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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암절경과 망망대해의 정취에 젖다중국에 있는 알룽산(二龍山)과 노산(嘮山)을 다녀와서
김종운 자유기고가  |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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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0.08  15:4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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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명한 가을날에 중국 칭다오(靑島)에 있는 노산(嘮山, Lao Shan)을 다녀왔다. 노산은 해안절경이 으뜸으로서 중국의 동해(황해)를 끼고 있는 지리산만큼 넓고 큰 산이다. 높이는 1천133m에 불과하지만 해발부터 시작을 하니 보통의 1천500m 이상의 산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노산이 있는 청도는 예로부터 깨끗한 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러다 보니 100여년 독일의 식민지였던 조차지시대에 독일로부터 맥주 제조기술과 지하의 광천수를 기반으로 칭다오맥주공장을 설립하여 지금까지 세계적으로 명성을 이어져 오고 있다.

또한 중국을 여행하다보면 대다수 중국인들은 차를 마신다. 한여름에도 물을 달라고 하면 뜨거운 물을 줄 정도로 물이 깨끗하지 못하다 보니 차 문화가 많이 발달한 것 같은데 유달리 칭다오만은 물이 깨끗하고 수질이 좋았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칭다오에서 생산되는 노산 녹차는 맑은 물 때문에 명성이 자자한 그런 곳이 칭다오이다.

노산은 칭다오 시내에서 45km 지점에 있는 해안가를 두르면서 퍼져있는 산이다. 최고봉은 거봉이며 높이는 1천133m이다. 이곳 노산은 해안가의 절경으로도 유명하지만 그 보다도 도교의 8대 발원지의 하나로 누가 보아도 마치 산신령님이 살고 계실 것 같은 그런 곳이다.

기암절경과 바닷가의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구름을 타고 노자께서 도덕경을 읊조릴 만한 곳이다. 산세나 풍경이 아름다움을 극찬할 수 있는 곳으로서 중국인들에게는 아주 신성시 되는 곳이다. 우리나라로 얘기하면 속초의 설악산과 비슷하지만 노산은 속초에 설악산이 있는 것이 아니라 강릉바닷가 옆에 설악산이 있다고 보면 딱 맞는 말이다.

노산은 크기가 거대하다 보니 산행하기 위한 들머리도 차를 타고 한참 이동해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 일행은 한국 사람들이 가장 잘 가는 알룽산(二龍山)으로 해서 노산을 거처 하산하기로 했다. 알룽산은 산속에 용이 두 마리가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 산행하는 동안에는 용을 보지는 못했지만 멀리서 보면 연달아 이어진 멋진 기암괴석이 마치 용의 등줄기처럼 되어있지 않나 상상해 본다.

   
 
보슬보슬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면 올라가는 알룽산은 중국의 어느 산이나 마찬가지로 온통 계단이다. 상쾌한 공기와 푸른 숲을 보면서 걷는 것이 산을 온 것 같기는 한데 들머리에서부터 온통 계단으로 되어있으니 짜증은 난다. 알룽산이 이렇게 관광지로 탈바꿈이 된 것은 불과 2년전 이란다.

중국 사람들과 다르게 한국 사람들이 등산을 많이 오니까 시골 산기슭의 마을 주민들이 단합하여 한국 등산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계단을 조성했다고 하는데 너무 지나치게 단장하여 마치 뒷동산의 체육공원을 온 것 같은 착각이다. 또한 입장료도 무지하게 비싸다. 1인당 우리 돈 15,000원이니 산행 입장료 치고는 비싼 편이다.

가을비가 내리는 등산로를 올라가다보니 대륙답게 계곡의 흐르는 물도 엄청나게 많다. 계곡의 흐르는 물을 한쪽으로 몰아서 나무 통속으로 흐르는 물소리는 참 경쾌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어느 정도 올라가다보니 산속에 호수가 있다. 흐르는 물을 막아서 호수공원처럼 만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식수로 쓴다고 한다. 칭다오는 물이 참으로 맑은 모양이다.

또 한 가지 특징은 이곳이 한국 사람들을 위한 곳이라는 것이 이정표를 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 중국어와 한국어가 병행 표기되어있는 표지판을 보면 이곳이 얼마나 많은 한국 등산객이 오는지 알 수가 있을 것 같다. 아쉬운 것은 정상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보니 정상까지의 거리는 나와 있지 않은 것이 산행시간을 예측하기가 어려웠다. 초행길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내가 가야할 길과 거리를 예측하여 체력안배를 하여야 할 것 같은데 아직은 정상과 등산에 대한 생각이 정립 안 되어있나 보다.

산행을 시작한지 30분정도 시간이 흐르니 예쁜 공원처럼 꾸며진 등산로는 끝이 나고 트레일 코스가 나타난다. 반갑다. 이제는 등산하는 맛이 나는 것 같다. 너덜바위와 좁은 오솔길을 걸으면서 이곳이 중국 칭다오의 노산이라기보다는 우리 산야처럼 포근하게 느껴진다. 보슬보슬 내리던 비가 그치고 맑은 구름이 지나가는 산세는 편안하게 등산을 할 수 있었다.

알룽산이나 노산의 특징은 산악가이드 없이 개별적으로 산행을 하기에는 어렵다고 한다. 등산로가 많이 있는 것이 아니고 오솔길 같은 것들이 대다수이며 등산로 대부분이 나무와 풀로 덥혀 있어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길을 잃기 쉽기 때문에 꼭 가이드의 안내를 받으면서 산행을 하여야 한다고 하는데 산악가이드가 대다수 약초꾼이다.

우리 산악가이드는 65세 만따크로 평생을 노산에서 약초 일을 하였다고 한다. 그래서 안심은 되지만 산행을 하다 보니 이 가이드는 등산가이드도 하지만 버섯 따는 일도 겸하면서 가이드를 한다. 덕분에 숨 한번 거칠게 몰아쉬지 않고 산행을 하기는 했는데 가이드 아저씨가 참 웃긴다. 10여명이서 산행을 하다가 동시에 갑자기 쉰다. 그래서 일행들도 따라서 쉬고 있는데 왜 그런가 했더니 가이드아저씨가 버섯을 채취하는 관계로 다들 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힘들이지 않고 편안하게 알룽산의 산세와 기암괴석의 절경들 그리고 망망대해를 자주 바라 볼 수 있어서 참 좋았던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의 산행 특징 중 하나가 주변의 산세나 힐링 보다는 정상까지 빨리 올라가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데 우리 일행은 본의 아니게 만만디(아주 느리게 하자는 주의) 정신으로 알룽산을 산행하다보니 보기 드물게 제대로 된 힐링을 한 것 같아 좋았다.

산행을 시작한지 2시간 정도 지나니 하산을 한다. 등산을 하면서 제일 불안한 것은 하산을 많이 하면 걱정이 된다. 왜냐하면 내려간 만큼 다시 올라와야 하는 것이 등산의 특성인데 내려가도 너무 내려간다. 마치 하산하는 분위기다. 그래서 가이드 만따크에게 물어 보았더니 알룽산을 하산하는 거란다.

알룽산이 노산끝자락에 있으니 알룽산 등산을 끝내고 이제는 노산으로 다시 등산을 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알룽산과 노산의 경계도 없고 그 산이 그 산 같은데 이름을 왜 달리 해놓았는지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다시 산행을 시작하였다.

하산을 하면서 보았던 산속오지의 깊숙한 곳에 예쁘게 단장되어 있는 작은 묘목들을 보니 이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나 생각하면서 가이드에게 물어보니 이것이 바로 노산 녹차 밭이라고 한다. 비록 거대한 규모는 아니지만 깊은 숲속에 자그마한 녹차 밭을 재배하는 것을 보니 공해나 오염과는 무관한 아주 신선한 녹차 맛이 날 것 같은 천연녹차처럼 보여 냄새를 맡아보니 풀냄새 밖에 안 난다. 이곳 오지까지 녹차를 재배한다는 것이 이해가기 어렵기는 하지만 아마도 최상의 녹차를 생산하기 위한 방편일 것이다.

다시 시작한 노산 산행은 마치도 정글에 온 듯한 느낌이다. 언젠가 인간과자연이라는 프로그램에서 베어 그릴스가 중국의 깊은 산속을 탈출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딱 그런 곳이다. 등산로라고 해봐야 한사람 정도 지나갈 수 있는 아주 작은 길이고 앞길이 보이지 않아 나무와 풀을 헤치고 나가야하는 길이 만약 혼자였다면 무서웠을 그런 곳이다.

그렇지만 언뜻언뜻 보이는 망망대해를 바라보면서 주변 머리위에 있는 기암괴석을 보면 천혜자연의 멋들어진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 이곳에서 굳이 도를 닦지 않고 가만있어도 도사가 될 것 같은 그런 곳이다. 이곳이 왜 도교의 발상지가 되었는지 알고 남음이 있다. 참으로 아름답고 우아하고 편안한 곳이다.

우리의 가이드인 65세 만따끄의 버섯채취로 인하여 쉬면서 놀면서 등산을 하였더니 어느 산에나 있는 깔딱 고개를 경험하지 못하고 정상에 올라선 것 같다. 노산의 정상이야 거봉이라는 곳이 따로 있지만 이곳 노산은 지리산만큼 넓어서 어느 정도 올라서면 정상이고 그리고 하산을 하여야 한다고 한다. 등산로가 개발이 안 되다 보니 약초꾼이나 다닐만한 길이 등산로이고 그들이 내려 가야하는 길이 정상인 것이다. 또한 정상에 이정표나 표지판은 없다. 이곳의 대장은 약초꾼인 가이드 인 것이다.

정글 숲을 헤치고 1시간 정도 내려오니 계단길이 보인다. 우리가 내려가는 길이 노산의 정문으로 통하는 길이라고 한다. 중국 사람들은 이곳 노산에 오면 등산복을 잘 차려입고 산행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구두에 정장을 하고 천원(天苑)이라는 관광지를 찾는 다고 한다. 우리에게는 노산 정상이 중요하듯이 중국인들에게는 노산의 천원이 중요한 모양이다. 그래서인가 30분 정도 하산하는 정문에서 천원까지 계단으로 되어있다.

천원에 올라가보니 동해(황해)바다가 한눈에 보이고 노산의 기암괴석들이 가장 잘 보이는 그런 곳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전망대인 셈인데 중국 사람들은 이곳을 굉장히 중요시 여긴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정상까지 가기는 힘들고 다소 아쉽지만 이곳 천원에서 노산의 정취를 느끼고자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천원에서 10분 정도 내려오니 리프트카가 있다. 요금은 45위안(대략 9,000원)정도 되는 것 같은데 우리 일행은 걸어서 내려왔다. 노산의 정취도 맞보고 도교의 발원지라고 하는데 좀 더 도교의 맛도 느낄 겸 걸어서 내려오긴 왔지만 후회막심이다. 계단이 얼마나 많은지 발바닥이 아플 지경이다.

그래도 한번은 걸어서 내려오는 것도 괜찮겠다. 내려오면서 보았던 풍경도 참으로 좋았다. 특히 바위 절벽에 새겨놓은 수(壽)는 역시 대륙답게 거의 200m의 높이에 壽자를 빨간 글씨로 바위에 조각을 해 놓았는데 입이 딱 벌어진다. 획 하나가 내 키만 하다. 역시 대륙은 대륙이다. 어쩌면 인천에서 눈 좋은 사람은 보일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로 크다.

이렇게 해서 등산이 끝이 났는데 아쉬운 것은 알룽산에서 입장료를 내고 산행을 했는데 노산정문으로 나가려고 하니 입장료를 또 내라고 한다. 그래서 알룽산에서 입장료를 냈다고 하니 그러면 알룽산으로 나가라고 하는 통해 울며 겨자 먹기로 한사람 당 우리 돈 15,000원의 입장을 또 내고 정문을 통과했다. 우리 상식으로는 이해가 안 간다.

비오는 날에 알룽산과 노산의 맛을 보았는데, 기회가 된다면 맑은 날에 다시 와 노산의 깊은 맛을 느껴보고 싶다. 노산(Lao Shan) 정말로 좋은 곳이다.

김종운 자유기고가  webmaster@k-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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