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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미심리연구소 최명희 소장]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만남은 자기 자신과의 만남”불교 심리학자, <무아의 심리학> 펴내면서 새로운 행보
박관식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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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4.12  13:5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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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만남은 아이러니하게도 자기 자신과의 만남입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많은 것들을 만나지만 정작 자기 자신과 만나는 사람은 그리 흔치 않습니다. 우리가 자신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자기 자신과 너무 밀착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거리가 형성되어 있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마치 얼굴에 있는 눈이 세상을 다 보면서도 정작 자기 자신의 얼굴을 볼 수 없듯이….”

노미심리연구소 최명희 소장은 자기 자신과의 만남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대학에서 철학과 대학원에서 자아초월상담심리학을 전공한 최명희 소장은 현재 노미심리연구소를 운영하며 불교를 심리학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30대 초에 신비한 체험을 경험한 최 소장은 그 후 30여 년간 무아의식의 절대적 객관성에 의해 ‘자신’을 관조하게 만들었다. 그는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주인공 명상법’을 개발했고, 노미(KnowMe)심리연구소를 통해 ‘나’를 알고자 하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현재는 불교를 심리학으로 풀어내는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특히 그가 용인 지역에서 열고 있는 특강은 인기 있는 강좌이다.

젊은이들의 상처 잘 보듬어

   
 

이미 3권의 심리학 관련 저서를 펴낸 작가이면서 심리상담가인 최 소장은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의외로 청년층의 팬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이는 그만큼 젊은이들의 아픈 상처를 잘 보듬어 준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어 최명희 소장은 “자신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오직 거울이라는 매개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거울은 빛의 반사를 이용해 물체의 형상을 비추어내는 것이지만, 실제로 보게 만드는 것은 거울과 나 사이의 거리 확보에 의해서다”라며 “인간 정신에도 자기 자신의 내면 얼굴을 볼 수 있는 거울이 존재한다. 불교에서는 그것을 ‘불성’이라 부르고, 융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절대의식’이라고 말한다. 불성을 거울에 비유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절대적 객관성으로 비추는 무아의 의식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한 사상은 그가 펴낸 책 <자아와 깨달음 심리학으로 통하다> (운주사)에 잘 나와 있다.

이 책은 불교의 가장 근본적인 가르침이 무아(無我) 사상이라는 일반적인 인식에 정면 도전한다. 자아야말로 알아야 할 대상이며, 자아를 아는 것이 무아이고, 그것이 곧 깨달음이라고 얘기한다.

저자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융의 분석심리학과 조사선의 사상을 동원했다. 나아가 선의 종장들이 어떻게 자아와 만나 깨달았는지, 선사들의 일화와 어록 등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최명희 소장은 “나는 왜 끊임없이 나 자신으로부터 도망치려고 하는지, 나 자신과의 만남이 왜 그토록 어려운지, 나는 왜 내 삶의 주인으로 살지 못하는지, 나는 왜 불안과 초조와 혼란의 소용돌이에서 헤매고 있는지 그 원인을 모색했다”며 “모든 것의 근원이 되는 ‘나’ 자신을 바르게 아는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최고의 인식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것이 곧 견성(見性)이고 깨달음이다”고 설명했다.

최 소장의 두 번째 책 <상징의 심리학>(자유문고)은 십우도의 상징적 의미를 심리학적 방법으로 심도 있게 해석하고 있다.

이 책은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십우도(十牛圖)’와 칼 융의 분석심리학이 만나 펼쳐지는 새로운 지적 향연을 담았다.

십우도는 불교 수행자뿐 아니라 살아 있는 모든 존재가 걸어가야 할 삶의 궁극적 길을 ‘소’라는 상징을 통해 드러내고 있는 게송(偈頌)이다. 이는 사람이 자신의 본성을 찾아 깨달음에 이르는 열 단계 과정을 그린 그림이다.

최근 도서 <무아의 심리학> 펴내

   
 

최명희 소장은 최근 융 심리학의 절대의식과 불교의 무아의식을 분석·설명하고 접점을 찾는 책 <무아의 심리학>(자유문고)을 펴냈다.

최 소장은 “불교와 심리학은 종교와 과학이라는 다른 그릇에 담겨 있지만, 정신의 본질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며 “불교의 조사선에서는 무아를 어떻게 설명하고, 또한 그것은 융 심리학과 어떻게 연결되고 있을까 연구한 결과물이다”고 부연했다.

이 책은 저자의 전작 <자아와 깨달음, 심리학으로 통하다>의 후편이다.

전편에서는 “우리가 진정으로 알아야 할 대상이 자아”이며 “자아를 아는 것이 무아이고 곧 깨달음”이라고 밝혔다. 저자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자아의 실체를 고찰하는 데 융의 분석심리학과 조사선의 사상을 동원했다.

<무아의 심리학>은 ‘무아란 무엇인가’에서 시작해 불교의 무아와 융의 무의식을 비교했다. 이어 최고의 경험심리학이자 정신치료인 ‘무아의식’의 특징과 기능, 의미, 목적을 조사선을 통해 드러내면서 이를 다시 융 심리학과 융합시켰다.

최명희 소장은 “조사선의 핵심은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을 보는 무아의식이다. 무아의식이 관조하는 것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이다”며 “또한 무아의식은 자신을 절대적 객관성으로 인식하는 일이며, 진정한 명상이다. 이를 통해 무의식의 의식화이자, 자아의식에 의해 두 영역으로 분리됐던 마음이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저자는 조사선에 대한 조예가 깊다. 그래서 조계혜능, 마조도일, 황벽희운, 임제의현, 조주종심 등 기라성 같은 선사들을 주인공으로 한 선문답들도 제시한다.

그러면서 ‘무아의식’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정신상태이자 가장 심오한 심리학의 정수라고 강조한다. 종장(宗匠)들이 도달한 무심(無心)이란 곧 무아의식의 줄임말이란 것이 확인된다.

저자는 “융도 ‘자아의식을 초월한 순수한 의식성’을 가리키는 ‘셀프(Self)’를 언급했다”며 “무아의식이 관조하는 것은 바깥에 있는 타인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 모습이다. 자기 자신을 절대적 객관성으로 인식하는 일이 바로 진정한 명상이다”고 강조했다.

젊은이들 심리상담 많아

   
 

최명희 소장은 심리학 강사로 유명하다.

여러 단체나 모임 등에서 강연회 초청이 오는 경우가 많다. 그가 최근에 인기를 얻은 강좌는 ‘중년의 심리학’이다. 반응이 좋은 이유는 어려운 심리학을 그림과 영화 등을 이용해 쉽게 강의한 탓이다.

최명희 소장은 “중년에 찾아오는 사추기(思秋期)도 사춘기처럼 정신적인 변환이 중요하다. 하지만 사춘기처럼 도움을 받지 못한다. 그만큼 중년의 심리학에 대한 연구가 안됐다는 뜻이다”며 “사추기도 중요한 시점이다. 사춘기처럼 자신의 삶에 대한 저항이 일어난다. 이를 어떻게 수용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근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정신적인 구조를 이해해야 극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하지만 거기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제2의 저항을 제1의 저항과 똑같이 받아들이는 것이 문제다. 중년은 가을인데 다시 봄으로 돌아가 씨앗을 뿌리면 그게 되겠나?”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자연이 있듯이 정신도 자연이다. 정신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정신도 봄에 씨앗 뿌리고 여름에 무성하게 자라 가을에 열매를 맺는 것과 똑같다. 뭘 뿌린지도 모르고 무엇을 수확할 줄 모르는 그 지경에서 오늘의 중년을 맞은 것이다”고 덧붙였다.

최명희 소장의 강의는 논리적인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에 대한 주변의 반응에 최 소장은 “그것은 대학에서 철학 시간에 배운 것이 아니다. 절절한 인식이 일어나면 논리적일 수밖에 없다. 구조를 정확히 알고 있으면 어떤 것이 들어와도 구조를 설명할 수 있다”며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이유는 그가 죽은 사람의 시체를 해부했기 때문이다. 조사선이란 것은 아무나 못한다. 선문답, 즉 못 알아듣는 소리로 되어 있다 보니 모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 사람들만큼 논리적인 사람이 없더라. 인식의 깊이가 차이가 난 것이다”고 부연했다.

불교계에서는 최명희 소장을 불교 심리학자라고 부른다. 그만큼 불교에 깊은 심지를 내린 데 인정한다는 뜻이다.

최 소장은 “깨달음은 리얼한 현실이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깨달음을 신비 쪽으로 잘못 가르친다. 인간은 자기를 절대적 객관성으로 볼 수 없다. 상대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영화 보듯이 나를 볼 수 없다”며 “그러나 우리 정신 기능 안에 들어 있다. 그게 바로 석가모니가 말하는 깨달음, 즉 무아이다. 무아가 의식이란 사실이 곳곳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교에서 계속 헛소리를 하는데 모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선문답했다.

최명희 소장은 자신의 강좌와 책에 대한 젊은이들의 호평에 얼떨하다는 반응이다. 심지어 최 소장에게 상담을 받은 젊은이가 그의 논문을 읽고 아예 용인 집 근처로 이사까지 온 열성파도 있다.

나이가 지긋한 노년의 자연에 접어든 그의 행보는 그래서 더욱 신비롭다.

박관식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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