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법무부에 따르면 친일 재산 환수 관련 소송 97건 중 93건이 종결됐다. 소송은 국가가 원고로 참여하는 국가소송, 재산을 토해내야 하는 것에 대해 친일파 후손들이 불복해서 낸 행정소송, 재산 환수 작업의 위헌성을 따져묻는 헌법소송 등 3가지로 분류된다.

상당부분은 행정소송(71건)이고 국가소송이 17건, 헌법소송이 9건 진행됐다. 이 중 행정·국가소송이 각각 2건씩 남아있는 상황이다. 완료된 93건의 소송 중 91건에서 정부 승소가 확정돼 승소율은 97%를 기록했다.

법무부는 2010년 7월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조사위) 활동이 마감된 뒤 소송 업무만 승계받았다. 법무부가 별도의 조사 권한을 가진 것은 아니어서 정부 차원의 추가 움직임이 있지 않는 한 추가로 거둬들일 친일 재산은 남아있는 소송 4건에 달렸다.

남은 소송은 모두 이해승과 관련된 것이다. 이해승은 일본으로부터 조선귀족 중 최고 지위인 후작작위를 받고 식민통치와 침략전쟁에 협력해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씨 후손이 경기 포천시 임야 등 192필지에 대해 국가귀속결정 처분 취소소송을 내 승소했는데 법무부가 재심을 청구하면서 대법원에 계류된 사건, 지난해 10월 포천 소재 임야 179필지에 대해 서울북부지법에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소송을 제기한 사건 등이 이에 해당한다. 나머지 부당이득반환 청구소송과 친일재산확인결정처분 취소소송은 대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이 2건의 경우 2심에서 모두 국가가 승소했다.

재산 환수 작업이 소송전으로 불거지기 이전 정부는 조사위 활동으로 친일 재산을 찾는 일에 주력했다. '친일반민족행위자 재산의 국가귀속에 관한 특별법'이 2005년 시행됨에 따라 조사위는 이듬해 7월 꾸려졌다. 조사위는 2010년 7월 활동을 마감하면서 4년간 친일행위자 168명의 토지 2475필지(1200억원 상당)를 찾아냈다. 이는 약 1300만㎡로 여의도 면적의 1.5배에 해당한다.

조사위는 일정 부분 성과를 냈지만 이완용의 경우만 보더라도 실제로 환수된 규모는 극히 일부다. 그는 일제 강점기 1309필지(1573만㎡·475만8000평)의 땅을 보유했지만 국가 귀속이 결정된 건 16필지(1만928㎡·3300평)에 불과하다. 친일 재산을 찾아내는 일이 어려운 것은 재산의 범위가 현실적으로 부동산에 국한됐고 이마저도 제3자에게 처분해 환수가 어렵거나 친일 행위로 획득했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김상미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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