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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뿌리·꽃·씨앗 버릴 것 없는 연(蓮)의 상품화아띠본식품 ‘연잎차·연근차·아침의 반란’ 출시
이정현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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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2  11:5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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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력회복, 소화증진, 면역력 강화 등 효능 뛰어나

세봉 스님 직접 재배하며 웰빙사업으로 각광받아

   
▲ 아띠본식품 '아침의 반란'.

끽다거(喫茶去). “차 한잔 마시고 가라”는 뜻의 이 말은 당나라 시절 조주선사가 사찰을 방문했던 사람들에게 건넨 말이다. 떼어내려 해도 뗄 수 없는 불교와 차(茶)의 밀접한 관계는 아주

오랜 시간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다.

불교문화에서 차는 목이 말라서 마시는 것이 아닌, 차를 통해 인간관계의 원만함을 체득하려고 마시는 것이다. 차 마시는 일(茶事)을 하나의 수행으로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차와 물, 그리고 사람의 결합이 주는 최상의 기쁨,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인 통도사 울타리 밖에 위치한 축서암에는 이런 불교정신이 고스란히 깃들어 있다.

과거 통도사에서 도감 직을 맡아 연꽃 및 연잎 재배를 통해 텃밭을 가꾸며 생활하는 ‘선농일치’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해 온 세봉 스님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영축산이 품은 통도사 축서암에서 스님이 직접 우린 연잎차 한 잔의 여유는 웰빙과 힐링을 동시에 선사한다.

연(蓮)과 맺은 연(緣), 세봉 스님

   
▲ 연차 명인 세봉 스님.

스님들은 하안거(여름 동안 한곳에 머물면서 수행에 전념하는 일)가 끝나면 연잎밥을 먹는다. 수행하느라 떨어진 기력을 보충해주기 위해서다. 연(蓮)에는 뿌리부터 줄기와 잎, 꽃, 씨앗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양소가 풍부하고 향미까지 뛰어나 음식에도 팔방미인으로 쓰인다.

세봉 스님은 통도사에서 6년간 직접 연밭을 일구며 이러한 연의 효능을 일찌감치 알아봤다. 스님은 연에 대해 “스스로 더러운 것을 정화하고 잎에 빗물이 가득 차면 부러지지 않고 흘려보내는 연은 ‘비움’을 가르쳐준다”고 말한다.

세봉 스님이 연(蓮)과 처음 연(緣)을 맺게 된 것은 지난 2008년 5월의 일이다. 통도사에서 연을 키우던 스님이 통도사를 떠나게 되면서 세봉 스님이 소임을 맡게 된 것. 그 후 스님은 연을 잘 키운다는 스님을 죄다 찾아다니며 연 재배법을 전수받았다. 스님은 또 연을 재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연잎을 따 직접 연잎차 제조에 나섰다. 연잎은 땄지만 연잎차 제조는 쉽지 않았다. 배움을 위해 스님은 다시 유랑에 나섰고 전국을 돌며 차 덖는 법을 물었다. “직접 해보는 것만큼 좋은 공부는 없다”고 말하는 세봉 스님은 그 후 연잎차, 연근차뿐 아니라 연잎과 연근 가루로 만든 떡 등, 연을 이용한 차와 음식 보급을 위해 사업화를 본격 추진했다. 그러나 스님의 이런 시도가 처음부터 쉬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연을 이용한 식품사업이 농업경제를 진흥시킬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세봉 스님의 기대는 세상의 편견에 부딪혔다.

“우리 같은 스님들은 옷차림새와 머리만 봐도 스님인 줄 알지 않나. 그러면 사람들은 우리를 다른 시각으로 본다. 스님이기 때문에 사회적인 일을 하면 안 된다는 편견인 거다. 심지어 같은 스님들마저 ‘장사치’ 아니냐는 시각으로 봤다. 우리 스님들도 다 똑같은 사람이다.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이면 스님들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해주고 같은 시각으로 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세봉 스님은 이어 “공부할 스님들은 열심히 공부해서 자리를 닦아야 하겠지만, 어느 정도 기본적인 공부를 한 뒤, 세상의 일을 할 수 있는 스님들은 분야별로 역량을 넓혀가기도 한다”며 스님들을 무조건 ‘수행자’라는 틀 안에서 획일화하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세봉 스님은 왜 굳이 이런 편견과 싸우면서까지 식품사업에 뛰어들었을까.

“대한민국 땅 전체의 3%가 조계종 소유인데 스님이 수행적 삶만 살아야 한다는 이유로 땅을 방치한다면 땅의 존재 가치가 없는 게 아닌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풍부한 자원을 나눠주고 싶다는 취지에서다. 우리의 땅을 잘 활용해 농가 건전성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은 물론, 건강한 먹거리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이 먹을 수 있도록 한다면 이 또한 참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연꽃은 진흙탕 속에서도 그 깨끗함을 숭고하게 지키는 꽃이다. 세상의 편견에 맞서면서도 선다일미(禪茶一味) 사상을 주창하는 데 앞장선 연차 전도사 세봉 스님의 모습과 닮은 듯했다.

향과 영양,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어

   
▲ 선당지 백연근차 선물세트.

세봉 스님이 통도사 내 청정한 연꽃밭에서 직접 채취한 신선한 연잎과 연뿌리는 경상남도 양산시 소재 래일식품 공장에서 개발돼 판매된다. 전문성과 체계성을 향상시켜 연의 뛰어난 향과 영양, 어느 것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일반 카페에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백연근차가 특히 인기품목으로 꼽힌다. 연근을 전통 제다 방법으로 개발해 연근 유효성분을 최대한 살렸다. 콩팥과 지라의 기능을 보강해 혈액순환, 코피 등의 출혈증 해독작용에 뛰어난 효과가 있는 것은 물론, 피를 맑게 하고 스트레스를 다스려 직장인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차다. 백연근차 외에도 몸 안의 노폐물 배출을 돕고 철분 부족으로 인한 빈혈증상 완화를 돕는 연잎차도 판매한다.

“한 잔의 차가 우리 앞에 오기까지는 수많은 사람의 숨은 공덕이 있다.”

세봉 스님이 들려준 연잎차 만드는 과정은 결코 쉽거나 단순한 것이 아니다. 재배 시 물의 깊이, 온도 등을 수시로 확인하는 것부터 진딧물 등의 해충 박멸, 비료 살포에 이르기까지 만만찮게 손품이 든다. 이게 끝이 아니다. 연을 따 그 잎을 잘게 썰어 그늘에 말린 후, 잎이 바스라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덖어야 한다. 세봉 스님은 이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재배, 수확, 포장까지 죄다 스님의 몫이다.

“이렇게 공들여 재배한 연이 오직 차를 만드는 데에만 쓰인다는 게 아쉬웠다. 기력회복, 소화증진, 스트레스 해소, 면역력 강화 등 그 효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연의 쓰임새를 넓히고 싶었다.

이런 스님의 아쉬움은 연잎과 연근 가루를 섞어 만든 쫄깃한 떡국떡 개발의 발단이 됐다. 100% 햅쌀에 연잎과 연뿌리를 빻아 만든 가루를 첨가해 맛과 영양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것은 물론, 일반 떡국떡과 비교했을 때 덜 질기고 더 쫄깃한 식감도 느낄 수 있다.

연의 다양화를 위한 세봉 스님의 이런 노력은 또한 바쁜 현대인을 위한 든든한 한 끼 ‘아침의 반란’ 출시로 이어졌다. 연잎, 연근 가루, 미숫가루 분말을 베이스로 하고 엄선한 곡물 40여 종을 더해 영양밸런스를 고려한 미래형 식사 ‘아침의 반란’은 각종 식이섬유와 비타민, 철분이 풍부해 포만감과 체질개선에 도움이 된다. 물만 부어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함과 가방에 쏙 들어가는 사이즈로 휴대성도 갖췄다.

또 하나의 판로 2018서울국제불교박람회

   
▲ 연다향차 선물세트.

래일식품 공장에서 세봉 스님의 마디 굵은 손을 거쳐 상품화된 모든 제품은 현재 아띠본식품(www.attibon.com)을 통해 전국 배송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3월에는 오프라인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2018서울국제불교박람회를 통해서다. 한국불교 산업을 위한 비즈니스의 장이자 한국불교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축제의 장은 3월 29일부터 4월 1일까지 학여울역에 위치한 세텍(SETEC)에서 개최된다. 세봉 스님의 이번 오프라인 판로 확대는 실질적 성장과 더불어 불교산업의 활성화에 기여하게 될 거라는 기대에 따른 것이며, 더욱 다양한 사람들에게 불교문화의 진수를 느끼게 해주고 더 나아가 연잎·연근차와 아침의 반란을 알리기 위함이다.

세봉 스님은 이번 판로 확대가 연의 가치를 정부에 전달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되도록 하겠다는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정부에서 연 사업을 국가사업으로 지정해 정책적인 지원을 해줄 것을 희망해서다.

“농사도 일종의 창조행위다. 농산물 가공기술을 표준화시키면 굴뚝산업에서 웰빙산업으로 세계를 주도할 수 있다.”

세봉 스님의 이런 깊은 열정은 앞으로도 연의 맛과 향, 영양을 전 세계에 알리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이정현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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