중 무대에서 돌발 행동을 했다. 초대된 날이 때마침 큰아들의 생일이어서 밴드를 소개하고 축하의 메시지를 전하며 할 말을 이어가다가 아들의 여자 친구(현재의 며느리)에게 엄마가 아들 대신 먼저 프러포즈를 한 것이다.

그녀가 먼저 서두른 것은 며느리로 빨리 맞이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고…. 그 당시 부부는 우연한 기회에 재미 삼아 타로점을 봤다. 부부 것을 보려다가 아들이 쇼핑몰을 시작한 즈음이라서 아들 것도 보게 됐다고 한다.

그런데 아들은 결혼을 성공한 후에 하려고 생각하지도 않고 있을 때라 타로점주는 부모가 서둘러서 결혼시켜야 한다고 충고했다. 둘이 아주 금슬도 좋아 서로 아끼면서 살고, 때를 늦추면 돈을 못 벌어서가 아니고 36살까지 결혼 운이 없다고 해서 그냥 지나치기에는 조금 꺼림칙했다.

그런 것을 믿지 않는 그녀였지만 그 말이 왠지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때마침 공연을 핑계 삼아 먼저 프러포즈를 한 것이다. 그야말로 소설이나 영화 속 이야기처럼 감동적이다.

   
▲ 유지영 디자이너와 함께

누가 이 세상에 목에다 힘을 잔뜩 주고 버텨야 할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먼저 결혼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을까. 실로 대단한 용기이다.

결국 그녀가 음악 밴드로 활동함으로써 그런 지혜와 함께 용기와 배짱이 태동된 것이 아닐까. 만약 전업주부로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었더라면 여느 시어머니들처럼 소심하게 행동했을 것이다.

김주화 씨는 미래의 며느리에게 “은혜야, 공연 축하해 줘서 고맙다. 너에게 할 말이 있는데, 우리 집의 며느리가 되어 우리에게 국수 먹여줄 거지? 하고 물어보자 긍정적인 반응을 보여 날아갈 듯이 기뻤다”며 “그 후에 아들은 제주로 놀러가 반지로 프러포즈해서 지금은 서로서로 배려하고 행복하게 잘살고 있어 너무 고맙다”고 활짝 웃었다.

지금 아들 부부는 사업도 잘하고 있다. 김주화 씨의 선견지명이 통한 것이다. 아들은 오버핏 전문 회사 애즈클로(ASCLO), 며느리는 위드모먼트(WITH MOMENT)를 운영하면서 본인들이 직접 모델로 활동하며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주화 씨는 “귀여운 손주 유온이도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데 며칠 전 두 번째 손주가 곧 생긴다는 말을 들었다”며 “요즘은 아이를 갖지 않는 세대들이 많아 걱정들을 많이 하는데 우리 아들과 며느리는 애국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 기특하고 예뻤다”고 자랑했다.

활동하면서 우울증 못 느껴

   
▲ 제1회 메이퀸 선발대회에서

김주화 씨는 스스로 연예인의 꿈을 꾼 적은 추호도 없었다. 다만 같은 세대 가수들을 보면서 부러운 적은 있었다고 한다.

그녀는 “평소에 사진 찍기를 좋아하고, 주위에서 말하길 패션 감각이 있어 그만하면 해볼 만하다고 권하기는 했다”며 “나름대로 60살이 되면 시니어모델을 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은 했지만 내가 직접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시니어모델은 60살이 넘어야 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고 전했다.

시니어모델과 인연이 있었는지 오래 다니던 직장생활을 그만두었을 때 우연히 친구의 추천으로 등록했다. 곧바로 첫무대를 워커힐 호텔에서 한복패션쇼를 하고 <58주점> 연극을 했다.

그 후 3·1절 100주년 기념 <영조의 환생> 무대에도 서고, 몇 번의 지상파 출연도 했다. 얼마 전에는 한복모델대회 본선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메이퀸 선발대회에 참석해 샤인상을 받아 추억 속의 한 페이지로 남겼다.

김주화 씨는 열심히 워킹 연습을 하면서 그토록 바라던 한복이 아닌 일반 디자이너의 옷으로 10월 5일 강남에서 <유지영 패션쇼>를 준비 중이다.

현재 시니어모델은 여러 전문업체에서 많은 이들이 활동하고 있다. 그녀는 그 중에서도 여러 면에서 강점이 많고 성실한 한국시니어스타협회를 적극 추천한다.

끝으로 김주화 씨는 “지금은 시니어가 활동할 수 있는 무대는 무궁무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BTS를 키운 모태가 바로 우리 부모세대의 끼와 열정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누구나 할 수 있다. 꿈이 있었다면 늦지 않으니 지금 당장 도전해 보시라”고 권유했다.

더불어 “우리 나이 때는 우울증이 올 수 있는데 시니어모델 활동을 통해 무대에 서보니 작은 떨림과 긴장감도 있지만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희열을 느끼며 우울증은 멀리 사라졌다”고 강조했다.

박관식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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