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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 황금알 낳는 거위 VR 스포츠… 10년 새 50배 성장스포츠와 접목시켜 대중화 성공 고성장세 지속
이정현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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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31  11: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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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업에 종사하는 A씨(남·36)는 최근 빠져 있는 취미활동을 위해 퇴근을 서두른다. 그리고 동료들과 약속이라도 한 듯 스크린볼링장으로 향한다.

#. 주말이면 뱃멀미가 심한 가족을 남겨두고 홀로 낚시하러 떠나는 B씨(남·52)는 굳이 배를 타고 멀리가지 않고도 동네에서 가족과 스크린낚시를 즐긴다.

최근 가상현실(VR)을 활용한 시뮬레이션 스포츠가 큰 인기를 끌면서 A씨와 B씨처럼 회사나 집 근처에서, 장비를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취미생활을 즐기는 일이 가능해졌다. 2000년 스크린골프를 시초로 성장한 VR 시뮬레이션 스포츠는 오늘날 스크린야구, 스크린볼링, 스크린사격, 스크린낚시 등으로 발전했다. 이용자와 매장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연간 5조 원 규모의 시뮬레이션 스포츠 시대를 열었다.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부상하고 있는 VR 시뮬레이션 스포츠를 정리해보았다.

   
 

스크린볼링

VR 기반 스포츠의 인기에 편승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볼링에도 첨단 기술의 바람이 불고 있다. 3D 그래픽, 인공지능(AI) 등의 정보통신기술(ICT)을 이용해 볼링공과 볼링핀의 움직임을 보다 사실감 있게 구현해낸 스크린볼링의 플레이 방식은 공을 굴려 핀을 쓰러뜨리는 기존의 방식과 동일하다. 다만 공을 굴려 실제 핀이 아닌 가상 핀을 쓰러뜨려야 한다. 볼링공을 굴리면 공이 레인 끝에 위치한 스크린 밑으로 사라지면서 이후에는 가상 볼링공이 등장해 디지털 볼링핀을 쓰러뜨리는 형식이다. 정밀한 센싱기술뿐 아니라 실감 나는 사운드 효과까지 더해져 몰입감을 높인다. 스크린볼링은 회사원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높다.

볼링을 치며 가볍게 맥주 한잔 할 수 있는 펍과 카페, 음식점 등이 마련돼 있어 회식자리로도 손색이 없다.

   
 

스크린낚시

스크린낚시는 연인들 사이에서 각광받는 데이트 장소로 떠올랐다. 등산을 제치고 국민 취미 1위로 등극한 낚시. 하지만 비싼 낚시 장비와 도심을 벗어나 먼 바다로 떠나야 한다는 시간적·경제적 부담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VR 스크린낚시는 이런 결점들을 완벽하게 보완했다.

최근 채널A의 예능프로그램 <도시어부>에서 배우 한은정이 상어를 낚는 모습이 방영돼 더욱 화재가 된 스크린낚시는 실내 테이트를 선호하는 여성과 활동적인 데이트를 원하는 남성의 바람을 모두 충족시켜준다. 스크린골프와 만찬가지로 낚시를 하고 싶은 장소 선택도 가능하다. 진짜 바다낚시를 즐기는 듯한 느낌을 제대로 살리기 위해 통영 욕지도와 마라도 앞바다 등 낚시하기 적합한 다양한 장소를 드론으로 촬영해 구현해냈다. 운치 있는 파도 소리와 갈매기 소리로 현장감도 더했다.

낚시하듯 스크린을 향해 낚시대를 던지면 100여 종이 넘는 스크린 속 물고기가 미끼를 무는 식이다. 전자릴이 달린 낚싯대와 구동부를 통해 생생한 ‘입질’과 ‘손맛’이 전해진다. 낚시 난이도 설정도 가능해 낚시 초보자뿐 아니라 베테랑 낚시꾼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스크린낚시의 가장 큰 장점은 징그러운 미끼를 손으로 직접 만질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또 스크린을 통해 물속 물고기들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낚싯대를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멀리 던져야 하는지 알 수 있다. 한편에는 피자, 튀김, 커피, 맥주 등 다양한 식음료도 마련돼 있어 낚시와 먹는 즐거움을 한 공간에서 누릴 수 있다.

   
 

스크린야구

국민스포츠로 불리는 야구를 스크린으로 옮긴 스크린야구는 운동량이 부족한 남학생들에게 만남의 장소로 부상했다. 미세먼지나 비 등 날씨의 영향을 받지 않고 쾌적한 곳에서 야외 스포츠를 실내에서 즐길 수 있어 남학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지만, 실제 공을 사용하지 않아 다칠 위험이 적다는 이유로 자녀들이 스크린야구장에서 시간을 보내기를 선호하는 부모도 크게 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스크린야구장을 찾는 고객층은 주로 중고생이다. 생일이나 각종 행사를 기념해 친구 단위로 스크린야구장을 찾아 시간을 보낸다. 나이에 따라 실력, 난이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초급자용부터 중급자·상급자로 세분화돼 있어 이에 따라 트레이닝 모드, 배틀 모드 등 다양한 경기 모드를 접할 수 있다.

또 실제 야구경기에서 사용되는 경식구를 도입해 짜릿한 타격감과 손맛을 느낄 수 있게 했다.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투수와 타자 사이의 거리를 구현한 18.44m의 고난이도 모드는 마치 플레이어가 진짜로 야구장 타석에 서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스크린컬링

스크린야구가 남심을 저격한 VR스포츠라면 여성들을 위한 VR스포츠도 있다. 지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영미 열풍’을 확산시키며 화제의 중심에 선 컬링을 이젠 스크린컬링으로 즐길 수 있게 된 것. 컬링 경기장이 많지 않아 실제로 컬링을 체험해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아쉬움을 스크린컬링을 통해 해소시킬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다. 2평 남짓한 바닥 위로 스톤을 던지고 버튼을 눌러 스위핑(빗자루질)을 하면 스톤의 방향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고, 올림픽에서 듣기만 하던 '영미~'를 직접 외치며 스톤을 던지는 희열과 아슬아슬한 속도감을 느낄 수도 있다.

최근 VR(가상현실)과 AR(증강현실)을 결합한 시뮬레이션 스크린스포츠의 가파른 성장은 날로 심해지는 미세먼지 때문에 바깥활동보다 실내 활동을 선호하는 추세와 시간 절약을 위해 장소 이동 없이 한 공간에서 놀이, 식사 등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맞물린 데에 따른 결과로 보인다. 여기에 최소한을 소유한다는 미니멀라이프족이 늘면서 낚싯대, 야구방망이, 글러브 등 짐이 될 수 있는 장비를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이점으로 더해져 시뮬레이션 스포츠는 새로운 여가 문화로 자리 잡았다.

2007년 1000억 원대 수준이었던 시뮬레이션 스포츠 시장 규모가 종목 다양화를 통해 2013년 1조 5000억 원 규모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조 원까지 커졌다. 10년 새 시뮬레이션 스포츠산업 규모가 50배가량 성장한 것.

한 유명 대학 스포츠정보기술융합과 교수는 “시뮬레이션 스포츠를 통해 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스포츠 사업 발전으로 연결되고, 스포츠를 실제로 하는 인구가 많아지는 선순환 효과로 이어졌다”며 “스포츠 문화를 확산시키고, 산업을 활성화하는 데 시뮬레이션 스포츠가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재 스포츠에만 적용된 VR 기술이 미래에는 교육·의학 등 더 다양하고 유익한 영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이정현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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