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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 없는 지식은 사회의 毒천박하고 몰염치한 시대 해법은 무엇인가?
마연옥 기자  |  nojin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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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7.01  10: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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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박근혜 대통령은 세월호 대국민담화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다짐하면서 국가대개조를 할 것을 시사했다. 이 담화에서 “민관 유착은 우리 사회 전반에 수십 년간 쌓이고 지속돼 온 고질적인 병폐”라고까지 말하면서 과감한 개혁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와 민간 업체가 이권으로 서로 얽혀 있는 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질리 없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그렇지만 관료조직이 이익공동체처럼 돼버린 현실에서는 과감한 부정부패세력 척결 없이는 개혁은 요원해 보인다.

게다가 이번 세월호는 그동안 우리사회에 얼마나 부정부패가 만연해 왔는지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 사건이자 공동체 붕괴에 대한 심각한 경종을 울리는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과거 배고프던 시절 그래도 이웃을 생각하던 아름다운 공동체 사회였다. 좀 살만 해지면서 어느새 우리는 개인주의와 황금만능주의의 포로가 되어 자신의 이기심을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천박하고 몰염치한 시대를 맞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로 대한민국은 어엿한 경제대국으로서 동북아의 새로운 강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지만 물질만능주의와 정신적인 피폐함으로 사회는 병들어가고 있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이 말한 국가대개조는 시대적 요청이자 필연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현재 적폐들을 척결하려면 그 해법을 조선의 선비정신에서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드러난 그 많은 적폐들은 하드웨어인 제도의 문제라기보다는 소프트웨어라 할 수 있는 정신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 정치판이 부정부패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고, 시대 또한 암울할 뿐만 아니라 무엇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는 집단 절망감이 조선의 선비들을 부르고 있다.

그러면 현 시점에서 박근혜 정부가 당면한 국가대개조는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가?

 

청빈과 무욕을 벗 삼은 조선의 선비, 맹사성

그는 21세기인 우리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가

학식이 있고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의리와 원칙을 가지고 관직과 재물을 탐내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을 말한다. 선비정신은 세속적인 가치가 아닌 인간의 성품에 내재된 ‘仁義禮智’를 추구하는 것으로 이 가치를 위하여 죽음까지 바치는 것이 정신이다. 이것이 바로 혼탁한 이 시대에 가장 절실한 시대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 맹사성 고택
조선의 선비 중에 맹사성은 청빈과 무욕을 벗 삼아 살다간 인물이다. 세종 때 최고 반열인 정승에 올랐음에도 남루한 옷차림과 검소함을 생활화했던 청백리의 상징으로 통하는 맹사성에게는 유명한 일화가 남아 있다.

충남 아산에 나라 최고의 재상이 온다는 말을 듣고 현감이 해당 재상에게 잘 보이기 위해 길을 닦고 영접 할 준비를 마치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몇 시간이 지나도록 재상은 오지 않고 노인 한 명이 소를 타고 현감이 닦아 놓은 길을 느긋이 오는 것이 아닌가. 이에 현감은 하인들을 시켜 노인을 잡아 오라 시키고 다시 그를 맞을 준비를 했다. 그런데 하인들이 현감의 집에서 돌아오더니 노인이 해준 말을 그대로 전했는데 노인이 하인에게 전한 말은 “어찌 맹꼬불이가 이제 소를 타고 제 갈 길을 가는데 길을 막아서는가?”였다. 여기서 맹사성(孟思誠)과 그의 자인 고불(古佛)을 합친 ‘맹꼬불이’로 자신을 소개한 것이었다. 그가 바로 나라의 재상인 맹사성인 걸 안 현감은 부리나케 뛰어가다 그만 현감 관인(官印)을 연못에 빠뜨렸는데 그 연못을 인침연(印沈淵)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는 아산에서 맹사성과 관련된 일화 중 하나로 그가 얼마나 청렴했고 바르게 살았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

이외에도 그에게는 또 다른 일화가 있다. 맹사성은 어렸을 적 마을에서 수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 권근(權近)이 자청해서 맹사성의 교육을 맡으면서 학문의 진도가 빨라 ‘일문지십(一聞知十)’, 즉 한 가지를 들으면 열 가지를 알아내는 추리력이 대단하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냐?

 

이처럼 뛰어난 재능을 갖췄던 맹사성은 사실 처음부터 청렴하고 예의가 바른 인물이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맹사성이 20세가 되던 해에는 그이 자만심이 기고만장했다고 한다. 어느 날 인덕이 있어 따르는 이가 많다는 스님에게 가르침을 받고자 찾아갔다.

“스님이 생각하시기에 내가 최고로 삼아야 하는 것은 무엇이요?”

그러자 스님은 “나쁜 일을 하지 않고, 착한 일을 많이 베풀면 된다”고 답변했다.

이에 “그건 세 살 어린 아이도 다 아는 이치인데 내게 해줄 말이 그것뿐이요?”라고 화를 내면서 맹사성은 자리를 박차고 나가려고 했다.

그러자 스님이 잠시 앉아 차를 한 잔하자고 맹사성을 붙들었다. 그러고선 맹사성에게 차를 따라주는데 찻잔에 차가 넘치는데도 계속 차를 따랐다.

차가 계속 넘치고 바닥을 적시자 맹사성은 스님에게 “차가 넘쳐 바닥을 적시는데 이게 무슨 짓입니까?”하고 따지자 스님이 빙그레 웃으면서 “찻물이 넘쳐 바닥을 적시는 것은 알고, 지식이 넘쳐 인품을 망치는 것은 어찌 모르냐”고 되물었다. 이에 부끄러웠던 맹사성이 급히 자리에 일어나 방문을 나가려다 문틀에 머리를 강하게 부딪쳤는데 스님이 다시 말하길 “고개를 숙이면 부딪치는 법이 없다”고 일렀다.

   
▲ 맹사성 영정 사진
이에 많은 것을 느낀 맹사성은 이때부터 사람됨이 소탈했는데 정승이라는 최고 반열에 올랐을 때에도 욕심을 전혀 부리지 않았다고 한다.

맹사성에 관한 일화는 우리에게 심금을 울리고 많은 점을 시사한다. 본래 학문의 목적은 인격도야에 있다. 그런데도 인격이 뒷받침되지 않는 지식을 쌓았을 때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사회지도층이 되었을 때 어떤 폐해를 끼치는지 우리는 현 사회에서 목도하고 있다. 주입식교육으로 공부만 잘해 사회의 지도층이 된 사람들. 법치사회를 바로 세워야 하는 법조인들은 법을 고무줄 잣대로 판결해 정의를 죽이고, 또 정치인들은 부정부패로 얼룩져 그 폐해가 우리사회의 근간마저 뒤흔드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가개조 핵심은 관피아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한 재계 인사는 “모피아(재무부+마피아)가 산하 기관장 자리들을 70세까지 차지하고 있어 현직 관리가 금융기관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 후 숱한 개혁 노력이 있었지만 관료 카르텔은 강해져만 갔다. ‘파킨슨의 법칙’이 있다. 한번 만들어진 조직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다. 부서 수는 시간이 갈수록 많아지고, 일이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공무원 수수자도 늘어만 간다. 관리들이 감투를 늘려 이권을 지키려 하기 때문이다.

관피아의 핵심은 숱한 자리들을 위인설관(爲人設官 ‧ 어떤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 일부러 벼슬자리를 마련함)식으로 만들고, 공직 선후배끼리 끌어주고 당겨주며 이권을 이어가는 데 있다.

현 정부 들어 임용된 공기업 기관장 중 낙하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문제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전체 직위 중 해당 공기업의 직속 감독 부처 출신이 차지한 자리의 비율은 80%로, 이전 정권 때보다 높다. ‘관료와의 전쟁’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관료 마피아(관피아)’ 척결 방안을 내놓으면서 공직사회의 문제점을 크게 세 가지로 꼽았다. ‘폐쇄적인 조직문화’ ‘무사안일’ 그리고 ‘민관 유착’이다. 이런 문제들은 사실 우리 사회의 구조적 관행으로까지 침투한 고질적이고 뿌리 깊은 적폐(積弊)다. 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방법은 현실적으로 없다. 하지만 이런 문제를 뿌리 뽑지 않고서는 제2의 세월호를 막을 수 없다.

세월호 참사로 관피아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암 덩어리’와 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실제로 해양수산부나 해양경찰 출신의 공무원이 퇴직 이후에 산하기관에 취업하는 관례는 관리감독의 부실을 야기했고 결국 세월호 참사의 한 원인이 되었다.

또다른 참사를 예방하려면 관피아를 척결해 민관유착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그러나 공공기관까지 포함한 전체 공직사회 개혁은 관피아 척결로만 안 된다. 공공기관의 관료 낙하산 못지않게 심각한 문제가 정치권의 낙하산이기 때문이다.

 

김앤장 등 대형 로펌을 점령한 ‘관피아’

 

김앤장과 같은 국내 주요 대형 로펌 소속 고문과 전문위원의 80% 이상이 이른바 ‘관피아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앤장‧태평양‧광장‧세종‧화우‧율촌 등 변호사 수가 200명이 넘는 6대 로펌에 소속된 고문‧전문위원들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197명의 고문‧전문위원들을 전수 조사한 결과, 총 197명의 고문‧전문위원 중 164명(83%)이 정부 부처나 유관 기관 출신으로 밝혀졌다.

로펌 진출이 가장 활발한 부처는 국세청‧관세청. 총34명이 활동 중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32명), 공정거래위원회(27명),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기타 경제 부처(19명) 순이다. 경제 부처와 유관 기관 출신이 전체 고문‧자문위원의 57%를 차지한다. 국무총리실‧법원‧검찰‧복지부‧환경부 등 일반 부처 출신도 52명(26%), 민간 출신은 33명(17%)뿐이다.

대형 로펌에서 고문으로 일하는 전직 차관급 한 인사는 “출신 부처와 소송이나 세무조사 같은 문제가 생겼을 때 중재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기업을 위해 자기가 속했던 정부기관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를 몰고온 ‘관피아’가 대형 로펌 곳곳에 박혀있다는 말이 된다.

   
 
이들이 앞세우는 ‘전문성’은 그들 개인의 것이 아니다. 국가에서 주는 봉급을 받고 쌓은 경험과 지식은 퇴직공직자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월급 받아 가며 익힌 경험과 지식을 공직퇴임 후 대형 로펌에 들어가 로펌을 기웃거리는 대기업을 위해 사용한다면 그건 일종의 독직(瀆職)이다. 독직죄(瀆職罪)는 공무원이 직무상의 의무를 어기고 공무를 더럽히는 행위에 의하여 성립되는 죄다.

이명박 대통령은 재임 중 라디오 연설에서 ‘퇴직 공직자의 모범’으로 서울시립대 강성태 교수를 언급했다. 강 교수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서 30여 년간 근무한 공직자 출신이다. 그는 2009년 퇴임 후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박사과정에 등록해 공부를 마치고 교수로 부임했다. 만약 강 교수가 ‘관피아’의 한 사람으로 대형 로펌에 고문이나 전문위원으로 활동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강 교수는 이를 걷어찼다.

그는 “경력을 갖고 돈을 벌지만 양심은 결코 팔지 않는다. 공직생활에서 쌓은 전문지식과 경험은 내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퇴직하면 국가와 사회에 되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관피아’가 국가와 사회에 되돌려줘야 할 전문 지식과 경험을 갖고 돈벌이에 악용하는 ‘싸구려’공직자들에 대한 통렬한 질책으로 해석된다.

고대 그리스의 과학자이자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正義’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사회가 정의로운가?’라고 묻는 것은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소득과 부, 의무와 권리, 권력과 기회, 공직과 영광이 공정하게 배분되는냐를 규명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여기에 대답해야 한다. 과연 대한민국은 얼마나 정의로운가?

 

‘모피아’ 위력…산업부 ‧ 국토부 새로운 핵으로

 

한국주택협회는 대형 건설사의 이익단체로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슈퍼 甲’이다. 국토행양부(현 국토교통부) 고위 관료 출신인 주택협회 U부회장이 공무원 재직 시절 금품수수를 이유로 정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건설업계의 ‘관피아’ 낙하산 관행이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주택협회는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전직 고위관료의 재취업이 제한되는 ‘퇴직공직자 취업제한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퇴직공직자 취업제한대상은 총 3960개 기관으로 공무원이 퇴직 후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막고자 마련된 제도다. 예컨대 주택건설 인‧허가 업무를 담당한 국토부 공무원은 퇴직 후 2년 동안 민간 건설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제한한다.

하지만 대형 건설사를 회원사로 두며 건설업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숨은 권력기관’으로 손꼽히는 주택협회는 정작 이 대상에서 제외돼 국토부 고위관료가 퇴임 4개월만에 부회장 자리를 꿰차도 어떤 제재도 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주택협회는 건설업체를 회원사로 둔 이익단제인데다 주택건설사업자 등록 업무를 대행하며 업계에 상당한 입김을 행사한다”면서 “이런 기관의 실질적인 수장 자리에 전직 국토부 고위 관료가 자리를 옮기게 되면 국토부와 이익단체의 유착관계가 더 심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거캠프 종사자+마피아=선피아 등장

관피아, 해피아 법피아에 이어 선피아까지 등장했다. 선피아는 선거참모진 등 선거에 나선 후보와 유대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해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권력을 휘두르고 지자체의 요직을 차지하거나 사업상 이익을 얻는 등의 행태를 꼬집는 말이다.

실제 모 지역에서는 유력 당선 후보 지인은 동네 주민에게 ‘앞으로 조심하라’는 등 강한 어조로 얘기해 주민들의 공분을 산 적이 있다. 문제는 이런 선피아들이 한 두 명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선피아들은 선거가 끝나면 지자체의 요직을 차지해 공무원 사회에서 분란을 일으키거나 건설업 등을 하며 공공연히 이익을 챙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국가대개조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일이자 사회병폐를 도려내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단순히 정치적인 이슈로 청와대와 국회에서만 떠드는 헛된 꿈으로 남지 않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스스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사실 우리나라는 근대화 과정을 제대로 격지 않고 곧바로 현대사회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사회 각 분야에 걸쳐 많은 한계점들을 내재하고 있다. 이러한 한계와 병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대가가 뒤따르는 합리적인 사회구조를 정착시켜야 한다.

무엇보다 ‘위로부터 개혁’과 함께 ‘아래로부터의 혁명’에 버금가는 국민운동이 절실하다. 아울러 합리적인 국민의식개혁과 양보 없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정의 없이는 안보를 장담할 수 없으며, 안보 없이는 자유를 잃는다.

 

 

 

마연옥 기자  nojin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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