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페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우유업계의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

우유 소비량이 매년 줄어들고 있지만 생산량은 거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영향이다.
관련업체들마다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우유 대신 치즈나 요거트 등 재고를 소진할 수 있는 사업영역으로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지만 역부족이다.

또 정부와 커피프랜차이즈업계 등에서도 주도적으로 우유 소비촉진 운동을 벌이고 있지만 이것도 일시적 효과만 거두고 있을 뿐 실질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서울우유협동조합이 직원 월급의 일부를 우유 등 유제품으로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태가 불거지자 서울우유 회사 측은 “신청자에 한해 자발적으로 이뤄졌다”고 해명했지만 비난여론 확산을 막지는 못했다.

임원들이 월급의 일부를 우유로 받겠다고 나서자 직원들도 어쩔 수 없이 신청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울우유 관계자는 “강제로 월급의 일부를 제품으로 지급한 것이 아니었고 반강제적인 분위기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울우유협동조합의 재정은 ‘우유페이’가 이해될 정도로 악화된 상태다. 사측 경영공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당기순손실액은 약 184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333억원 대비 84.5% 감소했으며 매출액은 신용사업부 매출 246억원을 포함해 총 8338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8546억원 보다 2.4% 줄어든 수치다.

이 회사는 지난해에도 65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상태였다.

타 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지난해 매일유업은 전년 동기 보다 6.5% 줄어든 28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남양유업은 26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우유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업체마저 나오기 시작했다. 경상북도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우유가공 업체인 영남우유는 설비를 처분한 뒤 지난 2월 최종 폐업했다.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이 손 쓸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된 것이다.

우유 제조사 관계자는 “요거트 등 타 제품을 개발해 재고를 소진하려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않는다”며 “당장 우유 소비를 줄일 수도 없는 만큼 최선책은 도축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우유는 올해 1~10월에만 젖소 5400마리를 도축했다. 올해 말까지 약 3800마리의 젖소를 추가로 도축할 예정이다.

농협중앙회축산경제는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자 젖소 도태 장려금 400억원을 전국 16개 낙동조합에 무이자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현진 기자  webmaster@k-today.com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