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접촉사고라도 교통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사람이 다쳤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가장 먼저다. 누군가가 말한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처럼 ‘사람이 먼저’인 것이다. 그런데 차량파손이 심한 경우에는 사고 충격으로 인한 몸 상태가 가장 먼저 걱정될 법도한데 대뜸 걸려오는 상담전화에는 차를 구매한지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새 차로 바꿀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차량파손이 심해 다시 고쳐서 타기에는 경비가 많이 들 것 같고, 설사 고쳤다 할지라도 다시 그 차를 타기가 껄끄럽기 때문일 것이다.

자동차는 요즘 재산목록 1호다. 그런 재산목록 1호인 차량이 파손되었는데 어찌 걱정이 없을 수 있겠는가. 나 홀로 사고가 난 경우나 본인과실 100%인 경우에는 어차피 본인이 책임을 져야 하겠지만 본의 아니게 피해자가 된 경우라면, 더욱이 신차라면 정말 화도 나고 걱정도 많을 것이다. 그럼 폐차를 하지 않고 수리를 하게 되는 경우 피해자는 어떻게 보상을 받게 되는지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보험회사의 약관 지급기준항목을 살펴보면, 대물배상지급기준에는 ‘자동차시세하락손해’로 명명하고 있고, 그 세부 기준은 사고로 인한 자동차(출고 후 2년 이하인 자동차)의 수리비용이 사고 직전가액의 20% 초과하는 경우, 출고 후 1년 이하인 자동차는 수리비용의 15%를 지급하고, 출고 후 1년 초과 2년 이하인 자동차는 수리비용의 10%를 지급해 주고 있다. 쉽게 예를 들어 설명해보면, 사고 당시 중고시세가 1000만 원 자동차가 사고로 수리비용 200만 원이 나왔다고 가정하면 출고된 지 1년 이내의 자동차는 200만원의 15%인 30만 원을 자동차시세하락손해로 보상을 받게 되고, 2년 이내의 자동차는 10%인 20만 원을 시세하락손해로 보상을 받게 된다.

언뜻보면 피해자들에게 보상이 이루어지니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실무적으로는 수리비용이 190만 원이 나왔을 경우나 또는 2년이 경과한 경우와 보험회사가 보상해주는 금액보다 실제로 더 많은 시세하락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답답해지는 게 현실이다. 반대로 기존에 발생되었던 시세하락손해는 중복으로 보상받을 수 없다. 그럼 포기해야 할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 경우 피해자는 우선 사고로 인한 ‘자동차시세하락손해’가 발생되었다는 것을 입증하여야 하고 그것을 근거로 하여 보험회사와 직접 합의를 보던, 아니면 민사소송을 제기를 하면 된다.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우선 시세하락 된 손해가 어느 정도인지 평가를 받아야 할 것인데, 그러면 누구를 찾아가야 할 것인가?

대표적으로 차량손해사정사, 자동차정비기능사 이상의 국가기술자격을 가진 자동차진단평가사1급, 일정의 교육을 받은 차량기술사가 그들이다. ‘차량손해사정사’는 보험사고로 발생한 손해액을 조사하여 산정하는 자로서, 소송을 하지 않더라도 보험회사를 상대로 손해에 대해서 직접 의견 개진을 할 수 있도록 보험업법에 보장되어 있지만, 그 외 언급한 자격사의 경우에는 시세하락 평가는 할 수는 있지만 보험회사를 상대로 직접 그 의견을 개진할 수는 없다.

과거에는 무조건 소송을 해야 했고 ‘과연 소송으로 가면 받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과 소송비용 등을 감안해서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였지만 최근에 들어와서 대법원에서도 자동차시세하락손해를 통상손해라는 판결을 하였고, 나홀로 소송(전자소송 등)이 늘어나는 사례들이 확산되어지면서 일부 보험사에서는 선택적으로 평가서를 일부 인정하고 지급하는 사례가 있기도 하기 때문에 쉽게 포기하지 말고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하는 것을 추천해 본다. 앞으로는 대법원에서도 인정한 ‘자동차시세하락손해’를 굳이 소송을 하지 않더라도 이 분야 전문자격사들이 평가한 평가서를 기준으로 보험회사가 현실성 있게 보상기준이 마련되어질 것으로 기대한다.

박춘영 손해사정사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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