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 > 이슈
[이슈] 13년 연속 OECD 자살률 1위 불명예 대한민국
김경수 기자  |  webmaster@k-today.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8.03.03  18:57:37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정신과 진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 버려야 자살 예방 가능
잘못된 사회적 인식은 곧 자살을 부추기는 결과 초래해

   
 

2017년을 기준으로 대한민국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8.7명, 한 해 전체 자살자는 1만 3092명이었다. 하루 평균 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셈이다. 대한민국 자살률은 OECD 회원국 평균 자살률(12.1명)보다 2.4배 높은 것으로 집계된다. OECD 평균 자살률은 1985년 10만 명당 17.1명을 기점으로 2013년 12명, 그리고 2015년 12.1명으로 꾸준히 감소했지만 우리나라는 오히려 자살률이 계속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자살률이 매해 10명 이상 증가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

경찰청과 통계청이 분석한 우리나라 자살의 주요 원인은 스트레스와 우울증 등 정신적 문제(36.2%)가 가장 컸고, 경제적 어려움(23.4%)과 신체질환(21.3%) 등이 뒤를 이었다.

청년층은 정신적 문제, 중장년은 경제적 문제, 노인은 신체질병을 이유로 자살하는 경향을 보였다. 자살 수단으로는 목맴(51.6%)이 가장 많았으며, 추락(14.6%), 번개탄 등 가스중독(14%), 농약(7.8%) 등이 있었다.

정신과 치료약 복용은 OECD 꼴찌 수준

OECD 회원국 가운데 자살률이 가장 높은 대한민국, 특히 우울증이 자살의 가장 큰 원인으로 손꼽히지만 치료는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한국의 우울증 환자들이 정신과 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 때문에 제때에 진료를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울증은 ‘마음의 감기’로 불릴 정도로 조기 치료 시 완치율도 높다. 하지만 이를 내버려두게 되면 마치 감기가 심각한 폐렴으로 번져 생명을 위협하듯 자살기도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우울장애가 있는 사람 가운데 자살사고 비율이 40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정 교수는 “정신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때문에(우울성 장애 환자들이) 참다가 너무 힘들어야 온다”며 “약물 복용을 하지 않고 정신력으로 이겨내면 안되냐는 환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정신적으로 강해지는 노력만 강조하며 제대로 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우울증은 완치되지 않고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자살률을 낮추기 위해서라도 우울증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조기 치료에 나서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또 김 교수는 “자살 원인에는 독거, 이혼, 건강 이상신호, 실직 등 다양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지만 실직과 빈부격차 등 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 우울증 치료를 받는 등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한다”고 덧붙여 말했다.

   
▲ 2016년 OECD 회원국 중 자살률 비교

고령화 사회 노인자살률 또한 심각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부터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 자살률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최우선으로 자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개선해야 된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고령화사회가 되어버린 현재, 노인들의 자살에 대한 사회문화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강원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종익 교수는 “노인의 경우 혼자 산다고 해서 자살률이 높은 것이 아니라 반대로 혼자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자살로 연결되는 것이 문제”라고 했다. 박 교수는 또 “경제적 여유가 있어도 어차피 죽을 텐데 차라리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자살을 선택하는 노인 또한 많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70대는 10만 명당 자살률이 91.7명이고, 80대 이상은 138.1명으로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박 교수는 “우리 사회는 노인이 장수하다 노환으로 사망하면 ‘호상’이라고 하면서 암에 걸려 자살을 하면 어차피 살 만큼 살았는데 치료를 받으며 고생하는 것보다 자살을 선택한 것이 낫다는 식으로 자살을 쉽게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며 “사회, 경제적으로 노인을 쓸모없는 존재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이 개선되지 않는 한 노인자살은 증가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자살이 삶의 마지막 카드로 활용되는 것을 묵인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문제다. 박 교수는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과 상담을 해보면 사회적 경쟁에서 낙오됐을 때 다음 기회가 영영 없을 것이라는 현실 때문에 자살을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며 “단순히 복지예산을 늘린다고 자살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살방법 알려주는 과잉 보도 삼가야

연예인을 포함해 유명인사 자살과 관련해 과도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미디어 역시 도마에 올랐다. 유명인사 자살과 관련된 보도를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자살하는 방법, 자살을 택하는 장소, 그리고 시간까지 자세히 알려 일반인이 이를 악용하고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이들이 미디어의 영향을 받고, 학습해 자살을 시도하기 때문에 자살과 관련된 자세한 보도를 삼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현정 교수는 “모 방송국 드라마에서 주인공 남학생이 스크린도어가 없는 지하철 역사에서 자살을 시도하는 모습이 방영된 후 인터넷에서 그 역사가 어딘지 검색해 그곳에서 자살을 시도한 청소년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청소년들은 자살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드라마, 영화 등에서 자살을 유도하거나 의미하는 선정적인 장면은 가급적 사용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원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박종익 교수는 “2008년 10월, 배우 최진실 씨가 자살한 이후 3개월간 자살자가 전월 대비 60~80% 증가했을 뿐 아니라 같은 방법으로 자살한 비율도 늘어났다”며 “과도한 언론보도가 사람들을 자살로 한 발짝 더 다가가는 데 영향을 주는 만큼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진실 씨가 자살수단으로 선택했던 화장실에서의 ‘목맴’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자살자의 50%가 똑같이 선택했다. 가스음독자살 또한 2009년 배우 안재환 씨 자살 이후 미디어를 통해 자살방법이 상세히 보도된 후 4배 이상 급증하기도 했었다.

반면, 가족 사망사건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중앙자살예방센터 윤진 미디어정보팀장은 “우리나라는 부모가 자녀를 살인한 후 자살하는 사건이 세계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며 “자신의 삶을 결정할 수 없는 자녀들을 죽이고 자살하는 이들을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미화하는 세태도 변해야 한다”고 했다. 자살을 선택한 망자를 애도하되 이들이 선택한 방법이 정당화되고 죽음으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고 여기는 우리 사회의 모순이 개선돼야 자살이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2017년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

국가 차원에서 자살 1위 국가 오명 벗겨낸다

지금까지 13년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서 정부가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추진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 정부는 역대 정부 최초로 ‘자살예방 및 생명존중문화 확산’을 국정과제에 포함했다. 정부는 올해 자살예방 정책에 예산 162억 원을 투입키로 했다. 주무 부처인 복지부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자살 문제를 전략적으로 해결하고자 최근 5년간 자살한 사망자 7만 명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국가자살동향 감시체계’를 구축·운영할 방침이다.

또 사망 전 자살자의 심리와 행동 양상과 변화를 검토해 구체적인 원인을 검증하는 ‘심리부검’을 활성화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역사회에 자살을 막는 ‘게이트키퍼’ 100만 명을 양성하고 자살시도자에 대한 사후 관리 및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복지부는 자살예방을 전담하는 ‘자살예방과’ 신설도 추진 중이다.

김경수 기자  webmaster@k-today.com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경수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최근인기기사
1
국회 개원 이후 최초 원가검증기구 운영한다
2
완도군, 4개 권역 352억 투입 어촌 성장 이끈다
3
맑은 하늘이지만 황사 영향, 큰 일교차 주의해야
4
산자중기소위, 코로나 피해 지원 위한 추경예산 수정의결
5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 후보 적합도 39.1% 단연 1위
6
박영선·오세훈, 'MB아바타'·'독재자 아바타' 설전
7
박병석 국회의장, 낸시 펠로시 미국 연방 하원의장과 첫 화상회담
8
[국회] 임신 중인 근로자도 육아휴직 가능해진다
9
매년 4월 12일, ‘도서관의 날’로 정한다
10
국회 정무위원회, 안정적인 서민금융 재원 확보 방안 마련
회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8513) 서울특별시 금천구 벚꽃로234 | 대표전화 : 02)702-0111 | 팩스 : 070-4275-1429
잡지사업등록번호 : 서울중, 라00675 | 등록일 : 1982년 12월 23일 | 인터넷신문사업등록번호 : 서울 아03244
회장: 임윤식 | 사장: 정희돈 | 편집국장 : 정재형 | 청소년보호책임자 : 정재형
Copyright © 2013 오늘의한국.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