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곧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맞는다. 이를 위한 레저산업 역시 발빠르게 변화되고 있다. 레저산업 전문가들은 1인당 국민소득 1만 달러 시대에는 테니스, 2만 달러 시대에는 골프, 3만 달러 이상이 되면 승마, 4만 달러가 되면 요트가 대중화될 것이라고 한다.

골프는 대중화가 이미 되었고, 앞으로는 요트를 위한 항만 시설과 그 저변 확대가 급속도로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위해 현재 우리나라에는 11곳에 이르는 ‘마리나항만’이 가동 중에 있다.

‘마리나항만’은 요트를 포함한 다양한 종류의 선박이 계류할 수 있고 이와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 해양레저시설을 갖춘 구역을 말한다. 정부는 2019년까지 전국에 마리나항만 시설을 43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마리나항만을 위해 20년 이상을 자신의 지역 사회를 위해 헌신한 사람이 있다. 바로 경북요트협회를 이끌고 있는 박경조 회장이다. 현재 후포새마을 금고 이사장으로도 재직 중인 박경조 회장은 20년 전부터 요트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대한민국에, 그것도 동해 작은 항구도시에 요트 산업을 일으키고자 평생을 바쳐 왔다.

결국 후포 지역에 마리나항만 건설을 유치하는 성과를 이루었다. 대한민국의 요트를 책임진 사람으로서, 미래의 블루오션 산업이자, 수상레저스포츠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요트계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 온 박경조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오랜 기간 마리나항만 건설에 앞장

올해부터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 거점형 마리나항이 본격 개발되고 있다. 전체 17만 400여㎡(바다 8만 7200㎡, 육지 8만 3100㎡)에 요트 등 레저 선박 305척을 접안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 것이다.

2019년 완공예정인 울진군 후포 마리나항만 조감도.

1단계 사업은 2018년까지 진행되며, 414억 원을 들여 기반시설을 한다. 2단계로 2019년까지 139억 원을 투자해 클럽하우스, 상업시설, 육상 계류시설을 조성한다. 민간유치까지 합치면 약 1000억 원 가까이 드는 대규모 사업이다. 후포항은 국제요트대회가 열리는 등 국내·국제 요트 항로를 연결하는 기착지로 잠재력이 풍부한 데다가 인근에 왕돌초, 온천 등 풍부한 관광자원이 있어 해양레저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울진군은 후포 마리나항이 조성되면 1000억 원 이상의 생산파급 효과와 740여 명의 고용창출 효과로 울진지역 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사업의 중심에는 경북요트협회 박경조 회장의 오랜 공로가 있었다. 박 회장은 약 20년 전부터 경북요트협회 이사, 부회장으로 봉사해 오다, 10년 이상 회장직을 맡아 경북요트협회를 이끌어 오면서 경북요트협회의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약 20년 전쯤에 지금은 작고하신 당시 이의근 경북도지사님의 권유로 시작하게 됐는데, 사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만 해도 요트라고 하면 귀족 스포츠요, 부자들의 전유물 정도로만 생각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주위에서 왜 그런 걸 하냐며 핀잔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해볼 때 앞으로 우리나라가 잘 살고 1인당 국민소득이 곧 3만 달러시대가 올 텐데 그 때는 분명히 요트를 즐기는 국민들이 많을 것이고, 그때를 대비해서 누군가는 요트 저변확대를 위해 그 초석이라도 깔아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경북요트협회 이사 초기 일본과 호주 선진외국 관광을 하다가 부촌에 들러 전용 수로로 요트를 타고 출퇴근 하는 사람들을 본 뒤, 그의 꿈은 굳어졌다.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저런 날이 올 것이다. 빨리 오도록 만들어야겠다는 각오를 한 것이다. 박 회장이 경북회장에 취임하면서 국내-국제대회를 개최하고, 협회 관계자들과 해수부 등 정부 관계자들을 설득했다.

현재 진행 중인 마리나항만 공사 현장을 소개하고 있는 박경조 회장.

“현대그룹 고(故) 정주영 회장이 포니 자동차를 만들 때, 당시가 아니라 미래를 보고 만들었던
것처럼 울진 후포 마리나항은 현재가 아니라, 10년 뒤를 바라보고 하는 사업인 것이죠.”

박 회장은 2015년에 대한요트협회 제16대 회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후포 마리나항 유치, 매년 코리아컵국제대회 유치, 울진요트학교 설치 등은 그의 여러 업적 중 몇 가지에 불과하다. 박 회장의 안목과 노력 덕분에 어떻게 보면 울진은 10년 앞을 먼저 나아가고 있다. 세계 수상레저 장비시장은 46조 원 규모로 추정되어 반도체 48조 원 시장과 거의 맞먹는다.

요트 레저는 수상레저 산업의 중심에 있는데, 요트 산업의 핵심에는 ‘마리나 항만’ 사업이 있다. 박 회장은 바다를 안고 있는 국가가 성장 잠재력이 뛰어나다고 강조하며, 우리나라 또한 요트산업이 미래의 스포츠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국민들이 가깝게 활용할 수 있는 수단이 될 수 있다.

“과거에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이 일을 진행하는 데 어떤 지원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 사비를 들어가면서 지금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뭐 어떻습니까. 이 일로 나라가 발전하고, 지역이 발전하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린다면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겠습니까.”

박 회장은 경북요트협회장을 맡아, 울진 지역에 요트대회를 유치하기 위해 지원 없이 성공적인 결과를 내놓고 있다. 지역주민, 나아가 전국의 많은 사람들이 요트를 접할 수 있도록 체험교실 또한 운영하고 있다.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 매년 후포항을 출발해 울릉도~독도~울진(후포항)을 돌아오는 1000km 코스에서 열린다.

세계인에게 ‘독도는 우리 땅’ 알려

박 회장은 세계 요트인들을 후포 앞 바다로 불러들이고 있다. 매년 울진군에서는 독도가 대한민국 땅임을 전 세계에 알리고 동해 아름다운 섬 울릉도, 해양스포츠 고장 울진군을 전 세계에 알리는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올해도 ‘제 10회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를 지난 9월 13일부터 5일간 연 바 있다.

올해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등 8개국 선수 200여 명과 요트 20여 대가 참가, 울진군 후포항을 출발해 울릉도~독도~울진(후포항)을 돌아오는 1000km 코스에서 열렸다.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는 후포항에서 울릉도·독도 사이 오프쇼어(Off-shore) 경기와 후포항 연안에서 펼치는 인쇼어(In-shore)경기로 나눠 바람과 파도를 가르며 승부를 가린다.

오프쇼어 경기는 후포항을 출발해 울릉도 저동항과 독도까지 항해한 뒤 돌아오는 직선거리 460㎞, 항해 거리 1000㎞가 넘는 대장정이다. 은연중에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세계만방 에 알리고자하는 의도가 깔려있다. 대회 때마다 약 1000명에서 1500명의 선수와 임원 등이 약 20일간 체류한다. 다른 경기와 달라 예선 탈락이 없다.

10여 일간의 총 대회기간이 모두 끝나봐야 등위가 가려지는 경기 특성 때문이다. 그리고 임원 선수단은 대회기간 전 10일에서 보름정도 먼저와 적응 훈련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이 무렵 후포 음식, 숙박업을 필두로 지역상권에 큰 도움을 준다. 

“매년 임원선수 연인원 약 1500명이 이곳 후포항을 찾아오니 지역 경기 활성화 효과가 큽다. 또한 행사 내용에서 독도 왕복 코스를 잡아 ‘독도가 한국 땅’이라는 것을 홍보하는데 큰 역할 을 하고 있습니다.”

울진군요트학교 앞에서 박경조 회장.

요트 저변확대를 위한 ‘울진군요트학교’ 운영

박 회장은 요트 저변확대를 위한 다양한 활동도 계속해 나가고 있다. 그중 하나가 울진군 요트학교 설치다. 경북요트협회 건물과 장비들을 이용하고, 6명의 강사들을 채용하여, 요트를 포함한 5~6가지 수상레져 교육과 체험을 병행한다.

지역 학생들은 무료체험이고, 울진군민은 1인당 2만 원, 관광객은 3만 원씩을 받는 6시간 동안의 체험이다. 2012년 문을 연 첫해는 약 3000명이 몰려들었고, 이듬해는 약 6000여 명이 몰려들어 대성황이었다. 박 회장은 분명 한국 요트 부흥의 사명을 부여받은 사람이다. 지금까지는 국가차원의 예산 등의 지원에서 밀려 선수 발굴과 경기 출전에 어려움이 많았다.

아세안 게임이나 올림픽에서 거의 성적을 내지 못했다. 본래 요트가 귀족 레저스포츠로서 경제적 수준이 높은 선국국가의 전유물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곧 3만 달러에 육박할 것이므로 대중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선수도 발굴되고, 관련 산업도 발전할 것이다.

‘후포’를 위한 사랑이 남달라

박 회장은 현재 후포새마을금고 이사장에 재임 중이다. 2016년 6월 29일 취임을 시작으로 딱 1년이 지난 시점에서 후포새마을금고는 단위 지역본부에서 실적 1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실적 1위는 꿈도 꾸지 못했던 후포새마을금고는 박경조 이사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지역 사회에서 그 평판과 입지가 남달라지면서 1년 새 실적 1위를 달성하게된 것이다. 박경조 이사장의 기쁨도 기쁨이지만 직원들의 사기는 그야말로 하늘을 찌를 듯했다.

“저도 그렇지만, 직원들이 얼마나 보람이 있었겠습니까. ‘아 열심히 하니 이런 결과가 있구나. 다음에는 더 좋은 성과를 거두어야지’ 하는 마음이생기지 않겠습니까. 그런 생각을 품을 수 있게된 것이 가장 큰 성과라면 성과이지요.”

박 회장은 40여 년 전 형님을 따라 후포에 와수산업에 종사하게 된 후 여태까지 후포를 떠나지 않고 있다. 슬하에 1남 2녀를 두어 후포에서 다 길렀고, 막내딸은 결혼하여 경주에서 생활하고, 나머지 아들과 딸 역시 결혼하여 후포에서 박경조 회장이 이룩한 가업을 잇고 있다.

“처가도 후포이고, 후포에서 아들 하나, 딸 둘을 낳아 이곳에서 다 키웠습니다. 사돈 두 집도 다 울진 분들입니다. 그러니 후포사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말씀드렸지만 후포에서 살면서 자수성가했다 할 수 있습니다.”

박 회장은 민주평통자문회의 울진군협의회 회장으로도 수년째 연임을 한 바 있다. 연임한다는 것은 그간의 자문회의 운영실적 등을 보아 회원들의 지지가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국가차원에서는 민주·평화적으로 남북통일을 하는데 앞장서고, 기여를 해야 하는 역할이지만, 지역발전과 주민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몫에도 단단히 역할을 하고 있으니 여하간 주민들로부터 존경받을 자리라 할 것이다.

더불어 사는 사회, 장학재단설립의 꿈

“저는 항상 목표를 정해서 살아왔습니다. 수산업, 요트협회, 새마을금고 등 제가 목표를 정해서 실패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인생도 목표를 정해서 살고자 합니다. 어려운 가정에 태어나, 가난의 고통을 일찍 겪었습니다. 공부도 많이 못했고요. 청소년기를 지나면서 철들고부터는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남을 배려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에게는 형편이 닿는 대로 도우려고 했고, 장학금도 종종 내어 왔습니다.”

박 회장은 오랜 시간 지역 학교를 위주로 적게나마 꾸준히 장학금을 전달해 왔다. 이름도 내지 않고, 그냥 ‘어느 독지가’라는 명목으로 때로는 성적우수학생에게, 때로는 가정이 어려운 학생에게, 때로는 힘들게 혼자 학업을 이어가는 소년소녀가장에게 그들이 힘을 내어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아무도 모르게 돕고 있었다. 지난해에서야 처음으로 ‘후포새마을금고’라는 이름으로 장학금을 처음 전달했을 정도다.

“제 평생의 소원은 향후 장학기금을 조성하여 후학을 양성하는 것으로 제 인생을 이 사업으로 마무리 짓고 싶습니다. 아들, 딸들도 이미 제 뜻에 동의하여 제 마음껏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여러 사람을 돕는 것이 얼마나 좋습니까. 그들이 커서 이 나라를 번창하게 한다면 저는 그것으로 만족합니다. 주변의 모든 이들과 함께 행복을 나누며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참 좋습니다.”

요트산업을 위해 20년을 노력한 것도, 후학양성을 위해 장학금 전달하는 것도, 또 지금 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재직하는 것도 모두 나라 사랑의 애국정신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일들이다. 박경조 회장의 나라사랑은 그렇게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쯤 우리나라가 어떤 발전을 이룩할지, 요트레저산업은 또 얼마나 대중화가 될 지, 미래를 내다본 박경조 회장의 혜안(慧眼)이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프로필
현)후포새마을금고 이사장
현)경상북도요트협회 회장
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울진군협의회 고문
현)울진군요트학교 교장
현)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 조정위원
현)한국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
현)서울대 해양정책대학원 원우회 회장
전)제16대 대한요트협회 회장
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경상북도대표협의회장
전)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울진군협의회장
전)경북지구 JC특우회 회장
전)후포JC특우회 회장
전)울진군 골프협회 회장
전)국제라이온스클럽 부총재
전)후포라이온스클럽 회장

정재형 기자  webmaster@k-today.com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