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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①] 각계각층에 부는 유리천장 깨뜨리기한국 여성 관리직 5% 해당, 미국과 9배 차이 나
정재형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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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4.02  13: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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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인력 성공적 활용으로 기업의 효율성 높여야

   
 

여성 참정권 운동과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이 만들어진 지 100년이 훌쩍 지났다. 당시의 여성들, 또 우리의 할머니, 어머니의 삶에 비해 지금 여성의 권익은 크게 신장되었고 남녀차별도 완화되었다. 여성의 사회진출과 성공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의 두께는 이처럼 얇아졌지만 아직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공직과 고위계층에 금녀 영역 깨기

대표적인 금녀(禁女)의 영역인 용접분야에서 ‘기술 유리천장’을 깨고 여성1호 용접기능장을 취득한 후 교수로 후학양성에 나선 여성이 있다. 바로 박은혜(45) 씨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도시가스 시공관리자로 일하면서 현장에서의 잔뼈가 굵었던 박 씨였지만, 결혼과 출산 후 직장생활을 병행하는 것이 어려워지면서 이른바 경력단절여성이 됐다. 그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한 후인 2004년 한국폴리텍대학을 찾아 본격적으로 용접기능장의 꿈을 꾸기 시작했다.

박 씨는 여성이 전무한 탓에 여성을 위한 편의시설도 없던 학교 실습동의 열악한 환경을 견뎌내며 연습에 몰두한 끝에 같은 해 9월 자격증을 따냈다.

박 씨는 국내 최초의 여성 용접기능장이 되고도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이후 직업훈련교사 자격증을 따내 직업전문학교에서 후배들을 가르쳤고, 2009년엔 본인이 다녔던 폴리텍에서 강의를 시작했다. 2015년에 여성 최초로 재료분야 대한민국 산업현장교수가 됐다. 산업현장교수는 전문 기술자가 숙련 기술을 학교와 중소기업에 전수하는 제도다.

박 씨는 이 같은 노력 끝에 지난해 우수 숙련 기술인(준명장)으로 선정됐지만,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모든 기능인의 꿈인 ‘대한민국 명장’에 도전장을 던졌다. 대한민국 명장은 산업 현장에서 15년 이상 종사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 보유자에게 돌아간다.

박 씨는 “여자라서 안 된다는 편견에 맞서 ‘여자니까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세로 끝없이 노력해왔다”며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망설이고 있다면 주저 말고 도전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광주도시철도공사가 2002년 창립 이래 최초의 여성 간부들을 배출하며 유리천장을 깬 파격 인사로 눈길을 끌었다.

공사는 최근 인사이동에서 문희주(47) 건축팀장과 김진희(36) 상무-운천역장을 각각 임명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공공기관의 여성 임원 확대 등 사회적 변화를 반영, 여성 인재 육성과 경력 지원에 앞장서겠다는 공사의 의지로 보인다.

문 팀장은 전라남도의 건축 업무 등을 거쳐 공사에 입사한 뒤 개통 멤버로 활약, 건축 분야에서 다양한 성과로 전문성을 인정받았으며, 김 역장은 2003년 공채 1기로 입사한 이래 역무·영업 분야 등을 두루 거치는 등 풍부한 현장경험으로 역장으로서 역량을 쌓았다.

기획재정부 70년 역사에 첫 여성 본부국장 자리에 오른 김경희(48) 복권위원회 사무처장은 ‘여성 최초’를 꼬리표처럼 달고 다녔다.

사무관 임용부터 서기관·과장·부이사관 승진은 물론 지난 2015년 국장급 자리인 역외소득·재산자진신고기획단 부단장 자리에 오를 때까지 그는 늘 ‘최초’였다.

기획재정부는 “여성이 고위공무원단에 올라 대통령령으로 정한 기재부 직제상의 본부국장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아직 견고한 유리천장

   
 

전 세계적으로 볼 때 여성은 전체 노동력의 약 40%를 차지한다. 관리직의 경우만 본다면 약 20%가 여성이다.

그런데 한국의 경우 관리직에서 여성의 비중은 5∼6%에 불과하다. 일본 11%, 싱가포르 22%, 네덜란드 23%, 독일 26%, 영국 33%, 뉴질랜드 37%, 미국 43% 등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 기업의 유리천장(Glass Ceiling)이 그만큼 견고하다는 것이다. 유리천장이란 여성이 관리직 또는 상위 관리직으로 진출하는 데 장애가 되는 무형의 장벽을 가리킨다.

유리천장의 문제는 곧 유리벽(Glass Wall) 현상과 연관된다. 피라미드식 조직인 대기업에서 경력 형성의 전형적 특징은 비전략적 부서에서 전략적 부서로의 수평적 이동을 통해 핵심 경영관리직으로의 상향이동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이런 전형적 경력 형성 경로에서 여성들은 우선 수평이동부터 제약을 받게 된다. 이를 ‘유리벽’ 현상이라고 부른다.

따라서 성차별적 조직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기업이 보다 적극적으로 여성에게 회사 안팎에서 미래의 승진을 위해 기업 운영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쌓게 해주고, 남성만의 네트워크가 공유하는 기본적 정보를 여성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유리천장과 유리벽 깨기는 여성에 대한 배려의 차원이 아니라 여성인력의 성공적 활용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기업의 생존전략임을 구성원 모두가 인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는 점이다.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향상될수록 사회가 전반적으로 발전하고 성이 평등한 국가일수록 경제성장률이 높으며 여성의원이 많은 국회일수록 건강·교육·차별금지·보육 관련 법제화가 활발해진다는 것이 여성정책 연구 결과다. 이런 점에서 ‘유리천장 깨뜨리기’는 여성복지 차원에서의 근로자 지원이라는 협소한 의미가 아니라 근로자와 기업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총괄적인 경제정책으로 발전돼 이를 통해 행복한 가족생활과 삶의 질 향상을 영위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정재형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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