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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태평양 경제 통합하는 TPP미국이 세계 경제 질서 주도하고 싶다
김상미 기자  |  sangmi89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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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09  15: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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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TPP,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은 미국, 캐나다, 베트남, 맥시코, 일본, 페루,칠레, 말레이지아, 호주, 싱가포르, 뉴질랜드, 브루나이 등 태평양 연안의 12개국이 참여하는 광역 자유무역협정(FTA)으로 2015년 10월 6일 타결됐다. 각국 정상의 서명과 2016년 상반기 의회의 비준을 절차가 남아 있다.

현재 TPP회원국 중에서 가장영향이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이라고 볼 수 있다. 이는 중국경제의 성장세를 경계하는 미국과 일본의 전략적인 경제협력인 측면도 있다.

협상 타결 전 참여하지 못한 우리 정부(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어떤 형태로든 자유무역협정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펼쳐야 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TPP, 미국과 일본이 주도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TPP는 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의 줄임말로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 혹은 ‘환태평양 전략적 경제연계협정’ 으로 부른다.

TPP는 태평양을 둘러싼 광대한 지역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자유무역협정으로 2015년 10월 5일(현지시각) 협상이 타결됐다. TPP는 2005년 6월 뉴질랜드·싱가포르·칠레·브루나이(P4) 등 4개국의 소규모 FTA로 시작됐으나 2008년 미국이 참여하면서 협상이 본격화 됐다. 2010년 협상 개시 선언 6년만에 타결됐다.

경제규모 1·3위인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고 캐나다, 멕시코, 페루, 칠레, 싱가포르, 브루나이, 베트남, 말레이시아 12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이다. TPP 12개국의 인구 수를 합하면, 전세계 인구의 11%를 차지하며 2013년 기준 국내총생산(GDP) 비중은 세계 GDP 37.1%에 달하고, 교역 비중은 25.7%에 달한다.

TPP는 많은 나라가 참여하는 다자간 협정인데도 한미FTA 등 양자 FTA 이상의 높은 수준의 개방을 추구한다는 특징이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가 홈페이지에서 요약본 형식으로 공개한 TPP 협상 합의문은 기존 무역협정의 관세협상 외에도 다양한 이슈를 포괄하고 있다.

TPP는 지역단위 무역협력기구(단체기구와 국가 간)이고 FTA는 국가와 국가간의 무역협력기구이다.

상품 무역은 물론 관세와 무역의 기술적 장벽, 투자, 서비스, 전자상거래, 지적재산권, 노동, 환경, 국영기업, 인터넷, 정부조달 경제 정책 등 모두 30개 항목에 걸쳐져 있다.

TPP 합의문 요약본에서는 ‘공산품에 대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을 제거하고 농산물에 대한 관세나 다른 규제정책들을 제거하거나 축소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에 진출하는 일본 자동차, 일본에서 판매되는 미국산 쌀, 호주 의약품, 뉴질랜드 치즈 등 쟁점에 올랐던 상품이 모두 포함된다.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특히 일본산 자동차에 대해서는 TPP 역내에서 부과된 부품이 45% 선에만 이르면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해 일본 측의 주장이 다수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은 25%가 적용되는 트럭에 대한 관세는 30년 뒤에, 2.5%가 적용되는 승용차에 대한 관세는 25년 뒤에 각각 없애기로 했다.

반면 농업 분야에서는 일본은 미국 쌀 5만t에 면세를 부여하고 13년 뒤에는 이 물량을 7만t으로 늘리기로 했으며 캐나다는 5년에 걸쳐 낙농시장의 3.3%, 달걀 시장의 2.3%, 치킨시장의 2.1%, 칠면조 시장의 2%를 각각 외국에 개방하기로 했다.

협상 막판까지 쟁점이 됐던 의약품 특허기간 문제에서 미국이 양보를 했다. 미국은 의약품 특허 보호기간을 국내법에 정한대로 12년으로 정하자고 주장하고, 오스트레일리아·뉴질랜드 등은 5년으로 주장하면서 팽팽히 맞섰다.

결국 새로운 의약품 특허 보호기간은 5년을 보호기간으로 설정하되 각 국이 신약 승인 기간으로 3년을 추가 설정하는 선택안을 도입할 수 있게 해 사실상 8년으로 절충됐다. 특허 기간이 길면 신약 개발을 독려하는 효과가 있지만 다른 업체들의 복제약 개발을 막아 소비자들의 비용이 올라가게 된다.

또 TPP는 ‘환경’ 조항에서 야생 동식물의 밀거래나 어류의 남획을 금지했다. TPP 참여국은 국가노동기구(ILO)가 제시하는 기준을 준수해야 하며, 외국인 투자를 촉진시키기 위해 ILO의 노동 기준을 지키지 않는 행위도 금지된다.

TPP 참여 찬성론과 신중론

우리나라는 TPP에 참여하지 않았고 TPP 참여에 대해 찬반양론이 거세다. 우리나라는 2013년 11월 TPP 참여에 관심을 표명하고 2015년 4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TPP 1라운드가 타결되면 바로 협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하는 등 TPP에 참여하겠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TPP 가입은 기존 참여국의 승인이 있어야 참가가 가능한데, 기존 참여국들은 한국이 TPP 협상 타결 전 참여하는 문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었다. TPP 참여절차는 참여 희망 국가의 ‘관심표명’ → 예비 양자협의(기존 참여국과 참여 가능성 타진) → 참여 선언 → 공식 양자협의(기존 참여국별 참여조건 협의) → 기존 참여국의 승인 →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미 의회 통보(90일 사전통보 절차 적용) → 참여희망국의 TPP 공식 협상 참여 등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 내에서도 TPP 참여를 두고 찬성론과 신중론이 엇갈리고 있다. TPP에 찬성하는 측은 TPP와 같은 메가FTA는 소위 ‘스파게티볼’ 효과를 없애는데 이점이 있음을 강조한다. ‘스파게티볼’은 한국과 같이 여러 국가와 FTA를 동시다발적으로 체결했을 때 각 국가별로 검역, 규제, 통관 절차가 달라 FTA 활용률이 저하되는 현상을 말한다. TPP를 참여국이 원산지 기준을 통합하면 이러한 행정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TPP의 ‘누적원산지 기준’도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에 유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누적 원산지 규정’은 생산과정에서 TPP 참여국의 원산지 재료를 사용한 경우 그 재료를 국내산으로 인정해주는 것이다. 참가국인 베트남에서 조립한 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할 때 일본에서 공급하면 누적 원산지에 따라 자유무역 대상이 된다. 하지만 TPP 참가국이 아닌 한국에서 공급할 경우 자유무역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같은 후발 참가국은 자국에 유리하도록 협상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기존 12개국이 합의한 협상안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에 상황은 간단치 않다. 또 12개국과의 공식 양자협의 과정에서 상대국이 TPP 협상 내용 이외의 요구를 추가로 해올 수도 있다.

한국이 TPP 참여에 따른 실익이 있느냐도 논란거리다. 우리나라는 TPP 협상에 참여한 12개국 중 8개국과 양자간 FTA를 맺은 상태이고 나머지 4개국과도 대부분 협상중이다. 따라서 한국의 TPP 참여는 자동적으로 한일 FTA, 즉 일본에 대한 시장개방을 선택하는 의미를 지닌다.

한국은 일본과 10년 이상 FTA 협상을 하고 있지만, 현대, 기아 등 자동차 산업의 반대로 지지부진한 상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용역보고서에서 “사실상 일본과 양자 FTA를 하는 결과를 초래해 자동차 및 부품 소재 산업, 기계 산업 등에 피해가 예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TPP에 가입하기 위한 ‘입장료’도 문제다. 미국은 우리나라가 TPP에 참여하기 위한 전제 조건으로 한미 FTA의 완전한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은 크게 원산지증명 절차, 저탄소차 협력금제도,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 유기농 상호인증 등을 선결조건으로 내걸었다. TPP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미국 외에도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의 농축산물 개방 압력도 거세어질 것으로 보인다.

TPP 참여 왜 안했나

TPP에 가맹하지 않고 있는 한국이 중간재를 사용한 경우, 규칙을 적용받지 못하게 돼 지금까지 한국에 공급해온 중간재를 가맹국으로부터의 조달을 전환해야 하는 일이 발생, 결과적으로 한국의 중간재 수출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 수출품 가운데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은 한국으로서는 커다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또 원산지 기준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국내공장이 TPP가맹국으로 이전해야 하는 등 한국의 국가산업은 공동화 국내 고용감소를 걱정안할 수 없다.

그 대표적인 예가 쌀 등 농산물시장 개방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겸기획재정부장관은 “TPP가입을 결정하는 경우 쌀시장을 계속 보호하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다”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이번 협정에서 쌀, 유제품, 설탕수수. 쇠고기, 돼지고기 등 5종 분야에 관세와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기로 결정하고 있는 이상, 앞으로 가입신청을 낼 한국이 농산물시장을 개방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된다.

또 일본에 의한 한국시장의 개방 압력은 강화될 것이다. 예를 들면 일본 자동차에 대한 관세인하가 철폐되면 일본차의 수입이 대폭 증가해 일본과의 무역적자는 더욱 증가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물론 TPP의 가입에 따라 수출이 증가해 GDP가 증가할 메리트도 있다.

정부출연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소’는 “한국이 TPP에 가입할 경우 TPP발효부터 10년 간 매년 1.8%의 GDP가 증가하는 효과가 있으나 가입하지 않을 경우는 연간 0.12%의 GDP가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2008년 TPP에 참가한 미국은 여러 차례 한국정부에 TPP가입을 권유했지만 한중FTA를 우선적으로 생각한 한국정부는 TPP가입을 미루어왔다. 그 배경에는 한미FTA가 발효된다는 사실과 TPP참가국 가운데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10개국이 이미 FTA를 체결했고 TPP의 참가를 절실히 느끼지 못한데 사유가 있다고 본다.

중국 견제하고 미국이 경제 질서 주도

하지만 TPP는 환태평양 지역의 경제 통합만이 아니라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지정학적 의미도 담고 있다.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강조해온 미국은 이러한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협상이 타결되자 낸 성명에서 “세계 경제 질서는 중국이 아닌 미국이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2015년 4월 27일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도 TPP에 반대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하면서 “TPP 체결에 실패할 경우 미국이 만들 경제적 공백에 중국이 끼어들 것”이라며 “중국이 자신의 힘을 이용해 미국에 불이익이 되는 규칙을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 강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최근 ‘일대일로’ 정책과 국제금융기구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창설을 주도하며 경제적 영향력을 키우는 중국을 견제해야 한다는 주장인 셈이다. TPP 협상 타결에 대해 일단 중국은 관망세다. TPP 협상이 타결되자 중국 상무부는 환영한다는 수준의 논평을, 중국 언론들은 “외부에서 전망하는 것보다 중국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TPP 협상 타결 이후 각국은 의회 비준 동의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 특히 미국은 2015년 6월 미 의회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무역협상촉진권한(TPA)을 부여한 상태이나 2016년 대선을 앞둔 상황이라 표심의 역풍을 우려해 차기 행정부로 TPP 처리가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으로 한국정부는 TPP에 가입하지 않았다는데 노심초사하는 일 없이 동아시아지역포괄적경제연휴(RCEP)와 한중FTA 등의 추진을 가속화하는 것과 함께 TPP에 가입을 포함한 대책을 신중히 강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TPP가입을 위한 대가 지불을 최소화하기 위한 교섭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국 단독이 아닌 이미 TPP에 가입의사를 표명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타이완, 필리핀, 태국 등과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김상미 기자  sangmi89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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