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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절벽 위기] 진짜 ‘헬조선’은 이제부터 시작이다부양비 부담→투자 위축→경기침체→양육비 부담 악순환 도래
정재형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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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31  16:3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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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 전문가들은 ‘인구절벽’이라는 말을 자주 언급한다. 인구절벽이란,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이들은 사회에서 생산과 소비를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이 인구 비율이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사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작동하게 된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현재 출산율이 낮아지면서 생산가능인구가 꾸준히 줄고 있다.

   
▲ 주민등록 인구 연령계층별 분포 변화.

인구절벽과 경기 위축 현상
인구구조가 변하면서 이제는 일할 사람은 적어지고 반대로 부양받을 인구는 많아져 국가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인구절벽이란 말은 미국의 경제학자 해리
텐트(Harry S. Dent jr.)가 ‘생산가능인구’가 줄면 장기적으로 소비와 경기 위축이 동반된다는 상황을 설명하면서 사용한 용어이자 저서의 제목이다. 인구구조는 보통 나이를 가지고 설명하는데, 여기서 생산가능인구는 15~64세 인구를 말한다. 따라서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있다는 의미는 전체 인구 중 15~64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줄고 있다는 뜻이다. UN 인구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말 세계 인구는 73억 3000만 명이다. 2060년이면 약 100억 명이 될 전망이다. 특히 출산율이 높은 아프리카 대륙 인구가 빠르게 증가한다. 현재 세계 최대 인구 보유국은 중국이다. 인구가 무려 14억에 이른다. 하지만 중국도 2028년이면 인도에게 1위 자리를 내주게 된다. 그 이유는 정부가 오랜 기간에 걸쳐 ‘산아제한 정책’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2060년 인도는 16억 4000만 명, 중국은 13억 1000만 명으로 차이는 점점 더 벌어질 예정이다.

인구절벽현상과 한국 사회 대격변
국내에서도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문제점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2014년 5042만 명에 달하던 인구 수는 2031년 5215만 명까지 늘어난 이후 감소세로 돌아서 2060년 4396만 명으로 떨어진다. 합계출산율이 1984년부터 1명대로 전락한 뒤 현재까지 1.2명 수준에 그치고 있는 탓이 크다. 국내 전문가들도 인구절벽, 또다른 말로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됨에 따라 2020년 쯤에는 유의미한 변화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시기는 거대한 베이비붐 세대가 노년기로 진입하는 시기와도 맞닿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인구정책연구본부장은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임에 반해 생산가능 인구는 2016년 쯤 정점에 다다른 뒤 이후 급격한 감소세로 전환할 것”이라며, “특히 2017년부터 노인인구 비중이 유소년인구비중을 상회하는 ‘인구역전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삼성경제연구소는 ‘인구고령화의 경제적 파장’ 보고서를 통해 “미래 노동공급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전체 노동력을 나타내는 경제활동 인구는 2018년 정점에 도달한 이후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경제활동 중추인 핵심노동인구(25~49세)의 감소폭이 확대되는 등 2020년 이후에는 한국 경제의 성장기반 약화 문제가 본격적으로 대두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 1980년대 대한가족계획협회 ‘산아제한정책’.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는 대한민국‘산아제한정책’에서 ‘출산장려정책’으로
국가기록원 자료를 보면, 도로 위에 사람들이 자전거를 몰면서 산아제한 캠페인을 하는 사진
이 있다. 나무 합판에 페인트로 적혀 있는 구호가 ‘무작정 낳다 보면 거지 꼴 못 면한다’이다. 나이 드신 이들은 기억하겠지만 1960~70년대 ‘하나씩만 낳아도 삼천리는 초만원’, ‘많이 낳아 고생 말고 적게 낳아 잘 키우자’ 등의 구호가 있다. 1980년대에 이르면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부럽다’ 등이 있었다. 요즘은 아들보다 딸을 선호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추세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남아선호사상’이 상당했다. 하지만 이제는 자녀를 둘 이상만 낳아도 ‘애국자’란 말이 있을 정도로 출산율이 낮아졌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출산장려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정부가 아이 많이 낳기 장려를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양육비 부담이 너무 크다 보니 더 낳고 싶더라도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현재 1.21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통계청 추계에 따르면, 현재와 같은 초저출산이 계속 유지될 경우 2030년부터는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하기 시작할 것이다. 당장 생산가능인구만을 놓고 보면 2016년 3700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가 시작됐는데 2050년이면 생산가능인구가 2500만 명으로 지금보다 무려 1200만 명이 줄 전망이다. 이 정도 규모면 문제가 정말 심각한 수준이다.

2018년 우리나라는 65세 이상인 고령자 비중이 전체 인구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고, 2045년에는 그 비중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
망도 나오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우선 출산율이 늘어야 하는데, 상황은 계속 나빠지고 있다. 여성 1명이 평생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수, 즉 합계출산율은 현재 1.17명으로 사상 최저치라고 한다. 이는 근본적으로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사회적 현상이 빚어낸 결과다. 양질의 일자리가 줄면서 가계 경제가 불안해지자 결혼을 기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자연스럽게 저출산으로 이어진 것. 또 막상 아이를 낳고 싶다 하더라도 불안한 양육 및 교육 환경은 출산을 꺼리게 되는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다. 

입시 위주의 교육 제도는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무척이나 큰 부담인데다, 외벌이로는 최소한의 생활을 이어가기조차 힘든 상황에서 양육의 부담 또한 가정에서 대부분 감당해야 하니 아예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사람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안타깝게도 현재 우리나라는 양육과 교육, 청년 일자리 등을 개선하기 위한 법적 장치나 복지 제도가 굉장히 미흡하다는 것이 대부분의 의견이다.

   
▲ 최근 보건복지부 ‘출산장려정책’.


금융시장과 투자 위축 현상

핵심 노동인력 및 주 소비 계층이 점점 감소함에 따라 우리나라 금융시장 역시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래와금융 강창희 연구포럼 대표는 “우리보다 10년가량 앞서 고령사회를 겪은 일본에서 나타난 중요한 특징은 가계금융자산에서 투자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들고 저축상품 비중이 늘어났다는 것”이라며, “한국도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불확실한 미래의 위험회피를 위해 일본을닮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개개인이 위험을 회피하는 주된 원인 중 하나로 부양비(생산가능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하는 유소년+노인인구)가 점차 증가하는 것도 꼽힌다.

2015년 37.0에 불과하던 부양비는 2060년에는 101.0까지 치솟게 된다. 그러나 부양비 부담을 위해 개개인이 투자를 꺼릴 경우 사회적으로 필요한 곳에 자금이 공급 되지 않아 경기침체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임일섭 선임연구위원은 “고령화를 대비해 젊은 시절 노후를 대비한 상품들에 가입해서 버텨 보자는 전략은 개인에게는 합리적일지 몰라도 경제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불황으로 가는 지름길일 수 있다”며, “경제학자 케인즈는 이를 ‘전략의 역설’이라고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주 소비계층뿐만 아니라 청소년 인구도 급격
하게 감소해 교육시장에도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4년 현재 914만명에 달하는 학령인구(6~21세)가 2060년에는 488만 명까지 약 절반 가까이 감소한다.

2018년부터는 대입정원이 고등학교 졸업자보다 많아지는 현상이 발생될 것으로 보이고 전문
대학의 정원충족률은 2020년대 후반 40% 내외로 급격히 낮아질 것이란 분석들이 제기됐다. 통계개발원은 보고서를 통해 “학생수가 감소한다고 해도 특정학교에서 일시에 감소하거나 혹
은 제로 수준으로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전체적을 볼 때 학교 시설감축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감축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결혼 포기 사태 갈수록 늘어
생산가능인구는 꾸준히 줄고, 부양 인구는 급증하는 이러한 현상은 결국 사회 구조와 시스템마저 바꾸고 있다. 최근 사회 주력 계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1인 가구의 등장이 그 대표적인 예 라고 할 수 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젊은 층의 1인 가구는 물론, 혼자 사는 노년층 인구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을 흔히 ‘뉴 시니어’ 세대라는데, 뉴 시니어를 포함한 1인 가구는 부양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높은 소비 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외식과 여가 문화활동에 대한 소비 지출이 높은 편이다. 1인 가구 시장, 시니어 비즈니스 등은 앞으로 거대한 소비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구, 가전을 비롯해 이들을 위한 맞춤 금융 상품, 각종 서비스 등은 벌써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인 가구의 등장으로 가장 달라진 모습 중 하나는 역시나 주거 공간인데, 중대형보다는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아지고 효율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1인 가구의 성향을 고려해 가전뿐만 아니라 가구까지 갖추어져 있는 ‘퍼니시드(furnished)’ 오피스텔 또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혼자 사는 중·고년층의 새로운 주거형태로는 ‘컬렉티브(Collective house)’ 하우
스 등도 등장했다. ‘집합주택’이라고도 부르는 이 주택은 거주는 독립적으로 하되 식사, 여가 등의일상을 공유하는 개념이다. 우리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 등장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고 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인구가 급감하는 인구절벽 문제는 언젠가 꼭 해결해야 하는 우리들의 과제라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다가오는 고령사회를 보다 안정적으로 맞이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정재형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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