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국=김영순 기자]‘모래시계’ 검사 생활을 거쳐 정계에 입문한 뒤 15·16·17·18대 국회의원을 지낸 홍준표 경남 지사는 이미 검사시절부터 ‘모래시계 검사’로, 서울지역구 4선 의원으로 집권여당의 원내대표와 당대표로서 국정의 중심에 서 있었다.

지난해 연말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새누리당 경선에 승리하며 본선에서 63%의 높은 지지로 당선된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폐쇄라는 카드를 끄집어내며 공공의료에 대한 전면적인 손질에 돌입한 것이다.

온갖 반발과 비난 속에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섰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서민 무상의료를 실현하고, 의료 사각지대를 적극 해소해 나가는 등 경남도 공공의료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고 밝힌 홍 지사의 ‘모래시계 도지사’의 도정 마인드와 정책, 도민을 향한 통찰력을  5월호  광역단체장인터뷰 꼭지에 일문일답으로 담아봤다.

▲ 진주의료원 폐업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홍준표 도지사

-취임 4개월이 지난 지금 도지사님의 감회는?

취임식에서 서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서민도지사’, 대한민국에서 가장 깨끗한 도정을 만드는 ‘깨끗한 도지사’, 국책사업과 국가예산 하나라도 더 가져오는 ‘힘 있는 도지사’, 그리고 억강부양의 정신으로 경남에서 정의를 바로세우는 ‘정의로운 도지사’가 되겠다고 밝혔습니다.

고향에서 마음 편하고 조용하게 지낼 줄 알았는데 진주의료원 문제 등으로 마음도 편치 않고 갈등이 있는 부분도 있습니다. 저도 선출직인데 어려운 길을 가고 싶겠습니까, 표를 의식하면 일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정치는 실수를 해도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행정은 실수하면 안됩니다. 만회할 기회가 없어 신중해야 합니다. 또한 결단을 요구할 때 주저하면 대혼란이 옵니다. 지도자가 혼란 상황을 종식시키기 위해선 결단을 해야하고 과감해야 합니다.

‘경남의 발전과 도민의 행복만 바라보고 가겠다’ 는 약속을 끝까지 지킬 것입니다.

-진주의료원과 관련하여 많은 국민들이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고 있고 우려하는 부분도 있다. 이에 대한 지사님의 입장은?

진주의료원 폐업을 결정하고 난 뒤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 결정을 하기 전에 두어 달 동안 해당실국은 물론 도 간부들과 충분한 논의와 토의가 있었고 민주노총과 강성노조의 저항이 있을 것이라 예상을 하고 출발 했습니다.

진주의료원 문제는 공공의료 정책에 관한 문제가 아니고 진주의료원의 개별 특수 사항입니다. 누적부채가 이미 280억원에 이르렀고 의료수익 대비 인건비 비율이 80%를 넘어 섰습니다.

그동안 도에서 36회, 도의회에서도 11회에 걸쳐 경영개선과 구조조정을 요구 했으나 노조에서 거부를 했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136억원을 의료수익으로 벌어 135억원을 자신들의 임금과 복리후생비로 사용 했습니다.

도민의 혈세를 강성노조 배불리는데 사용 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고 폐업결정을 했습니다. 폐업절차를 진행 하더라도 환자는 한사람이라도 끝까지 책임을 질 겁니다.

올해 2월 2일부터 공공의료법이 바꿔 민간의료기관에서 공공의료를 수행할 수가 있습니다. 공공의료를 빙자해 강성노조의 해방구를 만들어서 노조원들만 배불리게 하는 것은 사회정의에 반합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고 굽은 것을 펴는 데는 주저함이 없습니다.

-진주의료원 관련 획기적이고 초유의 서민 의료대책을 내놓겠다고 했는데 구체적 계획은?

지자체 최초로 서민 무상의료 실현과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중심으로 경상남도 공공의료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것 입니다.

지방의료원이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현재와 같이 민간의료기관과의 무한경쟁 속에서 공공의료기능을 수행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방의료원의 공공성을 강화하여 저소득층을 위한 전문병원으로 기능 전환하는 등의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습니다.

건강보험제도를 통해 공공의료가 보편적으로 실현된 지금은 생활이 어려운 서민을 위한 대책으로 의료급여 1종 수급권자를 대상으로 무상의료를 실시하고,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의료시설이 취약한 지역을 중심으로 보건소에 시설개선과 의료장비 확충을 위한 예산을 집중 투입하여 사전 예방적 의료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서민의료 무료화 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은,

-우선, 도내 7만8천여명의 의료급여 1종 수급자를 대상으로 진료비 중 건강보험 대상이 되는 본인부담금 전액을 지원하고(32억원) 의료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18억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서부경남 의령·남해·하동·산청·합천 등 5개군 보건소와 보건지소에 시설을 개선하고, 진주·의령·남해·하동·합양·거창·합천등 7개 시·군에 물리치료·방사선 등 39종의 의료장비를 확충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러한 서민 무상의료 정책은 금년 하반기 준비작업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지방의료원 기능 전환을 위한 정책제안 및 대정부 건의 내용은 우선, 정책제안으로는 지방의료원에 혜민서(惠民署) 개념을 도입하여 34개 지방의료원은 의료급여 1·2종 수급자 및 차상위계층이 이용하는 저소득층 전문병원으로 전환하고 질병관리 응급전문 병원의 기능을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는 저소득층이 지방의료원을 이용할 때 진료비는 전액무료 또는 최소화하고 의료급여 1종 수급자에 대해 무상 의료정책을 시·도비로 시행하자는 것입니다.

이번에 제시한 경상남도 서민의료 무료화 계획과 대정부 건의안을 통해 생활이 어려운 저소득계층에게 보다 많은 의료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서민무상의료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취임후 지역균형발전을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경남도내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부권 도민들의 관심이 많다. 이에 대한 구상은?
진주를 중심으로 한 서부 경남지역은 창원과 양산, 김해 등 중?동부 지역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낙후되어 지역 간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있습니다.

도내 지역 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낙후지역의 성장동력을 발굴하여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야말로 340만 도민이 골고루 잘 사는 경남 건설을 위하여 가장 우선해야 할 도정목표이기도 합니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산업을 발굴하여 특성화함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입니다. 국가나 도 차원의 지원도 중요합니다만, 무엇보다 서부 경남지역이 가진 내생적 역량을 발전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조직개편을 통해 지난 3. 28일 서부권개발본부가 정식 출범하였으며, 도청 서부청사의 입지가 진주시 일원으로 결정되는 등 서부권 발전을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사께서는 미래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말을 강조했다. 경상남도의 신성장동력산업 현황과 활성화 방안은?

우리 도는 지난 1974년, 정부의 중공업 육성정책에 따라 기계산업 중심지로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조성되어 국가산업 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 왔으나 산업단지가 조성된지 40여년이 경과함에 따라, 부가가치율과 성장률이 감소 추세에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의 지역별 수출상품 특성분석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 도는 첨단기술은 38.4%에서 11.6%로 감소하고, 중?저위기술은 32.9%에서 62.1%로 증가하여 미들테크(Middle-tech) 위주로 재편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경남 핵심전략산업 육성’ 연구용역을 통해 10대전략산업과 5대핵심전략산업을 선정 발표한 것입니다.

그 핵심은 현재 주력산업인 기계?조선산업은「경남연구개발특구」지정을 통하여 산업을 첨단화?고도화 시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고, 항공산업, 해양플랜트, 나노 산업을 우리道의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동부 중심의 기계산업과 동남부 임해지역 중심의 조선해양, 서부 중심의 항공산업, 동북부 중심의 나노산업, 서북부 중심의 항노화산업을 육성하여 경남이 골고루 잘사는 지역이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경남도가 안고 있는 부채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경남도의 부채가 1조 3500억원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 해결방안은?

우리 도의 현재 채무액은 1조 3,488억원으로서 심각한 재정위기 상황입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3부터 2017년까지 채무 50%(6,608억원)를 감축하여 6,880억원까지 줄이는 「경상남도 채무관리 5개년 대책」을 수립하여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주요 추진대책으로는 경상경비예산을 10%절감(51억원)하고 사업예산 구조조정과 투융자심사 강화, 신규 사업은 현안조정회의를 통해 최대한 억제하고 대형공사 등 설계변경 시 설계변경심사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강력한 세출구조조정을 시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출자,출연기관 구조조정도 충실히 시행해 나가겠습니다.

회생가능성이 희박하고 자본잠식이 예상되는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소규모 조직 운영으로 비효율과 낭비요인이 되고 있는 문화분야 기관과(경남문화재단, 경남문화콘텐츠진흥원, 경남영상위원회 ⇒(가칭)경남문화진흥원) 도립남해·거창대학을 통,폐합 추진하겠습니다.

그리고 경남관광공사를 신규로 설치하는 대신 경남개발공사 내 관광사업부 설치로 경비를 절감하겠습니다.
아울러, 용도폐지·보존부적합 도유재산을 발굴 매각하고, 민자사업인 거가대교의 최소운영수입보장(MRG)방식을 비용보전 방식(SCS)으로 전환하고 마창대교는 MRG 보장율을 인하하는 등 민자사업을 재구조화해서 도비부담을 줄여 나가겠습니다.

이 밖에도 부족한 재원 확보를 위해서 지방세 비과세,감면율의 단계별 축소와 탈루,은닉재산 적극 발굴 등 자주재원을 확충하고 국세와 지방세의 합리적 배분을 위해 국세와 지방세 배분 비율을 현행 80:20에서 60:40으로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하는 등 지방재정건전화를 위해 노력해 나가겠습니다.

-진주 제2청사 건립 및 마산 도청이전에 대한 의지는?

진주지역 서부청사 건립은 지역균형발전과 서부경남의 행정 편의 개선을 위하여 공약사항으로 사업을 추진 중에 있습니다.

서부청사 건립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지난 1월 31일자 도 조직개편으로 2청사담당과, 3월 28일자로 서부권개발본부를 신설하였으며, 향후 청사위치, 이전부서 규모와 건립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진주지역에 서부청사를 건립할 계획이며, 도청 마산이전은 도민과 도의회, 창원시민과 시의회 의견을 수렴하여 신중히 추진하되, 창원시 청사 문제가 해결되고 나서 검토할 계획입니다.

-340만 도민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선출직 단체장의 가장 큰 폐단은 재선을 의식하는 것입니다.

재선을 의식하면 과감한 혁신을 못합니다. 내년 선거를 의식하지 않고 경남을 혁신하고 개혁하겠습니다.

그동안 좋은게 좋다는 식으로 하다 보니 도정은 피폐하고 부패해졌습니다. 변화와 혁신의 과정에는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도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오로지 경남의 미래와 도민의 행복만을 바라보고 도정현안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갈 것입니다.

도지사 자리가 도민의 행복을 위하여 무한 책임을 다하는 자리임을 항상 가슴깊이 새겨서 임기를 마치는 순간 ‘참 좋은 도지사’였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김영순 기자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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