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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여행] 장고도 섬 트래킹, 진달래꽃 만발한 해안둘레길을 걷다
임윤식 기자  |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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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5.01  23: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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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고도 마을.

지난 4월 14일(토), 봄꽃이 절정인데 하필 이날 전국에 비 예보가 들린다. 남쪽은 비가 많이 올 뿐 아니라 바람까지 강할 것이라고 한다.

필자가 함께하고 있는 4050서울산악회를 따라 다시 섬 여행에 나섰다. 미리 잡은 일정이라 어쩔 수 없이 강행하기로 했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서는데 비가 제법 세게 내린다. 배가 뜨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 하고 걱정한다.

안면도 영목항에서 20명 정원의 작은 배(7.9톤)로 갈 예정이다. 영목항에서 장고도까지는 15~20분 정도 소요. 몇 년 전 삽시도와 고대도에 갔을 때 기억으로는 대천항에서 정기여객선으로 갈 경우 1시간 넘게 걸리는데 안면도 영목항에서는 거리가 짧다. 장고도는 고대도 바로 옆에 있는 섬이다. 충남 보령시 앞바다에는 80여 개의 섬이 있다고 한다.

사당역에서 복정을 거쳐 안면도 영목항까지 가는 데 버스로 무려 4시간 반이나 걸렸다. 비가 오는데도 봄 행락객들이 많아서인지 고속도로가 꽤 정체된다. 평상시에는 3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는 거리다. 내려가는 내내 비가 내렸는데 영목항에 도착한 후부터 비가 멈췄다. 장고도에서도 약 3시간에 걸친 트레킹 내내 전혀 비가 오지 않았다. 참으로 다행이다.

안면도 영목항 앞에는 추도, 소도 등 작은 섬들이 연꽃처럼 아름답게 바다 위에 떠 있다.

   
▲ 연도교.

항구 바로 앞에는 웅장한 규모의 연도교가 눈에 들어온다. 이 다리는 안면도 영목항과 원산도를 잇는 해상교량이다. 충남도는 대천항에서 원산도까지 1공구 6.9㎞(연결도로 포함 8.0km) 구간에는 해저터널을, 안면도 영목항에서 원산도까지 2공구 1.8㎞(연결도로 포함 6.1km) 구간에는 해상교량을 건설 중이다. 해저터널은 해수면 기준 지하 80m에 상·하행 2차로씩 2개 터널로 ‘차수 물막이 공법’ 등 특수공법을 활용해 건설하고 있다고 한다.

   
▲ 장고도 안내도.

해상교량은 2019년 말, 해저터널은 2021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충남도 관계자는 “현재 보령 대천항에서 태안 안면도 영목항까지 1시간 40분 걸리던 것이 보령-원산도-태안 해저터널 및 해상교량이 개통되면 운행시간이 단 10분으로 단축되어 서해안 관광의 새로운 대동맥이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해저터널은 국내 최장·세계 5위, 해상교량은 바다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형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해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연도교 밑을 지나자 곧 좌측으로 섬 하나가 다가온다. 고대도다. 고대도는 1832년 독일인 선교사 칼 귀츨라프가 조선과의 통상교섭을 위해 들어온 배에 편승, 개신교 최초로 선교활동을 한 곳으로 유명한 섬이다.

귀츨라프는 1832년 7월 25일부터 8월 12일까지 비록 짧은 기간 고대도에 머물렀지만 이 섬에서 서양인 최초로 주기도문을 한글로 번역하여 전도하고 한글을 서양에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또 고대도 주민들에게 감자재배 기술을 가르쳐주기도 했다고 한다.

고대도를 지나자마자 장고도 대머리선착장에 도착한다. 필자 일행은 대머리선착장에서 우측 해안 산길을 돌아 명장섬해수욕장-당너머해수욕장-장고도 본마을-진달래숲 해안데크길-선착장해안길-대머리선착장 순으로 섬 해안둘레길을 일주했다.

   
▲ 대머리선착장.
   
▲ 명장섬.
   
▲ 명장섬 해수욕장.

대머리선착장에서 명장섬해수욕장까지는 1.25km 거리. 바다를 바라보면서 걸을 수 있는 완만한 산길이다. 숲길 좌우에는 진달래꽃이 만발하여 등산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들머리에서 약 30분 후 명장섬해수욕장 입구 전망대에 도착. 전망대에 서면 멀지 않은 거리에 안면도가 보이고 명장섬해수욕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해안탐방로에는 기암괴석도 자주 눈에 띈다.

명장섬해수욕장은 반달 모양으로 길게 뻗은 아름다운 해변으로, 바로 앞에 명장섬이 있어 더욱 잘 알려져 있다. 장고도의 부속섬인 명장섬은 간조 때에는 본섬과 이어져 ‘모세의 기적’을 보여준다. 명장섬에는 유명한 전승 민속놀인 ‘등바루놀이’가 전해온다.

명장섬해수욕장 어느 민박집 벽에는 한국의 대표적 섬시인인 이생진 시인의 시 ‘장고도’가 쓰여져 있다. “팽팽한 수평을 잡아당긴 섬과 바다/ 평행을 유지하기 위해/ 찢어지도록 긴장해 있다.” 우리나라의 민속타악기인 장고(杖鼓)의 특성을 섬에 비유한 시다. ‘숫바’ 끈으로 팽팽하게 당겨놔야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북. 이 섬의 ‘숫바’ 끈은 수평선이다.

명장섬 전경을 즐긴 후 낮은 야산을 넘어 당너머해수욕장 쪽으로 향한다. 들판길을 걷는다.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섬 장고도. 들판에는 광활한 늪도 있어 자연생태를 관찰할 수 있다. 일행 여자산우들은 트레킹 도중에도 달래 캐기에 바쁘다. 트레킹은 이처럼 자연을 즐기면서 여유롭게 해야 제맛이다. 야산 오르기 직전에 조그만 연못을 만난다. 연못의 반영도 그림 같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된다. 해안가에 모아놓은 폐철들의 형태가 재미있다. 섬에서는 폐철도 예술이 된다.

당너머해수욕장을 지나 본마을로 넘어가는 고갯길. 트레킹을 즐기는 산우들의 모습 또한 여유롭다.

드디어 장고도 본마을 도착. 마을이 그림같이 아름답다. 110가구, 300명 정도의 주민이 살고 있는 섬 장고도. 마을 앞에는 염전도 있고, 초등학교 분교도 있다. 학생 16명에 선생님 4명. 대부분 섬들이 젊은이들의 이도현상으로 어린이가 없어 폐교가 많은데 장고도는 여전히 싱싱한 섬이다.

   
▲ 마을 전경.

명장섬 주변 바다에서는 해삼, 전복 등을 양식한다. 남해의 가두리양식과는 달리 이곳에서는 바다에 아무런 경계 없이 바다에서 그대로 키운 후 해녀들이 직접 수확한다고 한다. 자연산과 다름없다. 민박집을 운영하는 마을주민 최정삼 씨는 해삼, 전복 양식 등으로 섬 주민들이 풍족하게 살고 있다고 자랑한다.

한전 앞 민박집에서 여유 있게 점심식사 후 장고도교회-초등학교 분교-진달래숲 해안데크길-선착장해안둘레길-대머리선착장 코스로 발을 옮긴다.

약 3시간의 해안 트레킹 코스 내내 야산에는 진달래꽃이 지천이다. 장고도는 섬 모양이 장고 모양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러나 봄철에는 진달래가 온 산에 만발하여 진달래섬이라고도 부를 만하다.

후반 탐방코스 전망대에 서면 ‘돗단여’라고 부르는 조그만 바위섬이 내려다보인다. 돗단여 뒤로는 멀리 삽시도, 호도, 녹도 날씨가 좋으면 외연도까지 눈에 들어온다.

   
▲ 돗단여.

산길 트레킹이 끝나면 선착장까지 긴 해안둘레길이 이어진다. 장고도에는 선착장이 두 개 있다. 밀물, 썰물 관계로 인하여 방파제선착장, 대머리선착장으로 입출항이 수시 변경된다.

이곳은 방파제선착장, 필자 일행이 하선한 곳은 대머리선착장이다. 까마득히 휘어진 활시위 같은 해안곡선. 방파제선착장에서 대머리선착장까지는 무려 2.6km에 이른다.

방파제선착장 난간에 걸려 있는 로프가 특히 눈에 띈다. 축 늘어져 있는 로프의 모양이 인상적이다. 로프도 휴식이 필요한가보다. 형형색색으로 펄럭이는 부표 표시 깃발들이 선착장의 삭막함을 덜어준다. 선착장에서 하물하역을 기다리는 크레인 역시 재미있다. 10t이라 쓰여진 글씨가 눈에 들어온다. 하역가능 용량 표시인가? 갑자기 엉뚱한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지구의 무게는 얼마나 될까?’ 또 ‘이 바닷물의 무게는?’

장고도 트레킹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잠시 안면도 벚꽃터널을 걸어봤다. 비 온 뒤라 꽃들이 축축하게 늘어져 있다. 이들 벚꽃도 5월이 되면 꽃은 떨어지고 싱그러운 잎을 맘껏 펼칠 것이다. 그렇게 봄날은 갈 것이다.

글·사진 임윤식

임윤식 기자  news@kpc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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