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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함께 밥 먹고 싶은 사람인가
전미옥 CMI연구소 대표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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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02  14: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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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무실에 근무하는 동료든, 거래처 직원이든, 아니면 오가다 인연이 된 고객이든, “제가 언제 밥 한 끼 사겠습니다”, “술 한 잔 사겠습니다. 연락드릴게요” 얼굴만 보면 그런 말을 잊지 않고 하는 사람이 있다. 그 말을 습관처럼 하는 사람일수록 이후 감감무소식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성질 급한 사람이나 빈 말 못하는 사람은 약간 허물없는 사이일 땐 “‘언제 한번’이라고 말한 지가 언제야? 오늘 그냥 사지 그래”라며 직구를 날린다. 그런데 그는 말만 그렇게 하고 정말 나와 밥 먹을 생각은 없던 사람은 아닐까? 나는 함께 밥 먹고 싶은 사람일까? 내가 함께 밥 먹고 싶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를 생각하면 답이 나올 것이다.

 

밥 사주고도 욕먹을 수 있다

밥을 사주면서도 뒤에서 욕 듣는 사람이 있다. 자신이 밥 사는 것을 엄청 생색내는 사람이다. 무슨 영웅적인 행동이나 되는 것처럼 떠들고 알리는 사람이다. 누가 먼저 밥 사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자기가 입버릇처럼 만날 밥 한번 사겠다고 말한 끝에 마련된 자리이면서도, 결국 그건 까맣게 잊고 자신이 무슨 날이니까 식사를 하러 가자는 둥, 내가 크게 선심 쓴다는 행동은 함께 식사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또 은혜를 베푸는 듯 행동하는 사람도 욕 듣기는 마찬가지다. 좀 높은 자리에 있거나 돈 좀 있다 하는 상사들이 자기과시를 하느라 밥을 사게 되면 어떻게든 티를 좀 내고 싶어 한다. 요즘 같은 불황에는 이런 상사라도 많았으면 좋겠다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식사 내내 거드름을 피우거나 뻐기는 사람 앞에서 먹는 밥이 즐겁고 맛있을 리 없다. 이런 경우 먹을 때 자기 말만 하기 쉬운데, 먹는 자리에서 즐거운 소통이 일어나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말이나 주장만 해대면 이미 가지고 있는 점수도 다 까먹고 만다.

식사자리 또는 술자리에서 자신이 말하는 적당한 비율은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 수로 나눈 비율이 가장 좋다. 다섯 명이던 여섯 명이던 자신 혼자 50% 넘게 이야기 하는 사람과는 함께 자리하고 싶지 않다. 그 많은 말은 별 영양가 없는 이야기이기 쉽기 때문이다. 젊은 사람이 많은 자리의 연장자일수록, 직급이 높은 상사일수록, 직장생활에서 어떤 식으로든 우월적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일수록 밥 먹는 자리에서 자기가 말하는 비율을 자꾸 감시할 필요가 있다.

그냥 사라 하니 아무 생각 없는 사람도 밥 사고 술사는 사람도 좋은 소리 못 듣는다. 사람들은 자기보다 못하거나 배울 것이 없는 사람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뭐 공짜 밥이니 먹긴 하겠지만 근데 왜 자기가 밥을 산다는 거지?” 속으로 그럴 수 있다. 반면에 사주는 목적이 분명히 보이는 사람의 밥도 편치 않다. 그의 목적 달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경우하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는데, 그래도 단순히 친해지고 싶어서 밥 같이 먹자고 하는 것까지 마다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밥 사주고도 아깝지 않은 사람이 되라

밥을 얻어먹으면서 칭찬 받는 사람도 있다. 가장 먼저 인간적인 정이 가는 사람이다. 주위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어서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는데도 도와주고 싶어지고 괜히 옆에 가서 이런저런 말을 붙여보고 싶은 사람이다. 이런 사람 주변엔 사람이 많은데, 그건 이 사람과 함께 있으면 즐겁기 때문이다. 또 배려심이 있는 사람은 어디서나 환영 받는다. 사람은 자신에게 무엇인가를 양보해주거나 마음을 써주는 사람에게 좋은 감정과 느낌을 갖게 마련인데, 그렇게 배려심이 많은 사람에겐 뭔가 마음에 빚을 졌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밥을 사고서도 자신이 아직도 신세를 지고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앞으로도 그와 함께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몸도 마음도 힘들고 지쳐 모두 자기 살기에도 바쁜 시대에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대단한 장점이며 재산이다. 사장이든, 상사든, 부하든, 거래처 사람이든, 오래 알고 지낸 고객이든, 누군가에게 배려 받고 있다고 느끼면 저절로 지갑을 열고 밥을 사면서도 기분이 좋다. 또 마음에 한 자락 존경심이 있거나 배울 점이 많다 싶은 사람도 밥을 사겠다고 청하고 싶은 사람이다. 어떤 말이라도 한 마디 듣고 싶고 그 사람만의 노하우를 듣고 싶다면 그 수업료로서 밥 한 끼 사는 일은 당연하다고 느낀다. 언행이 일치하고 부드러운 미소가 있고 식사하며 함께 웃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밥을 같이 먹고 싶어진다. 하지만 앞선 그런 매력이 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밥 사주고 싶은 사람은 또 있다. 남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다. 가만히 귀를 기울이며 고개만 끄덕이고 한 번씩 맞장구만 치는데도 그와는 밥을 먹고 싶어진다. 스트레스 받은 것들을 그 사람에게 다 쏟고 나면 속이 시원하고 후련해지는 경우다. 자신은 20~30% 말하고, 70~80% 듣는 사람은 어디서나 환영 받는다.

 

진짜 식구라도 꺼려질 식사 예절

함께 밥 먹고 싶은 사람이 된다는 건 대인관계에 성공적인 사람을 넘어서 인간적으로도 매력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일할 때는 참 괜찮은 사람인데, 밥 먹을 때만 꺼려지는 사람도 있다. 직장인들에게 물으면 사람 자체는 괜찮은데, 식사예절 때문에 함께 밥 먹기 싫어지는 사람이 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자기 식사 예절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어른인데도 어린아이보다 못한 식사 예절을 가진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맛있는 반찬을 집중 공략하며 한창 식탐이 느는 어린이나 청소년처럼 구는 경우는 누구나 싫어한다. 감자탕을 먹는데 자기 앞 접시에 고기가 있는데도 또 미리 고기만 건져다가 놓는다거나, 샐러드 같은 것을 먹을 때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 쏙쏙 골라 먹는 사람은 밉상이다. 남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욕심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으로 식사 시간 외에도 달리 보일 수 있다. 양념을 털거나 긁어내고 먹는 사람도 곱게 보이지 않는다.

또 식사하면서 농담이나 음담패설 하는 일에 재미가 들린 사람도 좋지 않다. 반대로 너무 무겁거나 진지한 이야기만 시종일관 하는 사람도 함께 밥 먹기 싫어지는 사람이다. 점심시간은 식사를 하면서 잠시 갖는 휴식시간이기도 한데, 계속 업무 이야기를 한다거나 문제가 있는 부분에 대해 물고 늘어진다면, 소화기계통이 예민한 사람은 밥이 소화되기는커녕 체하고 말 것이다.

밥을 너무 깨작대며 먹거나 반대로 정신없이 ‘퍼넣는다’ 싶게 먹는 사람, 지나치게 빨리 먹거나 다 먹고 일 있다고 휑하니 가버리는 사람도 밥맛을 떨어뜨리는 식사예절이다. 사회생활 속에서 만난 사람은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밥 먹는 것까지 이것저것 코치할 수는 없다. 참다참다 못한 상사나 동료가 지적이라도 한다면 잘못했으면서도 되레 삐지기 십상이다. 굉장히 사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자존심이 더 상하는 게 이 밥 먹는 문제다.

누가 먼저 자기랑 밥 먹자고 하는 경우가 좀체 없다면 그 모든 인간적 매력이나 능력을 떠나 이런 작은 에티켓을 한번쯤 점검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굳어진 습관이나 가족들에게 익히 들어 알고 있지만 무시했던 습관들을 잘 새겨보고 고치는 것이 좋다. 식구들이 싫어하는 건 타인에겐 더 싫은 일이기 때문이다.

전미옥 CMI연구소 대표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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