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국제통신 서비스 후 48년 만에 언론에 공개
육해공 모든 공간 연결하는 전초기지로 거듭날 준비

▲ 충남 금산군 금성면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초의 위성센터 ‘금산위성센터’ 전경.

충남 금산군 금성면에 위치한 금산위성센터에 들어서면 서로 다른 방향의 하늘로 고개를 젖히고 있는 접시 모양의 대형 안테나 수십 개가 늘어서 있다.

이곳에 1970년 직경 27.3m의 제1기 안테나가 설치되면서 대한민국 위성통신의 역사가 시작됐다. 1970년 문을 연 이후 금산위성센터가 언론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위성방송과 해양 선박 간 통신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이곳은 1970년 안테나 1대로 국제통신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48년이 지난 현재는 국제방송과 데이터, 해양통신과 텔레포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시아 최대 위성센터로 성장했다. 반세기를 거치는 동안 보유한 초대형 안테나 수도 45개까지 늘었다.

우리나라 위성 역사는 아폴로 11호가 세계 최초로 달에 착륙한 이듬해인 1970년 이곳에서 시작됐다. 전 세계적으로도 이른 시기에 위성통신 사업이 전개된 것이다. 당시 정부는 외국 자본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위성통신 사업을 조기에 시작했다. 금산 위성 1국 첫 번째 안테나는 지난 2009년 등록문화재 436호에 지정되는 등 국제통신 발전에 기여한 기술적·사료적 가치를 인정받기도 했다.

북한과도 위성망 점검 핫라인 연결

KT의 위성 전문 자회사 KT SAT이 운영하는 금산위성센터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위성센터로 주로 위성 서비스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센터 내부로 들어가면 각종 기계와 모니터로 가득 채워진 해상서비스운영팀이 있다. 모니터 화면 속 지도에는 수십 개의 선박 위치가 파란색으로 표시돼 있었다. 그래프가 움직이며 각 선박의 데이터 사용량과 장비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위성서비스운영팀의 책상에는 북한과 바로 통화할 수 있는 전화기도 놓여 있었다. 위성센터 관계자는 “이 전화기로 분기마다 북한과 직접 통화하며 항공기 관제 통신 등의 위성망을 점검하는 핫라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KT SAT은 그간 위성의 중계기 대역을 위성방송 사업자에게 빌려주는 사업에 주력해왔다. 하지만 이제 위성 서비스 사업으로 확장 추세다. 위성 서비스 사업을 담당하는 금산위성센터의 역할이 커질 수밖에 없다.

한원식 KT SAT 대표는 “매출 비중의 절반이 넘는 중계기 사업에서 이제는 서비스 사업자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위성 서비스 사업은 초고속무제한해양위성통신(MVSAT)과 항공기와이파이서비스(IFC) 등 신사업 영역에 집중돼 있다. 배와 비행기에서도 인터넷에 접속하게 해주는 기술이다.

MVSAT은 해상에서 일정한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쓸 수 있게 해준다. 기존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안정적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IFC는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비행 중에 와이파이에 접속하고 싶어 하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IFC는 2015년 333대 비행기가 적용했지만 2025년에는 5193대의 비행기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KT SAT은 지난해 무궁화7호와 5A호를 발사했다. 두 개의 신규 위성으로 멀리는 아라비아해까지 통신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비스 영역이 더 넓어지면서 해외 매출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KT SAT은 올해 200억 원대의 해외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북한 위성사업에 대한 관심도 높다. 북한에는 통신과 방송망이 보급되지 않았지만 위성망을 사용하면 일주일 안에 북한에서도 통신이 가능해진다.

해양과 항공 위성통신 사업

KT SAT은 초고속 무제한 해양 위성통신인 MVSAT(Maritime Very Small Aperture Terminal) 사업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고객 선박에게 제공되는 MVSAT 서비스를 위한 장비가 작동 중이었다. 선박에서 데이터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 선박의 경로가 이탈하지 않았는지 등을 점검하는 역할이다.지난 48년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성장한 금산 위성센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육해공 모든 공간을 끊김 없이 연결하는 전초기지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KT SAT 관계자는 “이는 해운업 종사 고객을 대상으로 한 위성 서비스”라며 “원양 조업 선박 등의 유일한 통신 수단이 위성인 만큼 위성통신의 중요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KT SAT은 기존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던 해양위성통신 시장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한 바 있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배 안에서 인터넷과 인터넷전화를 무제한으로 이용 가능하다. 이달 초 기준 MVSAT 누적 수주 선박은 500척에 달했다. KT SAT는 500t급 이상 선박이 2000척 규모인 국내 MVSAT 시장에서 고객사를 1000척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KT SAT은 항공기 와이파이 서비스(IFC, In-Flight Connectivity)를 통해 항공기 탑승객에 대한 통신 편의성도 개선시킬 계획이다. KT SAT은 현재 무궁화5A호와 글로벌 상용망을 연계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KT SAT은 무궁화위성 7호와 5A호 위성을 통해 확보한 글로벌 커버리지가 60%인 만큼, 전체 매출 중 글로벌 비중을 46%(200억)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KT SAT은 지난해 5월과 10월에 각각 무궁화위성 7호와 5A호를 새롭게 발사했다. 7호는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인도차이나, 인도 지역까지, 5A호는 한반도를 비롯해 필리핀과 인도차이나, 중동, 몽골, 남아시아 일부와 동해안부터 동ㆍ남중국해, 벵골만 및 아라비아해까지 해양지역을 커버하고 있다. KT SAT은 신규 위성 이외에 무궁화위성 5호 및 6호, 콘도샛(복수소유 위성)인 무궁화위성 8호까지 총 5기의 자체 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한 대표는 “불모지로 여겨졌던 위성ㆍ우주 분야 개척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48년간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에 KT그룹의 혁신기술을 융합해 ‘위성’으로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민선 기자  news@kpci.co.kr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