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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에 대한 염원, 인식변화와 행동으로 진화-남북, 이산가족 상봉과 문화교류 등으로 통일 물꼬 트나
전흥규 기자  |  jeonh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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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02  14: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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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통일에 대한 막연한 염원이 국민들의 인식변화와 함께 서서히 표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광복 70주년의 해여서인지 통일을 무늬로 빚어진 행사들도 많았지만, 국민들의 성숙한 인식 변화가 느껴진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다.

때문에 통일에 대한 중장기적 청사진을 그리고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통령직속 통일위원회가 만들어져 국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민간에서는 통일기금을 마련하는 모금운동이 펼쳐지는 등 표면적 움직임이 실효성 있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한다.

정부도 통일을 위한 통신이나 교통망을 우선적으로 연결하는 돌파구를 찾고 있다. 우선 경원선 복원사업 등 끊긴 남북 철도를 잇자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물적·인적 교류를 전재로 하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통일의 출발점, 통일 플랫폼 만들다

 

지난 달 14일에는 파주 도라산역에서 ‘통일 플랫폼’이 만들어졌다. 도라산역은 민통선 안 경의선 최북단 역으로, 통일로 가는 플랫폼에 통일의 희망과 의지를 담아 준비되었다. 이 자리에는 우리와 같은 분단의 경험을 겪은 독일의 요하힘 가우크 대통령이 참석해 더욱 부러움을 샀다.

홍용표 통일부장관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차근차근 남북 간의 신뢰를 쌓아 구체적인 협력을 구축할 것”이라며 “북으로 가는 첫 번째 역에서 남북한이 한마음 한뜻이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 행사에 참석한 요하임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통일 플랫폼은 오랫동안 분단된 사람들에게 희망의 신호를 보이는 것”이라며 분단의 아픔을 공유한 한국에 대한 지지와 통일 플랫폼 조성을 축하했다.

도라산역 1번 승강장 남쪽 240㎡의 공간에 자리 잡은 통일 플랫폼 전시공간에는 베를린 장벽과 동독과 서독을 오갔던 미군 화물열차, 남북 간 물류수송을 위해 개성공단까지 실제 운행했던 화물열차와 국민의 통일염원 메시지 등으로 꾸며졌다.

DMZ와 북녘 산하의 모습으로 래핑 한 화물화차 내부는 동서독을 갈랐던 철조망, 동독 철도경찰 제복, 통관물품 등 독일에서 기증한 동-서 분단시절 철도물품 등 20여점이 선보인다. 또 경의선 복원과 열차 운행 당시의 물품, 남북철도 연결사업 사진도 함께 전시된다. 특히 동독과 서독을 오갔던 ‘미군 화물열차’는 세계에 3량만 남은 진귀한 전시품이다.

또한 국민의 통일염원 메시지는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박근혜 대통령과 가우크 독일 대통령을 비롯하여, 북한이탈주민, 이산가족, 참전용사, 일반국민 등 70명의 ‘통일염원 메시지’가 실명으로 대리석에 새겨져 전시된다.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문구를 세계 11개 언어로 새기고, 비무장지대의 모습을 형상화한 통일의 문과 통일시간의 벽 등 각종 염원이 기록된 이 ‘통일 플랫폼’이 통일의 출발점이 되길 기원해본다.

 
   
 

이산가족 상봉, 통일은 아픔을 치유하는 것부터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지난 20일부터 금강산 면회소에서 열렸다. 이번 우리 측 이산가족 상봉단 1진은 10월 20일부터 96가족 389명이며, 2진은 10월 24일부터 90가족 255명이 방북하여 각각 2박3일의 일정으로 이뤄졌다.

북한의 계속되는 도발로 어렵게 치닫던 남북관계가 ‘남북 8·25 합의’로 1년 8개월만에 재개된 것이다. 이산가족 상봉을 신청한 남측 인원은 13만여 명에 이르지만, 지난 15년간 가족을 만날 수 있었던 분은 4천여 명에 불과하다.

남북 8·25 합의문에 보면 이산가족 상봉을 이번뿐만 아니라 계속 추진하자고 했다. 이에 13만 신청자들의 가슴 속에 응어리져 있던 회한을 풀어줄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과 정례화가 필요하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방북하는 이산가족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이산상봉의 책임자로서 오랜 시간 믿고 기다려 주신 것에 감사한다”며 특히 “앞으로 우리 정부가 상봉 정례화를 통해 북한에 계신 가족들을 더 자주 만나고 고향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북한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는 분단의 아픔을 치유하고 통일로 나아가는 물꼬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이산가족 상봉 정례화를 다각도의 프로젝트로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단순하게 금강산 관광과 연계시켰다면 보다 다양한 방법으로 짜임새를 튼튼히 해야 할 것이다.

언제나 이용하고 만날 수 있는 열린 상봉장을 갖춘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우선 이산가족 상봉 방법의 다각화를 모색하자. 남북의 역사기행이나 체제홍보 행사에도 응할 수 있는 넓은 시각으로 방법을 찾자.

또 연계된 경제협력이나 문화교류를 상품으로 만들고, 이산가족 상봉이 북측의 특산물 등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창구나 복합 문화공간 공동운영 등의 방안을 연구하자.

이러한 다각화만이 툭하면 끊기는 이상가족 상봉을 정례화 시킬 수 있고, 통일의 디딤돌이 되리라 본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단체상봉·개별상봉과 공동중식·단체상봉 등 3차례에 걸쳐 2시간씩 모두 6시간 만난다. 어렵게 성사된 자리이면서도 아직 이 자리마저 자유롭지 못하다. 개별상봉이라고 해야 가족 단위로 숙소에서 비공개로 2시간 이루어지는 현실이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으로 민족 동질성 추구

 

일찍이 금강산 관광이 이루어지고 개성공단 등이 열리면서 통일은 바짝 다가오는 듯 했다. 그러나 금강산 관광은 2008년 총기 피살사건으로 중단되었고, 개성공단도 틈만 있으면 폐쇄조치를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통일에 한 걸음 닿아간 듯싶다가도 멀어져가는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갈 것인가. 지난 ‘남북 8·25 합의’에서 남과 북이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를 활성화 하자고 했다. 결국 가장 쉬운 민간교류에서 통일의 단초를 찾아야하지 않을까 싶다.

우선 우리의 말과 문자를 지키려는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이 눈에 띈다.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이사장 고은)는 지난 10월 12일부터 8일간 금강산에서 북측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와 제24차 남북공동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에 우리 측에서는 고은 이사장 등 38명이 회의 일정에 따라 순차적으로 참여했고, 북측은 북측편찬위원회 위원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남북공동회의에서는 사전 수록 단어에 대한 남북 양측의 집필 원고(2만1천여 단어)를 검토할 계획이다.

‘겨레말큰사전’ 편찬사업은 1989년 문익환 목사 평양 방문 시 ‘통일국어대사전’ 남북공동편찬을 제안한 것으로부터 시작해 수차례의 난항을 겪다가 2007년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법이 공포되면서부터 본격화 되었다.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는 한반도 남북 공동의 겨레말큰사전을 편찬하고 모국어공동체의 발전과 남북의 통일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설립된 특수법인이다. 이사회는 통일부 장관이 임명하는 임기 3년의 이사장 및 부이사장과 비상임이사 8인 및 상임 감사로 이루어졌다. 당초 2014년 4월이던 편찬사업 종료시점은 남북관계 경색으로 2019년 4월로 연장돼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민족동질성 회복에 기여하는 민간 차원의 순수 사회문화교류를 지속 허용해 왔으며, 겨레말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 등 민족동질성 회복에 기여하는 교류 사업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문화재 공동발굴과 연구로 ‘문화통로’ 열어

 

또, 경직된 남북 관계 속에서도 양측의 역사학자들이 8년 동안 함께 발굴해온 고려 왕궁터의 개성 만월대 유물들이 광복 70년을 맞아 서울과 개성에서 동시 전시회와 학술회의가 열렸다.

서울에서는 10월 1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 14일부터 11월 6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전시회가 개최된다.

금번 ‘남북 공동발굴 개성 만월대 특별전 및 개성 학술토론회’는 남북역사학자협의회(위원장 최광식)가 통일부‧문화재청과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다. 지난 2007년 첫 삽을 뜨고, 2011년 이후 남북관계 상황으로 3년여 간 중단되었다가 민족문화 보전사업의 중요성 등을 고려하여 2014년 7월 어렵게 사업을 재개하여 공동으로 전시까지 갖게 된 것이다.

특히 금번 전시는 ‘남북 공동 발굴유물’에 대한 최초의 전시일 뿐만 아니라 ‘남북이 동시에 개최’하는 최초의 전시라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한다.

이 전시에는 디지털 기술이 적극 활용되는데, 관람객들은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 현장에 서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일제시대에 출토되어 현재 우리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개성 만월대 유물들도 직접 보게 된다.

고려 첨성대 조형물을 배경으로 만월대 남북공동 발굴조사의 의미를 듣고, 3D 홀로그램 등의 최첨단 디지털 기술로 구현한 발굴유물을 볼 수 있다. 만월대 터 모형, CG영상, 기록물 등을 통해 발굴조사 현장에 대한 이해를 돕고, 가상현실(HMD) 기술을 통해 만월대 현장에도 다녀올 수 있다.

북한 개성에서는 10월 15일부터 11월 15일까지 개성 고려 박물관(고려 성균관) 별도 전시장에서 전시회가 개최되며, 전시회 개막일인 10월 15일에는 남북의 전문가가 참가한 가운데 학술토론회도 개최된다.

학술토론회는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 전개과정과 과제,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 성과와 향후 추진방향, 세계유산 ‘만월대지구’ 보존·활용방안 등이 논의된다.

정부는 민족 동질성을 찾아가는 민간 차원의 사회문화교류를 지속적으로 장려하여 ‘문화통로’를 구축함으로써 통일로 나아가는 길을 열겠단다.

 

종교·체육 등 다양한 분야의 민간교류 감지

 

남북 교류 분위기에 종교계도 일조를 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와 북측 조선불교도연맹 중앙위원회는 지난 10월 15일 금강산 신계사 대웅보전에서 불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금강산 신계사 낙성 8주년기념 조국통일기원 남북불교도 합동법회를 봉행했다.

합동법회는 조국통일을 기원하는 타종, 삼귀의와 반야심경 봉독에 이어 남측과 북측의 참가자들이 함께 불전에 헌화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어 민추본 본부장 지홍스님의 경과보고, 조불련 위원장 지성스님(강수린)의 개회사,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봉행사가 이어졌다. 남과 북의 참석자들은 함께 남북공동발원문을 낭독한 뒤 사홍서원을 끝으로 법회를 마무리했다

조불련 위원장 지성스님은 개회사를 통해 “법회에 참석하신 자승스님과 사부대중 여러분을 만나 참으로 감개무량하다”며 “민족의 화해와 단합을 통해 조국통일 실천행에 나서자”라고 말했다. 또한 “합동법회의 인연으로 참석자 모두가 통일보살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총무원장 자승스님은 봉행사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바로 앞둔 시점이기에 더욱 뜻 깊은 법회로 여긴다”며 “남북합동법회를 계기로 우리의 마음처럼 금강산길이 다시 열리고, 손잡고 걷는 신계사 순례길은 공존과 상생으로 나아가는 상승의 길이 되어줄 것”을 발원했다. 또한, 남북합동법회와 이산가족의 만남이 “통일의 원력을 실천하는 향기로운 발걸음이 되어줄 것”이라 말했다.

참석자들은 법회 후 금강산 목란관에서 점심공양을 했으며, 이어 법회 참석자 전원이 금강산 구룡연(옥류동) 산행으로 대화의 꽃을 피웠고 남북 불교교류 활성화 의지를 다졌다. 자승스님은 “남북교류가 좀 더 편안하고 원만하게 이어져야 한다. 남북불교가 함께 상생공존 발전하기를 바란다”며 조불련 위원장 지성스님 등에게 통일의 염원을 담은 말을 건넸고 “공존 합심을 통해 남북 불교교류와 통일의 의지를 나누는 의미있는 자리였다”며 이날 대화의 장을 평가했다.

이 밖에도 남북 노동단체가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2007년 이후 8년 만에 평양 남북노동자축구대회를 개최하고, 북한의 장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겸 국제태권도연맹(ITF) 종신명예총재는 "오는 2020년 일본 도쿄올림픽에 남북 태권도가 함께 참가해야 한다"고한 발언이 보도되고 있다.

장웅 위원은 10월 11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참가 문제를 두고 IOC, 남한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과 협상이 추진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 태권도 남북교류와 관련해 그는 "WTF 측에서 먼저 초청을 했고 우리는 긍정적으로 답장을 보냈다"면서 "국제태권도연맹이 서울에 가고, 세계태권도연맹이 평양에 오는 양측 교류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세계 태권도 단체는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과 남한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으로 나뉘어 있다.

 

렇게 각계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통일 의지가 모이고 준비된다면 남북관계와 우리 민족의 미래는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바뀌어갈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정책적 입장에도 새로운 시각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때 일방적으로 지원을 해보기도 했고, 또 압박과 고립으로 스스로 체제가 붕괴되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앞으로는 과시적이고 거시적인 대형 프로젝트보다는, 직접적인 농수산물 거래나 특산품 면세점 운영 같은 작지만 장기적이고 효율적이 방법들이 다각도로 연구되어야할 것이다. 또한 교류 하나하나가 북측에 감동을 주고 경제적이든 체제적이든 도움이 되는 넓은 마음으로 접근해야할 것이다.

북한의 인권이나 핵 등 자극적인 문제만 지속적으로 반복해 거론하지 말고 함께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연구하고 개발해야한다. 계절별로 계층별로 실생활에 필요한 콘텐츠를 가지고 문화 통일, 민족동질성 통일부터 이루어 내자.

전흥규 기자  jeonh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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