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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한국 알짜기술 노린다거액의 돈가방으로 유혹 ‘그 기술 넘기시지’
권충현 기자  |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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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8.04  13: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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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수십년 동안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며 돈을 끌어 모았다. ‘흑묘백묘(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만 잡으면 된다는 실용주의 기반의 경제 정책)’를 바탕에 둔 경제 발전을 최우선 정책으로 내세웠다. 이제 중국은 세계 1위 외환 보유국이 됐다. 이는 경제발전 정책의 일환으로 외자유치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다.

한때 연 100억 달러에도 못 미쳤던 외자 기업 투자액은 어느새 1000억 달러 이상으로 높아졌다. 외자 기업 유치는 단순히 자국에 공장 하나를 더 짓는 효과만을 발휘하지 않는다. 중국에 진출한 외자 기업들은 중국 기업들에 여러 노하우 전수는 물론 기술 이전, 인재 양성에 결정적 역할을 해왔다.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조 달러를 돌파했다. 이처럼 세계 1위 외환 보유국이 된 중국은 과거처럼 불법적으로 기술 자료를 훔치다가 발각돼 세계의 비난을 받을 이유가 없어졌다. 그 돈으로 자국에 필요한 기술을 갖춘 기업과 사람을 통째로 끌어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의료 기술 분야라고 예외가 아니다. 최근 건국대병원 흉부외과 교수직을 떠난 송명근 교수가 대표적 사례다.

 

심장수술 세계적 전문가 송명근 교수 ‘중국행’

 

송교수는 심장 수술 부분에서 세계적인 전문가다. 1997년 새로운 수술법(카바)을 개발했다. 그것은 당시 50년간 세계 의료계가 심장병 치료의 난제를 푼 것으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기존 수술법보다 많은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고 중환자의 사망률도 낮다는 것이 송교수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그 후 일부 학자들이 그 수술법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대한심장학회와 흉부외과학회도 수술 안전성에 의혹을 제기했다. 연구원은 그 수술로 이상 반응이 생기고 사망률이 높다며 복지부에 ‘수술 잠정 중단’ 의견을 전달했다. 복지부는 2012년 수술을 중지시켰다. 게다가 대한심장장학회는 지난해 12월 윤리적 문제 등을 이유로 송 교수를 제명했다.

그 무렵 중국이 송 교수에게 접근했다. 중국에서 카바수술을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중국은 송교수에게 파격적인 제안, 병원과 재단을 지어줄 테니 중국에서 치료하고 연구해 보라고 했다. 이는 학자로서 다할 나위없는 기회였다. 송 교수는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인촨(銀川) 시에 있는 제1인민병원에 약 100만㎡ 규모의 국제 카바센터를 설립하고 송 교수에게 운영을 맡겼다.

인촨 시는 인구 200만명으로 크지 않는 도시지만, 중국 북서쪽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상 중동·유럽·러시아와 가깝다. 송교수는 5월15일 건국대병원 송별 강연회에서 “한국 정부가 미워서 떠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카바 수술을 세계에 전파하는 허브로서 중국 인촨 시가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카바 수술 진료와 교육을 중국에서 집중하겠다”고 밝힌 후 중국으로 떠났다.

송 교수의 중국행은 한국 의료를 세계에 알리는 기회이기도 하지만, 독창적인 국내 의료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전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기도 했다. 송 교수의 사태에서 보듯이 국내에서 개발된 새로운 기술이 검증하며 발전시키기보다는 깎아내리려는 학계(기술)풍토가 문제라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중소기업 독창적 기술에 ‘눈독’

중국은 원천기술보다 돈 되는 응용기술을 탐내고 있다. 특히 중국이 노리는 것은 중국 공산당까지 동원해 기업과 사람을 끌어들이려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원이 최근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국정수공업을 방문했다. 이 업체는 직원이 400명 안팎인 중소기업이지만, 원자력발전에 필요한 수(水)처리 기술력은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공산당원들은 “회사가 직면한 경영상 문제와 고민거리를 해결해주고 연구·개발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경영진의 중국행을 제안했다. 이 회사의 한 간부는 “중국은 우리 회사가 보유한 기술을 노리고 접근해온 것”이라며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절실하지만, 한국의 독보적 기술을 외국에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거절했다.

1959년 상하수도 설비업체로 출발한 한국 정수공업은 원자력발전에 필요한 수처리 전문 업체로 성장했다. 발전소에는 불순물이 없는 냉각수가 필수인데, 순수한 물을 만드는 이 업체의 특정기술은 세계 1위다. 다른 나라보다 10년 앞선 기술력을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중국과의 인연은 1997년 심천 시에 있는 광동 원자력발전소에 340만 달러 규모의 수처리 설비를 공급하면서부터다. 당시 중국은 합작 법인 설립 등을 제안하며 이 회사의 기술력을 빼내려고만 했다. 이후 한국정수공업은 중국과 거리를 두었다. 중국 원자력발전소들은 그동안 이 업체의 기술자를 하나 둘 영입했다.

그러나 이 회사의 기술은 한두 명의 엔지니어가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어서 이번에는 이 회사를 중국으로 옮기는 데 공산당까지 나선 것이다. 이 회사의 간부는 “기술이 독보적인데, 우리 정부는 이를 ‘독점’이라고 압박해서 우리는 연구·개발보다 경영권 분쟁 등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감지한 중국이 우리에게 달콤한 제안을 해온 것인데, 힘없는 중소기업은 중국의 유혹에 넘어가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러브콜, 뿌리치기 힘든 유혹…주택과 거액의 연봉 주겠다>

 

국내 반도체 전문 중소기업 중 이런 중국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사례가 있다. 최근에 휴대전화에 들어가는 내장 안테나 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중국의 러브콜을 받고 중국행을 선택하는 추세라는 것.

2011년 5월 당시 권영수 LG 디스플에이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사내 보안을 강화하라는 특별 지시를 내렸다. 발단은 기술직원의 이직이었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연구 인력 중 일부가 중국 내 2위 업체인 TCL로 직장을 옮겼다. 공교롭게도 한국인 직원 영입 이후 TCL은 중국 내에 8세대 LCD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LCD 업계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오른 순간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사장이 직접 나서 보안과 인력 관리를 지시하기에 이른 것이다.

A씨는 2012년 11월 ‘이미지 센서 반도체’ 개발 회사 B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곧 기술 개발에 한계를 느꼈고 이에 Y사 ‘이미지 센서 반도체 설계 분야’ 책임자인 B씨에게 접근했다. A씨는 B씨에게 “싱가포르에 중국과 합자회사를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설명한 후 싱가포르 근무 시 주택 및 거액의 연봉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대가는 Y사의 기술 자료였다. B씨는 Y사 퇴사를 앞두고 회사 서버에 접촉해 ‘이미지 센서(CMOS) 회로도’ 등 반도체 설계 자료 1000여 장을 출력해 유출하려다 적발됐다.

C씨의 경우, 중국 경쟁 업체에 기술 빼돌리려 했지만 적발

피해액만 5717억 원에 이르고 중국이 향후 5년간 약 35조원 가격 경쟁력 확보할 뻔

관련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업 기밀 유출은 크게 기술 유출과 인력 유출로 나뉜다. 하지만 실제 현장에선 두 가지를 구분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기술의 원천이 바로 인력이기 때문이다. 2007년 국내 대형 조선 업체인 D사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C씨는 회사의 기술 자료를 관리하는 총책임자였다. 그는 지식 관리 시스템(D-Know) 서버에 접속할 수 있는 권한을 활용해 공정도, 설계 완료 보고서 등 무려 1100여 개의 파일을 다운 받아 외장 하드디스크에 저장해 회사 밖으로 빼돌렸다. C씨는 또 원유운반선·천연액화가스선·액화석유가스선·석유정제운반선·자동차운반선 등의 파일이 있는 서버에 접속한 후 69척의 실적선에 대한 완성도 등 10만9800여 개의 파일 역시 외장 하드디스크에 담아 밀반출했다.

C씨는 이 자료들을 중국의 경쟁 업체에 넘기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천만다행으로 C씨의 대담한 범죄가 사전에 막혔지만 그가 빼돌린 자료가 중국에 넘어갔을 경우 피해액은 기술 개발비로만 계산해도 5717억 원에 이른다는 게 업계의 통념이다. 중국 조선 업계가 이 기술들을 입수했다면 향후 5년간 약 35조 원 상당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고 한국과의 기술 격차 역시 2~3년 앞당겨졌을 것으로 추산됐다.

C씨의 사례는 인력 유출·관리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인재들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는 방법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현직에 있는 사람이 회사를 그만두고 실직한 상태에서 다른 경쟁사로 옮기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지는 몰라도 법적으로는 아무런 하자가 없다. 설계도면 같은 핵심 기술 자료를 유출했을 때에만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 머릿속에 담아가는 것은 전혀 제재 사항이 아니라는 의미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중국의 주요 타깃이 된다는 점이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국내 기술 유출 10건 중 7건은 중소기업에서 발생했다. 국가정보원 산업기밀보호센터에 따르면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첨단 기술이 해외로 불법 유출되려다 적발된 건수는 375건에 이른다. 2003년 6건에서 2013년 49건으로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전체 기술 유출의 70% 이상이 중소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중국에 유출된 것으로 산업기밀보호센터는 분석했다. 특허청이 국내 기업 1000곳을 대상으로 최근 3년간(2010~2012년) 영업비밀 피해 실태를 조사했더니, 중소기업 10곳 중 1곳은 영업비밀이 빠져나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이 2010~2012년 중소기업 1만 7000여 곳을 조사한 결과, 기술 유출 누적 피해액은 5조원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원천기술보다 응용기술에 눈독

현재 국내 기업 중 보안 전담 조직과 인력을 갖춘 곳은 많지 않다. 소수의 대기업만 보안 전담 조직을 운영 중이다. 그나마 퇴직 후에도 핵심 인력을 고문이나 협력업체 임원으로 공용해 관리하는 곳은 삼성전자 정도다.

중소기업으로 가면 아예 인력 관리에 대한 인식 자체가 전무한 곳이 태반이다. 중국 등 경쟁국이 특히 임원급에 주목하는 이유는 개별 기술 활용도를 넘어 산업 전반을 관리하는 능력 때문이다. 몇몇 기술 인력을 유입했다고 하더라도 개개 기술을 넘어 세트로까지 발전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쉽게 비유해 스카트폰 디스플레이 기술을 확보했다고 해서 당장 완제품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는 의미다.

반면 임원급은 기술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지라도 개별 기술들을 하나로 엮어 내는 능력이 뛰어나다. 산업기밀보호센터 관계자는 “국내 첨단 기술의 해외 유출 사건은 주로 고액 연봉 등 금전적인 보상을 미끼로 핵심 연구 인력 및 임원급을 대상으로 한 인력 유출이 가장 많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독창적인 기술력을 갖춘 인재를 노리는 점도 과거와 달라진 중국의 기술 유입방식이다. 특히 퇴직한 기술자가 그 대상이다. 기술 유출의 주체로 퇴직자가 60~7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화웨이·ZTE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는 삼성전자나 LG전자의 퇴직 임원을 경쟁적으로 영입한다. 산업기밀센터 관계자는 “중국이 과거에는 기술문건이나 도면을 빼내다가 요즘은 기업이나 인재를 통째로 끌어들이는 방법으로 기술력을 쌓고 있다”며 “특히 한국에서 관리하지 않는 퇴직자를 영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LG전자의 로봇청소기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됐다. 한국의 로봇청소기 기술은 세계최고 수준이다. 음성인식 기능에 인공지능까지 갖춘 로봇청소기는 컴퓨터공학과 기계공학 등 첨단 기술이 집약된 제품이어서 개발에만 수백억 원이 투입된다.

중국은 2010년 이 회사 연구원 두 명에게 접근했다. 고액의 연봉과 주택, 자동차 제공은 물론 중국의 가전업체 기술연구원 자리도 제안했다. 두 연구원은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이용해 로봇청소기의 기술 자료를 중국에 넘기고 회사를 그만뒀다. 기존보다 2배 많은 연봉(1억5000만원)을 받고 중국으로 자리를 이동했다.

LG전자는 중국 업체가 로봇청소기를 개발해 출시할 경우 자신들이 세계 시장에서 10년 동안 적게는 7500억 원에서 많게는 1조원 이상 피해를 볼 것으로 분석했다. 4월 초 한국에 일시 귀국한 두 연구원은 경찰에 검거됐다. 그러나 핵심 기술은 이미 중국으로 넘어갔고, 2015년 중국은 국내 제품과 제원 및 성능이 비슷한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공산당까지 나서 기업·인재·응용기술 빼돌리려 몰두

한국 뾰족한 대처 방법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

 

중국은 당장 돈을 벌 수 있는 산업 응용기술 유입에 적극적이다. 항공모함, 유인 우주선, 스텔스 전투기 등을 만드는 중국은 원천 기술면에서는 강하지만 응용기술 분야에서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중국이 한국의 인력과 기술에 유독 눈독을 들이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다.

한국은 첨단 기술 연구·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고 있는 미국·일본·독일 같은 나라와는 사정이 다르다. 원천 기술도 이들 나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2000년을 전후로 삼성·LG·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을 중심으로 첨단·신기술 연구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중소·벤처기업의 신기술 개발도 꾸준히 이어지면서 한국은 원천 기술보다 선진국의 첨단 기술을 발전·응용하는 독자적인 영역을 개척해 나가기 시작했다. 실제로 돈이 되는 산업 기술면에선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섰고 몇몇 분야에선 한국산 제품들이 세계 시장을 장악해 나가기 시작했다.

중국 등 후발국으로선 선진국의 원천 기술도 중요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의 생산·판매가 가능한 상용 기술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 중국으로서는 이런 한국 기술만 빼오면 따로 연구비가 들지 않아 시장 가격을 대폭 낮춤으로써 이른 시간에 시장을 잠식할 수 있다. 시장에서 수천억 원을 벌 수 있는 중국입장에서는 한국의 기업이나 인재에게 제공하는 수십억 원은 별게 아닌 셈이다.

따라서 중국은 공산당까지 나서 한국 중소기업·인재·응용기술을 손아귀에 넣는 작업에 몰입하고 있다. 그러나 뾰족한 대처 방법이 없다. 그동안 한국은 연구·개발만 강조했을 뿐, 그 성과로 쌓은 기술력을 지키는 노력에는 그만큼 소홀했다. 이 때문에 중국이 탐을 낼 정도의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나 인재라면 무엇보다 그 기술의 독창성을 인정하고 발전시키려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그러한 문화 경제적 토양이 갖추어질 때만이 우리의 독창적이고 소중한 기술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다.

권충현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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