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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왕곡마을을 가다겨울철 진가인 국내 유일의 북방가옥 원형
임윤식  |  lgy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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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07  16: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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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민속촌, 남산 한옥마을, 아산 외암마을, 순천 낙안읍성, 안동 하회마을, 경주 양동마을, 성주 한개마을, 제주 성읍마을, 영주 무섬마을, 전주 한옥마을, 산청 남사예담촌 등 국내에 전통한옥마을이 여러곳 있지만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봉1리에 위치한 왕곡마을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북방식 가옥이 보존된 전통한옥마을이다. 함경도식 가옥이 밀집해 있어 찬바람이 부는 겨울철에 특히 진가가 나타나는 가옥구조이다.

   
 
조선왕조 건국에 반대한 홍문박사 함부열(고려 말 두문동 72인 중 1인)이 왕곡마을로 내려와 은거하면서 마을이 형성되었으며, 이후 양근(강릉) 함씨와 강릉 최씨 집성촌을 이루어 150여 년간 원형 그대로 보존되었다.

고성 왕곡마을의 가옥은 강원도 북부지방에서만 볼 수 있는 양통집으로 ㄱ자형 배치, 겹집 형태 등 긴 겨울의 추위를 이겨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 학술적,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고성 왕곡마을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양근 함씨와 강릉 최씨의 집성촌이다. 양근(강릉) 함씨가 마을에 정주한 것은 600년 정도로, 조선왕조 이태조가 등극하는 것에 반대한 함부열이 아들과 함께 간성에 내려와 살게 되었는데 이후 차손 함영근이 오봉리로 건너와 자리잡으면서 양근 함씨 집성촌이 이루어졌다. 강릉 최씨는 희경공파 후손들로 21세손 응복 이하가 오봉리에 머물면서 강릉 최씨 집성촌이루어졌고 이들의 정주기간은 약 500년 정도이다. 두 씨족은 통혼으로 신분에 따른 공간분리나 왕래의 제한을 없애고 마을공동체 의식을 다짐으로써 불편한 관계 없이 평화로운 마을을 유지해 왔다.

고성 왕곡마을은 풍수지리설에 의하면, 병화불입지(兵火不立地)의 협소한 분지로 해발 200m 이상인 5개의 야산과 하나의 커다란 호수에 의해 외부와 차단됨으로써 전쟁과 화마를 피해간다고 전해지고 있다. 한국전쟁 때 인근 골무산에 포탄이 떨어졌지만 모두 불발되었고 2000년 고성 대형산불 때도 화마가 피해간 것은 곧 왕곡마을이 명당자리임을 말해준다고 마을사람들은 주장한다. 또한 송지호에서 바라보는 마을형태가 배를 밀어넣은 방주형인 것도 왕곡마을이 길지로 풀이된다고 하며 그래서인지 마을에는 우물이 없다. 배의 형국인 마을 한가운데 우물을 파면 배가 가라앉는다는 마을 전설 때문이라고 한다.

고성 왕곡마을의 대부분 가옥은 조선시대 함경도 지방(관북지방) 겹집구조이다. 부엌에 외양간이 붙어 전체적으로 ㄱ 자형의 독특한 평면형식으로 안방과 사랑방, 마루와 부엌을 한 건물 안에 나란히 배치하고, 부엌에 마구간을 덧붙여 겨울이 춥고 긴 산간지방에서의 생활에 편리하도록 했다.

방이 이어진 긴 변이 집의 전면이고 지붕은 짚으로 엮어 있다. 부엌이 한 지붕 안에 있으므로 지붕 한켠에 부엌의 연기가 빠질 수 있는 환기구멍(까치구멍)을 두었고, 농가인 경우는 우사를 몸채에 덧붙여 다는데 부엌 앞으로 처마를 내달아서 만들어 전체 가옥구조가 ㄱ 자 형태를 이룬다. 이러한 가옥구조는 함경도 지방에서부터 태백산맥 줄기를 따라 내려오면서 동해안 지방에서 볼 수 있는 데 땅이 메마른 곳에서 자영농들이 이용하는 집이었다.

왕곡마을에는 기와집이 20여 채, 초가집이 30여 채가 있다. 초가집도 기와집과 마찬가지로 북방식 가옥의 특징인 ㄱ 자형 구조이다.

또한, 동족마을의 특성상 대문이 없는 개방적인 배치구조이다. 즉, 입구 쪽으로 대문과 담장이 없다는 것인데 이러한 구조는 바람과 눈이 많고 기온이 낮은 북방 산간지역의 기후특성상 햇빛을 충분히 받고 폭설로 인한 고립을 방지하기 위함이며, 개방형태의 마당구조에 기단이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왕곡마을은 집마다 굴뚝모양을 다르게 만들었다. 진흙과 기와를 한 켜씩 쌓아올리고 항아리를 엎어놓아 굴뚝에서 나오는 불길이 초가에 옮겨붙지 않도록 하고 열기를 집 내부로 다시 들여보내기 위한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외양간과 부엌은 부엌을 통해서만 출입이 가능하고 부엌 앞으로는 외양간을 붙여 온기를 유지했다. 부엌에서 통하는 뒷마당은 비교적 높은 담장으로 남의 시선을 차단했다. 완전 개방된 앞마당과 달리 폐쇄된 뒷마당은 공간을 확보, 북서풍을 막는데에도 효과적이어서 산죽(대나무)으로 뒷담을 만든 가옥도 있다.

서까래는 지붕의 뼈대를 이루는 나무들로 지붕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처마의 네귀퉁이에는 적설의 무게를 이기기 위해 전면보다 굵은 서까래를 사용한다. 지붕 내부는 환기를 통한 결로 방지책으로 회칠을 하지않고 산자 역은 채로 서까래가 그대로 드러나게 구성한다.

왕곡마을은 19세기 전후로 건립된 북방식 전통 한옥과 초가가 잘 보존되어 있어서 2000년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민속문화재 제 235호’로 지정되었다. 중요민속문화재는 국민생활의 추이를 이해하는데 불가결한 민속자료 중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국가가 법으로 지정한 문화재이다.

왕곡마을에는 1820년 ‘양근 함씨 4세 효자각’과 1869년 ‘함희석 효자비’가 세워져 효자마을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는 마을이기도 하다. 비각의 전면 기둥 안쪽으로 홍살문을 세운 양식이 이채롭다. 이들 효자비 이외에도 양근 함씨 가문이 특히 자부하는 효자가 6명이 있다고 한다.

왕곡마을은 1889년 동학 2대 교주인 최시형이 머물며 포교활동을 하였고, 1894년 동학혁명 기간 동안 동학군이 이 마을에서 전력을 재정비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천도교에서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97년 6월 동학사적기념비를 마을입구에 세운 바 있다.

왕곡마을에서는 왕곡제례, 절구체험, 맷돌체험, 짚신만들기체험, 새끼꼬기체험, 이엉 및 꼽새 만들기 체험, 떡매치기 체험, 두부만들기 체험, 디딜방아 체험, 왕곡주 시음 체험, 지게지고 외나무다리 건너기 체험, 왕곡마을 산책 및 조망체험 등 다양한 전통민속체험축제를 열고 있으며, 왕곡마을 돌담 또는 가옥의 마당과 경관이 수려한 공간에서 유서깊은 함씨와 최씨 이야기, 역사 속의 왕곡마을에서 일어난 독특한 이야기를 관광객들에게 들려주기도 한다.

또, 함씨와 최씨 깃대싸움놀이, 상여 외나무다리 건너기 놀이, 재래식 정미소 체험, 무형문화재 각자장 재현, 전통 마당놀이 체험, 트랙터 타기,전통떡 체험, 한과 체험 등 민속놀이 체험도 즐길 수 있으며, 한옥마을에서의 숙박체험도 가질 수 있다.

임윤식  lgys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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