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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은 우수성을 넘어 우리의 정체성이다”-‘한국다움’을 상징하는 국가브랜드로 ‘한글’ 키워야
전흥규 기자  |  jeonh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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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6  15: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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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는 한글은 한류를 타고 세계로 번져가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한글을 가르치는 ‘세종학당’이 운영되고 있고, 유튜브 등에서는 외국인들의 우리말 실력을 자랑하는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한다.

이는 한글과 우리말이 세계를 대상으로 우리의 정체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얼마 전 인공지능(AI) 알파고 신드롬을 일으켰던 이세돌 바둑기사가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에게 친필 사인 바둑판을 선물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 이유는 바둑판 전면에 걸쳐 한자(漢字) 사인이 돼 있었기 때문이다.

인간이 인공지능과의 대결이라는 화제로 세계적 이목이 집중되어, 방송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서까지 세계에 중계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자못 아찔한 일이었다. 화면이나 사진으로 전파되는 일을 넘어, 구글 본사에 가면 늘 그 바둑판이 자랑스럽게 한자를 달고 전시되리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우리는 지금, 광화문 현판에서 한자 표기와 한글 표기, 또는 원본의 진위 주장에서 보듯이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방황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케이 팝이니 케이 푸드니 하는 케이 컬처가 세계를 향해 뻗어가고 있지만, 한자문화의 그늘이나 과거 서구문화의 유입과 일본 문화 개방 속에 정체성을 찾지 못하던 일이 아직도 남아있는 듯하다.

최근 서울시는 은평 한옥마을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지나가다 본 모습은 왠지 정체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층으로 올린 외형도 중국적이 느낌이 왔고, 한옥의 방향성이 서로 파괴되어 마당이나 골목문화의 특징을 잃고 있었다.

자랑스러운 우리 것을 지키고 돋보이게 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그것은 정체성을 잃지 않는 것이다. 이세돌 기사는 공인이었기 때문에 사인 하나도 깊이 배려하는 모습이 필요했으며, 그 한자 사인은 자신의 정체성을 버린 것과도 같다.

때문에 오늘날 우리는 한글을 보다 돋보이게 해야 한다. 상품 개발, 도시 설계, 국가 이미지 등 모든 분야에서 가장 ‘한국다움’은 단연 한글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기념사진의 배경에도, 외신의 거리 스케치에도 한글이 다른 문자보다 먼저 눈에 들어와야 한다.

얼마 전 마친 리우올림픽에서도 우리나라는 홍보부스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한글이름 서예, 전통문양 엽서, 손거울 한지공예 등 한국의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체험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제 우리 것을 들고 좀 더 당당해졌으면 싶다.

   
 

한글 상품과 디자인 아이디어 발굴위한

전 세계인 대상으로 국제공모전 추진

문화체육관광부는 우리의 우수 자산인 ‘한글’을 우리 문화의 가치 창출의 원동력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Hangeul Idea Award)’을 진행했다.

올해로 두 번째인 이 공모전은 한글과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한글의 문자적 가치 이상의 새로운 한글 상품과 디자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자,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추진되는 국제공모전이다. 이 공모전은 콘텐츠와 스마트 정보기술(IT), 디자인 부문으로 분야를 나누어 진행된다.

올해는 작년의 ‘이야기’ 부문을 ‘콘텐츠’ 부문으로 확대하여 공모했으며, 총상금도 총 6천7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천600만 원 늘어났다. 전문가의 심사를 통해 대상 1작품과 우수상 3작품, 장려상 9작품 등 총 13작품을 선정한다.

이번 공모전은 한글에 대한 창의적 해석과 더불어 상품성에 대해서도 평가한다. 콘텐츠와 스마트 정보기술 부문은 해당 작품이 판매 가능할 정도로 소비자의 흥미를 끄는지가 심사 기준에 포함된다. 한편 디자인 부문은 외국인이라도 손쉽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응모 방식을 간소화했다.

또한 우수한 작품은 아이디어가 실현되도록 전문가 컨설팅 지원, 박람회 및 전시 참가 기회 제공 등 다양한 상품화 지원 혜택을 제공한다.

문체부는 이번 공모전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다양한 유관 기업 및 기관과의 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한글한글 아름답게’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네이버가 전년도에 이어 공모전 후원사로서 한글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데 동참하며, 국립한글박물관과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등 수상작의 상품화 추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과도 적극 협업하고 있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다양한 한글 우수상품이 발굴되고, 국내외의 한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제2회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진흥원 콘텐츠코리아랩 누리집 내 공모전 관련 웹페이지(http://www.ckl.or.kr/hangeul)에서 국문과 더불어 5개 언어(영어, 중어, 일어, 에스파냐어, 러시아어)로 확인할 수 있다.

 

‘한국다움’을 상징하는 낱말로

‘한글’ ‘열정’ ‘통일’ ‘희망’ 등 꼽아

올 공모전의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아 지난해의 ‘한글 창의 아이디어 공모전’을 통해 우리 한글에 대한 생각들을 들여다본다.

문체부가 광복 70년을 맞이해서 국민들의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고 한국다움의 핵심가치를 모으기 위해 지난해 9월부터 두 달여 간 진행한 ‘한국다움’ 찾기 낱말(키워드) 이벤트에 해외 참여 1만 6천여 건을 포함해 총 126만여 건의 의견이 접수됐다.

글과 사진, 디자인 등의 작품으로 국가브랜드를 표현하는 ‘국가브랜드 공모전’에서도 모두 8천700여 건의 작품이 모이는 등 대한민국에 대한 국민들과 세계인들의 높은 관심이 표현됐다.

이 ‘한국다움’ 낱말 이벤트는 온라인 공식 홈페이지와 직접 찾아가는 이벤트를 통해 대한민국의 역사와 전통을 담아낼 수 있는 한마디(이하 ‘전통 낱말’), 2015년 오늘의 대한민국을 담아 낼 수 있는 한마디(이하 ‘현재 낱말’), 2045년 미래의 대한민국을 담아낼 수 있는 한마디(이하 ‘미래 낱말’) 등에 관한 의견을 받아본 결과, 국문 1백24만3천743건과 영문 1만5천833건을 비롯해 중국어, 일본어, 인도네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로 된 낱말들이 모였다.

접수된 전체 낱말 중에 ‘전통 낱말’은 한글, 아리랑, 한복, 김치, 역사, 아름다움 등 문화적 자산과 이를 표현한 낱말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현재 낱말’은 열정, 한글(훈민정음), 아리랑, 김치, 한복, 케이-팝, 아이티(IT) 강국, 한류 등 의식주를 넘나드는 다양한 분야에서 모아졌다. ‘미래 낱말’로는 통일, 희망, 열정, 기대, 케이-팝 등의 순서로 뽑혔다.

전체 낱말을 분석한 결과, 열정과 희망, 사랑, 아름다움 등 ‘가치’(38.9%)를 나타내는 낱말과 한글, 아리랑, 한복, 케이-팝 등 ‘문화콘텐츠’(23.8%)를 나타내는 낱말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특히, 이 조사의 각 분야 10위 안에 문화콘텐츠 관련 낱말(16개)이 절반 이상 포함되었다.

‘한글’은 전통이나 현재부문은 물론 미래부문 낱말 모두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우리의 정체성이자 문화유산인 한글은 현재에도 소중한 자산이지만 앞으로도 주요한 ‘한국다움’의 가치로 간직해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열정’은 현재와 미래의 한국다움에 대한 주요 낱말로 도출되었다.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는 한국인의 ‘열정’은 케이-팝, 한류, 발전, 정보기술(IT) 강국, 노력, 끈기, 뚝심 등 종합 30위권 내 다른 낱말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지닌 것으로 볼 수 있었다.

‘통일’은 미래의 한국다움에 대한 낱말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한민국이 하나 되기를 원하는 국민들의 염원이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희망’은 ‘통일’에 이어 미래의 한국다움을 나타내는 두 번째로 많이 꼽힌 낱말이었다. 이는 우리 민족의 긍정성과 낙관주의, 더 나은 미래를 기대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남성은 ‘미래 낱말’로 ‘통일’을, 여성은 ‘희망’을 가장 많이 꼽아 미래의 ‘한국다움’에 대한 생각 차이를 보였다.

올해의 공모전에서는 어떤 낱말들이 뽑혔을지 기대된다.

   
 

해외에서 수집된

‘한국다움’의 다양한 낱말들

해외에서도 인도네시아, 필리핀, 미국, 루마니아, 터키 등 117개국에서 참여를 했다. 참여자 분석 결과 연령대는 20대(61.6%)가, 성별은 여성(78%)이 다수를 차지해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제일 큰 집단이 20대 여성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외국인에게는 두 가지 질문, ‘나에게 한국이란?(For me, Korea is )’과 ‘한국에 대한 당신의 경험(Tell us your experience of Korea.)’을 묻고, 관련 답변들을 수집했다.

외국인들은 ‘나에게 한국이란?(For me, Korea is )’에 대한 낱말로 어메이징(Amazing), 꿈(Dream) 등을 꼽았으며,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물질인 ‘도파민(Dopamine)’, ‘엔돌핀(Endolphin)’ 등이 언급된 것이 특이하다.

‘한국다움’에 관한 형용사로는 ‘아름다운(Beautiful)’, ‘멋진(Awesome)’, ‘훌륭한(Wonderful)’ 등을 많이 답했다.

‘한국에 대한 당신의 경험(Tell us your experience of Korea.)’에 대한 답변으로는 케이-팝(K-pop), 음식(K-food), 문화(K-culture), 케이-드라마(K-drama) 등이 나타나 한국 문화를 통해 한국을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이한 낱말로는 한국인(Korean)을 들 수 있는데, 한국하면 한국인을 먼저 떠올린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외에도 서울(Seoul), 제주(Jeju) 등 관광 지역과 김치(Kimchi), 호떡(Hotteok) 등 한식 관련 낱말들이 수집되어 외국인들이 한국에 대한 인상을 갖게 되는 경로가 더욱 다양해졌음을 보여주었다.

한글의 우수성은 외국에서도 최고의 알파벳문자로 손꼽히고 있다. 한글은 그 과학성과 암기성은 물론 기호 및 습득성까지 세계 공용어로 지목받을 만큼 우수하다. 그런데도 우리는 과거 오랜 역사의 한자문화 때문에 이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한글의 뜻표기 한계를 지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영어권에서도 늘 신조어가 만들어지듯이 우리 한글도 잊거나 잃은 것을 찾아내고 새로운 낱말개발에도 힘을 쏟아야 한다. 또한 정신과 문화의 정체성을 통해 세계를 수용해야할 것이다.

이세돌 프로의 사인처럼 우리가 무심코 저지르고 있는 행위가 스스로 정체성을 깨닫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글과 한국인을 아는 외국인이 보았을 때의 혼란을 우리 스스로가 범하고 있는 것이다.

또 은평 한옥마을처럼 ‘집’은 있으나 우리 문화는 빠져있는 것처럼 한 번 보여준 이미지는 다시 수습하기 힘들다. 도심에, 역사적 공간에, 자연을 보존해야할 지역에 ‘한옥’이라는 허울만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우리의 문자와 문화가 세계에서 우리 민족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 발전을 이끌어 왔듯이, 우리의 무기는 우리의 정체성이다. 앞으로는 더욱 그 가치를 내세워야 한다. 이에 한글은 가장 대표적인 것이 될 것이며, 그렇게 해야 한다.

전흥규 기자  jeonh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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