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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일본 교권 그대로 따라가는 한국일본의 교권 붕괴 보며 교사의 인권 보호 필요해
김경수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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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28  17: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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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옛말에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도 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정말로 이 말은 옛말이 된지 오래다. 오늘날 대한민국 학교 현장은 교사를 폭행하고, 조롱하는 일 등이 전국 곳곳에서 발생하고 있다. ‘교권 침해’ 심각성을 보여주는 한 사례는 지난 2015년 12월, 수업 중이던 교사를 학생이 빗자루로 때리고, 욕하며, 심지어는 무시하고 조롱하는 모습이 담겨 있는 동영상을 보고 국민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학생에 의한 폭행만 문제가 아니다. 학급 선생님이 자녀를 때리거나 불이익을 줬다는 이유로 해당 학생 학부모가 학교를 찾아가 선생을 폭행하는 일도 심심찮게 벌어지고 있다.

‘선생은 있어도 스승은 없고,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다’라는 자괴감 섞인 말이 심심치 않게 회자되었으며, 정년을 채우지 않고 교직을 떠나겠다는 교사들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실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이 같은 교권추락 실태는 20년 전의 일본과 매우 비슷하다. 일본에서는 이미 교권 추락과 집단 따돌림(일명 ‘이지메’)으로 인해 학교 현장이 많이 냉담해진지 오래다. 학생이 수업 중인 교사에게 다가가 발길질을 하고, 밀치고, 선생님이 넘어지자 반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웃는 상황이 벌어진다. 일본 교권이 붕괴되다 못해 파탄이 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 교권의 미래가 곧 현재의 일본이 될 것이라는 염려가 높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에 따르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교사, 교장·교감·원장, 대학교수 등 교원 1196명을 조사한 결과, 98.6%가 “학생생활지도가 과거보다 어려워졌다”고 답했다. 학생 인권을 보호하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교권을 확보할 수 있는 대책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년 전부터 추락한 일본의 교권 그리고 한국
한국과 흡사한 시스템을 가진 일본의 공교육 역시 이미 우리보다 20여년 정도 빠르게 위기를 겪었다. 일본 학교에서는 심심찮게 나오는 말 중에 ‘몬스터 페어런츠(Monster Parents)’란 단어가 있다. 일본에서 만들어진 이 신조어는 우리말로 하면 ‘괴물 학부모’란 뜻으로, ‘내 아이가 손해보는 것을 절대 참을 수 없는 부모’들을 일컫는다.

   
▲ 최근 일본 고교 교실에서 일어난 폭력 사건. 학생이 교사의 엉덩이를 발길질하고 있다.이후 장면에는 학생들이 재밌다며 웃는 모습이 담겨 있다.

무너진 교권은 이미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사회현상으로 대두되고 있지만 일본은 한국보다 20년은 먼저 더 앞서 이 같은 상황을 맞았다. ‘남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며 화합의 정신을 가르치던 일본인들의 교육이념은 옛 말이 됐다. 거기에 공교육에 대한 불신과 극심한 개인주의가 맞물리면서 상황은 더 나쁘게 흘러가고 있다. 우리나라 학부모의 ‘치맛바람’은 애교로 느껴질 정도라고 한다. 한번 ‘괴물 학부모’가 된 부모들은 수개월, 심하면 수년에 걸쳐 학교 관계자들을 괴롭힌다.

또는, 교사나 교장을 찾아가 폭언과 폭행을 일삼거나, 교사에게 반성문 작성 및 제출을 요구하기도 하고, 심지어 아이가 보는 앞에서 무릎 꿇기 등을 요구하는 부모도 있다.2015년 일본 문부과학성 조사에 따르면, 초중고에서 폭력행위 발생 건수는 총 5만 6963건으로, 이중 교사에 대한 폭력은 8222건이다. 최근 한국에서는 강릉의 모 중학교에서 3학년 남학생이 47세 여교사의 꾸지람에 격분해 교사를 폭행하고, 목을 조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 2011년 12월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동영상.한 고등학생이 여교사에게 말대꾸를 하며 반항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수원 모 고교에서는 고교 1학년 재학 중인 남학생이 25세 여교사의 얼굴을 때렸다. 춘천시에서는 초등학교 남학생이 여교사를 폭행하고 얼굴에 침까지 뱉었다. 경기도 성남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5학년생이 싸움을 말리던 여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폭행하는 등 한 달 사이 학생에 의한 폭행사건만 셀 수 없을 정도로 넘쳐났다. 이에 대해 교직에 있는 한 여교사는 “상식 밖의 일들이 학교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젠 이런 사건이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학교에서 아이들이 잘못되는 것을 함부로 나무랄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고 전했다.

게다가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으로 지정되면서 처벌의 징계수위도 대폭 낮아져 지도를 할 방안이 좁아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학생들의 경우, 어떠한 잘못을 저질러 징계를 받아야 할 상황이 와도 퇴학이나 무기정학 수준의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단지 며칠간의 봉사활동 등이 이들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징계일 뿐이다.

한-일 교사들, 교권 회복 위해 모여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와 일본교육연맹은 지난 2016년 12월 27일, 서초구 교총회관에서 ‘교권실태와 교권보호제도’를 주제로 제31회 ‘한·일 교육연구발표회’를 열었다. 이 발표회는 한국교총과 일본교육연맹이 지난 1980년부터 거의 매년 열어온 행사로, 한국과 일본 초등학교 교장들이 각각 준비한 주제를 발표를 하고, 질의응답과 자유토론을 하는 시간을 가진다.

양 국가 교육기관은 실추된 교권실태를 공유하고, 회복과 보호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번행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 발표회에서 인천 신광초교 박승란 교장은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교권은 예절이 아닌 법에 보호받아야할 만큼 추락했다”며 “지난 해 교원의 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이 개정됐지만, 가해자 처벌 수준은 여전히 미약하니 학급교체, 전학조치 등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 좋은 교육을 위해서라도 교권보장은 필수라는 주장이다.

이어 도쿄 타이토구립 치기라 야스시 쿠로몬 초교 교장은 더 나아가 교권보호를 위해 ‘학교변호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교변호사 제도란, 학부모와 학교, 교사 간 분쟁이 생기면 해당 분야 전문변호사가 이를 해결해 주는 제도다.

다른 나라 교권 보호 사례와 대응방안
체벌 전면금지, 그리고 학생인권조례 제정 등으로 교원의 수업권과 학생생활지도권이 위축되고, 교권침해로 학교현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과 일본과는 달리 외국은 교권을 어떻게 보호하고 있을까? 체벌금지가 세계적으로 추세인 만큼 선진국들도 학생들의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그에 알맞게 교권보호를 위한 장치 또한 함께 준비해 교사들의 교육활동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어떨까? 미국 대부분 주에서는 체벌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효과적인 학생 징계·제재 방안을 구축해 생활지도가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있다. 교사의 지시에 불응하거나 말썽을 부린 학생들은 생활지도주임이 관할하는 ‘디텐션룸(Detention Room)’에 보내져 ‘딘(Dean)’이라고 불리는 생활지도주임과 상담하게 된다. 학생은 딘이 주는 과제를 무조건 이행해야 하는 벌을 받는다. 또 ‘학부모 소환제도’가 법으로 정해져 있어 학부모가 학교에 출석하지 않을 경우에는 벌금형 또는 사법처리가 가능하다.

학교 규칙을 위반한 사안에 따라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의 정신적인 약물치료도 권장되며, 교칙을 계속 어기거나 불응할 경우, 또는 학교폭력 시에 유기정학 또는 무기정학 처분을 내린다. 학생끼리 학교폭력이 발생하면 학교 내 경찰 또는 타운에서 출동한 경찰들이 해당 학생을 수갑 채워 연행하기도 한다. 교사를 위협·폭행했을 경우에는 해당 학생은 강제퇴학 되며 심지어는 강제퇴학 후 징역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수감되기도 한다.

영국은 1998년부터 체벌금지를 법제화해 각 학교장에게 ‘학생 고발권’을 주고, 교사들이 학생 생활지도권을 강화하게 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영국 교육부 장관이 지난 해 발표한 강화 지침에 따라 학교장이 교사에 대해 허위 진술을 하는 학생에 대해 형사 고발 권한을 발동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학이나 퇴학을 시킬 수 있다. 또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해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학생에게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도 가지고 있다.

아울러 학생이 소지한 휴대폰을 부적합한 소지품으로 간주해 검사할 수도 있다. 프랑스는 심각해지는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적극적인 예방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프랑스 교육부는 인종적 폭력과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폭력 등 모든 종류의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학교장들의 재량에 따라 학교 내 안전요원을 20~50명으로 구성해 학교폭력 발생 시, 즉시 관여할 수 있도록 한다.

학생들에게 학교의 안전과 평화를 위한 규칙을 전달하고, 이를 위반할 시, 이에 상응하는 제재가 가해짐을 교육해 사전 예방에 힘쓰고 있다. 이렇듯, 선진국처럼 한국도 ‘교권보호법’을 통해 교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권침해 행위에 대한 처벌 더 강화해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 7월 15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초·중·고교 교사 10명 가운데 9명은 교권침해 행위로부터 교사를 보호할 수 있는 ‘교권보호법’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사의 수업을 방해하거나 인격을 침해한 학생 또는 학부모를 교사가 직접 제재할 권한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국제청소년연구소’ 이치수 회장은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폭력피해 학생들의 인권문제보다 우선 문제 재발을 막는 근본적인 대처방안이 매우 필요한 현실”이라며, “피해에 대한 즉각적인 조사와 대안이 함께 실행되는 시스템 강화가 교육계에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또한, “교사들의 성희롱과 교권 침해가 근절되도록 학생들에게 인권교육의 장을 수시로 열어 실질적인 대안 마련에 교육계가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수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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