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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산행길, 말재에서 詩를 줍다충남 보령 옥마산
임윤식  |  lgy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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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7.12  16:2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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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마산은 충남 보령 시가지를 동남쪽으로 둘러서 있는 산이다. 

보령시내로 들어서면 병풍처럼 동남방으로 길게 뻗어 내린 해발 600-700m 높이의 아름다운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이 산줄기는 차령산맥의 끝 부분으로 성태산-문봉산-성주산-옥마산-잔미산으로 연결되어 보령시 웅천읍 대천리까지 이어지다가 화락산을 한 점으로 남기고 서해바다로 사라진다.

이 중 해발 601m의 옥마봉을 주봉으로 하는 옥마산은 보령시 명천동과 남포면을 호위하는 모습으로 우뚝 솟아 있다.

   
 

옥마산 산행은 보통 대영사 입구 주차장에서 출발하거나 반대로 남포면 읍내리 쪽에서 출발한다.
대영사 입구 주차장에서 출발할 경우에는 1.대영사 입구 주차장-옥마정-삼거리-1지점-2지점-3지점-4지점(이륙장), 2.대영사 입구 주차장-성주암-1지점, 3.대영사 입구 주차장-2지점, 4.대영사 입구 주차장-대영사-3지점, 5.대영사 입구 주차장-대영사-4지점(이륙장) 등 다섯가지 코스로 나눌 수 있다.
어느 코스를 택하든 옥마산 정상에서는 말재방향 능선을 타게 되며, 말재에서 봉화산-잔미산 방향으로 직진하거나 좌측 개화리 또는 우측 읍내리 쪽으로 내려간다.

대영사 입구 산행 들머리에 도착하면 대영사 가는 길 좌측으로 계단이 보인다. 이곳에서 대영사까지는 300m, 좌측은 옥마정 방향이다.

등산로 초입은 소나무숲길로 시작된다. 쭉쭉 뻗은 소나무들이 등산로 좌우로 빽빽히 늘어서 있다. 비가 온 뒤라 산길에 안개가 자욱하다. 마치 한폭의 동양화 속을 걷는 느낌이다.

완만한 흙길을 조금 오르면 체육시설이 설치된 1차쉼터에 이른다. 나뭇들의 녹색 새순이 싱그럽다. 나무가지에 걸린 물방울들이 옥구슬처럼 영롱하게 반짝인다.

쉼터에서 조금 더 오르면 우측으로 고목 한그루가 보인다. 고목 가지들이 안개 속에서 난초를 그려놓은 듯 실루엣을 이루고 있다.

소나무들 역시 안개 속에서 바라보면 한폭의 동양화같이 은은하다. 그림자를 그려넣은 듯 원근감도 뚜렸하다.

대영사 입구 들머리에서 약 1km 오르면 차도를 만난다. 이곳에서 옥마봉까지는 500m 남았다.
시멘트 차도로 500m 정도 걸으면 행글라이더, 패러글라이더 이륙장 표지판을 만난다. "무동력 인간비행은 예술이다. 당신은 가셨지만 내 가슴 속엔 언제나..."라고 쓰여진 안현구 추모비가 보인다.

활공 중 사고로 세상을 떠난 분 같다. 활공장 계단 우측에는 옥마산표지석도 보인다. 해발 601m로 표시되어 있다.

표지석에는 옥마산의 유래를 자세하게 적고 있다.
"후삼국 시대 견훤의 세력하에 있던 이 지역에 신라 마지막 임금 경순왕이 성주사의 주지와 신라의 국운을 상의하기 위하여 찾아 만난 후 옥마산 부근에 있을 때 부지불식간 한 필의 옥마가 나타나 경순왕의 앞길을 가로막으며 울부짖고 방해하므로 견디다 못하여 경순왕을 따르던 신라의 한 장수가 화살을 쏘아 옥마를 죽게 하였는데 옥마는 그 자리에서 쓰러지지않고 하늘 높이 치솟다 북쪽방향으로 사라졌다.

그 후 경순왕은 밤마다 옥마의 악몽에 시달려 결국 고려에 항복하였다 하여 경순왕의 갈림길을 시험한 옥마가 죽은 지역이라 하여 옥마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행글라이더 이륙장은 넓은 공터로 되어 있다. 이곳 옥마산 정상에 올라서면 맑은 날에는 보령 시가지와 관광특구인 대천, 무창포해수욕장, 죽도관광지 등 멀리 서해까지 아기자기하게 바다를 수놓은 섬들이 눈에 들어온다.

행글라이더 이륙장에서 산 능선을 조금 오르면 MBC중계탑을 만난다.

말재 방향으로 가기 위해서는 중계탑을 시계방향으로 돌아 능선을 따라간다. 높이로 보면 중계탑 자리가 실질적인 옥마산 정상이 될 것 같은데 중계소가 있다 보니 불가피 약간 아래인 행글라이더 이륙장에 정상표지석을 세워놓은 것 같다.

중계소 모퉁이를 돌면 '말재 3.3km'라고 표시된 이정표도 보인다.

중계탑 이후부터 말재까지는 거의 평지같은 능선길이다. 흙길이라 걷기도 매우 편하다. 산행이라기 보다는 요즘 유행하는 '걷기코스'로 제격이다.

중간에 약간의 바윗길도 있기는 하지만 결코 가파르거나 위험하지가 않다. 끝없이 이어지는 흙능선길 중간에 약간의 액센트를 주는 것 같아 오히려 좋다.

옥마산 정상과 말재 간 중간 쯤에 이르면 좌측으로 긴 계곡과 마을이 보이는 전망바위를 만난다. 옥마산은 이 능선을 중심으로 우측은 남포면, 좌측은 성주면에 해당한다.

드디어 말재 도착. 옥마봉에서 이곳 말재까지는 능선길로 3.4km 거리이다. 말재에는 옛적부터 우리 선조들이 이 고개를 넘으면서 쉬어갔던 오래된 느티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 이정표도 세워져 있다.

이곳 말재에서 계속 직진하면 봉화산-잔미산으로 이어지고, 좌측은 개화리 방향(2.2km), 우측은 남포 읍내리 방향(1.2km)이다.
말재 우측 읍내리 쪽 비탈에는 기묘한 나무들도 보인다. 큰 나무기둥에 구멍이 뚤리면서 그 구멍 사이로 뿌리 모양의 작은 가지가 뻗어내린 모습도 보이고, 바위 위에 걸터앉아 있는 나무도 보인다.

이 나무는 특이하게도 눈높이 수준의 높이에 두개의 옹이가 솟아 마치 여인의 유방모양을 하고 있기도 하다.

   
 

옥마산 말재 오르는 산길텃밭에서 할머니가 풀을 뽑고 있다
허리 굽힐 때 마다 희끗희끗 보이는 저 가슴
한 때는 얼마나 뜨거웠을까

가파른 비탈 바위난간에
아름드리 나무 한 그루 걸터앉아 있다

계곡을 타고 흐르는 바람결 부드럽다
가슴 풀어헤친 나무
눈높이에 옹이 두 개 나란히 솟아 있다
제법 풍만하게 튀어나온 두 봉오리

이젠 딱딱하게 굳은 흔적에 불과하지만
한 때는 새순을 길러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피가 저 꼭지로 모여들었을까
얼마나 싱싱하게 부풀었을까

햇볕 한 가닥 끌어들이기 위해
그 심장은 또
얼마나 두근거렸을까

위 글은 필자가 2년 전 처음 옥마산 산행을 했을 때 옥마산 말재에 있는 고목의 특이한 옹이 두개를 보고 써본 ‘나무도 뜨거운 가슴은 있다’ 라는 졸시(拙詩) 전문이다.

읍내리로 내려가는 소나무숲길이 참으로 호젓하다. 연인들이 걷기 좋은 길로 추천하고 싶을 정도이다.
읍내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멀리 학교 건물도 보이고 주택들도 고르게 떨어져 앉아 있다.

아담한 마을이다. 읍내리에는 남포면사무소도 위치해 있다. 이곳은 옛날에는 왜적에 대항하기 위해 쌓았던 남포읍성이 있던 곳이라 한다. 마을 중심부에는 지금도 성곽 터가 남아 있다.

드디어 옥마산 산행 날머리. 날머리 길가에는 옥마봉 4.4km, 말재 1.0km라고 쓰여진 이정표가 보인다. 읍내리 마을로 들어선다. 우측으로 우리 일행이 지나온 산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읍내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대영사 입구에서 읍내리까지 총 거리는 약 5.9km. 등산이라기 보다는 가벼운 트레킹을 한 기분이다.

필자 일행은 안개 속 숲사진을 찍고 산나물도 캐는 등 시간을 전혀 의식하지않고 놀면서 왔기 때문에 소요시간이 별 의미가 없었지만, 보통 산행기준으로 굳이 측정한다면 여유있게 약 3시간-3시간 반 정도는 걸리지않을까 추정해 본다.

임윤식  lgy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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