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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②] 관심만 끌면 그만이라는 생각이 문제확인되지 않는 뉴스 생산하고 결국 책임은 지지 않아
김부성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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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1.07  13: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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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법적 규제와 적절한 처벌에 관한 논의가 필요해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서 가짜 뉴스에 대한 정부차원의 강력한 대처를 주문함에 따라 관계부처가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보완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동참했다. 10월 10일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에 ‘가짜뉴스대책특위’를 설치하고 박광온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특위는 간사와 6개의 대책단으로 구성돼 원내외 인사 및 시민단체,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최근 들어 더욱 늘어나는 가짜 뉴스

가짜 뉴스의 사전적 의미는 ‘허위의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포장하거나 언론사 기사처럼 만들어 유포하는 것’이다. 최근 가짜 뉴스 논란을 부른 이낙연 총리의 방명록 사건의 경우가 정확히 여기에 해당한다. 이 총리는 쩐 다이 꽝 베트남 주석의 장례식에 참석해 방명록을 남겼는데, 이를 김일성 전 북한 주석에게 남긴 글로 둔갑한 가짜 뉴스가 퍼졌었다.

하지만 대부분 가짜 뉴스의 경우, 경계가 불분명해 그 대응이 어렵다. “소문이 돌고 있다”는 식의 ‘카더라’ 보도가 대표적인 예다. 또 전문가 A라는 인물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발언한 것을 뉴스로 만들어 퍼뜨린 사례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전문가 A는 처벌받지만, 사실과 다른 내용을 확대 재생산한 언론사는 처벌하기 쉽지 않다. 적어도 A라는 전문가가 특정 내용을 언급했다는 것 자체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고의’ 혹은 ‘목적성’을 중요한 잣대로 놓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허위조작정보는 명백히 거짓된 정보를 만들고 유통시켜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도를 가진 정보”라며 “꼭 뉴스의 형태를 갖출 필요는 없는 포괄적 정보의 형태”라고 보고 있다. 선거 때마다 가짜 뉴스와 전쟁을 치르는 선관위는 여기에 더해 ‘반복성’도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허위사실 공표죄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가짜 뉴스의 목적, 의도와 함께 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주류 언론을 믿지 않는 민심

가짜 뉴스가 세계적으로 이목을 끈 것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다. 미국 SNS(사회관계망서비스)는 가짜 뉴스로 뒤덮였다. 진짜 뉴스보다 가짜 뉴스 공유 횟수가 더 많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다’는 가짜 뉴스의 공유 횟수는 96만 건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짜 뉴스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2017년 초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태극기 집회’에서다. 당시 집회에는 북한과 손을 잡은 종북, 빨갱이 세력들이 촛불을 앞세워 박 대통령 탄핵을 기획·조작한다는 가짜 뉴스가 넘쳐났다. 이제 출범 1년 5개월을 맞은 문재인 정부는 유튜브를 장악하다시피한 보수·극우세력이 양산하는 반정부 성향의 가짜 뉴스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여야가 근절을 놓고 연일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는 이 시대의 가짜 뉴스는 과거의 그것과는 확연히 다른 게 하나 있다. 과거엔 가짜 뉴스가 입소문 등으로 그 퍼지는 속도가 제한적이었다면 이제는 유튜브나 SNS 등 정보기술의 발전으로 퍼지는 속도가 마치 빛의 속도를 연상케 한다. 특히 전 세계에서 하루에 약 18억 명 이상이 사용한다는 유튜브는 한국 사회에서 어느새 가짜 뉴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유튜브가 가짜 뉴스의 중심으로 떠오른 시기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다. JTBC의 태블릿 PC 관련 국정농단 보도 이후로 극우 및 보수 성향의 시청자들은 더 이상 주류언론의 정보를 신뢰하지 않는다. 오랜 기간 그들은 보수신문이나 종편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형성했다. 그러나 탄핵국면에서 보수신문이나 종편들도 박 전 대통령의 탄핵에 일정 이상의 기여를 하면서 극우 보수 성향의 시민들에겐 그들도 ‘못 믿을 존재’가 되어버렸다. 극우 보수층들이 입맛에 맞는 뉴스를 보고 싶은 욕구를 이제는 보수논객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충족시켜 주게 된 것이다.

탄핵 국면 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신의 심경을 KBS나 MBC 등 공중파 방송사가 아닌 ‘정규재TV’라는 유튜브 채널에서 단독 인터뷰에 나선 것은 그 상징이라 볼 수 있는 사건이다. 이는 마치 이명박-박근혜 보수정권 시절 진보 성향의 시민들이 진보논객들이 운영하는 팟캐스트 라디오 방송을 통해 해방감을 느꼈던 것과 비슷한 광경이다.

그렇다면 왜 극우 보수적인 성향의 노장년층들이 유튜브를 통해 정치뉴스를 소비하게 된 것일까. 먼저 노장년층들에겐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등의 SNS보다는 유튜브가 접근성이 편하다. 스마트폰 유튜브 어플리케이션에서 관심있는 정치적 이슈를 검색어로 입력하면 관련 방송들이 쏟아져 나온다. 게다가 팟캐스트는 운전이나 운동 등 ‘타임킬링용’ 콘텐츠라면 유튜브는 영상이 동반되기 때문에 훨씬 더 큰 집중도가 필요하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은 노장년층들이 유튜브에 몰리는 이유다.

이를 심리학적인 이론으로 설명하자면 ‘선택적 지각’과 ‘확증편향’으로 설명 가능하다. 선택적 지각은 자기에게 의미 있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극우보수층에겐 주류언론의 팩트 기반 보도보다 극우보수 유튜브 정치채널의 가짜 뉴스가 더 믿고 싶고, 듣고 싶은 정보란 얘기다. 확증편향은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것을 확인하려는 경향이다. 극우보수 성향의 사람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그리고 적어도 그들에겐 ‘빨갱이’처럼 보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그 자리를 대신 했다. 참기 힘든 지금의 현실을 외면하게 해주는 극우보수 유튜브 채널의 가짜 뉴스가 자신이 맞다고 생각하는 박 전 대통령의 억울한 탄핵을 확인시켜 준다. 그래서 그들은 주류언론의 뉴스 소비 대신 스마트폰의 작은 화면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

자극적으로만 흘러가는 마케팅

최근 한겨레가 보도한 ‘가짜 뉴스’ 기획기사에 따르면 보수 성향 유튜브 상위 17개 채널의 총구독자는 83만 5100명에서 200만 1700여 명으로 1년 사이 2배 이상 성장했다.

아울러 보수논객들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이 진보논객의 채널보다 구독자 수가 훨씬 많은 것도 극우 및 보수 성향 시민들의 유튜브 채널 이용이 더 활발함을 보여준다. 10월 11일 기준으로 ‘정규재TV’의 구독자가 26만 9000명으로 가장 많은 가운데 ‘신의 한수’ 23만 5000명, ‘황장수의 뉴스브리핑’ 23만 명, ‘조갑제TV’ 15만 5000명, ‘뉴스타운TV’ 15만 2000명으로 뒤를 잇고 있다. 진보성향의 유튜브 채널 중에는 가장 많은 ‘미디어 몽구’가 17만 4000명, ‘김어준의 다스뵈이다’가 12만 5000명으로 그 화력이 보수 성향 채널에 미치지 못한다.

유튜브 극우 및 우파 채널들의 지향점은 비슷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생겨난 문재인 정권 저격이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이 억울하게 탄핵을 당했고, 감옥에 갇힐 만큼 잘못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비슷하게 공유하고 있다. 이들은 문재인 정권을 흠집내기 위한 가짜 뉴스 생산에 적극적이다. 주류언론을 소비하지 않고 오직 유튜브로만 정치소식을 접하는 이들에겐 이게 가짜 뉴스가 아닌 ‘진실’이 되어버린다는 게 문제다.

극우보수 유튜브 채널들이 가짜 뉴스 생산을 머뭇거리지 않을 수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은 정규 언론이 아니기 때문에 검증에 대한 책임이 거의 없다. 기성의 정규 언론은 팩트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어야만 보도를 한다. 그러나 이들은 그러한 언론관이나 사명감이 없다. 아니 있을 필요가 없다. 듣기에 황당하고, 무책임한 주장이라도 자극적이고 눈길을 끌 수만 있다면 ‘아님 말고’ 식으로 보도하고 본다. 자극적이면 자극적일수록, 극우보수층의 입맛을 더 확 땡기게 할 수 있다면 가짜 뉴스라 하더라도 최고의 마케팅 상품이 된다. 좀 더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가짜 뉴스 생산과 유통 및 확산 방지법 등의 가짜 뉴스 관련 법적 규제와 처벌이 필요한 이유다.

수익창출로 더 대담해진 가짜 뉴스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지난 10월 16일 ‘알 권리 교란 허위조작정보 엄정 대처 방안’을 발표했다. 가짜뉴스의 주요 유통망인 유튜브를 통한 미디어를 겨냥한 것이라고 한다. 법무부는 허위조작정보는 민주주의의 근본인 알 권리와 표현의 자유를 교란한다고 배경을 설명했지만 엄벌을 앞세우면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학계와 시민단체의 반론이 만만치 않다.

다만 정부 대응은 ‘사후적’일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사이 퍼질대로 퍼진 가짜 뉴스는 본래 달성하고자 했던 목적을 마친 경우가 많다.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 팟캐스트 등 플랫폼을 이용한 ‘1인 미디어’의 홍수 속에서 뉴스 공급원을 일일이 차단한다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주목해야할 대목은 가짜 뉴스의 유통과 소비구조의 변화다. 과거에는 카카오톡 등을 통해 소수의 아는 사람들끼리 공유하던 ‘허위사실 유포’ 수준이었다. 정치적 목적이 컸고 경제적 이익은 크지 않았다. 반면 최근에는 유튜브 광고 등을 통한 수익이 결합된 형태로 진화되고 있다. 클릭이 곧 수익으로 연결되다 보니 가짜 뉴스의 내용은 더욱 자극적이고 대담해진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가 독자의 ‘확증편향’이다.

‘확증편향’은 선입관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수용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선택적으로 수집하는 경향으로, 이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강화하고 안정감을 느낀다고 한다. 뉴스공급자들은 독자들의 확증편향을 강화하는 내용의 정보를 사실과 관계없이 그럴듯하게 포장해 던지기만 하면 돈을 버는 셈이다. 이는 또 다른 가짜 뉴스 수요를 만드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정부의 대책이 사후적이지 않기 위해서는 악순환의 고리부터 끊어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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