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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노인 보행자 사고, 대책 없나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자 10명 중 6명은 노인
김지현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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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0  09:5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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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별로 안전관리 위한 여러 조치 실행 중

   
 

전국적으로 교통약자인 노인 교통사고가 늘어난 가운데 노인의 안전한 보행권 확보를 위한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의 실효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실버존은 2013년 626곳(전국 기준)에서 지난해 1299곳으로 매년 늘고 있지만 노인교통사고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노인보행자 교통사고는 2013년 1만 252건에서 지난해 1만 1978건으로 늘었다. 보행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49.3%에서 지난해 56%까지 상승했다. 보행 중 교통사고로 숨지는 사람 10명 중 6명이 노인이라는 얘기다.

보행 중 교통사고 사망 56%가 노인

지난 8월 29일 새벽 목포시 용당동의 한 도로를 무단횡단하던 80대 노인이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같은 달 7일 새벽엔 서울 노원구에서 횡단보도가 아닌 곳에서 길을 건너던 60대 노인이 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길을 건너거나 보행 중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치는 노인(65세 이상)이 계속 늘고 있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 간(2013~2017년) 보행 교통사고는 연평균 1.2%씩 감소했지만, 노인 보행교통사고는 오히려 연간 4%씩 증가했다.

특히 보행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 가운데 노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3년 49.3%에서 지난해에는 56%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노인(1767명) 중 보행자의 비율에서도 입증된다. 길을 걷거나 건너다 숨진 노인은 906명으로 전체의 51.3%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오토바이 등 이륜차 사고(329명)가 18.6%로 두 번째를 차지했고, 자전거(163명)가 9.2%로 뒤를 이었다.

노인 보행사고 사망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시간은 오후 6시~8시 사이였다. 지난해 사망자 906명 가운데 19.2%인 174명이 이 시간대에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치사율은 새벽 2시~4시 사이가 28.1%로 가장 높았다. 새벽 4시~6시 사이도 18.9%나 됐다. 공단의 김민우 책임연구원은 “심야·새벽 시간대에 차량이 과속하는 경우가 많아 충돌 사고 발생 시 사망률이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보행사고 사망자 숫자는 인구가 많은 경기도와 서울이 높지만, 노인 비중은 전남·전북·강원·충북 등 지방이 월등히 높았다. 전남의 경우 지난해 보행사고 사망자 128명 가운데 노인이 무려 88명으로 68.8%나 됐다. 전북은 64.7%, 강원은 64%였다.

이 때문에 노인의 신체적 특성과 지역별 상황에 맞는 보호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책임연구원은 “노인은 걸음 속도가 대체로 느려 횡단보도를 제때 건너기 힘든 경우가 많다”며 “도시 지역은 노인보호구역(실버존)을 확대해 차량 제한 속도를 낮추고, 보행 신호 시간을 늘리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노인의 무단횡단이 많은 지역은 방지시설을 늘리는 것과 함께 횡단보도 추가 설치 같은 보완책이 요구된다.

정부에서도 2015년 전국 14곳의 ‘마을주민 보호구간(빌리지존)’을 시범 도입해 교차로 주변 차량 제한속도 하향, 보행섬 설치, 보행자 식별용 집중 조명설치 등의 대책을 추진 중이다. 2022년까지 모두 150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교통안전공단 권병윤 이사장은 “무단횡단에 따른 인명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줄이기 위해 노인을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사망자는 주는데 노인 사망은 늘어

지난해 교통사고 사망자가 줄었지만 노인 보행자 사망사고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는 4185명으로 집계됐다. 전년도에 비해 2.5% 감소해 2012년 이후 5년 연속 감소세를 유지한 것이다. 부상자도 32만 2829명으로 전년 대비 2.7% 줄었다.

보행자 사망은 전년도에 비해 2.3% 줄어든 1675명이었으나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0%나 됐다. 2015년 기준 OECD 보행 사망자 점유율 19.2%와 비교해 2배가량 높은 것이다.

시간대별로는 오후 6시~오후 8시가 26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후 8시~오후 10시(192명), 오후 10시~밤 12시(166명) 등 순으로 조사됐다. 오후 6시~새벽 2시에 발생한 사망자는 총 758명으로 보행 사망자의 45.3%를 차지했다. 특히 노인 보행자 사망은 906명으로 전년보다 4.6%(40명) 증가했다.

최근 3년간 증가세였던 어린이 사망은 54명으로 전년보다 23.9%(17명) 감소했다. 스쿨존 사망의 경우 전년과 동일하나 부상자는 23명 줄었고, 어린이 통학버스의 경우 사망자는 없으나 사고는 65건 늘었다.

무단횡단 사망자는 전년보다 20.7%(147명) 감소했으며, 음주운전 사망자도 8.7%(42명) 줄었다. 고속도로 사망자 역시 9.2%(25명) 감소했다.

차종별로는 승용차(2048명), 화물차(961명), 이륜차(564명) 순으로 교통사고 사망자가 많았다. 이륜차 사망자의 경우 교통사고 전산조회가 가능한 1991년 이후 최초로 500명대에 진입했다.

경찰청은 2022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안전속도 5030’ 시범운영을 확대할 계획이다. 안전속도 5030은 도시부 제한속도를 시속 50㎞로 하고, 보호구역 등 특별보호 필요지역은 시속 30㎞로 지정하는 속도관리정책이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 기관과 합동으로 ‘사람이 먼저’인 교통문화 정착을 위해 다각적인 홍보와 캠페인을 전개하는 한편 무단횡단 방지펜스, 시골지역 횡단보도 조명장치 등 보행자 안전을 위한 시설을 대폭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통사고 다발지역 특별 점검

행정안전부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9월 12일부터 19일까지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에 대해서 특별 점검을 실시했다.

이번 점검은 경찰청과 지자체를 비롯하여 도로교통공단, 민간전문가와 대한노인회가 함께 참여했다.

점검대상은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지난해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한 552개소 중 개선이 시급한 사고 위험지역 49개소를 선정했다.

점검대상으로 선정된 사고 위험지역 49개소에서는 작년에 총 323건의 교통사고로 사망자 51명, 부상자 313명이 발생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4185명 중에서 보행 사망자는 40%(1675명)이고, 그 중 노인 보행 사망자는 54%(906명)로 보행 교통사고 중 노인이 가장 취약한 실정이며, 지난 10년간 보행 사망자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다발지역 특성을 살펴보면, 교통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장소는 시장, 병원 등 노인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나타났다.

전체 교통사고 323건 중 197건(61%)이 도로 횡단 중에 발생했고, 시기별로는 날씨로 인해 행동이 느려지는 겨울철(11~1월, 93건)에 많이 발생했다.

시간대별로는 활동인구가 많은 낮 시간(12~14시, 50건)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행안부에서는 이번 특별점검을 통해 교통사고 현황분석, 교통안전시설 진단, 사고위험요인 등을 분석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개선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 행안부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노인보호구역 개선사업 예산이 새롭게 반영(20억 원)돼 사고다발지역에 대한 체계적 정비를 통해 노인 보행자 안전관리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교통사고 사망자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전체 보행 사망자 중 노인 사망자가 절반을 차지하는 만큼 노인 보행자 교통사고 감축에 정책 중점을 두고 사고다발지역에 대한 정례적 진단과 대대적인 정비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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