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 > 사회
[정책] 부산에서 모스코바까지 철도여행 가능해져제46차 국제철도협력기구 정회원 가입
김부성 기자  |  news@kpci.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7.02  11:52:30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그동안 북한 반대로 가입 힘들어… 최근 해빙무드로 찬성
유라시아 쪽 여행과 물류 산업에 지대한 영향 끼칠 듯

   
 

최근 북미정상회담과 6·13지방선거 등 굵직한 소식에 가려 크게 주목받지 못한 뉴스가 있다. 한국이 정회원 가입을 여러 번 추진했으나 그동안 북한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던 국제철도협력기구(OSJD·Organization for Cooperation of Railway) 가입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은 최근 키르기스스탄에서 열린 제46차 국제철도협력기구 장관회의에서 29번째 정회원이 됐다. 회원 가입은 회원국의 만장일치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어서 북한의 입장 변화가 한국의 가입 의결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는 두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조성된 남북화해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이제 북한에 가로막혀 섬처럼 고립된 우리나라가 열차를 타고 유라시아 대륙으로 오갈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남북 간 실무회의 활발해질 듯

OSJD는 1956년에 결성된 옛 소련 및 동유럽권 국가들 간의 철도부문 협력기구다. 유라시아 대륙철도 운영국 협의체로, 회원국 전원의 동의를 얻어야 정회원으로 가입이 가능하다. 2014년 3월 21일에 제휴회원으로 가입은 했으나 북한의 반대로 정회원 가입은 어려웠다.

이번 정회원 가입을 통해 OSJD가 관장하고 있는 국제철도화물운송협약(SMGS), 국제철도여객운송협약(SMPS) 등 유라시아 철도 이용에 있어서 중요한 협약들을 타 회원국들과 체결한 것 같은 효과를 얻게 되고 화물운송 통관절차에서도 회원국 사이에서는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즉 남북의 철도가 연결된다면 부산항에서 컨테이너를 싣고 철길로 유럽까지 운송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에 따라 남북한 고위급회담을 통해 북한의 현장실사단 구성 외에도 중국과 러시아 철도협력 방안이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국민이 북한 지역을 통과할 수 있게 된다고 가정했을 때 서울에서 북한-중국 국경까지는 이미 철도 연결이 예약돼 있다. 남북은 이미 두 차례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경의선(서울~신의주) 현대화와 동해북부선 연결을 약속한바 있다.

경의선은 이미 연결돼 있으나 북측 구간이 노후화돼 현대화가 필요하고, 동해북부선은 남측 강릉∼제진(104㎞) 구간이 단절된 상태다.

두 노선의 경협이 중요한 것은 단순한 남북 열차 연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두 노선을 타고 유라시아 대륙 철도까지 우리 열차가 운행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경의선의 경우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을 통해 중국횡단철도(TCR)로 갈아탈 수 있다.

동해북부선이 연결되면 나진 선봉에서 중국 연변자치주 투먼(圖們)을 경유해 만주횡단철도(TMR)로 가거나 러시아 하산을 통해 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넘어갈 수 있다.

남북 철도 노선을 경유해 유럽 여행까지 한다면 여행 시간 등을 감안해 일반 열차보다는 고속열차를 이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륙 전역에 걸쳐 고속철도 2만 1000㎞를 설치했고 단둥에도 고속철도를 연결해놓았기에 경의선 라인으로 남북 고속철도가 깔리면 고속열차를 타고 유럽까지 여행할 수 있다.

단, 고속철도를 이용하려면 고속철도 전용 노선을 새로 건설해야 한다.

그러나 남북 열차 구축과 이를 통한 대륙열차 연결은 어디까지나 예상 가능한 상황일 뿐, 무엇보다 북한의 뜻이 중요하다. 남북 열차를 연결하거나 고속열차를 건설할지는 결국 북한의 의사 결정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6월 13일 “이제 철도나 도로 연결 등 경협을 추진하기 위한 남북 공동연구를 제안해놓은 상태여서 구체적으로 어떤 노선이 연결, 개량될지는 지금으로선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협이 북한 땅에서 이뤄지는 만큼 북한의 뜻이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남북 간 대화를 통해 우선 과제를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엔 북한 내 경제특구 5곳과 경제개발구 22곳을 교통인프라 지원과 연계해 새롭게 개발하는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신의주 경제특구의 경우 중국철도 연결 사업과 연계해 가장 발 빠르게 개발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밖에 북한 물류수송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철도지원과 연계해 남북 간 특구개발 등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과 러시아 이권 사업에 관심 높아

실제 중국의 경우 앞서 지난 5월 9일 서울-신의주-중국 대륙철도 연결사업에 참여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일본 도쿄에서 열린 리커창 중국 총리와의 회담을 통해 양국이 북한의 경제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서울-신의주-중국을 잇는 철도 건설 사업을 검토할 수 있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또 이를 위해 한중 양국 간 조사연구사업의 선행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은 이달 초 키르기스스탄 비슈케크에서 열린 국제철도협력기구(OSJD) 장관회의에서 우리나라의 가입안건에 찬성표를 던져 남북중 철도협력에 길을 터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북한 이슈에서 ‘패싱’ 우려가 높았던 중국 정부로서는 북미 정상이 추인한 경제협력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할 공산도 크다.

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도 남북경협을 ‘신북방정책’ 실현으로 확장할 수 있는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에서 개최되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기간에 문 대통령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실제로 이번 한러 정상회담에 문 대통령의 수행단으로 철도 관련 관계자 등이 대거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초 정부 안팎에선 신북방정책의 일환으로 강원선 철도를 러시아 대륙철도와 연결하고 그 아래로는 러시아의 천연가스관을 함께 들여오는 방안 등이 거론된 바 있다. 사실상 구소련 국가들이 대거 포진한 OSJD 회원국 가입에 성공함에 따라 양국 정상의 경제협력 논의 내용도 자연스레 남북철도를 러시아까지 확장하는 방안으로 논의될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러시아와 인접한 북한의 나진-선봉 특구의 활성화도 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국 지자체에서도 관심 증폭

북방물류와 관련 있는 지자체들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가장 주목받는 곳이 부산이다. 남북 철도가 이어지고 이 노선이 유럽까지 연결된다면 가장 수혜를 받는 지역은 부산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부산은 우리나라 최대 항이 자리 잡은 곳으로, 유럽으로 통하는 철길의 기점이 될 수 있는 지역이다.

2015년 부산시가 중국 지린성과 헤이룽장성을 방문에 환동해권 경제, 물류, 관광 등의 교류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시작된 북방 경제도시협의회에 따르면 지난달 열린 북방경제도시협의회의 교류회에 앞서 일본 교토부, 마이즈루시, 마이즈루항진회가 회원으로 신청했고 일본 니가타현, 돗토리현 등이 올해 옵서버 회원으로 참여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또 몽골 울란바토르시가 회원으로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시베리아횡단철도·중국횡단철도·몽골횡단철도 등에 관련된 주요 지역들이 철길이 연결될 시·기점의 역할을 할 부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포항시도 6월 8일 시청 회의실에서 경제, 문화, 관광, 농업, 수산, 항만 관련 부서장들이 참석한 북방경제협력 추진TF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영일만항을 중심으로 필요한 사업추진에 만전을 기하기로 한 것. 또 앞으로 포항시는 북방경제협력추진위원회를 출범해 지역 산학연과 북방지역을 연결해 북방진출 네트워크 구축과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고 중단된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재추진하는 등 북방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동해상공회의소도 6월 4일 동해·묵호항 남북교역과 북방물류전진기지 육성을 대통령과 해양수산부 장관 등에게 건의한다고 밝혔다. 이번 건의문을 통해 동해·묵호항을 남북교역과 북방물류의 전진기지로 육성하고 나진~동해항 간 정기해상항로를 남북해운합의서에 반영해줄 것을 요청했다. 또 동해항 3단계 개발 사업에 컨테이너 전용부두 건설, 동해항 항만 배후단지 조성 등이 정부 계획에 반영되어 북방물류전진기지로 발전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회사 발 빠르게 준비 중

기업들의 준비도 한창이다. CJ대한통운은 물류기업 중 가장 공격적으로 북방물류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5월 CJ대한통운은 TCR과 트럭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국제복합운송서비스인 유라시아 브리지 서비스를 출시했다. 철도와 트럭을 이용해 유럽지역까지 배송하는 ‘Door to Door(출발지에서 도착지까지)’ 서비스인 유라시아 브리지 서비스는 1단계 중국 청두역과 폴란드의 로즈역, 독일 뉘른베르크역, 네덜란드 틸버그역을 연결하는 경로로 운영을 시작했다. 3월 러시아 물류기업 페스코와의 러시아 내 물류사업이나 TSR 이용 협력 MOU 체결에 이은 서비스로 북방물류 확대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중국 랴오닝성 최대도시인 선양에 플레그십센터를 개소했다. CJ대한통운은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에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자회사인 CJ로킨의 48개 거점과 22개 물류센터, CJ스피덱스의 40여 개 지역 물류센터를 유기적으로 연계해 중국 내 사업을 강화하면서 북방물류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유통기업 중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은 롯데로 보인다. 롯데는 지난 6월 3일 그룹 내 북방 TF를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북한, 러시아 연해주, 중국 동북 3성을 아우르는 북방지역에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호텔과 연해주 지역의 영농법인, 토지경작권을 인수해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는 남북관계가 개선될 경우 북한의 관광 사업을 활성화하고 영농사업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또 롯데그룹은 물류분야에 있어서 롯데글로벌로지스(前 현대로지스틱스)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로 인수 전 금강산 특구, 개성공단 자재 운송 경험이 있는 롯데글로벌로지스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북방물류에도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대그룹도 준비에 들어갔다. 현대아산은 지난 5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현대그룹 남북경협사업 TF를 가동하고 이에 맞춰 이영하 현대아산 대표이사를 팀장으로 하는 남북경협재개준비 TF를 별도로 구성했다. 대북사업의 독점권을 가졌던 현대아산이 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남북관계가 정상화되고 대북사업이 시작된다면 빠른 시간 안에 기존 사업을 정상화시키고 향후 SOC 사업까지 진출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김부성 기자  news@kpci.co.kr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부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정부, 수도권 전공의·전임의에 업무개시 명령
2
경기 북부에 아파트 33만가구 짓는다
3
문주현 MDM그룹 회장,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4
입추 9월, 전국 3만 8700여 가구 일반분양
5
내년 예산 556조… 역대 최대 확장재정
6
점점 강해지는 태풍 ‘마이삭’ 수요일 부산 덮친다
7
정세균 "깨끗한 수돗물 공급은 국가의 책무"
8
통합당, 새 당명 '국민의힘'
9
국회 출입기자 코로나19 확진 판정에 따른 방역조치
10
구로구, 차량 탑재형 이동식 선별진료소 자체 개발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513) 서울특별시 금천구 벚꽃로234 | 대표전화 : 02)702-0111 | 팩스 : 070-4275-1429
잡지사업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5 | 등록일 : 1982년 12월 23일 | 인터넷신문사업등록번호 : 서울 아03244
회장: 임윤식 | 사장: 정희돈 | 편집국장 : 정재형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재형
Copyright © 2013 오늘의한국.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