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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 지방선거] 변수 없는 ‘독주’냐 막판 ‘뒤집기’냐지난 과거 지방선거 비해 집권 여당 지지율 높아
정재형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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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30  11:2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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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가장 큰 변수 될 듯

6·13 지방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주요 정당이 표심을 잡기 위한 여러 변수를 놓고 막판 고심을 다하고 있다.

먼저 각 정당은 핵심 카드로 ‘경제’를 꺼내 들었다. 정당의 정책 방향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슬로건과 비전 등에 ‘경제 성장’을 적극적으로 부각시키고 있다. 유권자들의 삶이 갈수록 퍽퍽해지는 가운데 ‘먹고사는 문제’ 해결을 최우선 순위에 놓음으로써 ‘경제정당’의 이미지를 강조하여 표심을 자극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월 21일 지방선거공약집 발간식을 열었다.

너도 나도 ‘경제정당’ 이미지 내세워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지방정부’를 약속하며 성장과 변화, 공정, 평화의 나라를 다짐했다. 슬로건인 ‘성장·변화·공정·평화의 나라’는 4대 비전의 핵심 가치를 반영한 것인데 경제는 성장하고, 체감할 수 있는 삶의 변화를 만들어내고, 중앙과 지역이 공정하게 골고루 발전하며, 평화로운 나라를 만들자는 의미다.

특히, ‘더불어 잘사는 나라’를 모토로 경제 성장을 최우선 순위에 놓았다.

민주당 정책위 측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혁신성장과 상생하는 공정경제를 통해 희망찬 민생경제를 실현하는 등 경제 성장을 달성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와 함께 ‘경제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면서 경제에 대한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부각시켰다.

실제 자유한국당은 제1공약으로 ‘자영업자·소상공인 기살리기’를 내세웠다.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 정책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률을 합리적으로 조정하겠다’는 공약으로 맞서면서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2·3번째 공약도 유류세 인하,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해외 진출 국내 기업이 복귀할 경우 법인세 최고세율 적용 유예 등으로 경제 분야에 대한 차별성을 강조했다.

바른미래당도 ‘망가진 경제, 먼저 살리겠다’를 지방선거 슬로건으로 확정하고 유권자들에게 ‘경제정당’으로서의 역량을 강조하고 나섰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중앙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은 “최근 사상 최대 청년 실업률을 기록하고 서민 물가도 치솟는 등 지역에서 ‘내 지갑 사정은 더 안 좋아졌다’라는 푸념을 많이 듣는다”며 “이번 선거를 계기로 바른미래당이 민생 경제 문제에 집중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각오를 담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내 삶을 위한 개혁과 평화’를 슬로건으로 내건 민주평화당도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민생’에 방점을 찍었다.

전문가들은 각 정당의 선거 슬로건과 비전 등은 시대 상황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건국대 이현출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최근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 시민들의 삶이 퍽퍽해지면서 먹고사는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만큼 각 정당도 이에 맞춘 슬로건을 통해 어필하려는 것 같다”며 “과거 지방선거를 보면 시대적 상황에 따라 개발이나 공동체 등이 슬로건으로 각광받은 적도 있다”고 말했다.

한 선거캠프 관계자도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지방선거는 중앙의 논리보다는 각 지방마다의 현안이 민심의 향방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요즘 같은 경우는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와 관련, 문화일보와 서울대 폴랩(Pollab)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공동으로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6월 지방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경제 성장’ ‘일자리 창출’ 등 경제 관련 정책을 꼽았다.

지난 5월 11~18일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광역시·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8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1.1%포인트)에서 응답자들은 ‘가장 중요한 정책을 1·2순위로 꼽아달라’는 요구에 각각 경제 성장(25.6%)과 일자리 창출(20.4%)을 꼽았다. 복지(15.1%), 경제민주화(9.6%), 통일·외교·안보(9.5%) 등이 뒤를 이었다. 자세한 조사내용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관위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자유한국당은 5월 15일 6.13 지방선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을 열었다.

지난 지방선거의 변수들 고려해야

북한의 갑작스러운 어깃장에 훈풍을 타는 듯하던 남북관계가 주춤하면서, 정치권도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6·13 지방선거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천안함 폭침과 세월호 참사 등 과거 지방선거 당시 영향력이 가장 클 것으로 꼽혀온 변수들이 당초 예상과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막판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는 분위기다.

풍계리 핵시설 폐기 참관 거부 등 최근 북한의 잇따른 몽니에 자유한국당은 남북문제를 다시 집중 공략하기 시작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5월 22일 “북한이 핵 폐기를 하는 순간 김정은 체제는 바로 무너지는데 핵 폐기를 하겠다는 말을 믿는 국민은 바보”라며 “국민이 전부 장밋빛 환상에 빠졌다가 그 환상이 깨질 때 누가 책임질 것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부정적 대응에 역풍을 맞고 수위 조절에 나섰던 최근 행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지방선거 전날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이 예상과 달리 빈손으로 끝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북한의 태도변화에 냉정한 자세를 촉구하는 더불어민주당도 내부적으로는 노심초사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대화 국면에서도 벼랑 끝 전술이나 살라미 전술로 협상 상대방을 흔드는 북한의 태도는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만큼 순항 중인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주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대체적이지만, 선거에 미칠 영향까지 고려하면 마음을 놓을 수만은 없다는 이유에서다. 백혜련 민주당 대변인이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결정에 과도한 억측은 금물”이라며 “이번 주가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분수령인 만큼 경거망동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 같은 당 내부 우려를 반영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여야 정치권의 민감한 반응은 남북관계가 비단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라는 점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시각이다. 과거 지방선거 때 최대 변수로 꼽혔던 사안들이 당초 예상과 다른 결과로 이어졌던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2014년 6회 지방선거 때는 선거 두 달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가 표심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꼽혔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됐던 당시 여당 새누리당(현 한국당)은 광역단체장 8곳과, 기초단체장 117곳을 휩쓸어 야당에 판정승을 거뒀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 때는 정반대였다. 선거 세 달 전 터진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안보 문제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현 한국당)의 압승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그러나 평화 프레임으로 맞선 제1야당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7곳과 기초단체장 92곳에서 승리해, 광역 6곳과 기초 82곳 승리에 그친 한나라당을 꺾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이전처럼 ‘변수의 역설’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전 선거와 같은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결국 남북관계에 대한 우려가 보수는 물론 중도층까지 퍼져 결집이 이뤄져야 하는데, 사안의 성격이나 흐름상 그게 가능하겠느냐는 이유에서다. 김동영 한국사회여론연구소 기획실장은 “남북관계라는 이슈 자체가 워낙 파급력이 큰 데다, 북미정상회담도 시기적으로 선거 전날 예정돼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중재 여부 등에 따라 변수는 남아 있지만 여건상 여야에 미칠 유불리 분석이 빗나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물론 진폭이 큰 남북관계의 특성이 선거판을 흔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 바른미래당은 5월 21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과 전국 공천자 대회를 열었다.

변수가 될 요인은 무엇일까

앞으로 다가올 선거와 관련해 변수가 될 몇 가지 상황을 정리해본다.

첫째, 북미정상회담의 영향력이다. 선거 전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만난다. 최근 분위기라면 김 위원장은 핵과 미사일을 내려놓고,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지원과 체제보장, 한반도전략무기 축소 등을 주고받을 수 있겠다. 선거전날의 비핵화축포, 이 자체가 ‘게임 끝’이라는 말도 들린다. 물론 자신이 제안한 남북고위급회담을 갑자기 무기한 연기시킨 것처럼 북한의 태도돌변이 북미회담 성사에까지 이어진다면 선거의 판은 달라질 수 있다.

둘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고공지지율이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대통령지지율이 70%를 넘고, 여당 지지율은 50% 이상이다. 4개 야당 지지율을 합친 것의 2배다. 야당은 여론조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나 지난 대선에서의 경험을 봐도 여론조사 지지율의 차이는 상당부분 민심의 기운을 반영한다. ‘숨은 보수’에 대한 기대도 많이 파묻힌 듯하다. 다만 작년 탄핵정국이 최고조일 때 실시된 4.12 재보궐선거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당시 자유한국당의 선전은 지역선거는 전체 민심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말해준다.

셋째, 야권연대 가능성이다. 제3당 바른미래당 후보는 힘을 못 쓰고 있는 형편이다.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안철수, 유승민 후보에게 약 30%의 지지를 보냈다. 이들은 대부분 보수에서 이탈했거나 중도에 머무는 유권자다. 이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가 중요하다. 제3당 후보가 이들을 담을 상황이 안 된다면 비슷한 성향의 후보와 연대하는 것이 길이다. 미풍에 그칠 수도 있지만, 야권연대를 통한 시너지와 이탈된 보수 및 중도 세력의 향배는 적잖은 힘을 발휘할 수도 있다.

넷째, 투표율 변수다. 투표율이 대선 대비 대폭 낮아질 공산이 크다. 세대에 따른 이념과 선호정당 차이가 뚜렷한 상황에서 투표율은 중요한 변수가 된다. 지금으로선 지난 2014년 수치와 비슷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섯째, 선두주자의 오만함 여부다. 쫓아가는 후보는 간절할 수밖에 없다. 무릎을 꿇고 눈물을 보이기도 하며 적극적으로 싸우자고 달려들 수 있다. 그러나 앞서가는 후보는 싸움을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 집권 여당이 대세론을 탔기에 전술적으론 무리할 필요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절대 오만하게 비쳐서는 안 된다.

몇 가지 논거에도 불구하고 국가 중대사가 온 국민의 관심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능력 있는 지역 일꾼을 뽑는 기로인데도 그 소중함이 뒷전에 밀린 상황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 동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진실로 우리 도시, 우리 동네를 우리 스스로 고민하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 얼마만큼 유권자들이 우리 도시와 동네를 생각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정재형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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