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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격히 늘어나는 신조어 어떻게 봐야 하나일명 ‘급식체’, SNS 타고 빠르게 만들어지고 없어져
김경수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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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1  10: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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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된 컴퓨터 통신과 인터넷 보급으로 최근 신조어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신조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있다. 언어 파괴의 주범으로 볼 것인지 아니면 현시대를 반영하고 있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바라봐야하는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터넷이나 다양한 방송매체들을 접하다보면 줄임말을 활용한 신조어 사용이 확산되어 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체적으로 신조어는 사람들의 핸드폰, 그리고 인터넷을 통해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다. 그 결과, 신조어 사용은 계속 증가하고, 새로 생성된 단어 수 또한 방대해졌다.

   
 

신조어, 세대 간 소통의 벽 만들다
각박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지금, 신조어는 세대 간 원활하지 못한 의사소통을 유발해 다양
한 사회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사람들은 말한다. ‘신조어’란, 새로운 단어나 의미를 사용하여 만든 언어를 뜻한다. 기존에 있던 사물이나 개념에 대한 새로운 표현, 그리고 뜻을 부여한 말이기에 범위는 매우 넓다. 신조어는 주로 신세대들에 의해 만들어진다. 사회성을 가진 언어의 특성상 많은 사람이 공감하고, 그것을 사용하는 횟수가 많아지게 되면 자연스레 신‘ 조어’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신세대들은 PC를 많이 활용하고, TV 연예오락 프로그램을 자주 보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기성세대가 상대적으로 소외받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P C의 인터넷 문화와 T V 연예오락 프로그램은 신세대를 초점에 맞춘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렇듯 서로가 사용하는 언어가 다르기 때문에 기성세대와 신세대의 생각도 다르게 된다.

서로의 생각이 공감되지 않기 때문에 이해할 수 없게 되고, 심하면 오해와 불신까지도 초래한다. 의사소통의 장애가 곧 세대 간 대화의 단절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사회 구성에 있어 가장 기본단위인 가정에서도 마찬가지로 세대 간 불통으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한 나라의 국민을 떠나 한 가족의 구성원 간에도 언어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신세대들은 왜 이런 신조어들을 계속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일까? 서울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하상운(17)군은 “유행하는 신조어를 사용함으로써 자신들만의 독립된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고, 경기 소재 중학교에 재학 중인 하유진(15)양은 “신조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은근히 따돌림이나 소외받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언론학자들은 이를 두고 ‘정보인프라’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나타나는 ‘세대 간 커뮤니케이션의 단절’이라고 표현했다. 

   
▲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9’ 급식체 관련 코너.

‘줄임말’, 그리고 ‘급식체’를 포함 다양한 신조어가 많이 사용되는 곳은 SNS다. 급식체란, 10대청소년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일컫는 말이다. 주로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청소년들을 가리켜 ‘급식체’가 만들어졌다. 지금은 중·고등학생 전체를 뜻하는 말로 자리 잡았다. 신조어는 SNS 덕분에 신문이나 텔레비전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빠르게 대중의 언어로 자리매김했다. 더 나아가 SNS에서 먼저 신조어가 나오면 후발주자로 텔레비전 프로그램들이 뒤따라가는 경향을 보이는 추세다. 10대를 중심으로 사용되고 있는 신조어 '급식체'는 최근 인기 코미디 프로그램까지 진출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tvN 예능프로그램 ‘SNL 코리아 시즌9’는 급식체 관련 코너를 특강 형식으로 만들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유명 영화나 드라마를 ‘급식체’로 패러디하는 ‘설혁수의 신조어 특강’은 급식체에 사용되는 신조어 설명과 함께 적절한 예시로 웃음을 자아낸다. 대표적 급식체 ‘오지다, 지리다’는 너무 충격적이거나 아주 놀라운 상황일 때 주로 사용하는 감탄사다. 각각의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오지다’는 ‘마음에 흡족하게 흐뭇하다, 야무지고 알차다’, 그리고 ‘지리다’는 ‘대소변을 참지 못하고 조금 싸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또한 급식체는 ‘초성쓰기’도 많이 사용되는데, ‘ㅇㄱㄹㅇ ㄹㅇㅍㅌ ㅂㅂㅂㄱ ㅃㅂㅋㅌ’는 ‘이거레알, 레알팩트, 반박불가, 빼박캔트’고 ‘ㄱㅇㄷ’은 ‘개이득’을 뜻한다. ‘이거레알’은, 어떤 내용이 사실임을 강조할 때 쓰며 ‘레알’은 영어단어 ‘리얼(real)’을 변형한 것이다. 비슷한 표현으로 ‘빼박캔트’는 ‘빼도 박도 못하다’에 영어단어 ‘캔트(can't)’를 합쳐 만든 신조어다.

신조어는 문화가 반영된 언어로 봐야
해마다 쏟아지는 신조어들은 어떻게 바라봐야할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현상
이라고 말한다. 그 이유로 한글은 ‘무수한 변형과 활용이 가능한 언어’라는 걸 증명한 셈이라고 전했다. 급격히 생산되는 신조어의 등장은 막을 수 없는 흐름이며, 몇몇의 신조어들은 현재시대를 반영하고 있어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빠르게 늘어나는 신조어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김웅식(33)씨는 “제조상품, 기술개발 등 상업적으로 새로운 물건과 기술이 계속 발전하듯이 언어를 하나의 상품으로 본다면 언어 또한 사용자 편의에 맞게 새롭게 생산되는 발전과정이라 생각되기 때문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신조어를 사용함으로써 언어생활에 재미를 한층 더해 불필요한 언어는 줄이고,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신조어 사용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례로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정유석(33)씨 역시 “줄임말을 포함한 신조어 사용을
찬성한다. 이유는 신조어 사용 또한 문화의 일부분이라고 생각하며, 특히 줄임말은 현 시대만의 창의적이고 독특한 문화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전북대학교 사회과학대학부 최우영 교수는 신조어를 단순히 나쁘다고만 볼 것이 아니라 발생원인을 생각해봐야한다고 전했다. ‘신조어란 신세대들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반영된 언어’라고 정의했다. 그는 신조어가 빠르게 만들어지는 원인으로 급변하는 경쟁사회를 꼽았다. 사람들이 느끼는 불안감과 좌절, 욕구 등이 신조어라는 새로운 언어를 만듦으로써 표출한다는 것이다. 말은 생활을 반영하고 현재 삶의 방식을 표현하며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기도 하니 신조어 역시 문화의 일부로 봐야 한다는 해석이다. 다만, 특정 개인이나 단체를 비하하거나 비도덕적인 뜻을 담고 있는 신조어들은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1년에 생성되는 신조어는 신문 또는 방송에 등장하는 것을 기준으로 300~500개에 달한다고 밝혔다.

신조어도 결국 사람이 만든 언어
문자가 사람의 대화를 대신하면서부터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했고, 결국 이해 하기 힘든 의미를 지닌 신조어들이 급격하게 등장했다. 하지만, 신조어라도 그 쓰임이 비교적 오래되고 국민들에게 대중적으로 정착되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려진다. 실례로 지난 2008년 개정 당시, 1999년 발간 이후 널리 사용된 신조어에 대한 일부 단어를 실었다. 대표적인 예로 ‘몰래카메라’, ‘피시방’, 그리고 ‘비밀번호’ 등을 꼽을 수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대중적인 신조어를 모두 등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순간 쓰이다가 사라지는 말은 제외한다. 어느 정도의 쓰임을 지켜 본 뒤, 많이 쓰이는 단어를 조사한 후에 사용된 기간, 쓰이는 의미, 그리고 표준성 여부를 검토하여 표제어 추가 자료를 만든다. 이렇게 모인 자료들을 바탕으로 ‘표준국어대사전 정보 보완심의회’에서 검토한 뒤 사전에 싣게 되는 것이다.

신조어 탄생 배경은 현대사회가 정보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신속과 편리성의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라 말한다. 특히, 줄임말 사용은 긴 문구를 짧게 말함으로써 시간도 절약하고, 긴 말의 지루함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꼽힌다. 하지만, 새롭게 생긴 말이라 해서 항상 축복 받는 것은 아니다. ‘탄생이 이롭지 못하고 해롭기만 하다면 오히려 태어나지 않은 것보다 못하다’는 말처럼, 언어는 사람의 탄생과 얼추 비슷하지만, 다른 점은 ‘사람은 스스로 살 수 있지만, 언어는 제 3의 누군가가 사용해야 살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뜻은 결국 좋은 말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고, 나쁜 말을 만드는 것도 사람이란 의미를 가진다.

신조어에 대한 일방적인 옹호나 비난보다는 그말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잘 분석해보고 사용해야 한다고 언어학자들은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사용하기 좋은 신조어와 그렇지 않은 신조어를 잘 가려내 좋은 언어는 활성화하고, 그렇지 않으면 걸러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나무가 심기는 쉬워도 가꾸는 노력이 많이 필요하듯, 신조어 역시 언어를 사용하는 측면에 노력을 기해야 한다. 

   
 

김경수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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