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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해소는 잘 쉬는 것도 중요해‘패스트 푸드’에서 ‘패스트 힐링’으로…
김동윤 기자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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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1  15: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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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야간 근무와 경쟁 등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인 직장인들이 늘면서 ‘패스트 힐링(fast healing)’이 주목받고 있는데, 패스트 힐링은 시간에 쫓길 때 간편하게 먹는 ‘패스트 푸드(fast food)’처럼 짧은 시간에 취하는 휴식을 말한다. 대표적인 패스트 힐링 사업은 수면카페다. 직장인들이 근무 중 자투리 시간이나 점심시간을 활용해 낮잠을 잘 수 있는 공간이다. 음료 한 잔을 포함해 50분 동안 안마의자를 이용하는데 드는 요금은 1만 3000원. 잠자는 시간이 부족한 현대인들을 위한 수면관련 사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점심시간에는 빈자리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3040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이런 패스트 힐링 카페를 찾아 피로를 해소하는 것이다. 패스트 힐링 열풍이 불면서 이색적인 도심 속 개인 휴식공간도 등장했다.

   
 

비행기 테마 이색 힐링 카페 ‘퍼스트 클래스’

기존의 힐링 카페와 달리 비행기 일등석을 체험할 수 있는 이색 수면·힐링 카페가 인기다. 일명 퍼스트 클래스, 말 그대로 비행기 일등석에 앉아 편안하게 쉬면서 최상의 기내 서비스를 받는 기분을 낼 수 있다. 초대형 항공기 에어버스 380의 일등석을 구현한 객실에 전신 안마의자와 눈의 피로를 풀어줄 눈 안마기가 준비돼 있다. 여기에 고급 원두로 내린 커피와 국산 한방차, 허브티가 무료다. 이쯤 되면 정말 비행기 일등석이 부럽지 않다. 위생을 위해 덧신과 안대, 물수건, 시트커버 등을 제공하며, 모든 좌석에 개별 커튼을 설치해 독립된 공간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수면장으로 탈바꿈한 영화관

낮잠을 즐기는 곳이 수면 카페만 있는 게 아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낮잠을 즐기는 직장인들을 위해 여의도 CGV는 지난해 3월부터 점심시간을 이용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시에스타(Siesta)’서비스를 하고 있다. 시에스타는 여의도 일대 직장인들로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용률도 꾸준히 증가해 시행 초기 대비 약 65% 이상 늘었다. 매주 월~목요일, 오전 11시 반부터 오후 1시까지 운영하는 시에스타는 리클라이너 좌석이 비치된 프리미엄관에서 최대 90분 동안 낮잠을 즐길 수 있다. 좌석 포함 음료, 담요와 슬리퍼도 제공한다. 이용 가격은 1만 원. 시에스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리미엄관은 180도까지 각도 조절이 가능하고 쿠션감이 뛰어난 리클라이너 시트를 도입했다. 총 좌석 수는 96석이지만 1인당 두 좌석씩 제공해 최대 48명이 이용 할 수 있다. 조명과 음악 그리고 실내 온도까지 수면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유지한다. 각 구역별로 남성존, 여성존, 커플존을 나누어 더욱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수면산소캡슐 등 상쾌한 환경 조성

서울 명동 수면 카페 ‘미스터 힐링’. 산소가 나온다는 ‘산소 존’에서 신발을 갈아 신은 뒤 안마 의자에 누워 불 꺼진 조용한 방에서 강도를 조절해 가며 전신 안마를 받으면 온 몸의 근육이 풀린다. 서울 역삼동 한 수면 카페에선 안마 의자, 침대, 소파 중에 골라 자거나 독방에 누워 헤드폰을 끼고 TV를 볼 수 있다. 수면산소 힐링카페 ‘솜누스’는 수면산소캡슐을 통한 충분한 산소공급으로 보다 효율적인 휴식과 힐링을 누릴 수 있다. 매장 내 비치된 ASMR 헤드폰은 심리적인 안정감과 숙면을 돕는다. ASMR이란 특수 제작된 3D 마이크를 통해 물건이 갖고 있는 소리, 마이크가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듣는 장치다. 뭉치고 경직된 근육을 시원하게 풀 수 있는 안마의자와 간단한 샤워가 가능한 샤워실, 파우더룸도 마련돼 있다. 커피는 물론 그린티라떼, 망고요거트 스무디, 바닐라프라페 등 다양한 음료를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솜누스 관계자는 “솜누스는 대한민국 최초의 수면산소캡슐을 도입, 신개념 힐링문화를 열어가고 있다”며 “자연스러운 산소공급을 통해 1시간만 수면을 취해도 최대 3시간 숙면을 취한 것과 동일한 효과를 얻게 된다”고 설명했다.

   
 

안마의자업계도 사업에 본격 진출

국내 안마의자 시장점유율 1위 기업 ‘바디프렌드’도 수면·힐링카페 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바디프랜드는 지난 6월 서울 을지로에 700만 원이 넘는 고급 안마의자 등 총26대의 안마의자를 설치한 수면·힐링카페를 열었다. 안마의자 제품별로 이용가격이 상이하지만 평균 1인당 1만 5000원(50분)으로 이용할 수 있다. 점심 식사를 포기한 직장인들을 위해 안마를 받으면서 카페에서 따로 머핀이나 베이글 등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 이 밖에도 숙면에 도움을 주는 앱도 인기다. ‘굿슬립’은 뇌파 사운드를 분석해 상황에 맞는 수면 조건을 조성해 편안한 잠을 잘 수 있도록 설계됐다. 특히 점심시간이나 짧은 시간 수면을 취할 경우엔 ‘낮잠 모드’로 설정하면 알파파를 유도해 긴장이나 불안감, 피로감을 없애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휴식과 잠은 낭비가 아니다

2000년대 초 낮잠 카페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건 지구에서 제일 복잡하고 정신 없는 도시, 미국 뉴욕에서다. 20분 눈 붙이는 비용이 당시 15~20달러였다. 후딱 먹고 치우는 ‘패스트 푸드’처럼 ‘패스트 힐링’도 미국에서 넘어 온 문화인 셈이다. 패스트 힐링의 상륙은 늦은 감이 있다. 우리는 잠을 너무 조금 잔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6시간 6분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꼴찌 수준이다. 안마의자를 이용하는 수면카페는 힐링산업이 떠올랐던 2015년부터 생기기 시작해 갈수록 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바쁜 직장 생활, 아르바이트, 학업에 지친 현대인에게 작은 치유의 공간을 제공해 그들이 일상을 벗어나지 않고 쉽고 빠르게 기운을 회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휴식과 잠은 낭비가 아니다. 2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은 ‘파워 냅(Power Napㆍ원기회복 낮잠)’으로 불릴 정도로 의학적 효과가 입증됐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1995년 연구는 “최적의 낮잠 시간인 26분을 자면 업무 수행 능력은 34%, 집중력은 54% 향상된다”고 밝혔다.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의 과학 기자 울리히 슈나벨은 저서 「행복의 중심, 휴식」(걷는나무)에서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촬영해 보면, 정신적으로 아무 작업도 하지 않을 때 우리 뇌 활동이 더 활발해진다. 그 사이 뇌가 신경세포인 뉴런을 다듬고 기억을 분류하며 경험한 것을 자기 것으로 만든다”고 썼다. 미국 국립수면재단은 최근 성인의 권장 수면 시간을 하루 7시간에서 9시간으로 늘렸다.

자칫 낮과 밤의 리듬 깨질 수도

낮잠이 마냥 좋은 것 또한 아니다. 서울대병원 이유진 수면의학센터 교수는 “패스트 힐링을 즐기면 얻는 것도 있고 잃는 것도 있다. 낮잠 직후엔 인지 기능이 순간적으로 좋아진다. 하지만 밤잠의 질은 떨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밤에 푹 잘 수 있게 하는 수면압(수면항상성)은 내리 깨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올라가기 때문이다. 낮잠을 매일 한 시간 이상 자거나 주말에 두 시간 이상 몰아 자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 잘 시간에 일하고 술 마시는 생활습관을 고치는 게 먼저다. 수시로 수액을 맞는 관행은 한국에만 있다. 잘 먹고 자주 움직이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 직장인은 “낮잠 자려고 돈까지 낸다니 정말 ‘웃픈(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얼마나 사는 것이 바쁘고 힘들면 그렇게까지 해서 쉬려고 하겠냐”며 쓴웃음을 지었다. 또한 “근로 환경이 조금만 더 좋아져도 점심 먹는 시간까지 쪼개서 낮잠을 자지는 않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김동윤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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