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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꽃처럼 예쁜 섬 ‘국화도’
글·사진 임윤식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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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13  11:3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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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섬과 부속섬인 매박섬과 도지섬 간 썰물 때 바닷길 열려
해안둘레길과 능선숲마을문화길 트레킹 약 2~3시간 소요

   
▲ 매박섬-밀물 때.

경기도 화성시 앞바다의 작은 섬 ‘국화도’. 행정구역은 경기도인데 배편은 충남 당진 장고항에서 제일 가깝다. 화성시 궁평항에서는 13km(배로 약 40여 분 소요), 당진시 장고항에서는 3km 떨어져 있다.

필자가 다니는 산악회 산우들과 국화도를 찾았다. 이름이 좋아 전부터 꼭 가보고 싶었던 섬인데 이제야 찾게 됐다.

국화도는 본섬인 국화도 이외에도 부속섬으로 무인도인 북쪽의 매박섬과 남쪽의 도지섬이 형제처럼 붙어 있다. 이들 새끼 섬들은 만조 때는 독립된 섬으로 있다가 썰물이 되면 바닷물이 빠져 걸어서 건너갈 수 있다. ‘모세의 기적’이 이곳에서도 일어나는 것이다.

섬에 도착하자마자 해맞이전망대에 올라 섬 전경을 둘러본 후 바로 매박섬부터 가봤다. 먼저 매박섬이 도지섬보다 바닷물이 빨리 들어오기 때문이다. 경찰 치안센터가 위치한 선착장마을을 둘러본 후 치안센터 옆 데크계단길로 해맞이전망대에 올랐다. 전망대에 오르면 사방이 한 눈에 들어온다. 섬마을, 매박섬, 도지섬은 물론, 멀리 입파도도 희미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 국화도 안내도.

안내판을 보니 이곳에서 입파도까지는 5.3km, 제부도와 궁평항은 각각 13km 거리이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해수욕장을 걷는다. 활처럼 휘어진 해수욕장을 지나자 체험어장 쉼터를 만나고 곧 매박섬이 이어진다. 매박섬 앞바다에는 여기저기 미역을 따는 주민들이 보인다. 바닷물이 빠져 매박섬까지 걸어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다.

미역 따는 주민들 가까이 다가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눈 지 불과 몇 분. 어? 뒤를 돌아보니 방금 내가 걸어왔던 모래해안이 물이 차버렸다. 이미 발목 위까지 물이 올랐다. 등산화를 벗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데 남자 주민 한 사람이 업어서 건너다주겠다고 한다. 그들은 긴 장화를 신고 있다. 물이 들어오는 시간이니 서둘러 매박섬을 돌아보라고 조언도 해준다. 바닷물은 이처럼 빠르게 들어오고 나간다. 자칫하면 무인도에 고립될 수도 있어 조심해야 한다.

매박섬은 일명 ‘토끼섬’이라고도 부른다. 2003년도에 주민 명재욱 씨가 암토끼 3마리, 숫토끼 2마리를 매박섬에 넣으면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매박섬에는 작은 봉우리가 세 개가 있고 그 사이는 조개껍질 언덕으로 이어져 있다. 오랜 세월 파도에 씻겨 밀려온 조갯껍질이 보석처럼 하얗게 반짝인다. 섬 뒤쪽은 바위해안으로, 등대도 보인다. 매박섬 뒤쪽에는 입파도도 지척이다. 이 섬 역시 국화도의 부속섬이다. 물이 빠졌을 때는 등대 쪽으로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수도 있는데 곧 물이 들어온다는 주민의 말에 일단 본섬으로 발길을 돌린다.

국화도 트레킹 코스는 크게 해안둘레길 및 능선숲 마을문화길로 나눠볼 수 있다. 해안둘레길은 바닷물이 빠졌을 경우 당연히 매박섬과 도지섬을 건너가는 ‘모세바닷길’도 포함된다. 섬이 작아서 해안둘레길과 능선숲길을 모두 걸어도 여유 있게 2시간 30분~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국화도(菊花島)는 전에는 꽃이 늦게 피고 진다고 해서 ‘늦을 만(晩)’자를 써서 만화도라고 불렸으나 나무로 취사와 난방을 하던 시절에 국화도의 나무를 다 베어내게 되자 그 자리에 야생 들국화가 많이 번성하게 되어 육지에서 바라보면 바다에 노란 들국화가 핀 듯한 형상이라고 하여 국화도라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 해맞이 전망대.

필자의 경우 선착장-해맞이전망대-해수욕장-매박섬-본섬 서쪽해안데크산책로-도지섬 모래 및 바위해안 일주-본섬 능선숲길(해넘이전망대 및 낙조대)-펜션마을-선착장 코스로 돌아봤다. 여유 있게 2시간 반 정도 소요.

매박섬에서 나와 본섬 서쪽 해안을 걸어본다. 처음에는 모래 및 자갈해안인데 조금 가면 깨끗하게 정비된 목제데크산책로를 만난다. 뒤로 멀리 매박섬이 점점 멀어진다. 자갈 및 데크길을 30분 정도 돌면 도지섬 입구에 이른다. 도지섬은 국화도와 이어지는 모래둔덕이 높아 평상시에는 바닷물에 쉽게 잠기지 않는다. 만조 수위가 높을 때만 바닷길이 잠긴다고 한다.

   
▲ 도지섬 등대.

도지섬 끝에는 기암들도 나타나고 등대도 보인다. 도지섬 서쪽은 바위해안이라 걷기가 쉽지않다. 날카로운 바위들이 적지않아 자칫 넘어지기라도 하면 크게 다칠 수도 있다. 조심스럽게 서쪽해안을 끝까지 돌아본다. 바위에는 누가 일부러 그려놓은 듯한 줄무늬가 여기저기 보인다. 무슨 줄무늬일까? 자연의 신비로움에 새삼 감탄한다. 좌측으로 바다 건너 당진화력발전소가 보이고, 석문산도 흐릿하게 시야에 들어온다. 석문산 아래에는 해수욕장 및 일출명소로 유명한 왜목마을이 있다. 섬에 오면 공기가 맑아 하늘 및 바다색이 푸르고 선명할 줄 알았는데 오늘은 하늘은 물론 바다색까지도 마치 안개가 낀 듯 온통 회색빛이다. 중국 발 미세먼지 탓인 것 같다.

   
▲ 해안데크길.

도지섬 입구로 다시 돌아와 국화도 능선숲길로 방향을 잡는다.

계단을 오르면 아늑하고 평탄한 숲길이다. 해넘이전망대(일출전망도 가능)를 지나 약 1.5km, 20분 쯤 능선길을 걸으면 낙조대에 이른다. 이곳은 체험어장쉼터 바로 뒤 능선에 세워진 전망대로서 매박섬이 가장 잘 내려다보이는 조망포인트이다. 필자가 매박섬에서 체험어장 쉼터로 걸어나온 시간이 12시 반경, 그 후 국화도 서쪽 데크산책로-도지섬 일주-국화도 능선숲길을 거쳐 낙조대 도착시간이 14시경이다. 약 1시간 반 사이에 매박섬 가는 바닷길이 완전히 물에 잠겨 있는 게 내려다보인다.

낙조대 못미쳐 우측으로 마을 내려가는 길을 만난다. 마을에는 민박집 및 펜션들이 여기저기 보인다. 국화도는 30가구에 60명 내외가 살고 있는 조그만 섬이다. 그런데도 펜션 등이 꽤 많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섬 안내도 중에는 ‘펜션마을’이라고 표시해놓은 것도 있다. 그만큼 여행객들이 많이 온다는 반증일 것이다. 교회건물도 보인다.

능선숲길을 걸을 때 경찰관 한 명을 만났다. 오늘 풍랑이 거세어서 4시 이후에는 배가 뜨지 못할 거라고 알려준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면서 방문객들에게 일일이 알려주러 다닌다. 예정된 섬 트레킹 코스는 일단 모두 다닌 셈이기 때문에 점심식사를 위해 서둘러 예약된 식당으로 갔다. 파출소 옆에 위치한 ‘선장네 가정식백반’. 오늘 점심 메뉴는 ‘실치회무침 백반’이다. 국화도는 특산품으로 바지락, 뱅어포, 재래식 손김 등이 유명하다. 뱅어포는 실치를 말린 것이다. 실치회무침의 맛이 감칠나다.

식사 후 배를 타러 선착장으로 향한다. 오전에 완전히 물빠진 갯벌이었던 마을 앞 포구에도 바닷물이 제법 찼다. 불과 몇 시간의 국화도 트레킹이었지만 썰물과 밀물의 자연현상을 생생하게 경험했던 하루였다. 마침 필자가 국화도를 방문한 날은 음력 보름 ‘사리’ 때였다. 사리는 달과 태양이 일직선상에 놓이면서 밀물과 썰물의 차가 최대가 되는 시기를 말한다. 낮 기준 국화도의 오늘 간조는 11시 9분, 만조는 17시 11분이다. 만조 때 간조 이후 차오른 해수면의 최대높이는 867cm. 필자는 섬여행 갈 때는 ‘바다타임’(www.badatime.com)이라는 사이트에서 통상 그곳의 물때표를 사전 확인한다. 바다타임에서는 물때표뿐 아니라 지역별로 바다 갈라지는 시각도 자세히 알려주고 있다. 또, 여객선을 타면 배에 걸려 있는 달력을 보는 것도 좋다. 여객선이나 어선들에는 그 배가 항해하는 바다의 물때표를 표시한 달력이 걸려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10여 분 뒤 장고항으로 귀항해서는 장고항의 명물 ‘노적봉’을 카메라에 담는 것으로 국화도 여행을 마무리했다.

   
▲ 도지섬 등대.

국화도 가는 방법은...

당진시 장고항에서 여객선 국화훼리호를 타고 10분 남짓 가면 섬에 도착한다. 장고항에서는 아침 8시 이후 오후 6시까지 매 두 시간마다 여객선이 뜬다. 국화훼리호의 승선 정원은 65명. 요금은 왕복 1만 원(대인)이다. 매표소와 배 타는 곳이 다르다. 약 700m 떨어져 있어 걸어가면 8분 정도 걸린다. 도선에서는 발권이 되지 않고 현금 승선이 안 된다. 반드시 매표소에서 신분증을 지참하고 신고서 작성 후 승선권을 사야 한다. 

글·사진 임윤식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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