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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까지 바꿔놓은 軍 소재 예능의 힘을 보여주다예능 대세로 떠오른 병영 이야기 ‘푸른거탑과 진짜 사나이’
김영순 기자  |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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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15  12:0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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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한국=김영순 기자]요즘 TV에선 ‘밀리터리(군대) 예능’이 대세로 떠올랐다.

지난해부터 한 케이블 채널의 병영 생활을 다룬 시트콤이 인기를 끌더니 최근엔 공중파 채널의 주말 황금시간대에 연예인들의 병영 체험 프로그램까지 등장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장안의 화제가 되면서 반응도 뜨겁다. ‘군대얘기는 재미없고 식상하다’는 속설을 철저히 깨뜨리는 반전이다.

‘나는 세상의 모든 것을 군대에서 배웠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사회의 축소판인 군대이다.

대중들이 콘텐츠를 통해서라도 군대와 군인에 관심을 가져주는 한, 군대 역시 그 대중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제 귀하신 몸이 된 ‘軍 콘텐츠’는 그래서 군대까지 변화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1박 2일, 라디오 스타, 힐링캠프, 화신, 자기야, 해피투게더, 정글의 법칙, 개그콘서트 그야말로 예능, 남자오락 프로그램의 전성기라 할 수 있다.

각 방송사들은 가장 시청률이 잘 나오는 예능 프로그램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고 방영 된 다음날 관련 이슈들은 검색어 상위권에 오를 정도로 영향력도 대단하기 때문에 연예인들도 이런 프로그램에 나가 이른바 예능 대세가 되려고 안간힘을 쓴다.

또한 최근에는 케이블채널뿐만이 아니라 종합편성채널에서도 이 전쟁터의 복병으로 참전하고 있는데, 이 예능 전쟁터에 최근 예상외의 콘텐츠가 등장해서 화제다. 왠지 지루하고 딱딱할 것 만 같은 병영, 밀리터리 이야기가 그것이다.

예능계의 신병으로 입대해 전투력이 급 상승중인 병영 예능 프로그램의 인기비결과 의미를 들여다보았다.

예능 트렌드의 변화, 관찰 예능으로

예능 프로그램은 언제나 사랑받아온 방송국의 효자다. 하지만 그 효자들은 세월에 따라 조금씩 다른 모습으로 자신들의 모습을 바꾸어 왔다.

80~90년대 당시 코미디언이라고 불리던 희극인 들이 등장해 극형식으로 웃음을 이끌어냈던 ‘유머 일번지’, 유머감각과 화술이 뛰어난 주병진 같은 진행자가 여러 게스트와 함께 토크쇼를 진행하던 ‘일요일 일요일 밤에’, 지금의 이경규를 존재하게 한 ‘스타 몰래카메라’등이 그런 효자 노릇을 했었다.

그리고 2000년대에 들어서는 ‘웃찾사’, ‘개그 콘서트’등 전통적인 극형식 개그들이 다시 전성기를 맞이했지만 2000년대 중, 후반부터 예능의 포맷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1박 2일을 대표격으로 예능 프로그램이 스튜디오 밖으로 외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무한도전을 비롯해, ‘패밀리가 떴다’, ‘런닝 맨’등 인기 예능들은 주로 스타들이 밖으로 나가 여행을 떠나 게임을 하거나,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담아냈다. 그리고 상황 속으로 스타들을 밀어 넣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이른바 ‘관찰 예능’의 시대가 도래하였다.

결혼을 시키거나(우리 결혼했어요),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게 하거나(아빠 어디가), 심지어 정글에서 생존하게 만든다(정글의 법칙). 이렇듯 낯선 오지에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까지 담다보니 이제 예능은 더 이상 가볼 곳도, 해볼 것도 마땅치 않게 되었다.

그러던 와중에 항상 우리 곁에 있었지만 차마 담을 수 없었던, 심지어 맘대로 가볼 수 없었던 곳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군인과 군대다.

재미없는 군인과 보수적인 군대 문화

   
 

여자들이 세상에서 가장 재미없어 하는 남자들의 이야기. 첫째, 남자들의 군대 다녀온 이야기. 둘째, 축구이야기. 그리고 셋째, 남자들이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

이 우스갯소리는 군대 이야기가 일상적인 이야기 소재로 얼마나 지루한지를 설명해주고 있다.

게다가 세상과 동떨어져 하루하루가 규율과 규범 속에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곳이라 당연히 여자들이 재미있어 할 만한 이야기가 존재할리 없다.

이렇듯 아마 가장 트렌드에 민감하고 변화무쌍한 예능하고 가장 어울리지 않는 곳으로 군대를 꼽기에 무리는 없을 것 같다. 물론 그렇다고 군대가 예능과 전혀 관련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가끔씩 연예인들이 병영 혹은 해병대체험이라는 명목으로 잠깐씩 군대 맛보기를 보여줄 때도 있고, 또 ‘신고합니다’라는 프로그램은 군대에 있는 아들을 찾아간 부모들과 군대 내에서 훈련하는 실제 군인들의 모습을 담았던 다큐와 예능의 합작품으로 주목을 받았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뿐 재미없는 군인과 보수적인 군대문화는 좀처럼 티비에 등장할 기회를 찾지 못했다.

연예인들의 군 입대, 적극적인 군의 홍보정책

남자 연예인과 군대는 예전부터 대중들의 큰 관심사였다.

특히 유승준의 병역기피와 그로인한 입국금지조치, 싸이의 두 번에 걸친 군복무 같은 굵직한 사건들 이후로 병역기피 연예인들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고, 문희준처럼 성실히 군복무를 한 연예인은 이미지 개선 효과를 보기도 했다.

이제는 병역기피는 연예계 퇴출, 올바른 군복무는 인기 상승의 공식으로 자리 잡았는데, 군 역시 현빈의 사례에서 보듯 적극적으로 연예인들을 홍보대사처럼 활용해, 군대와 대중의 거리를 좁히려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연예인들의 병역이 대중들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그로 인해 군대가 조금 가까워졌다면 가장 대표적인 국내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 K는 병영 예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새로운 시도였다.

슈퍼스타 K는 작년 시즌에 최초로 군인을 대상으로 예선을 실시했고 개성과 끼가 넘치는 신세대 장병들의 모습이 큰 화제를 모았다.

또한 그중 한명은 최종 본선에까지 진출해 더 큰 호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의 큰 반응에 힘입어 올해는 전국의 공군 주요 부대를 방문해 부대 장병들을 대상으로 하는 공군 예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모든 것이 군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던 만큼 예전에 비해 군도 엄숙주의를 버리고 열린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푸른거탑과 진짜 사나이의 등장

슈퍼스타 K를 통해 병영 예능의 가능성을 살짝 맛보았지만 여전히 딱딱한 병영문화를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재미난 콘텐츠로 만드는 것은 어렵고도 위험한 실험이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군인을 대상으로 예선을 치르며 대국민 오디션 프로다운 면모를 보인 엠넷 '슈퍼스타K'는 오는 8월 9일 첫 방송 예정인 시즌5에서는 공군부대를 찾아간다. 지난 시즌 육군 예선에 이어 이번에는 공군 예선을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6월 전국의 공군 주요 부대를 방문해 해당 부대 장병들을 대상으로 예선을 치르고, 오디션에 합격한 장병들은 6월 말 별도로 3차 예선을 치러 여기서 합격하면 슈퍼위크 진출 자격을 갖게 된다.

군대 예선을 할 수 있는 데는 국군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이다. '슈퍼스타K5' 제작진에 따르면 공군 측에서도 향후 슈퍼위크와 본선 무대에 진출할 경우 장병들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즌4에서는 톱10에 실력파 보컬 김정환이 육군 예선을 통해 합격하면서 많은 국군 장병의 응원을 한몸에 받기도 해 이번 시즌에는 어떤 공군 장병이 재능과 끼를 뽐낼지 기대가 모인다.

이처럼 예상외로 공중파가 아닌 한 케이블채널에서 그 무모한 시도를 실행에 옮겼지만 얼굴을 볼 수 없었던, 소위 뜨지 못한 연예인들을 출연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참패를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을 깨고 ‘국내 최초 군 시추에이션 드라마’인 푸른거탑은 각종 유행어와 이슈를 낳으며 인기 드라마로 등극했고, 출연한 연예인들 역시 확실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드라마 소외 계층이었던 남자들을 티비 앞으로 끌어 모으며 새로운 현상을 만들어 냈다. 사실 군과 관련된 콘텐츠는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시청 층을 이미 확보하고 있다.

현재 입대해 있는 군 장병들 숫자만 해도 60만이며, 제대군인, 예비군, 민방위가 되어 있는 대한민국의 병역필 남성이라면 풋풋한 청춘을 보내야만 했던 그곳의 이야기에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사회와 달리 철저한 ‘계급사회’, 내무반이라는 ‘한정된 공간’, 구성원 모두가 ‘남성’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작업’, 그리고 ‘고된 훈련과 근무’ 어쩌면 이런 불편하고 불합리한 상황은 군대만이 가지고 있는 특수한 재미를 제공해줄 수 있다.

그리고 푸른거탑이 바로 이 지점을 파고들어 성공을 맛보았다면 MBC가 야심차게 준비한 ‘리얼 입대 프로젝트<진짜 사나이>’는 제목 그대로 리얼함을 승부처로 내걸었다.

단순한 체험이 아니라 조금은 고상해 보이는 연예인들이 군복을 입고 실제 병사들과 함께 생활하며 진한 남자들의 전우애와, 땀방울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출발한 진짜 사나이는 정글에서 원시인과 함께 생존을 위해 뛰어다니고 사냥하는 것 못지않게 병영 생활 자체만으로 관찰 예능의 장점을 잘 살리고 있다.

병영 예능의 긍정적인 효과와 숙제

사실 푸른거탑과 진짜사나이는 둘 다 군대라는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서로 차이점을 갖고 있다.

푸른거탑이 주로 일반사회와 다르게 벌어지는 군대내의 불합리한 일상을 풍자로 승화시켜 재미를 얻는 반면에 진짜 사나이는 다소 얼떨결에 군대로 호출된 이들이 실제 상황에서 우왕좌왕하거나 미션을 완수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을 통해 관찰자로서의 재미를 이끌어내고 있다.

전자의 경우 에피소드들이 쌓이면서 소재고갈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후자의 경우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순간 정글의 법칙 사건에서 보았다시피 시청자들이 등을 돌려버릴 위험이 있다.

또한 둘 다 군의 협조로 제작이 이루어지는 한계로 인해 군의 이미지에 해가 되는 내용은 다소 조심해 담는 느낌이 있고, 재미보다는 홍보위주로 지지부진하게 이야기가 진행될 때도 있다.

예비역들의 추억과 미필자들의 호기심을 바탕으로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두 프로그램의 진실을 군대에 다녀온 모든 사람들은 알고 있다.

군대가 마냥 즐거운 곳이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즐거움 보다는 고통과 인내가 필요하며 유쾌하지만은 않았던 그 기억이 더 리얼하다는 것을. 프로그램 제작자들이 그 사실을 망각할 때 감동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는 모두 도망가고 말 것이다.

하지만 두 병영 예능 프로그램이 이루어낸 가장 큰 성과는 그동안 닫혀있었고, 재미없던 군대를 보다 가깝고 친근한, 사람냄새 나는 곳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냈다는 것이다.

김영순 기자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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