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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장인이 993년 만든 고려청자 항아리 국보 됐다
이정현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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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02  12: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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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자 순화4년(淳化四年)명 항아리.

고려 장인이 약 1000년 전 선대 임금 제사에 사용하려고 만든 고려청자 항아리가 국보 제326호가 됐다.

문화재청은 이화여대박물관이 소장한 보물 제237호 ‘청자 순화4년(淳化四年)명 항아리’를 보물 지정 56년 만에 국보로 승격했다고 5월 2일 밝혔다.

높이가 35.2㎝이고 문양이 없는 이 항아리는 바닥면 굽 안쪽에 ‘순화사년 계사 태묘제일실 향기 장최길회 조’(淳化四年 癸巳 太廟第一室 享器 匠崔吉會 造)라는 글씨를 새겼다.

순화는 송 태종이 사용한 네 번째 연호로 순화4년은 993년이다. 따라서 문구는 ‘993년에 태묘 제1실 향기(享器·제기)로서 장인 최길회가 만들었다’를 뜻한다.

고려사에 따르면 황해도 개풍군 영남면 용흥리 태묘는 송나라 제도를 참고해 992년 12월 1일에 조성했고, 제1실에는 태조 왕건과 그의 왕비 신주를 봉안했다.

1910년 세상에 처음 공개됐다고 알려진 항아리는 발굴 경위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소장가들을 거쳐 이화여대 박물관이 1957년에 구매했다.

초기 청자 중 형태가 크며 유사한 예가 없는데, 입구가 넓고 곧게 섰다. 표면에 아주 작은 기포, 유약이 굳으면서 생긴 미세한 금인 빙렬(氷裂), 긁힌 흔적이 있다. 바탕흙인 태토(胎土)는 유백색으로 품질이 우수한 편이다.

이러한 특징은 북한 사회과학원고고연구소가 1989∼1990년 황해도 배천군 원산리 2호 가마터에서 출토한 ‘순화3년(淳化三年)명 고배(高杯·굽다리접시)’와 다른 파편에서도 확인된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한때 이 항아리를 청자가 아닌 백자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지금은 청자가 맞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지난해 이 항아리에 대해 보존처리를 마쳤고, 이화여대 박물관은 작년 12월 기획전을 통해 공개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초기 청자 가운데 드물게 큰 항아리로, 제작 연도와 용도를 비롯해 사용처와 제작자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자료”라며 “청자 제작 시기를 유추하고 발달사를 연구하는 데 필수적인 유물이라는 점에서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 청자 순화4년(淳化四年)명 항아리 바닥.

이정현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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