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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하면 다시 이등병이 된다새롭게 시작하는 제대군인의 취업문제, 해법은?
김영순 기자  |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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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15  14:4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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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한국=김영순 기자]대한민국의 남자들은 거의 대부분 군생활을 거친다. 그것은 의무복무일 수도 있고, 직업군인으로서의 생활일 수도 있다.

그래서 그들은 누구나 한 번쯤 “제대하면 뭘 해야 되는 거지?”라는 물음표를 머리에 새기게 될 것이다. 그 불안감은 이미 현실이 되어 있다. 20대 초중반을 군에서 보낸 청년들은 나오면 5명 중 1명이 취업을 못하고 있는 20대 취업난에 부딪치게 된다.

30~40대에 제대하는 간부급 직업군인들은 무려 절반 가량이 재취업에 실패하는 걸로 조사됐다. 제대군인들에게는 생존의 문제로 다가오고 재취업 문제, 과연 어떻게 된 일일까.

 

   
 

군생활을 다룬 tvN의 드라마 <푸른거탑> 17회에서는 말년 병장 캐릭터인 최종훈이 영어 공부에 열중하는 모습이 나왔다. 곧 있으면 제대하고, 이내 취업 시즌이 다가올 텐데 막상 취업을 하려니 막막해져서 영어 공부라도 시작하겠다 하여 재미교포 신병에게 영어 과외 거래를 제안하는 등 절치부심하는 모습이 그려진 것이다.

가장 피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은 부사관, 장교
사실 이 모습은 단순히 일반 사병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직업군인들도 공감할 수밖에 없는, 군대를 제대해야 하는 입장에 처한 모든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장면이었다.

군가산점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법적 숙제로 남아있다. 그러나 군대는 입대한 일반사병부터 보더라도 최소 21개월의 ‘취직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직업이다. 직업군인으로 들어가면 간부사관은 의무복무기간이 3년, 부사관은 4년이니 그 기간은 더욱 길어진다.

사회에서 정상적으로 근무한 사람의 일반적인 이직 발생 텀을 2년여 가량으로 본다는 걸 감안하면, 사실상 군대에서 제대한다는 것은 익숙해진 직장에서 일하다 거의 상관없는 직군으로 이직을 하는 것과 비슷한 정서적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역하면 다시 이등병이 된다”는 말이 이상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는 군대의 특수성이 작용하고 있다. 군대는 그 목적성이 너무도 뚜렷하기 때문에 다른 직업군과의 연계성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수많은 기밀과 사람의 목숨을 다루는 기술들, 그리고 물리쳐야 할 공고한 적을 상정함으로써 조직 내부에 자연스럽게 파생되는 긴장감 등등은 군대를 일종의 폐쇄사회로 만드는 요인들이다.

그러나 그것이 군대이기 때문에, 군대의 원천적 속성이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는 부분들이 많다. 그러나 문제는 그러한 폐쇄성이 제대 후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는 제대군인들에게 심각한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물론 제대군인들이 군 복무를 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역량이 없는 건 아니다. 군인 출신은 작든 크든 조직의 헤드를 책임져야 하는 자리에 서기 때문에 키우게 되는 리더십, 근면성, 책임감은 뛰어나다.

그러나 제대군인의 일반적인 제대 시점이나 연령대를 생각하면 그것만으로는 부족한 면들이 많다. 이성국 부산지방보훈처장은 제대군인 중에서도 가장 피해를 받고 있는 사람들이 부사관이나 장교로 5년 이상 복무하다 전역한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이라고 지적한다.

제대군인의 절반이 재취업 실패
이는 통계로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 5년간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의 평균연령은 44.6세이며 30~40대가 54.7%를 차지하고 있다.

30대~40대라면 생애주기적 측면에서 자녀 학비 등이 자리하여 최대 지출시기라고 할 수 있는데, 제대군인의 재취업률은 심각하다.

최근 5년(2007년~2011년) 전역한 중장기복무 제대군인 2만 9,000여명에 대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취업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역 후 재취업하여 재직중인 제대군인이 60% 이하(55.9%)로 나왔다. 이는 일반 남성의 고용수준(69.8%) 대비 14%나 낮은 실정이다. 또한 미국(95%), 프랑스(83%), 독일(90%), 영국(94%)의 재취업률과 비교해 보면 굉장히 열악한 수준이다. 20대 취업률이 바닥을 치고 있는 현실에서 30~40대에 군경력이 전부인 그들에게 취업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수밖에 없다.

현재 장기복무를 선택한 위관장교가 영관장교로 진급하지 못하면 근속정년에 걸려 15년 이상 근무할 수 없게끔 되어 있다. 그리고 연령 정년이 적용되는 중사는 상사로 진급하지 못하면 45세까지만 근무할 수 있다.

또 소령 이상부터는 해당 계급에서 3회 진급 누락될 경우 계급 정년까지 진급기회가 없어 그대로 전역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소령으로 만기전역하면 연금수령은 가능하지만 한창 사회생활을 해야 할 비교적 이른 나이에 전역하는 것이기에 재취업이나 창업 등을 고민해야 한다.

제대군인의 어려움, 일반인은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군대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군인이라는 직업은 사회적 시선에서 한 발자국 물러나서 보게 되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군인이란 직업의 폐쇄성에서 계속 연유하게 되는 부분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군인들의 제대 후 사회복귀 어려움에 대해 크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걸로 조사됐다.

국가보훈처는 올해 제대군인의 현실과 지원정책 등에 대한 국민의식을 수치화한 ‘제대군인 지수’를 개발했다.

그리고 여론조사 기관에 의뢰해 지난 4월 10일부터 16일까지 일주일간 전국 만19세 이상 성인 남녀 2000명(의무 및 중장기복무 제대군인 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결과는 제대군인들의 사회적응이 어째서 난항인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군인의 사회복귀 시 애로사항에 대한 이해, 제대군인에 대한 취업지원 정책 등에 대한 인지도와 관심도 모두 낮은 점수를 기록하여 일반 국민들이 제대군인의 취업에 대한 어려움에 대해 높은 공감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또한 제대군인의 리더십 등 능력에 대한 평가도 낮은 편이었다. 그러나 제대군인의 국가에 대한 기여, 군 복무에 대한 대우의 필요성은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결과는 제대군인이 사회적으로 논의의 바깥에 위치해 있다는 걸 알려준다. 그렇기 때문에 제대군인이 겪는 어려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제고가 필요한 상황임을 시사하고 있다. 왜냐하면 조사 결과를 보면 인지도가 낮은 것으로 인해 제대군인의 어려움에 대해서 알지 못하는 것이지, 제대군인의 대우의 필요성은 마땅한 것으로 생각하는 게 현재 여론이기 때문이다.

“제대군인의 취업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은 안보에 큰 역할 할 것”
군인은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국가에 충성하는 직업이다.

강압적인 조직 시스템 속에서 사람을 죽이는 기술을 배우고 발전시켜야 하는 혹독한 일이지만 그들은 국가의 명예를 위해 살아간다. 그래서 미국은 한국전쟁 때 사망한 미군 전사자의 유해를 지금도 발굴하고 자국으로 이관하는 등 군인에 대한 예우를 극진히 다한다. 즉, 군인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국가에게 있다는 의미다.

이미 제대군인의 취업 문제는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월 1일 “제대군인의 취업 문제를 잘 해결해 주는 것은 우리 안보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에서 국방부 및 국가보훈처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군은 사기를 먹고 산다는 말까지 있는데, 미래가 불안하지 않은 것 같이 큰 안정감과 사기를 높이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맞춰 법 개정에 대한 논의들이 있다. 박민식 의원은 4월 21일 의무복무 제대군인에 대해 취업 시 복무기간을 임금·경력에 의무적으로 포함시키고, 3년 범위 내 정년 연장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제대군인지원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송영근 의원은 제대군인을 채용하는 중소기업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국방부는 대위나 중사 계급에서 진급하지 못해도 최대 20년까지 복무할 수 있도록 해 군인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물론 법 개정은 당장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에, 민관이 함께 하는 실질적인 지원이 우선 필요하다. 최근 각 지자체에서는 제대군인의 취업에 대해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모양새다.

경기도는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5월 9일 김포 소재 해병대 최전방 감시초소(OP)를 방문해 경기도가 지난 2010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제대군인 취업지원 사업’을 통해 해병대에 5년 이상 중장기 복무 후 전역하는 제대군인의 취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도는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 말 현재 368명을 취업시켰다.

지난 4월 17일부터 18일 양일간 일산 킨텍스에서는 '2013년 전역(예정)장병 취업박람회'가 개최되었다. 국가보훈처, 고용노동부, 국방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관계부처와 단체가 후원하여 국내 대기업과 우수 중견기업 100여 개가 참여해 전역군인 일자리 창출과 인생설계를 도운 자리였다. 서울제대군인지원센터는 센터 교육장에서 집중적인 취업스킬 향상교육을 통해 중장기 복무 제대군인들의 취업률을 높이고자 실전 워크숍을 실시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육군본부와 체결한 ‘제대군인 취업지원 업무협약’을 통해 상호 간 구인·구직 정보 제공, 우량 중소기업 취업 알선, 채용박람회 개최 등을 제공하여 군인들이 제대 후 취업에 성공할 수 있도록 협조하고 있다.

군인으로서의 역량과 사회적 역량을 결합시키는 게 해법
매년 전역하는 중장기 제대군인은 6,000여 명 가량이 된다고 한다.

이들의 반절 가까운 인원이 취직을 못하고 있다는 건 심각한 사회적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취업을 한다고 해도 이직횟수가 평균 3.5회에 이른다는 조사 결과는, 적성과 능력에 맞지 않는 일자리에서 일하면서 얻는 스트레스 또한 상당하다는 걸 반증하는 지표다.

이들의 연령대를 생각해 볼 때, 제대군인이 취업을 못한다는 건 사실상 한 가정이 파괴되는 일과 비슷한 상황을 불러올 수 있다. 제대군인의 취업문제를 사회현상적 차원에서 진지하게 다루고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져야 하는 분명한 이유들이다.

군으로서는 제대군인이 겪는 취업문제의 심각함을 사회적으로 널리 알리는 한편, 군대의 특수성으로 인해 발생되는 폐쇄성을 걷고 사회와 보다 활발한 교류가 이뤄질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그래서 제대군인이 사회로 나오게 됐을 때 경력적으로나 역량적으로 취업을 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군인으로서 쌓게 될 강점을 적극적으로 연구하여 그것을 사회적 기준과 맞출 수 있도록 지원해줘야 할 것이다.

대표적으로는 리더십 역량을 들 수 있겠으나 이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리서치 결과 낮은 편에 속하므로, 보다 사회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양태를 가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제공해줘야 할 것이다.

김영순 기자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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