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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복지 로드맵’ 발표… 내 집 마련 쉬워질까청년·신혼부부 우대 정책으로 임대주택 공급 본격화
정재형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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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1.03  13:3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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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11월 29일 발표한 ‘주거복지 로드맵’은 신혼부부 등 젊은 층과 무주택 서민의 주거 안정책이다. 수단은 대규모 임대주택 공급이다. 잇따른 규제에도 시장이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세 차례나 발표가 연기된 주거복지로드맵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이목이 쏠렸다. 막상 뚜껑을 여니 앞선 부동산대책처럼 분야별로 세분화된 방대한 내용을 담아 문재인 정부의 서민 주거안정화 의지를 그대로 드러냈다. 문재인 대통령은 ‘주거문제 해소’ 공약으로 공적 임대주택 매년 17만 가구 공급, 공공임대 총 20만 가구 신혼부부 공급, 청년 임대주택 30만실 공급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번 로드맵은 내년부터 수도권 입주 물량이 급증할 예정이라 계속해서 대규모 공급이 이어지면 수도권 주택시장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세부 실천방안이 부족하다며 실현 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문재인정부의 서민 주거안정화 정책의 초석이 될 주거복지로드맵은 과연 서민 주거복지에 기여할 수 있을까?

   
▲ ‘주거주택 로드맵’을 발표하는 국토교통부 김현미 장관.

2022년 수도권 주택보급률 107% 목표
정부는 로드맵에서 공적임대를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공공택지를 늘려 2022년까지 수도권 주택보급률(일반가구수 대비 주택수 비율)을 107%로 높이겠다고 밝혔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수도권 주택보급률은 97.9%다. 집이 필요한 가구는 921만 가구인데 집은 900여만 가구다. 2022년 주택보급률이 107%로 올라가려면 2016~22년 7년간 200만 가구 정도 필요하다. 지난해와 올해 완공되는 55만 가구 정도를 제외하면 내년부터 140만여 가구가 들어서야 한다.

정부는 기존 분양 물량과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을 바탕으로 내년과 2019년 입주 물량을 각각 31만 가구와 26만 가구로 보고 있다. 여기다 2020~22년 3년간 90만 가구 정도, 연 평균 30만 가구가 필요하다. 이는 기존에 공급된 양이나 당초 정부 계획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분양 물량이 역대 최대였던 2015년 이후 쏟아지면서 지난해부터 수도권 입주물량이 25만 가구를 넘었을 뿐이고 이전에는 20만 가구를 넘지 못했다. 2005~15년 연평균 입주물량이 18만 가구다. 이는 정부가 2013년 2차 장기주택종합계획을 세울 때 잡은 수요보다 30%가량 많은 물량이다. 2013~22년 연평균 수요는 21만 6000가구였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물량을 어떻게 공급할 수 있을까. 공공이 앞장서서 대규모 공공택지를 조성해서다.

장기주택종합계획보다 40만 가구 과잉
정부 계획대로 주택 공급이 이뤄지면 수도권 주택 시장이 공급 과잉 몸살을 앓을 가능성이 크다. 정부가 2차 장기주택종합계획에서 추정한 2013~2022년 수도권 주택수요는 총 210만여 가구다. 2022년 수도권 107% 정도의 주택 보급률을 달성하려면 이 기간 250여만 가구가 공급된다. 수요보다 40만 가구가 더 많은 물량이다. 2015년 역대 최대 분양물량이 쏟아지면서 그해 말부터 공급과잉 우려가 나왔다. 그해 전국에 분양된 물량이 52만 가구이고 수도권은 27만 가구였다.

2016년에도 예년 수준보다 훨씬 많이 분양됐고 이는 2017~18년 수도권에서 60만 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입주로 이어진다. 하지만 일부에선 금융위기 이후 부족한 공급을 고려하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란 주장이 있었다. 2013~18년 장기주택종합계획의 수요는 130여만 가구인데 공급량은 140여만 가구로 10만 가구 더 많은 정도다. 입주 물량 급증에 따른 ‘소화 불량’이 생기더라도 오래 가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그런데 공급 폭탄이 내년부터 1~2년에 그치지 않고 2022년까지 5년 간 장기적으로 투하된다면 상황은 훨씬 더 악화된다.

   
▲ 무주택 서민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 100만 호 공급계획.

맞춤형 주거지원에 초점
정부는 이번 로드맵에서 서민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생애 단계별·소득수준별 맞춤형 주거지원’에 정책의 초점을 맞췄다. 우선 셰어형·창업지원형 등 맞춤형 청년주택을 공급한다. 정부는 사회초년생, 대학생 등 청년층을 위해 5년간 청년주택 총 25만실(연 5만)을 공급하고 기숙사는 5만 명으로 입주를 확대한다. 공공임대주택은 행복주택 7만호, 전세임대 6만호 등 총 13만호를 공급한다. 행복주택은 입주자격을 완화해 소득활동 여부에 관계없이 만 19~39세 청년 모두에게 입주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제한도 완화한다.

신혼 특화형 공공임대주택은 연간 4만호씩 5년간 20만호를 공급한다. 또 분양전환 공공임대 등의 우선공급비율을 15%에서 30%로 확대하고, 행복주택도 늘려 12만 5000호를 제공한다. 신혼부부가 자녀 출산 이후에도 충분히 거주 가능하도록 기존 행복주택의 평형을 확대하고 특화시설도 강화한다. 무장애 설계 적용·복지서비스 연계 등 고령층을 겨냥한 맞춤형 공공임대 5만호와 저소득층을 위한 공적 임대주택 41만호도 공급한다. 2022년까지 경기도 일부 지역을 신 택지지구로 지정해 15만 가구의 공공분양주택도 공급한다. 이날 정부는 ▲성남 금토 ▲성남 복정 ▲의왕 월암 ▲구리 갈매역세권 ▲남양주 진접2 ▲부천 괴안 ▲부천 원종 ▲군포 대야미 ▲경산 대임 등 9곳의 대상지를 우선 발표했으며 곧 추가 지역을 공개할 예정이다.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 등 도입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정부는 주택기금 대출금리를 인하(2%→1.5%)하고 학교 내 기숙사도 학교 외 기숙사와 같이 용적률을 법정 상한까지 완화했다.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도 올해 상반기 내로 신설할 계획이다. 만 29세 이하(병역복무기간 인정) 총 급여 3000만 원 이하인 근로소득자(무주택 세대주)가 대상이다. 이는 청년시절부터 내집이나 전셋집 자금 마련에 도움을 주기 위함이다.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은 연간 600만 원 한도로 가입기간에 따라 최고 3.3%의 이율을 적용하고 2년 이상 유지 시 이자소득 500만 원까지 비과세다. 19~25세 단독세대주도 전세자금 대출(한도 2000만 원)을 지원한다. 신혼부부 전용 주택구입자금 대출도 곧 출시된다. 또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신혼부부에게 기존의 우대금리에 더해 최대 0.35%포인트(2.05~2.95%→1.70~2.75%)를 인하한다. 부부합산 연소득이 7000만 원 이하인 자가 대상이며 대출한도는 2억 원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은 각각 60%, 70% 이내다. 신혼부부 전용 전세자금 대출도 함께 나온다. ‘버팀목대출 신혼부부 우대’보다 대출한도가 3000만 원 상향돼 수도권은 1억 4000만 원에서 1억 7000만 원이며 대출금리는 최대 0.4%포인트 인하된다.

세부 실천방안 부족, 실현 가능성 의문
전문가들은 이번 ‘주거복지로드맵’에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이다. 시도는 좋지만 실현 방안이 구체적이지 못하다는 이유에서다. 명지대 권대중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청년 우대용 청약통장, 고령 및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주거지원 방안 등은 참신했고 지켜볼 대목”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임대주택 공급을 위한 119조 4000억 원의 자금조달 방법이 미흡한 데다 임대주택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고아쉬워했다.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도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는 출범 이후 수요 억제를 위한 규제 중심의 부동산대책을 줄곧 발표했지만 주거복지로드맵은 서민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춰 고무적”이라며 “다만 임대주택 입주 시점이 최소 4년 뒤인 데다 임대사업자 인센티브 대책이 빠져 시장 불확실성 여지가 남은 만큼 당장 과열된 서울 집값을 잡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KB국민은행 박원갑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시장에 끼칠 불안 요소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값싼 공공주택이 대거 쏟아지면 사람들이 굳이 서둘러 집을 사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대기수요 증가로 집값 안정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다만 분양물량이 많은 곳은 전세수요 증가로 일시적인 전세시장 불안이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측했다.

전문가들은 공공분양주택과 민영주택의 특별공급에서도 경쟁이 발생할 경우 소득, 자녀 수, 해당 지역 거주기간 등을 점수화해 다양한 조건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현재 공공임대주택은 이같은 기준에 따라 당첨 여부를 가리고 있다.
건국대 심교언 교수는 “무자녀 가구보다는 다자녀 가구가 주택이 더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맞벌이를 하는 무주택 신혼부부가 주거환경이 안정되지 않아 자녀계획을 미루는 것 역시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계획대로 주택공급 늘리기 어려워
정부 의도대로 공급이 이뤄지기까지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노무현 정부도 초반에 야심 찬 주택공급 계획을 세웠지만 제대로 이뤄내지 못했다. 당시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간 연 평균 전국 50만, 수도권 30만 가구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이중 공공임대주택은 전국적으로 연평균 15만 가구였다. 임기 동안인 2003~2007년 수도권 공급 계획 물량은 150만 가구인데 실제 공급된 물량은 절반 정도인 78만 가구에 그쳤다. 같은 기간 공공임대주택은 전국적으로 75만 가구를 계획했지만 사업 승인된 물량은 70% 선인 56만 가구였다. 공공임대 주택은 정부 뜻대로 밀어붙일 수 있는 분야인데도 당초 목표에 30%나 미달됐다.

이번 정부가 강하게 밀어붙여 공공임대 등 공공이 공급하는 주택은 계획대로 공급하더라도 민간이 제대로 공급할지가 관건이다. 공공물량을 제외하고 민간이 수도권에서 공급해줘야 할 물량은 연간 15만~20만 가구 정도다. 수도권 민간 주택공급 물량은 분양승인 기준으로 2011~2014년 6만~9만 가구였고, 분양 호황기였던 2015~2016년에는 15만 가구가 넘었다. 정부의 청약 규제, 전매제한 강화, 중도금잔금 대출 제한 등 으로 내년 이후 민간 분양시장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주택보급률 수치를 올리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수도권에 2006년부터 2015년까지 180여만 가구가 공급됐는데 10년간 2% 포인트 밖에 오르지 못했다. 2015년 기준으로 2022년까지 7년 새 10%포인트를 올리기가 만만찮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도 2002년 91.6%(과거 통계 기준)인 수도권 주택보급률을 2012년까지 112%로 끌어올리겠다고 했으나 실제 2012년 주택보급률은 106%였다. 서울 외곽을 중심으로 한 물량 공세가 과연 성공할 수 있을지 두고 봐야할 문제다.

 

정재형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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