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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비핵화 중재 외교력’ 빛 볼까올해 마지막 순방… 한반도 평화·경제 ‘투 트랙’ 접근
정재형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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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2.04  12: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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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 순방 강행군을 펼치며 ‘비핵화 중재 외교력’에 집중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1월 말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외교 강행군을 펼쳤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차 떠나는 올해 마지막 순방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13일부터 21일까지 7박 9일의 일정으로 프랑스, 이탈리아, 교황청, 벨기에, 덴마크를 방문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성과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사실 극명하게 엇갈렸다. 가시적인 성과는 없었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이어 지난 11월 13~16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등에 참석했고, 이어 16~18일에는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등에 참석했다.

이때 문 대통령은 순방 기간 미·중·러 등 한반도문제 핵심당사국 정상급과 연쇄 회동하며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에 주력했다.

문 대통령은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15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각각 만나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이해관계국들의 입장을 조율하는 중재자 역할을 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앞둔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를 둘러싼 상황인식과 방법론의 차이점을 최소화하고 유사점을 극대화하려고 노력했다.

문 대통령, 서방 여론에 고전 중

하지만, 북한에 대한 서방 여론에 문재인 대통령이 고전 중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대한 지지를 얻고자

유럽을 순방한 바 있다. 파리, 로마, 코펜하겐, 바티칸 등을 방문하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유럽 지도자들을 만났다. 영국이 곧 EU를 떠날 것을 감안하면 마크롱 대통령과의 만남이 이번 유럽 순방의 정점이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유럽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부정적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 방문에 관심을 보였다. 정부가 바라는 대로 교황이 북한을 방문하게 된다면 정상국가로서의 북한에 대한 세계적 인식을 고취시킬 수도 있다. 북한이 국제통화기금과 같은 국제기구에 가입하거나 북한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이루어지는데 더 쉬운 길이 마련될 수도 있다. 그러나 교황은 북한문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군사전략적 문제와는 궁극적으로 거리가 멀다. 북한이 교황과 핵·미사일 문제를 논의하거나 양보를 보여줄 것이라고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다른 유럽 정상들은 문 대통령의 대북 제재 완화 요청을 거절했다. 제재 완화를 논의하기에는 북한의 행동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는 미국, 일본 및 남한의 보수적 입장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궤(軌)를 함께 했다. 현재의 다각적 대북 제재는 정확하게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종식을 목표로 한다. 북한은 이산가족 상봉처럼 비교적 가벼운 정도의 인도주의적 양보는 했지만 군사전략적 문제나 부정적 세계 여론을 수반할 인권문제로는 넘어가지 않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이와 같은 사실에 전반적으로 동의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의 변화를 주장하는 문 대통령과는 이견을 보인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이점을 고려해 북한의 변화를 주장하겠지만 문 대통령은 우방국들 사이에서 사실상 혼자다.

여섯 번째 한미 정상회담 가능할까

문 대통령은 이번 G20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여섯 번째 정상회담도 추진 중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가 내년 초로 그려지는 상황에서, 최대한 물밑 협상에 역효과가 나지 않도록 ‘로우키(low-key)’로 외교적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번 만남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와 연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등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중대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11월 27일부터 12월 4일까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개최되는 G20에 참석한다. 취임 후 이번이 두 번째다. 또 G20 참석 차 체코·아르헨티나·뉴질랜드 3개국 순방에 나서며 경제외교에도 박차를 가한다.

이번 순방은 지구 한 바퀴를 도는 일정이다. 우리나라와 지구 정반대 편에 있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까지 한 번에 이동하기 어려워 체코와 뉴질랜드를 중간에 기착한다. G20 참석 전 체코 프라하를 비공식 방문하며, 참석 후에는 뉴질랜드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후 귀국길에 오른다.

문 대통령은 이번 G20 무대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가속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세계 경제 현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지형 및 세계 경제적 기회에 대한 G20 정상 차원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순방의 하이라이트는 현재 추진 중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체류 기간이 너무 짧아 양측이 최대한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시간이 지나야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한미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문 대통령은 2차 북미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중재자 역할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 아세안 순방 때와 마찬가지로 로우키 전략으로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가 내년 초로 언급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당부분 조심스러운 외교적 역량을 발휘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평가다.

지난 유럽 순방 때와 같이 ‘조건부 대북제재 완화’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보다는 북한 비핵화를 추동할 미국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를 최우선 목표로 삼을 확률이 높다. 자칫 제재 완화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다가, 북미 물밑 협상에 장애 요소로 작용하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남북철도 공동조사를 제재 예외로 인정한 점을 언급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남북공동선언 이행추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1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와 관련 “남북의 합의와 인내, 그리고 한미 간 긴밀한 공조를 통해 이룬 소중한 결실”이라고 부각시켰다. 문 대통령 역시 이번 미국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며 상응조치와 관련한 역할론을 거듭 강조할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이번 제재 예외 조치는 북한 비핵화를 추동할 일종의 상응조치로 첫 신호탄이 되면서, 향후 북미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했던 협상의 물꼬가 트이고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도 속전속결로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게 된다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도 더 속도가 붙게 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아르헨티나·남아프리카공화국·네덜란드 정상과 양자회담도 갖는다. 아르헨티나와의 정상회담은 2004년 이후 14년 만이다.

이 중 시선이 쏠리는 곳은 남아공과 네덜란드와의 정상회담이다. 남아공은 내년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며 네덜란드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이자 대북제재위원회 의장국이다. 차후 제재 완화의 물꼬를 틔워 줄 이들의 역할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주요국을 선정한 기준을 미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다자외교에서 경제 외교에도 집중한다.

‘포용국가’를 설파하며 선도적 위치에서 나서고 있는 우리 정부 정책을 소개할 예정이다.

G20 참석 전인 11월 27일부터 28일까지 체코를 방문해 바비쉬 총리와의 한·체코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날 핵심 의제는 원전 수주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명확한 결론을 낼 수 있는 단계는 아니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강점들을 충분히 전달할 좋은 기회”라고 했다. 또 12월 2일 남아공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양국 교류 확대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 유럽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대북제재 완화 성과 얻을까

G20을 통해 전 세계 주요국가 정상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서 쏠리는 관심을 이용,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실질적인 성과를 얻어낸다면 이는 단순히 한미 정상만의 합의만으로 그치지 않고 국제사회를 향한 일종의 ‘바람몰이’ 효과로 작용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준비해야 하는 당사자이자 2차 북미정상회담의 중재자로서의 역량을 모두 발휘해야만 하는 문 대통령으로선 이번 G20 순방을 앞두고 치밀하고도 세심한 대북제재 완화 전략을 준비해야만 하는 이유다.

먼저 문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대북제재 분위기 쇄신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북한의 전통적인 혈맹국인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을 ‘디딤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중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행보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시진핑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 부분적으로라도 얘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특보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도 강조했다. 이는 일각에서 ‘북한의 핵 포기 의지’에 대해 불신하는 것을 반박한 것이다.

물론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의 비핵화 행보에 대한 믿음을 가져달라는 한 마디가 일거에 모든 한반도 정세 전환을 가져올 수는 없다.

다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기→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핵탄두·탄도 미사일 폐기로 이어지는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여건 조성’에 대한 미국의 신뢰를 쌓기에는 더할 나위 없는 계기가 될 것이란 분석이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G20을 통해 미·중정상회담을 개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 역시 지난 11월 17일(현지시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과 양자회담을 가진 바 있다.

앞서 지난 11월 14일(현지시간) 제20차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를 계기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일정 공감대를 형성한 것에 이은 연장선상이었다.

중국과 러시아 모두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주요 4개국이다.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외교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면 이번 G20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교감을 이뤄야 지지부진한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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