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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갤러리 구자민 대표] “네 인생을 디자인하라”자유롭게 예술 논하는 사랑방으로 꾸며갈 것
김영주(방송작가)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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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6.28  16: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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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필자가 처음 PD로 만났던 구자민 대표. 웃는 얼굴에 개구쟁이 같은 표정의 구자민 대표는 오십을 넘은 나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동안에 생각도 젊다. 지인 화가의 초대전에 갔다가 몇 년 전 PD였던 그가 일명 목예단길(목4동 구구갤러리 앞길)을 지키는 골목대장이자, 목동 한 골목길의 주택을 개조한 예쁜 갤러리 대표를 맡고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신선했다. 문화게릴라처럼, 보다 많은 사람이 문화와 예술을 친근하고 가까이 접할 수 있게, 구구갤러리를 찾는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예술을 논하고, 감상하고, 작업을 선보이는 장이자, 사랑방으로 꾸며 갈 것이라는 당찬 포부. 작열하는 태양만큼이나 활기찬 하루를 보내고 있는 그를 싱그러운 초여름 맑게 갠 어느 날 만났다.

Q. 안녕하세요? 언제부터 PD는 접고 갤러리를 열게 되셨는지?

A. 하하, 놀라셨죠? 1995년 케이블 TV 개국 때 Ch36 드라마 전문 채널 <제일 방송>에서 일을 시작했지요. 나중에 MBC 드라마 넷으로 변경되어 1999년까지 근무했고, 1999년에 독립 프로덕션으로 개인 사업자 대표로 계속 PD일은 해왔습니다. 지금 홈쇼핑 관련 영상과 메니지먼트 사업은 계속하고 있습니다.

Q. 현재 구구갤러리 대표이자, 홈쇼핑, 구구엔터테인먼트 등 몇 가지 일을 병행하고 있는데… 하나씩 소개해주신다면?

A. 먼저 현재 구구엔터테인먼트 대표입니다. 구구엔터테인먼트는 1999년 독립 프로덕션 이름이 구구엔터테인먼트로 시작해서 현재까지 회사명으로 쓰면서 계속하고 있습니다. 2005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MBC 플러스 제작 PD로 근무하다가 독립해서 MBC 게임과 MBC 드라마 넷 프로그램을 외주로 납품했었습니다(주요 프로그램: 씨네+1, 가요천하, 할리우드 리포트 등).

외주제작사도 점점 과열이 되고 해서 홈 쇼핑에 눈을 돌렸죠. 고부가 영상인 홈쇼핑 자료화면 영상작업으로 방향을 선회해서 다양한 상품의 영상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대략 1000여 개 (한삼인/차앤박/보디 피트 - 론칭 영상) 정도 했다면 정말 많이 했죠?

그리고 이제 오늘 주로 얘기하려는 ‘구구갤러리’ 대표가 현재 제 대표 프로필이라고 할 수 있죠.

   
 

Q. 갤러리이자, 사무실 공간이 함께 있는 이 건물이 참 예쁜데요, 갤러리를 시작하게 되신 계기가 있나요?

A. 새 사옥을 찾던 중 이 건물을 발견했지요. 엔터테인먼트와 홈쇼핑을 병행하면서 뭔가 할 만한 게 있을까 고민 했습니다. 막연히 ‘문화운동’이 좋겠다, 한적하면서도 여유를 가지고, 사부작사부작할 수 있는 복합공간이 어떨까 싶었습니다. 리모델링에 신경을 좀 썼죠. 2층 공간이 꽤 넓은 편이고, 어떻게 이용할까 하다가 갤러리가 어떨까 싶었고, 전문 갤러리 시설에 과감하게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Q. 갤러리 개관은 작년 5월로 알고 있습니다. 약 1년이 좀 넘었는데 그동안 많은 작가가 이곳에서 전시를 하셨죠? 그간 특히 기억에 남는 전시가 있다면 소개해주시죠.

A. 항상 전시할 때마다 그 작가만의 고유한 개성이 있지요. 그중에서도 물고기로 꿈과 생명력을 표현하는 화담(Hwa Dam) 작가, 주산지의 붉은 꽃잎을 표현하는 원초적이면서 운치 있는 장태묵 작가, 종이박스로 그리는 사랑의 표현을 하는 김형길 작가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Q. 왜 기억에 남는 여자 작가는 없나요?

A. (웃음) 하하. 제가 남자다 보니 그런지 남자 작품에 더 감정이입이 잘 되는 것 같아요. 남자지만, 심성이 고운, 따뜻하고 아름다운 그런 작품에 눈길이 가고, 뭐 그렇습니다. 하하, 저 로맨틱하지 않나요?

Q. 최근에 본격적으로 갤러리스트이자, 화상으로 본격 미술 시장에 뛰어드신 걸로 아는데… 어떤가요? 갤러리를 운영하면서 느낀 최근 한국의 미술시장이랄까? 미술계의 현주소를 말씀해주신다면?

A. 일 년가량 지켜보다 보니까 한국미술시장은 정체를 넘어 후퇴하고 있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이제 이대로 멈춰 서는 안 된다, 싶고요. BTS 보세요, 얼마나 멋집니까? 우리 가요는 세계 속에 우뚝 섰는데, 대중예술이 전 세계를 휘어잡듯, 순수 예술도 이제 나설 시간이다,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우리 민족은 역사 문화적으로 돌이켜볼 때 참으로 문화적으로 우수한 유전자를 지녔다고 봅니다. 하지만, 어떻게 된 게 너무 닫혀있어요. 폐쇄적, 수동적, 소수 위주의 시장을 버려야 한다고 봅니다. 보다 진취적으로 버릴 것은 버리고, 새로운 것을 추구하면서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묻어져 있는 것을 캐내어 다지고, 뻗어가야 하는 것이지요.

Q. 이미 문화·예술계의 선두주자로서의 반열에 끼어드셨다고 보이는데, 구구갤러리가 표방하고 있는 전시 방향과 목적은 무엇인가요?

A. 감히 우리 구구갤러리가 미술 운동의 발화점이 되었으면 합니다. 구구갤러리를 중심으로 하는 문화게릴라 집단이 형성되어, 성실하고 실력 있는 좋은 아티스트들을 발굴하고, 아티스트들이 언제라도 들러서 의견을 나누고, 자기 색깔을 뿜어내는 휴식처이자, 사랑방이 되었으면 합니다. 꼭 아티스트가 아니어도 됩니다. 문화와 예술의 향기를 함께 맡고, 누리고, 향유하고자 하는 누구라도 환영합니다. 그렇게 도란도란 함께 하면서, 실력 있는 스타작가가 배출되고, 매니지먼트해주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시 방향에 있어서는 작가 각자의 역량을 맘껏 발휘하게 하고, 감상자에게는 마음을 정화시켜주고, 즐거움과 감흥을 주는 ‘미술의 순기능’에 역점을 둔 작품을 위주로 전시하고 싶습니다.

   
 

Q. 동네 미술관이라고 할까요? 인사동이나 갤러리 밀집 지역이 아니지만, 언제라도 들를 수 있는 미술관으로, 양천지역의 문화발전에도 이바지하고 계십니다. 이와 관련해서 한 말씀해주시죠. 오는 8월에 ‘양천 목예단길 초대전’이 있다고 하던데?

A. 제가 운이 좋은가 봐요. ‘목예단길’은 구구갤러리가 문화 불모지인 주택가 한가운데 갤러리를 만들어 개관 후, 지난해 5월부터 중견화가들 초대전을 잇달아 전시하면서 입에 오르내리게 된 이름입니다. 조금은 낙후된 듯한 주택가에 목동 예술 단체들이 하나 둘 모여들어 목 4 동 일대를 예술거리 길로 조성하고자 하는 미술 움직임이 ‘목예단길’이 되었죠. 지난해는 열세 명의 작가가 참여했는데요, 올해도 8월 1일부터 14일까지 양천구 목동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모여 작품을 선보이게 됩니다. 특히 이 초대전은 동양화에서 서양화, 구상에서 비구상까지 작가 각자의 개성이 물씬 묻어나는 다채로운 전시가 특징입니다.

Q. 스스로 직업이 몇 가지라고 소개하기도 하고, 팔방미인이신데 삶의 모토랄까, 좌우명이 있다면?

A. “Honesty is the best policy”, 정직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실만이 가장 강력한 무기가 아닐까요?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나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당당하게 살자”가 제 좌우명입니다. 그렇다고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하면 안 되겠지요. 최대한 남을 존중하고, 스스로에게 당당한, 그런 삶이면 좋지 않을까요?

Q. 구 대표님을 보면 청소년기, 청년기를 방황하지 않고 잘 살아오신 것 같은, 천진한 개구쟁이 같아요. 청년 같은 분위기가 있으신데… 비결이 뭔가요? 오늘을 살아가는 학생과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A. 요즘 학생들, 청년들이 참 똑똑한데 좀 패기가 없지요. ‘무슨 직업이 편하고, 안정적일까?’가 아니라 ‘나는 어떤 것이 좋은가?’를 찾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남들에게 의존하는 삶이 아니라, 나의 삶을 살고, ‘맹목적인’ 공부는 하지 마라, 공부보다는 ‘자기 철학’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생이 얼마나 하고 싶고, 생각할게 많은 가요? 인생관, 결혼관, 우주관, 우정관, 사업관… 저마다의 가치관을 고민하고, 정립해 가다 보면 길이 보일 겁니다. 생각이 잘 정리가 안 되면 일단 부딪혀 보고, 깨져 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실수도, 실패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기 것을 찾게 되지요. 자기가 하고 싶을 것을 찾았으면 GO, GO!!입니다.

무조건 고속도로를 달릴 수는 없겠지만, 넘어지고, 깨지다 보면 여유 있게 당당한 걸음을 내딛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파이팅입니다!

Q.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말, 앞으로의 계획은?

A. 갈수록 세상은 물질만능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 아니죠. 돈은 없으면 불편하고, 꼭 필요한 것이지만, 무조건 돈을 좇다 보면 돈의 노예가 되고 말 거예요. 돈 갖고 무덤에 갈 수 없잖아요? 돈에 의존하지 말고 돈을 부리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렇게 노력해왔고, 노력할 것입니다. ‘문화’가 없는 나라는 미래도 없습니다. 김구 선생님도 그렇게 말씀하셨죠. “문화가 강성한 나라가 돼야 한다”라고. 예술과 철학이 있고, 자기다운 삶을 살 수 있으면 그게 최고 아닐까요?

구구갤러리가 그런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미약하나마 조력자가 되어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모든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이웃들의 벗이 되는 게 저의 목표이자, 계획입니다.

   
 

에필로그

당장 먹고살기도 힘든데 예술이 뭐야?라고 하면 할 말 없다. 하지만, PD로서 사업가로서, 자기 사업을 하면서 문화운동과 예술가 지원 등, 문화 게릴라로 변신하면서 아티스트와 이웃과 함께 소통하고, 교류하고자 하는 구자민 대표를 보니 유쾌한 에네르기가 솟아난다. 하루하루 살아가는 일상이 팍팍하고 녹슬어간다면 잠시 갤러리를 찾아보자. 꼭 목예단길이 아니라도 좋다. 문화와 예술이 있고, 철학이 있는 삶, 우리는 문화적 우수한 인자를 지닌 족속 아니었던가? 어차피 살아가야 할 인생이라면 보다 즐겁게 아름답게, 자신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삶을 살고 싶지 않은가?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고 했지만 짧은 인생, 예술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지 않을까?

김영주(방송작가)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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