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미래로 방황하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무료 청소년 영화학교 ‘밀짚모자’를 만든 중견 영화감독이 있다.

한국영화계의 천재로 불렸던 고 하길종 감독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입문해 최근에는 불교영화 『건반 없는 피아노』를 준비 중인 김행수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직사광선을 쬐면 살아남을 생물이 별로 없어요. 그늘을 만들어줘야 잘 크죠.”

김행수 감독이 영화학교 ‘밀짚모자’란 따뜻한 이름은 붙인 이유가 의미심장하다.

지난해 5월 개교한 이 학교 학생은 대부분 ‘학교 밖 청소년’들로 학교에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다. 문제를 일으켜 퇴학당하고, 자의로 그만둔 아이들도 있다. 사회와 학교, 가정에서도 포기한 청소년들이다.

영화학교 ‘밀짚모자’는 1년 과정으로 학비는 무료다. 1기생 8명은 영화 이론 공부를 마치고 영화 촬영에 들어갔다.

젊은 시절 충무로에서 영화판에 뛰어들었던 김행수 감독이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뒤늦게 영화를 가르치는 이유가 있다. 김 감독 역시 그 누구도 돌보지 않는 청소년과 비슷한 십대 시절을 보냈기 때문이다.

경남 고성에서 부산의 고등학교로 유학을 온 김 감독은 타지의 학교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1970년대 중반 유학생활이야 으레 다 그랬지만 당시는 그래도 한국영화의 중흥기였다.

그 무렵 영화인들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작품성 있는 한국영화를 많이 만들어냈다. 사실 지금의 한류 붐은 이미 그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무방하다. 김 감독 역시 학창 시절에 영화를 자주 접하면서 그런 확신을 가졌다.

 『바보들의 행진』 하길종 감독의 조감독으로 데뷔

그러던 차에 우연히 신문 기사를 보았다. 당시 영화 『바보들의 행진』을 만든 하길종 감독이 ‘실험 영화’에 대한 강연으로 부산에 왔던 것이다. 유명한 영화감독의 강연을 청취한 그는 평소 품어 왔던 영화감독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마침내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예대 영화과에 입학했다. 영화만이 자신을 구원해줄 것으로 믿고 열심히 영화를 배웠다. 그는 졸업 후 영화를 만들었다. 그 무렵 베스트셀러였던 소설 『단』을 영상화했다. 두 편의 영화를 더 만들었지만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해 국제영화제를 겨냥해 불교 구도 영화인 『건반 없는 피아노』를 제작하기로 했지만 투자자가 문제가 생겨 아직 못 찍고 있다.

김 감독은 “첫 영화가 안 되면 계속 실패한다는 영화판의 징크스가 있다. 그 징크스를 깨고 싶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던 김행수 감독이 영화학교를 열기로 작정한 계기는 밤거리에서 만난 중학생들 때문이다. 그는 담배를 피우던 학생들을 훈계하다가 되레 봉변을 당했다. 옛날과 달라져도 너무 달라진 것이다.

그 일을 겪은 그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한 해 7만 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떠난다. 이 가운데 20% 정도 각종 대안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며 “나머지 80%는 꿈과 희망, 미래에 대한 아무런 목표도 없이 생활한다. 이들은 대부분 절대 빈곤과 결손가정 아이들이다. 정부도 이들을 어떻게 할 수 없어 무관심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입학 청소년들에게 우선 시나리오부터 습작시켜 자아성찰을 깨우친다. 학생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감독, 배우가 된다. 촬영·조명·녹음·음악·편집까지 자신의 손으로 직접 영화를 만든다. 졸업 작품을 만들기 위한 제작비 300만원도 지원한다.

교실은 서울 관악구의 성불암 주지 스님이 빌려줬다. 학생 중에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8년간 한 번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은 아이도 있다. 이들과의 수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월~금, 오후 2~5시 수업을 했으나 제대로 나오는 학생이 드물었다. 학생들은 우여곡절을 거치며 김 감독의 열정에 녹아들었다.

국가가 해야 할 일까지 진심으로 걱정

김 감독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사회가 포용하려면 우선 그들에게 조그만 일자리라도 마련해줘야 한다. 스스로 노력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가 해야 할 일까지 진심으로 걱정했다.

이 학교 설립에는 강현일, 손영국, 김양득, 정준섭, 최용호(이상 영화감독), 정재승(촬영감독), 강경석, 박성대(이상 조명감독), 최상훈, 현석(이상 연기자) 등 영화인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영화인과 뜻을 같이 한 다른 분야 문화예술인과 학계 인사들도 동참했다. 김구·김경화 화가, 구자만 사진작가, 황해국 연출가 등도 참여한다. 강만홍 서울예대 교수도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행수 감독은 “지금의 청소년들이 기성세대가 돼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에게 무료 청소년학교 밀짚모자를 물려 줄 수 있기를 원한다”며 “지금보다 나은 청년문화가 조성된 건강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적 참여를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평생 가난하게 살아왔어요. 친구들이 조금씩 도와주어서 밀짚모자를 운영하고 있지요. 하지만 학교 밖 청소년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밀짚모자의 후원자가 되면 밀짚모자 학생들이 만든 영화에 초대되며 밀짚모자 청소년영화제 조직위원으로 위촉된다. 또 후원금은 기부금으로 처리돼 세금 감면이 된다. 기부 영수증도 발급한다. 그리고 밀짚모자 연혁에 후원자의 이름도 오른다.

그러던 김행수 감독이 영화학교를 열기로 작정한 계기는 밤거리에서 만난 중학생들 때문이다. 그는 담배를 피우던 학생들을 훈계하다가 되레 봉변을 당했다. 옛날과 달라져도 너무 달라진 것이다.

그 일을 겪은 그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한 해 7만 명의 청소년이 학교를 떠난다. 이 가운데 20% 정도 각종 대안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며 “나머지 80%는 꿈과 희망, 미래에 대한 아무런 목표도 없이 생활한다. 이들은 대부분 절대 빈곤과 결손가정 아이들이다. 정부도 이들을 어떻게 할 수 없어 무관심하다”고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입학 청소년들에게 우선 시나리오부터 습작시켜 자아성찰을 깨우친다. 학생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만드는 감독, 배우가 된다. 촬영·조명·녹음·음악·편집까지 자신의 손으로 직접 영화를 만든다. 졸업 작품을 만들기 위한 제작비 300만원도 지원한다.

교실은 서울 관악구의 성불암 주지 스님이 빌려줬다. 학생 중에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8년간 한 번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은 아이도 있다. 이들과의 수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 월~금, 오후 2~5시 수업을 했으나 제대로 나오는 학생이 드물었다. 학생들은 우여곡절을 거치며 김 감독의 열정에 녹아들었다.

국가가 해야 할 일까지 진심으로 걱정

김 감독은 “학교 밖 청소년들을 사회가 포용하려면 우선 그들에게 조그만 일자리라도 마련해줘야 한다. 스스로 노력해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해야 한다”며 국가가 해야 할 일까지 진심으로 걱정했다.

이 학교 설립에는 강현일, 손영국, 김양득, 정준섭, 최용호(이상 영화감독), 정재승(촬영감독), 강경석, 박성대(이상 조명감독), 최상훈, 현석(이상 연기자) 등 영화인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영화인과 뜻을 같이 한 다른 분야 문화예술인과 학계 인사들도 동참했다. 김구·김경화 화가, 구자만 사진작가, 황해국 연출가 등도 참여한다. 강만홍 서울예대 교수도 발기인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행수 감독은 “지금의 청소년들이 기성세대가 돼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년에게 무료 청소년학교 밀짚모자를 물려 줄 수 있기를 원한다”며 “지금보다 나은 청년문화가 조성된 건강한 사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회적 참여를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평생 가난하게 살아왔어요. 친구들이 조금씩 도와주어서 밀짚모자를 운영하고 있지요. 하지만 학교 밖 청소년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낍니다.”

밀짚모자의 후원자가 되면 밀짚모자 학생들이 만든 영화에 초대되며 밀짚모자 청소년영화제 조직위원으로 위촉된다. 또 후원금은 기부금으로 처리돼 세금 감면이 된다. 기부 영수증도 발급한다. 그리고 밀짚모자 연혁에 후원자의 이름도 오른다.

글 박관식 기자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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