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유의 여신상.

지난해 뉴욕을 방문한 한국인 숫자가 40만 명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보다 7.2% 늘어난 것으로 뉴욕시가 한국인 관광객 수를 집계한 이래 역대 최고 수치다. 베트남의 다낭·나트랑 등이 최근 인기 관광지로 부상하고, 바르셀로나·멕시코시티 등 유럽의 주요 관광지로 취항하는 항공편이 증가했다지만 뉴욕은 여전히 한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매력적인 해외 관광지로 손꼽힌다는 것을 말해준다.

뉴욕은 브루클린 브리지, 자유의 여신상,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나이아가라 폭포 등 문화를 대표하는 볼거리부터 여유로운 전원지대,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는 풍경까지 모든 것을 갖추고 있어 어떤 테마를 가지고 방문하더라도 최고의 만족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다.

▲ 타임스퀘어.

잠들지 않는 도시, 맨해튼

인천공항에서 뉴욕까지는 비행시간이 약 14시간 소요된다. 맨해튼은 지루하기만 했던 비행시간을 보상받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곳이다. ‘아메리칸 드림’의 상징인 뉴욕의 대표 관광지 자유의 여신상을 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만큼이나 대중교통 시설이 잘돼 있고, 역 찾기도 수월해 지하철로 별 어려움 없이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풀턴 거리(Fulton St)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하차 후 배터리파크(Battery Park)에서 무료 페리를 이용해 자유의 여신상이 위치한 리버티섬(Liberty Island)으로 들어간다. 시간은 30~45분 정도 소요된다. 1년 내내 관광객이 몰리기 때문에 가급적 아침 일찍 페리를 타는 것을 추천한다.

맨해튼을 출발하는 항구에서는 자유의 여신상이 아주 작게 보이지만 리버티섬에 가까이 갈수록 점점 크게 다가온다. 페리가 방향을 바꿀 때마다 다른 각도에서 보이는 여신상의 모습은 소박한 멋과 조형성을 지니고 있다. 자유의 여신상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가운데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것으로, 미국 독립 100주년을 기념해 프랑스가 미국에 기증한 작품이다. 1886년 이후 오늘날까지 자유와 민주주의의 상징으로서, 기회의 땅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뉴욕 최고의 번화가인 타임스퀘어(Time Square)도 맨해튼에서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장소다. 빼곡히 들어선 높은 빌딩과 브로드웨이 극장가, 화려한 네온사인, 유명 레스토랑, 거리의 공연예술가로 가득한 이 지역에는 수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찾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마치 우리나라의 명동을 연상케 하는 이곳은 영화 ‘스파이더맨’, ‘킹콩’ 등과 같이 주로 괴수가 등장해 높은 빌딩을 부수는 장면의 배경으로도 자주 나와 낯설기보단 눈에 익고 친숙하다. 41번가와 53번가에 걸쳐 자리 잡고 있는 브로드웨이에는 38개의 극장이 있는데 대부분 44번가와 45번가에 집중돼 있다. 브로드웨이 연극이나 뮤지컬 한 편을 보지 않는다면 뉴욕을 완전히 본 것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유명한 지역이다.

1년 365일 약동하는 뉴욕에서 비교적 조용해 산책하며 잠시 쉴 수 있는 브루클린 브리지(Brooklyn Bridge)는 낮에는 낮대로 밤에는 밤대로 그 운치가 달라 낮과 밤에 한 번씩 방문해보는 것도 좋다.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인 브루클린 브리지는 1869년 착공해 1883년에 개통했으며 맨해튼과 브루클린을 연결해준다. 1층은 차도, 2층은 인도와 자전거 도로로 구성돼 있으며 도보로 건널 경우 편도 한 시간 정도가 걸린다. 브루클린 쪽에서 다리를 건너올 때 보이는 맨해튼의 풍경은 일몰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 불빛으로 반짝이는 야경이 물 위에 비치며 일렁이는 모습은 뉴욕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풍경의 하나로 꼽힌다. 이곳에서 특히 유명한 것이 브루클린 브리지 앞에 위치한 아이스크림 가게 ‘브루클린 아이스크림 팩토리’인데, 이곳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전통 방식으로 만들어 다른 아이스크림들과 달리 버터 지방이 적고 달걀이 사용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 브루클린 브리지.

<뉴욕타임스>를 비롯해 여러 매체가 ‘브루클린 아이스크림 팩토리’를 뉴욕 최고의 맛집 중 하나로 꼽아 한국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반드시 들러야 하는 장소라고 입소문이 나 있을 만큼 인기가 높다. 한 손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산책을 하는 동양인 관광객들은 모두 한국인이라는 우스갯소리도 있다.

뉴욕의 황홀한 야경 명소이자 뉴욕여행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은 1931년 완공 당시부터 1972년 세계무역센터가 건설되기 이전까지 무려 41년간이나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자 미국의 국보다. 한 세기를 거쳐오는 동안 세계인의 사진 속에 가장 많은 등장하는 배경 중 한 곳이자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물 중 한 곳인 이곳은 타임스퀘어와 함께 맨해튼을 배경으로 하는 다수의 영화에서 배경이 되기도 했다. 해 지기 시작할 무렵보다 약간 전에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86층의 전망대에 입장하면 좋은 자리를 선점해 해가 저무는 것부터 맨해튼 빌딩에 불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하는 진기한 풍경을 구경할 수 있다. 통유리를 사이에 두고 눈앞에 펼쳐진 환상적인 맨해튼 스카이라인의 일몰과 야경은 감동 그 자체다.

자유의 여신상을 비롯해 타임스퀘어, 브루클린 브리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모두 지하철을 이용해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오갈 수 있어 여행일정이 긴 관광객들은 한 번 이상 들르기도 한다. 이 외에도 뉴욕의 독특한 분위기와 여유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센트럴 파크(Central Park)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실외 극장이 있는 록펠러 센터(Rockefeller Center) 등도 추천 관광지다.

▲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전망대에서 보이는 맨해튼 도심 전망(낮과 밤).

빅혼 산맥 기슭에 자리한 도시, 버펄로

미국 버펄로시는 뉴욕 주에서 뉴욕시 다음으로 큰 도시다. 맨해튼에서 버스로 약 8시간, 비행기로는 두 시간 남짓을 가야 닿을 수 있는 버펄로시에는 웅장함을 자랑하는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다.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나이아가라 폭포는 매년 ‘죽기 전에 꼭 봐야 하는 자연 절경’으로 꼽히는데,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북동부와 캐나다 국경에 걸쳐 위치하고 있으며, 크게 두 줄기의 갈려 미국 쪽으로는 6%가, 그리고 캐나다 쪽으로는 94%가 흐른다. 더 많은 양의 폭포가 캐나다 쪽으로 흐르지만 물줄기가 떨어지는 높이는 미국이 56m로, 캐나다 쪽의 54m보다 높아 어디에서 보느냐에 따라 확연히 다른 폭포의 매력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미국령보다 캐나다령에서 관람하는 것을 선호한다면 잠시 캐나다 국경을 넘어 나이아가라 폭포를 관람하고 오는 것도 가능하다. 아찔한 절벽 틈새로 끊임없이 쏟아지는 물줄기를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유람선 투어 ‘메이드 오브 미스트(Maid of Mist)’는 유람선으로 폭포 바로 아래까지 위태위태하게 접근해 폭포의 진수를 느끼게 해준다.

▲ 나이아가라 폭포 유람선 투어 ‘메이드 오브 미스트’(Maid of Mist).

유람선 투어 말고도 나이아가라 폭포 북쪽 강물 바로 옆 산책로에서도 급류와 거대한 폭포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 영롱한 물보라가 마구 뒤엉켜 쏟아져 내리는 폭포의 굉음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왜 이 폭포의 명칭을 ‘나이아가라’로 지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나이아가라’는 폭포 주변에 살고 있던 원주민의 언어로 ‘천둥소리를 내는 물기둥’이라는 뜻이다. 해가 지고 주변이 어두워지면 폭포 주변에 컬러풀한 조명이 불을 밝혀 분위기와 낭만을 더한다.

인구 300만이 조금 넘는 중소도시 버펄로에는 나이아가라 폭포 외에 다른 볼거리가 없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구석구석 구경거리가 가득하다.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에는 뉴욕 맨해튼의 미술관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정도로 훌륭한 현대미술관 올브라이트-녹스 미술관(Albright-Knox Art Gallery)도 있고, 국내에는 아직 1호점밖에 없지만 음악과 공연을 즐기며 식사할 수 있어 인기가 높은 하드락카페(Hard Rock Cafe)도 있다.

글·사진 이정현 기자 

이정현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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