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 표지석은 누가 처음 세웠을까. 바로 1945년 해방 후 창립한 사단법인 한국산악회(회장 장승필)에서 전국의 산간 및 도서지역 등에 대한 ‘국토구명학술조사’ 사업을 펼치면서이다. 한국전쟁으로 주춤했던 국토구명사업은 1953년 ‘한국산악회 울릉도 독도 학술조사대’가 꾸려진다.

이 한국산악회 학술조사대는 전쟁을 틈타 일제가 세운 ‘죽도’라는 말뚝을 뽑아내고 그 자리에 우리의 독도 표지석을 세웠다.

모진 풍랑을 이겨내고 독도에 상륙하여 높이 45㎝, 가로 60㎝, 세로25cm의 표지석을 독도의 동쪽섬인 동도에 설치를 하였다. 이 작은 표지석은 멀리 해양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우리네 조상들이 그토록 지켰던 영토에 대한 보호차원에서 독도라는 표지석을 세우게 된 것이다.

독도 표지석의 앞면은 ‘독도’를 우리말과 한문 및 영어로, 뒷면에는 ‘한국산악회 울릉도 독도 학술조사단’이라는 문구와 날짜를 새겨 넣어 독도를 지나는 많은 선박들에게 이곳이 대한민국 영토임을 알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강릉에서 울릉도까지 쾌속선을 타고 3시간 40분이 걸리고 울릉도에서 독도까지 1시간 20분이 걸리는 거리다. 혹시나 운항 중에 풍랑을 만나면 시간은 더 걸릴 수 있는 결코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것이 아닌 울릉도와 독도는 정동진에서 정동쪽 끝자락에 붙어있는 국토의 막내라 부를 수 있는 아주 작은 화산섬이다.

조선의 네 번째 임금 세종의 많은 업적 중에 하나가 전 국토에 대한 최초의 실측을 단행하여 국토의 계량화를 이룬 것이다. 당시에 이 작업을 실행하기 위하여 많은 관료들은 각 지역을 조사하기 위해 직접 방문했으며 그 지역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기록한 내용을 근거로 한 인문지리지 세종실록지리지를 발간하게 된다.

이때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실측이 이루어졌다고 한다. 당시에는 울릉도와 독도는 사람이 살지 않는 무인도였으나 세종은 팔도지리지의 편찬과정을 점검하며 울릉도와 독도에 대한 정보가 빠져있자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은 단 한 치도 소홀할 수 없다"며 이 두 섬에 대한 실측 작업을 진행할 것을 독려하였다고 한다. 아마도 당시에 관료는 쪽배를 타고 머나먼 울릉도와 독도를 실측 조사했을 것으로 사료된다.

그 기록을 보면 "우산(于山, 울릉도)과 무릉(武陵, 독도) 두 섬이 현의 정동(正東) 해중(海中)에 있다. 두 섬이 서로 거리가 멀지 아니하여, 날씨가 맑으면 가히 바라볼 수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네 선조들이 힘들게 지키며 보존하려던 우리의 영토인 울릉도와 독도를 ‘한국산악회 울릉도 독도 국토구명학술조사대’는 동란 이후 어렵고 힘든 와중에도 우리나라 고유영토인 독도에 표지석을 세워 세계만방에 우리 땅임을 알게 하였던 것이다.

그 후 세월이 흘러 파도와 풍랑에 독도 표지석은 사라지게 되어 안타깝게 여기던 차 광복70주년․창립 70주년을 맞이하여 재설치 한 것이다. 한국산악회는 지난 8월 9일 최초에 세웠던 표지석과 같은 독도의 암석인 조면암으로 동일한 크기의 높이 45㎝와 가로 60㎝, 세로 25cm로 제작하여 동도 재설치하였다.

그러니까 해방 후 민간단체인 (사)한국산악회에 의해 독도가 우리 땅임을 최초로 실물 표시를 했던 것이다.

글 /  김종운 자유기고가 

김종운 자유기고가  yangdoboy@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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