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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초등학교 돌봄교실 대란 맞벌이 부부는 어쩌나
정재형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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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5  14: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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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학교 끝나고 어쩔 수 없이 학원으로 내몰려
저소득층 외 ‘외동아’를 위한 다른 대책도 필요해

   
 

#1. 서울시에 사는 직장인 최 씨(38·여)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외동딸을 돌봄교실에 맡기기 위해 신청했지만 혹시나 다자녀 가정 등에 밀려 탈락할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해당 학교의 돌봄교실은 1학급(22명 정원)만 운영될 예정으로, 200여 명에 달하는 신입생 규모를 고려하면 추첨에서 떨어질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외동아’보다 한부모·다자녀·조손가정 등에 우선권을 부여하고 있어 맞벌이 중인 최씨 부부는 방과 후에 아이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 눈앞이 캄캄한 상황이다. 최씨는 “돌봄교실에서 탈락하면 미술, 피아노 등 학원을 ‘뺑뺑이’ 돌리며 퇴근까지 버티게 해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2. 수원에 사는 김 씨(37·여)는 지난해 1학년이었던 아이가 돌봄교실 선정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됐다. 김 씨는 “22명 정원인데 40명 넘게 신청해 추첨에서 떨어지고 엉엉 울었다”며 “주변 엄마들은 아예 돌봄교실처럼 운영되는 학원에 아이를 맡기기도 해 공교육이 아이들을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고 있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맞벌이 가정의 돌봄교실 확대 요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일선 학교도 포화상태를 빚으면서 올해도 학생 수천 명이 돌봄에서 소외되는 현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신학기를 앞두고 교육청은 각종 설명회를 열고 교직원 역량 강화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교직원과 학생, 교육 수요자 모두의 만족도를 제고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의 짐은 여전히 덜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맞벌이 부부들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아이의 방과 후와 부모의 퇴근 시간 사이인 ‘뜨는 시간’이다. 이를 위해 각 학교에서는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돌봄교실이 턱없이 부족하다.

대기 아이들은 계속 늘어나는데…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한국교육개발원이 조사한 도내 돌봄사업 대기 학생은 2625명에 이르고 2015년에는 대기 학생이 무려 4000여 명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특히 화성 동탄, 하남 위례, 김포 한강신도시 등 도내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는 100명 넘게 대기하는 학교도 생겨난 상황이다.

이에 개학과 입학을 앞두고 도교육청과 각 학교에는 돌봄교실의 증원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민원도 폭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특정 지역은 인구가 밀집해 일반교실도 부족한 상황이어서 돌봄교실을 운영하고 싶어도 불가능하다”며 “‘학교 밖 돌봄’ 등 지자체와 연계해서라도 돌봄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는 근본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지역 초등학교들은 요새 신학기를 앞두고 돌봄교실 신청을 받아 대상자를 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올해는 특히 돌봄교실 신청 인원이 더 늘어나면서 일부 학교는 정원 초과로 대기자를 두거나 추첨을 계획 중인 곳들도 있다. 대전신평초는 신입생 돌봄교실 신청을 받은 결과 정원이 초과돼 나머지 학생 12명에게는 대기번호를 줬다. 이 학교 돌봄교실은 총 2반으로 정원이 40명인데 52명이 몰린 것이다.

대전신평초 관계자는 “그동안은 정원에 맞게 신청이 들어와 어려움이 없었다. 올해는 특히 이례적으로 수요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새미래초도 계획했던 정원보다 신청이 많이 들어오면서 학생 6명이 당분간은 돌봄교실을 이용하지 못하게 됐다.

다른 학교들도 아직 돌봄교실 신청을 받고 있어서 상황에 따라 대상자 선정을 위한 추첨을 고려 중에 있다.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지난해를 기준으로 봤을 때 올해도 정원을 초과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에 이어 추첨을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돌봄교실 수요가 유독 많은 데에는 전반적으로 신입생이 증가한 데다 맞벌이를 하는 학부모가 점차 느는 추세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돌봄교실에 떨어진 맞벌이 부모들은 자녀를 마땅히 맡길 곳이 없는 탓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

학부모 김선희(37·여) 씨는 “맞벌이로 신청했는데도 떨어졌다. 학원을 몇 군데나 보내야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전반적인 돌봄 수요 증가에 따른 대전시교육청 차원의 매뉴얼 개선도 요구된다. 돌봄전담사 1인당 평균 학생수는 15~20명 수준이 적절한데 일부 학교는 25명까지 늘려 돌봄 질 하락이 우려되며 대상자 선발도 학교별로 세부적인 기준이 달라 학부모들에 혼선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들에 최대한 탄력적으로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게끔 요청한 상태이며 세부적인 선발기준 마련은 학교에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예산 편성은 몇 년째 그대로

초등 돌봄교실에 대한 학부모 수요는 늘고 있으나 정작 돌봄교실 규모는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들은 돌봄교실 증설을 요구하고 있으나 경기도교육청은 3년째 예산을 동결하고 돌봄교실 ‘증설금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수원의 A초등학교는 초등돌봄교실(오후돌봄) 3개실(1학년 2개실·2학년 1개실)을 운영하고 있다.

돌봄교실 학생 정원은 교실당 20명(최대 22명)이지만, 이 학교는 원하는 학부모가 많아 교실당 학생을 26∼27명씩 받았다. 그러고도 대기자가 15명이나 된다. 돌봄교실을 늘리고 싶지만, 교육청이 허가하지 않아 마음껏 늘릴 수도 없다.

용인의 B초등학교는 작년까지 운영하던 저녁 돌봄교실을 올해부터 없앴다.

저녁돌봄은 오후돌봄 운영시간을 2시간 정도 더 연장해 오후 7시 전후까지 학생들을 학교에서 맡는 서비스다. 저녁 식사(수익자부담 원칙)도 제공한다.

B초등학교 돌봄교실 보육전담사는 “올해 저녁 돌봄을 원하는 가정이 있었으나 신청자가 적다는 이유로 학교가 운영중단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돌봄교실은 크게 오후돌봄(방과 후∼오후 5시 내외)과 저녁돌봄(오후 5∼7시 내외)으로 나뉜다. 저소득, 한부모, 맞벌이 가정 자녀가 주요 대상이다.

계약직 근로자인 초등보육 전담사가 교실을 맡아 학생 지도 및 보육 또는 교육을 도맡으며 정규교사 1명이 담당교사로 지정돼 전반적인 운영을 책임진다.

작년 기준으로 경기 초등 돌봄교실의 학생수용률은 97.8%였다. 전체 신청자 중 2.1%에 해당하는 1100여 명의 학생이 돌봄교실을 원했지만 들어가지 못했다.

도교육청은 돌봄교실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 올해 수용률이 작년보다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갈수록 높아지는 초등 돌봄교실의 인기는 맞벌이 부부가 느는 데다 소정의 간식비 정도만 내면 자녀를 학교에서 맡아줘 육아에 대한 가정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일부 교육현장에선 ‘보육은 교육기관인 학교 본연의 업무가 아니다’라는 부정적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수원의 C초등학교 교감은 “정규교육과 관련 없는 일이기 때문에 교사들도 돌봄교실을 맡으려 하지 않는다”며 “방과 후 빈 학교에 교사 1명과 전담사, 학생들만 남아 안전상의 문제도 있어 학교로선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가 반영이라도 된 듯 경기도교육청은 초등 돌봄교실 사업예산을 지난해까지 3년째 동결했다. 초등 돌봄교실 예산(본예산 기준)은 2016년 537억 원, 2017년 548억 원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작년보다 11억 원 증가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것은 전부 보육전담사들의 인건비 인상비”라며 “순수한 사업비는 2015년부터 계속 동결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10개가 넘는 학교가 신설된 점을 고려하면 예산은 매년 축소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저녁돌봄교실은 150여 개실로 작년보다 40여 개실 줄었다. 오후돌봄교실은 1250교(분교 포함) 2680개로 작년보다 12개실 정도 늘었지만, 올해 18개 학교가 신설된 것을 고려하면 오후돌봄교실도 감소하는 추세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가 새로운 정책을 도입할 때는 교육청에 지원금을 주다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지원금을 끊고 알아서 예산을 책정하라고 한다”며 “돌봄 사업도 마찬가지라 교육청으로선 부담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 2학년 자녀를 둔 한 직장 여성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돌봄교실이 있어 사정이 좀 나아지리라 기대했는데 교실이 적어 탈락할 줄은 몰랐다”라며 “부모들이 원하는 만큼 교실을 늘려주거나 정부 차원의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맞벌이 부부 지원 확대 필요해

맞벌이 가정과 저소득층 가정이 신청 가능한 초등 돌봄교실은 전용 또는 겸용 교실 등 별도의 시설이 갖춰진 초등학교 내 공간에서 돌봄이 필요한 1∼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운영되며,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 및 안전 관련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간식도 제공된다.

신청만 하면 될 줄 알았던 돌봄교실에서 추첨까지 벌이고도 떨어지게 되면 학부모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다. 다행히도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을 맞아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돌봄 부담을 완화할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자녀를 둔 중소·민간기업 근로자의 근로시간 단축제, 유연근무제 등을 통해 입학 시기에는 오전 10시에 출근하는 등 출퇴근 시간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자녀돌봄 휴가제 도입, 근로시간 단축 비용 지원 등의 기업 참여 캠페인도 실시한다.

시교육청도 정부 방침에 맞춰 점점 증가하는 맞벌이 부부를 위한 지원 확대를 부지런히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재형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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